2024년을 빛낸 현대자동차그룹의 활약상 1부에서는 올해의 신차 및 콘셉트카, 올해의 기록 등을 간추려 소개했다. 2부에서는 올해의 신기술, 모터스포츠 활동, 수소 사회를 향한 여정 등을 살펴봤다.
현대차그룹은 더 나은 이동 경험과 편리한 일상을 위해 미래 신차에 탑재할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주행 가능 거리 확보가 핵심 가치인 까닭에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기역학 기술, 열관리 기술이 중요하다. 올해 역시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초 공개한 선행 기술 ‘액티브 에어 스커트(Active Air Skirt)’가 대표적이다.
액티브 에어 스커트는 프런트 범퍼와 양쪽 앞바퀴 사이에 수납돼 있다가 80km/h에서 튀어나와 타이어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연구소 내부 테스트 결과, 액티브 에어 스커트를 제네시스 GV60에 탑재할 경우 공기저항계수를 0.008 낮춰 2.8%의 항력을 개선, 약 6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전기차의 난방에 필요한 전력 에너지를 줄여주는 선행 기술 복사열 난방 시스템, 앞유리의 빠른 제상 및 효과적인 태양열 차단으로 냉방 전력 소모를 돕는 선행 기술 금속 코팅 발열 유리도 눈길을 끌었다. 내연기관의 열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전기차는 겨울철 난방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적용하면 초기 주행 시 빠른 난방 효과와 더불어 전력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신체 접촉 시 화상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화상 방지 기술을 적용한 점도 눈여겨볼 특징이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이중 접합 유리 내부에 금속 코팅된 필름을 삽입한 후 48V 전원을 연결, 기존의 유리 열선 및 히터보다 빠르게 앞유리 성에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울러 일반 유리 열선과 달리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며 솔라 글라스보다 태양열 차단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연구소 테스트 결과 제상 성능은 히터만 사용할 때보다 전력을 10% 줄일 수 있으며, 여름철에는 단열 효과로 냉방 소모 전력을 줄여 0.25kWh/km의 전비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전면부의 기능적, 디자인적 설계를 완전히 새롭게 정의한 프런트 페이스 통합 모듈을 선보였다. 공기역학적 설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자율주행용 센서의 수납, 미래적인 라이팅 시스템, 전기차 충전구 등을 아우른 통합 솔루션이다.
주목할 부분은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공기역학적 설계다. 프런트 페이스 통합 모듈에는 필요에 따라 그릴을 여닫아 냉각 저항을 줄이는 액티브 에어 플랩, 흡입한 냉각용 공기를 배출해 저항을 줄이는 액티브 에어로 후드, 타이어의 공기 저항을 줄이는 액티브 에어 커튼 및 액티브 에어 스커트 등이 두루 적용됐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엠빅스(M.VICS) 5.0은 미래 모빌리티의 콕핏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 엠빅스 5.0의 핵심은 대시보드 위를 가득 채우는 P2P(Pillar to Pillar) 디스플레이다. P2P 디스플레이는 계기판과 지도, 미디어 등을 띄우는 27인치 메인 화면과 12.3인치 동승석 화면, 그리고 각종 차량 정보가 담긴 7인치 화면과 터치 시 조작 버튼이 활성화되는 샤이 버튼 디스플레이 등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주행 모드나 사용 환경에 따라 패널 전체의 높이나 기울기가 조절되는 가변형 시스템도 탑재됐다. 이는 미래에 실현될 자율주행 및 릴렉스 모드를 감안한 기술이다.
자율주행, PBV가 주축이 될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는 기존과 다른 접근 방식의 안전 기술도 필요하다. 현대모비스가 고안한 PBV용 자립형 동승석 에어백과 도어 장착형 커튼 에어백이 좋은 예다. 자립형 동승석 에어백은 시트와 대시보드, 윈드실드의 간격이 먼 PBV의 형태를 고려한 신개념 에어백이다. 동승석 에어백 전개 시 에어백 하단에 고정 장치를 부착해 에어백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동승자의 안전을 확보한다.
도어 장착형 커튼 에어백 역시 슬라이딩 도어를 주로 사용하는 PBV의 구조에 맞춰 고안한 기술이다. 슬라이딩 도어의 넓은 유리창을 전부 커버해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와이어 방식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전기차와 충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충전하려면 완속 충전이 효과적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대다수 소비자들은 급속 충전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급속 충전은 배터리 과열을 유발하고, 잦은 급속 충전은 배터리 수명을 줄인다는 단점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급속 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과열을 방지하는 진동형 히트파이프(Pulsating Heat Pipe) 기술을 개발했다. 알루미늄 합금과 냉매로 구성된 진동형 히트파이프를 배터리셀 사이에 배치해 배터리 모듈 내부의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춰 안정적인 충전을 지원하고, 나아가 충전 시간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현대로템은 지하 화재 진압용 무인 소방로봇을 개발했다. 현대차그룹과 소방청이 전기차 화재 안전 대책으로 마련한 결과물이다.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HR-SHERPA)를 기반으로 소방청이 요구한 화재 진압 장비를 탑재한 무인 소방로봇은 무선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며, 열화상 카메라로 발화점을 탐지하고 65mm 구경 방수포로 화재를 진압한다. 화재 현장에서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단열 커버와 자체 분무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현대로템은 무인 소방로봇 개발을 마친 뒤 내년까지 4개 권역별 특수구조대에 1대씩 제공할 예정이다.
인류의 편의와 안전을 향한 현대차그룹의 개발 철학은 모빌리티 영역 너머에서도 계속 반영되고 있다. 스마트 제조 시대에도 여전히 수작업이 필요한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개발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가 바로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엑스블 숄더는 팔을 가슴보다 높게 올리고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어깨 관절을 지켜준다. 주요 특징은 전원 공급 없이 팔의 움직임에 따라 회전 에너지를 보조하는 무동력 구조라는 점이다. 아울러 혼자서 쉽게 탈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간단한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보관 및 유지 관리가 편하고 한쪽 어깨에만 착용할 수 있다는 것도 주요 특징이다.
2024년은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또 하나의 눈부신 성과가 남겨진 해였다. 2014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복귀한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티에리 누빌을 앞세워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까닭이다. 이로써 2019, 2020 시즌 2년 연속 제조사 챔피언 타이틀을 확보한 데 이어 2024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까지 배출한 현대차는 명실상부한 모터스포츠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현대 월드랠리팀 소속으로 11년간 함께 달려온 티에리 누빌은 생애 첫 드라이버 챔피언에 등극하는 영광을 안았다. 올 시즌 2번의 우승을 비롯해 6번의 포디엄 진출로 총 드라이버 포인트 242점을 획득한 티에리 누빌은 2위와의 점수 차를 32점으로 벌려 안정적으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떠오르는 신예 드라이버에서 어느덧 베테랑으로 거듭난 티에리 누빌은 챔피언 등극 후 11년간 달려온 소감을 이렇게 설명했다. “함께 땀 흘린 현대 월드랠리팀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매번 온 힘을 다한 보상을 드디어 받은 것 같습니다.”
세계 최정상급 투어링카 대회인 2024 TCR 월드 투어에서도 현대차의 활약이 이어졌다. 더 뉴 엘란트라 N TCR 경주차로 출전한 BRC 현대 N 스콰드라 코르세 팀 소속 노버트 미첼리즈가 2년 연속 TCR 월드 투어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TCR 월드 투어의 전신인 WTCR 시절부터 지금까지 3명의 챔피언 드라이버(노버트 미첼리즈, 가브리엘 타퀴니, 미켈 아즈코나)를 배출하는 업적을 이뤄냈다. WRC와 TCR 월드 투어에서 펼쳐질 현대차의 활약은 2025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한편, 제네시스는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았던 모터스포츠 진출을 공식 선언해 모터스포츠 마니아들과 제네시스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제네시스가 진출하는 분야는 내구레이스로, 최소 수 시간, 길게는 24시간 동안 빠르게 달리기 때문에 극한의 레이스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는 크고 작은 내구레이스 대회가 무수히 많고, 클래스도 다양하다.
제네시스가 출전할 대회는 내구레이스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FIA(국제자동차연맹) 주관 WEC(World Endurance Championship)와 IMSA(국제모터스포츠협회) 주관 WTSCC(WeatherTech SportsCar Championship)다. 각각 2026년, 2027년부터 출전을 선언한 제네시스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을 꾸리고, 내구레이스 분야에서 최고 등급 하이퍼카 클래스인 르망 데이토나 하이브리드(Le Mans Daytona hybrid, LMDh) 프로토타입을 개발한다. 내구레이스 진출 선언과 함께 공개된 GMR-001 하이퍼카의 디자인은 제네시스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와 공기역학적인 설계가 반영돼 제네시스의 정체성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극한의 영역으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말,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무대에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현대차와 토요타가 함께 개최한 현대 N ×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이었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경쟁을 펼쳐온 사이이자, 세계 최고의 랠리 대회인 WRC에서도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겨루는 라이벌이다. 이런 두 기업이 양사의 경주차와 고성능차를 통해 모터스포츠의 열정과 매력을 함께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은 분명 놀라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모터스포츠 변방국으로 여겨졌던 한국에서 개최된 기념비적인 자리였기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토요타자동차그룹 토요다 아키오 회장을 비롯한 양팀의 레이싱 드라이버들이 참석해 자동차에 대한 진심 어린 열정을 마음껏 풀어냈다. 일반 관객, 미디어, 인플루언서 등 약 3,000명이 모여 함께 즐긴 이번 행사는 서킷을 달리는 트랙 데이, 고성능차로 퍼포먼스를 펼치는 쇼런, WRC 드라이버들이 관객을 태워주는 택시 드라이빙, 양사의 전문 드라이버들과 고객이 팀을 이뤄 경합하는 짐카나 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도 현대차의 RN24 롤링랩과 아이오닉 5 N TA 스펙, 토요타의 ORC 루키 GR 코롤라 H2 콘셉트 및 AE86 H2 콘셉트와 같은 차도 함께 전시돼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WRC 경주차인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에 동승해 화려한 고난도 퍼포먼스를 펼치며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정의선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함께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 인사를 건넸다. 정의선 회장은 “토요타와 함께 모터스포츠 분야에 계속 도전해 더 많은 분들이 자동차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토요타와 현대차가 함께 손잡고 더 나은 사회, 그리고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인류의 번영과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수소 에너지 기반의 수소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다. 수소 기술에 관한 현대차그룹의 열정은 지난 1998년부터 줄곧 이어졌다. 올해 초 CES 2024에서는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에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속 가능한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수소 밸류체인 솔루션 HTWO Grid를 공개하면서 수소 사회를 향한 비전과 염원을 한층 구체적으로 다듬었다.
수소 생산에 있어서는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하수 찌꺼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만드는 W2H(Waste to Hydrogen)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P2H(Plastic to Hydrogen) 등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방식을 추진 중이다. 또한, 태양열, 풍력, 수력 발전에서 얻는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기에 가장 이상적인 수소 생산 방식으로 꼽힌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한 수소는 다양한 곳으로 운송돼 요긴하게 쓰일 수 있으며, 우리가 거주하는 도심과 일상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현대로템이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는 수소전기트램이 대표적이다. 수소전기트램은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을 필요가 없어 안전하고 보기에도 좋은 무가선 방식의 트램이며, 이동 중 탄소 배출 없이 도심 내 공기를 정화하는 능력도 갖춘 친환경 모빌리티다.
현대차는 2020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해 지속 가능한 물류 비즈니스 구축에 기여한 데 이어, 비교적 가까운 일상에서의 편리한 수소 에너지 사용을 돕고자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CES 2024에서 공개한 것처럼 미래 도심에서는 개인이 사용하는 퍼스널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수소 에너지 보급에 힘써 지속 가능한 수소 사회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에 새로운 수소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1998년부터 줄곧 이어온 수소 기술 개발의 의지, 나아가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한 세상을 마련하겠다는 올곧은 신념을 다시금 강조할 계획이다. 다가올 2025년에는 인류와 지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해 보자.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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