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20 N 랠리1 경주차가 달리고 있는 모습 i20 N 랠리1 경주차가 달리고 있는 모습

2025.09.01 현대 모터스포츠팀 분량9분

[2025 WRC 10R] 현대 월드랠리팀 누빌, 파라과이 랠리에서 막판 추격전 끝에 포디엄에 오르다

올해 처음 WRC 캘린더에 합류한 파라과이는 험난한 구간과 비로 인한 변수로 선수들을 고전시켰다. 전년도 챔피언 누빌이 일요일 막판 추격전 끝에 3위로 포디엄에 오르며 현대 월드랠리팀의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포모와 타낙도 분투 끝에 각각 4, 5위로 마무리했다.

i20 N 랠리1 경주차의 모습

에스토니아와 핀란드에서 고속 그레이블 랠리를 소화한 WRC 참가자들은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에서 남미 라운드를 시작했다. 파라과이는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올해 WRC 캘린더에 새롭게 추가된 랠리 중 하나다. 파라나강 주변에 마련된 스테이지는 에스토니아나 핀란드보다는 느리지만, 남유럽 그리스나 이탈리아의 거친 그레이블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를 보인다. 

파라과이 랠리 일정별 주행 코스

스테이지는 직선이 많아 단순해 보여도 중간마다 험난한 구간을 포함하고 있으며, 고속 구간의 길 폭이 좁아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코너는 적어도 속도가 빠르고 점프가 많아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가장 큰 변수는 노면이다. 붉은색 흙이 깔린 노면은 표면이 부드럽고 미끄럽지만, 바닥 아래가 단단하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부드러운 표면이 파이고 난 이후에는 노면 컨디션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짙은 흙먼지가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앞서 달리는 차들에 특히 유리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i20 N 랠리1 경주차가 주행하는 모습

상위권 드라이버 대부분이 경험하지 못한 코스인 만큼,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파브리지오 잘디바(Fabrizio Zaldivar) 같은 일부 현지 드라이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에게 파라과이는 미지의 세계다. 지금까지의 지식과 데이터가 통하지 않는 데다 사전 테스트도 할 수 없어 현지에서의 적응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한편, 파라과이는 챔피언십 타이틀 면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이다. 9번의 치열한 라운드를 마친 현재 에반스와 로반페라, 오지에와 타낙까지는 불과 13점 차이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팀 티에리 누빌 드라이버의 모습

남미 랠리 경험이 풍부한 누빌은 이번 파라과이 랠리에서도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핀란드에서 타이어 문제로 고전했던 현대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은 남미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 한다. 지금까지 현대팀은 아르헨티나에서의 우승 3회를 포함해 남미 그레이블 랠리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기에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드라이버는 오트 타낙(Ott Tänak),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 아드리안 포모(Adrien Fourmaux) 3명이 엔트리했다. 남미 랠리 경험이 많은 누빌이 경기를 앞두고 기대와 포부를 밝혔다.


 “남미는 WRC 원정으로 방문하는 지역 중에서도 가장 즐거운 곳입니다. 파라과이에서 많은 팬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는 테스트가 제한되기 때문에, 주최 측으로부터 받은 영상이나 대회 경험이 있는 현지 선수의 이야기 등 많은 내용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탐색 주행(레키, recce)을 통해 노면의 특징 등을 파악한 뒤 본격적으로 경주차의 세팅을 손볼 예정입니다. 모르는 게 너무 많지만, 새로운 도전은 스스로한테는 물론 챔피언십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최대한 힘을 살려 주말에 임하고자 합니다.”

현대팀 타낙과 포모 드라이버의 모습

타낙(왼쪽)과 포모 또한 파라과이 랠리 시작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타낙은 에스토니아에서 챔피언십 선두로 올라섰지만, 핀란드에서 불의의 사고로 4위로 밀려나는 등 지난 몇 주 사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등 남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드라이버이기에 이번 랠리에서의 분위기 반전이 중요하다. 포모는 남미 랠리 경험이 적은 편이지만, 파라과이 랠리가 새롭게 추가된 경기이기 때문에 선배들보다 불리한 점이 어느 정도 상쇄된다.

WRC 드라이버들이 기념촬영을 준비하는 모습

WRC 드라이버들이 파라과이 랠리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토요타는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에 복귀한 엘핀 에반스(Elfyn Evans)와 2위인 칼레 로반페라(Kalle Rovanperä), 세바스티앙 오지에(Sébastien Ogier), 다카모토 가츠타(Takamoto Katsuta) 그리고 서브팀 소속인 사미 파야리(Sami Pajari)까지 5대를 엔트리했다. 제조사 포인트 담당은 이번에도 에반스, 로반페라, 오지에가 맡았다. M-스포트 포드에서는 그레고와 뮌스터(Grégoire Munster)와 조쉬 멕컬린(Josh McErlean) 2명을 엔트리했다. 멕컬린은 이번이 첫 남미 랠리 출전이다. 


i20 N 랠리1 경주차의 모습

목요일 셰이크다운 테스트 이후 파라과이 랠리에 대한 선수들의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선수들은 탐색 주행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처음 선수들의 인상은 대체로 단순하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목요일 4.92km 스테이지에서 진행한 셰이크다운(Shakedown) 테스트를 마친 후에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 나왔다. “그립이 자주 바뀌고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 것이다. 심지어 일부 선수는 “코너를 도는 와중에도 그립이 변화한다”고 언급했다.

DAY 1 오전 – 포모가 치열한 경쟁 속 선두로 올라서다

i20 N 랠리 1 경주차가 주행하는 모습

파라과이 랠리는 전체 19개 스테이지 합산 334.52km, 총 주행거리 951.59km로 진행됐다. 첫 경기는 8월 29일 금요일 아침 8시에 시작됐다. SS1 캄비레타(Cambyreta)를 시작으로 SS2 누에바 알보라다(Nuevo Alborada), 이번 경기 중 가장 긴 30km의 SS3 예르바테라스(Yerbateras)를 거쳐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로 구성된 SSS4 아우토드로모(Autodromo)까지 연속으로 달렸다. 오후에도 같은 순서를 반복 주행해 총 140.9km 거리를 소화했다.

오프닝인 캄비레타(SS1, SS5)는 얼핏 보면 단순한 코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밭과 농장 사이를 가르는 긴 직선과 직각 코너, 타이트한 코너와 오르막, 내리막, 8개의 점프와 2개의 다리, 냇물 등 다양한 요소가 뒤섞여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했다.

파라과이 랠리의 빠른 속도, 큰 점프와 착지는 코드라이버가 페이스 노트를 떨어트릴 정도의 충격을 안겼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오프닝에서 톱타임을 잡은 것은 로반페라였다. 오지에와 파야리가 뒤를 이으며 토요타 트리오가 금요일 아침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포모가 파야리와 동일한 기록이었고 에반스, 타낙, 누빌이 뒤를 이었다. 목요일 쉐이크다운에서 가장 빨랐던 가츠타는 타이어 펑처로 선두로부터 45초 뒤처졌다. 본격적인 파라과이 랠리를 맛본 참가자들은 빠른 속도와 점프 후 가해지는 엄청난 충격에 놀라워했다. M-스포트 포드의 뮌스터는 시작 직후 덤불에 빠져 42분 이상을 잃고 좌절했다. 

i20 N 랠리1 경주차가 달리는 모습

SS2 누에바 알보라다는 전체적으로 테크니컬한 연속 코너가 펼쳐졌다. 이번에는 포모가 톱타임을 잡으며 선두 로반페라에 바짝 따라붙었다. 타낙도 2번째 기록으로 선두권 경쟁에 가세했다. 반면 오지에는 타이어 펑처로 30초 가량 손해를 보면서 8위로 밀려났다. 


SS3 예르바테라스는 이번 랠리 최장 주행 거리인 30km를 달리는 스테이지다. 고속 구간에서 시작해 뒤로 갈수록 타이트한 구간으로 접어들며, 작은 점프와 가파른 오르막까지 있어 엔진 출력과 타이어 성능을 모두 시험한다. 도중에 있는 점프 구간은 관중들이 몰려드는 최적의 관람 포인트다.

첫째 날 오전은 포모와 타낙을 중심으로 현대팀의 선두권 공세가 이어졌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오지에가 SS3 톱타임을 기록했고, 포모, 누빌이 그 뒤를 추격했다. 종합 순위에서는 포모가 선두로 올라 대열을 이끌었다. 경기 직후 포모는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그립이 시시각각 바뀌는 점은 조금 힘들었어요”라며 파라과이 랠리의 까다로운 특성을 설명했다. 한편 종합 4위 자리에서 에반스에게 0.04초 차로 추격을 받는 누빌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i20 N 랠리1 경주차가 달리는 모습

오전과 오후를 마감하는 SSS4 아우토드로모는 카피탄 미란다(Capitán Miranda) 인근의 비포장 서킷에서 열렸다. 스테이지 대부분을 직관할 수 있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인 만큼 매년 많은 관중이 몰려든다. 2.5km의 짧은 길이지만 굽이진 코너의 테크니컬 구간은 물론 긴 직선과 주변 숲길을 포함해 복합적인 기술을 요구한다.

SSS4에서 포모가 2번째 스테이지 승리를 따내며 종합 선두를 이어갔다. 포모는 “오전은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첫 스테이지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다른 스테이지들은 좋았어요. 오후에 어떨지 두고 봐야죠. 아침보다 미끄러울 수도, 돌멩이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라며 소감을 남겼다. 

DAY 1 오후 – 타이어 펑처로 시작된 위기

타낙은 첫째날 내내 꾸준히 빠른 페이스를 보였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오후는 오전 코스를 반복해 달렸다. SS5 캄비레타에서는 오전에 큰 손해를 보았던 오지에와 가츠타가 원투를 기록한 가운데 포모가 종합 선두를 이어갔다. 선수들은 큰 점프와 착지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SS6 누에바 알보라타에서는 타낙이 가장 빨랐고, 누빌이 뒤를 이으며 현대팀 듀오가 파야리를 제치고 종합 3, 4위로 부상했다. 종합 5위로 내려앉은 파야리는 팀 동료 에반스와 오지에의 추격을 받았다. 포모는 2위 로반페라와의 시차를 5.5초로 벌렸다. 

포모가 SS7 피니시를 3km 앞두고 충돌로 타이어가 파손되는 악재를 맞이했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SS7에서 선두권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포모가 타이어 펑처로 시간을 손해 보면서 로반페라에게 종합 선두 자리를 내준 것이다. 피니시 3km를 앞두고 있었던 충돌로 타이어가 터졌지만, 다행히 시간 손해는 크지 않아 종합 2위로 밀려나는 데 그쳤다. 한편 SS7 톱타임을 차지한 오지에는 선두와의 시차를 19.1초까지 줄였다. 누빌이 교차로에서 코스를 벗어나는 실수로 10초를 잃었고, 가츠타는 도로를 이탈해 리타이어했다. 파야리는 타이어 교체로 2분 가까이 손해를 보았다. 


SSS8에서 오지에가 톱타임을 기록한 가운데 로반페라가 금요일을 선두로 마무리했다. 종합 2위 포모와의 시차는 7.1초. 3위 타낙은 포모의 0.5초 뒤에서 달리고 있었다. 오지에는 어느덧 선두와의 차이를 17.8초까지 좁히며 종합 4위까지 올라섰다. 5위 에반스와 6위 누빌도 오지에와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 WRC2에서는 요한 로셀(Yohan Rossel)이 선두였고 니콜라이 그리야진(Nikolay Gryazin)과 홈그라운드의 디에고 도밍게즈(Diego Dominguez)가 뒤를 이었다. 

DAY 2 – 테크니컬한 코스 속에서 계속되는 현대팀의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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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토요일은 고속 스테이지인 카르멘 델 파라나(Carmen del Parana)를 시작으로 아르티가스(Artigas), 칸테라(Cantera)를 거쳐 전날에 달렸던 아우토드로모를 다시 달리는 구성이다. 오후에는 아우토드로모 없이 3개 스테이지만 한번씩 다시 달렸다. 7개 스테이지 합산 거리는 112.78km다. 오프닝 SS9 카르멘 델 파라나는 전반부가 거의 고속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어지는 구간은 이와 대조적으로 좁고 구불거리며 고도의 기술을 요구했다.

종합 선두 로반페라가 토요일 첫 스테이지 1위를 잡으며 추격자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타낙이 2위로 들어와 종합 2위로 올라서면서 포모는 3위로 떨어졌다. 타낙은 금요일에 이어 와이퍼가 문제를 일으켰다. 흙먼지와 냇물을 뚫고 달려야 하는 파라과이에서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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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10의 농장의 좁고 굽이진 길은 드라이버에게 뛰어난 리듬감을 요구한다

토요일 스테이지 중 가장 긴 SS10 아르티가스는 넓고 빠른 구간을 지나 농장으로 들어서면 테크니컬한 성격으로 바뀌며 좌우 연속 코너가 이어진다. 마을을 통과하는 마지막 구간은 훨씬 꼬불꼬불한 구간이 펼쳐져 속도를 더욱 내기 힘들다. 깔끔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탁월한 리듬감이 필수인 스테이지다. 

둘째날 오전에는 타낙이 타이어 펑처를 겪으며 순위가 밀렸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선두권에는 오지에를 선두로 로반페라, 에반스가 이름을 올렸다. 타낙은 타이어 펑처로 시간 손해를 입어 종합 6위로 밀려났다. 타낙은 “안타깝게도 보지 못한 게 있었어요. 사실 이번 스테이지는 파라과이 랠리에서 컨디션 면에서 가장 쉬운 구간이었기 때문에 큰 충격입니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편 포모가 종합 2위를 탈환했고, 오지에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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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11 칸테라는 이번 경기 중 가장 독특한 코스로, 관중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드라이버들에게는 끊임없는 리듬 변화와 신중한 주행 라인 선택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스테이지였다. 로반페라가 칸테라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내며 2위 포모와의 시차를 17.4초로 벌렸다. 한편 3위 오지에와 포모의 시차는 1.4초에 불과했다. 에반스가 40초 차이로 그 뒤를 따랐다. 오토드로모에서 열린 SSS12에서는 오지에가 톱타임으로 포모를 0.5초 차이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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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를 시작하는 SS13은 토요일의 오프닝이었던 카르멘 델 파라나를 다시 달렸다. 오지에가 연속 톱타임으로 포모를 밀어내고 종합 2위로 부상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그립 부족을 호소한 가운데, SS14에서는 선두 로반페라가 악몽의 주인공이 됐다. 장거리 스테이지 중간에서 타이어가 터지는 바람에 상당한 시간을 손해본 것이다. 로반페라는 이로 인해 종합 6위로 밀려났다.

로반페라는 토요일을 마감하는 칸테라에서 톱타임을 기록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오지에가 토요일을 선두로 마감했으며, 포모가 10.3초 차이로 종합 2위를 기록했다. 종합 3위 에반스, 4위 타낙, 5위 누빌까지는 불과 10초 남짓한 차이라서 포디엄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었다. 한편 WRC2에서는 비르베스(Robert Virves)를 선두로 솔베르그(Oliver Sorberg)와 로셀이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DAY 3 – 포디엄을 향한 누빌의 역주가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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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내린 비는 파라과이의 흙길을 진창으로 만들어 수많은 드라이버를 고전시켰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8월 31일 일요일은 21.25km 길이의 벨라 비스타(Bella Vista)에서 시작해 미시온 헤수이티카 트리니다드(Mision Jesuitica Trinidad) 2개 스테이지를 오전과 오후 반복해 달렸다. SS16~SS19 4개 스테이지 합산 79.5km 구간에서 최후의 승자를 겨루었다. 


마지막 날은 비와 함께 시작됐다. 파라과이의 붉은 흙은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진창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오지에가 오프닝 톱타임을 기록하며 추격자들과의 거리를 벌린 반면, 포모와 가츠타, 뮌스터, 맥컬린 등 많은 선수가 빗물을 머금고 미끄러워진 흙길에서 미끄러지기를 반복했다. 

누빌이 일요일 막판 추격전을 시작했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타낙은 경기 직후 “주행 속도 자체가 느려졌어요. 노면 조건이 너무 불규칙적이라 어떻게 움직일지도 예측이 불가능했습니다”라며 미끄러워진 흙길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포모가 종합 2위를 유지한 가운데, 타낙이 3위로 올라섰다. 한편 누빌은 슈퍼선데이 득점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WRC2에서는 솔베르그가 비르베스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누빌은 SS19 파워 스테이지 톱타임을 기록하며 추가 득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SS17인 미시온 헤수이티카 트리니다드는 최종 스테이지인 SS19와 함께 파워 스테이지로도 사용되었다. 2차선 도로에서 출발해 자갈이 많은 목장 구간으로 이어지며, 점프와 연속 코너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파라과이 랠리 스테이지의 모든 특징이 한데 어우러진 코스다. 이번에는 누빌이 톱타임을 기록하며 슈퍼선데이 추가 득점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포모는 타낙을 11.8초 차이로 제치고 다시금 종합 2위를 차지했으며, 타낙과 에반스의 시차는 1.8초에 불과했다.


벨라 비스타를 다시 달린 SS18에서는 로반페라가 가장 빠른 기록을 내며 슈퍼선데이 추가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3위로 올라선 에반스가 포모를 3.3초 차이로 추격했고, 타낙은 물길을 건너다 엔진이 꺼지고 타이어까지 손상되면서 종합 5위로 밀려났다.

폭우로 인해 페이스가 느려진 포모는 최종 4위로 파라과이 랠리를 마무리했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 SS19는 도중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누빌이 톱타임을 기록했고 로반페라, 타낙, 에반스, 가츠타가 파워 스테이지 추가 득점을 챙겼다. 챔피언십 경쟁이 절실한 타낙은 스테이지 막판에 댐퍼가 터지면서 추가 득점에서 손해를 보았다. 포모는 폭우의 최대 피해자가 되어 4위로 밀려났다.

WRC 시상대의 모습

비로 인해 방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지에가 WRC 파라과이 랠리의 첫 번째 우승자가 됐다. 에반스가 2위, 누빌이 3위로 포디엄 마지막 자리를 채웠다.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는 에반스가 여전히 선두이지만 로반페라, 오지에까지 10점 차이로 좁혀지면서 챔피언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타낙 역시 180점으로 에반스와 18점 차이다. 


나머지 랠리 성적에 따라 충분히 드라이버 챔피언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제조사 포인트에서는 토요타와 현대팀의 점수차가 100점으로 벌어졌다. 시즌 하반기에 접어든 2025시즌 WRC 남미 2차전은 9월 11~14일 칠레에서 열린다. 2019년 WRC 개최 직후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던 칠레 랠리는 올해 4번째 개최를 맞이한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2025 WRC 순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