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1 현대자동차그룹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세운 쌍둥이 공장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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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팩토리를 운영하는 핵심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디지털 환경에 구축한 가상의 3D 공장에서 현재를 모니터링하고 미래를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HMGICS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소개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 최초의 스마트 팩토리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Singapore, 이하 HMGICS)’를 공개했다. 이 곳은 차량의 생산과 미래 모빌리티 생산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는 혁신 테스트베드다. 덕분에 전통적인 생산 공장에서는 보기 힘든 소프트웨어 기반의 다양한 기술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편에서는 축구장 6개 규모의 넓은 공간을 본떠 가상의 공간에 구현하고, 원격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소개한다. 

제조 산업에 스며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다양한 모빌리티 수요에 대응하는 다차종 소량 생산 체제를 위해 생산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수인 시대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디지털 환경과 기술의 발전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개인이 차를 소유하는 것은 물론,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의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신규 모빌리티 시장은 점차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대량 생산 방식으로는 이처럼 다양해진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가까운 미래에는 하나의 차종에 대한 획일화된 수요가 점차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류의 모빌리티를 조금씩 생산하는 이른바 ‘다차종 소량생산’ 체제가 필요해진 이유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생산 공정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모빌리티 제조 업체들은 코로나19(COVID-19)를 기점으로 여러 분야의 디지털 기술을 제조 시스템에 도입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자동화 기술을 기존 공장의 일부 공정에 적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제조 효율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나아가 가상 기술을 도입한 생산 자동화 및 운영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트윈 – 가상과 현실 세계의 완벽한 동기화

HMGICS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을 연결한 ‘메타 팩토리’를 지향한다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세운 HMGICS는 ‘메타 팩토리(Meta Factory)’를 지향한다. 메타 팩토리는 현실에 구축한 스마트 팩토리를 디지털 가상 세계에 그대로 옮겨 현실과 가상을 연결한 공장을 의미한다. 


메타 팩토리 실현의 핵심 기술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공장을 운영하는 기계나 사물을 가상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3차원 모델로 만들고, 이를 실제처럼 다룰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HMGICS의 내부 설비를 완벽하게 가상 공간에 동기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처럼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면적 약 9만㎡, 지상 7층 규모의 공장을 디지털 공간에 똑같이 구현했다. HMGICS의 거대한 생산 시설과 물류 시스템뿐만 아니라, 현장 인력과 자동화 로봇 등 공장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가상의 공장에 옮겨 놓은 것이다.


이와 같은 가상의 쌍둥이 공장은 실물 공장과 완벽히 동기화된다. 실물 공장의 현장에 들어가 운영하는 것처럼 작업자는 가상 플랫폼을 통해 공장의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거나 공장 운영을 자유롭게 바꿔보고 제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해 여러 기반 시설을 마련했다

제조 환경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필요한 기반 시설이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조 환경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각종 장비와 실시간 데이터를 연동하는 IoT(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기초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수집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범위도 넓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가상 환경에서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거나, 현실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범위를 정하는 작업도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이와 같은 메타 팩토리 구현을 목표로 현대차그룹은 HMGICS의 설계 단계부터 디지털 트윈 구현에 필요한 다양한 조건들을 반영했다. 우선 기초적인 생산 설비 및 공정과 모든 구성 요소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상호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이 데이터들은 명칭이나 형식, 코드 등을 통일하는 ‘데이터 표준화(Data Standardization)’ 과정을 밟는다. 표준화를 거친 데이터는 HMGICS가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확인할 수 있다. 과거의 운영 경험 또한 표준화된 데이터로 저장되기 때문에 운영 상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되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나아가 새로운 기술 기반으로 공장의 운영 방식을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해 미래의 환경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효율적인 공장 운영을 위한 모니터링과 시뮬레이션 기술

DCC에서는 현실과 동기화된 가상 공장을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HMGICS 생산 시설의 바로 위층에는 셀 생산 공정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디지털 커맨드 센터(Digital Command Center, 이하 DCC)가 있다. 일종의 지휘 공간을 연상케 하는 이 곳은 디지털 트윈으로 완성된 가상의 공장을 가장 현실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DCC에 들어서면 거대한 와이드 모니터에 표시된 데이터 패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모니터에는 가상의 공간에 세워진 공장이 실제 공장 모습과 완벽히 동일한 모습으로 구현돼 있다. 

DCC에서는 ‘H-메타 스튜디오’를 통해 가상으로 구현한 물류 시스템과 제조 공정을 확인할 수 있다

DCC 모니터 속의 가상 공장은 ‘H-메타 스튜디오(H-Meta Studio)’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가상의 공간은 DCC의 창 안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3층의 제조 공정, 그리고 1층의 자동 물류 시스템과 동기화 돼있다. 따라서 DCC에서는 전체 공정에 대한 상세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자동화 로봇의 이동 경로나 호출 패턴 같은 운영 현황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은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고도화된 관측과 함께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데이터 및 3D 모델링을 기반으로 구축된 모니터링 시스템은 CCTV와 같은 기존의 모니터링 시스템과 다르다. 가령 기존의 공장을 CCTV로 모니터링할 때는 사각지대가 발생해 관측 시야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모니터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현장에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 반면 HMGICS가 구축한 디지털 트윈은 카메라가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기화된 시스템을 통해 공장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없다. 또, 공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가상 환경에서 감지하고 DCC에서 로봇이나 장비를 원격으로 제어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기능을 적용해 실제 현장 변경 없이도 최적화된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완벽한 모니터링 시스템의 구현과 함께 디지털 트윈으로 완성한 HMGICS의 또 다른 특징은 가상 시뮬레이션에 있다. 예를 들어 공장 내부 시설이나 자동화 로봇의 배치 등의 운영 조건을 변경해야 할 때, 가상 시뮬레이션을 거쳐 새로운 운영 방법을 검증할 수 있다. 전통적인 공장에서는 생산 라인이나 운영 조건을 변경할 때, 물리적으로 공장의 가동을 잠시 중단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장 셧다운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등 생산성을 저하하는 요인이 된다. 반면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 작업자들은 가상의 환경에서 신규 공정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기존의 방식을 변경할 수 있다. 생산을 중단하지 않고도 생산 라인을 검증하고 미래의 운영 결과값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HMGICS는 물류 영역에서도 시뮬레이션 기능을 사용 중이다. 현장 작업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자동화 물류 체계의 끊임없는 개선을 위해 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업 환경을 개선한다.

현대차그룹의 스마트 팩토리 생태계 확장을 위한 초석, HMGICS

현대차그룹은 디지털 트윈 기술의 확장으로 최적의 스마트 모빌리티 생산 체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제조 산업은 노동력의 비중이 높아 디지털 전환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제조 설비에 디지털 트윈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도 HMGICS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최적의 공장 운영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초의 스마트 팩토리 HMGICS를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추후 다른 공장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확장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가상의 공간에 실제와 동일한 쌍둥이 공장을 짓고, 현실과 가상 세계를 동기화해 공장을 운영하는 과정은 다양한 AI 기술의 힘을 빌리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스마트 팩토리가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HMGICS의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HMGICS 혁신 기술 시리즈 모아보기 

1편. 컨베이어 벨트가 사라진 모빌리티 공장을 만나다

3편. 지능형 생산 공장의 브레인, AI 기술

4편. 데이터가 쌓여서 스마트 팩토리가 되는 과정

5편. 사람과 로봇의 이상적인 조화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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