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8.18 현대자동차
나무는 수억 년간 우리의 친구였습니다. 배고플 때는 열매를 주고 집이 필요할 때는 건축 자재가 되어주며, 추울 때는 온몸을 불살라 땔감이 되어주는, 아낌없이 주는 존재였죠. 하지만 인류는 이런 소중한 친구를 점차 잊어가고 있습니다. 문명이 빠르게 발전하는 사이 숲은 파괴되고 나무는 사라지고 있죠.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나무는 오랜 친구인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요? 현대자동차의 ‘나무 특파원’ 캠페인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현대차는 데이터와 AI 언어 모델을 활용해 스토리텔링을 더하고, 나무에 목소리를 부여해 숲의 가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어떤 환경운동보다 깊은 울림을 주는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나무 특파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었는지 묻고 있습니다.
‘나무 특파원’은 AI 기술을 활용해 나무의 시선으로 산림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사회공헌 활동 홍보 캠페인입니다.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가 진행하고 있는 ‘아이오닉 포레스트’의 10주년 및 100만 그루 식재 달성을 기념해 기획되었죠. 이 과정의 핵심에는 AI 기반 대형 언어 모델(이하 LLM)*이 있습니다.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 방대한 양의 언어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모델
현대차는 나무에 목소리를 부여하기 위해 전 세계 13개 국가에 조성된 아이오닉 포레스트 중 한국, 브라질, 체코의 숲에 심어진 나무에 트래커(Tracker)를 설치했습니다. 각 트래커는 광합성이나 토양 수분, 주변 환경 조건 등 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요소를 실시간으로 측정했습니다. 아울러 세계 최대 기상 데이터 제공 기업인 더 웨더 컴퍼니(The Weather Company)와 유럽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 등 공공 정보망을 통해 나무가 자란 지역의 위치와 역사,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LLM은 이렇게 수집된 ‘객관적인 현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서적, 뉴스, 과학 논문 등 방대한 인간의 지식을 참고해 나무의 가상 인격인 ‘페르소나(Persona)’를 구축했습니다. 나무가 처한 생태학적 상황을 인간의 감성과 연결한 것이죠. 예컨대 토양의 수분 함량이 낮다면 단순히 ‘건조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이 둔화된다’, ‘위험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인다’ 등의 감정적인 언어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표현된 나무의 이야기는 LLM에 의해 하나의 완성된 기사로 재탄생합니다. 그렇게 나무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수많은 다른 자연 요소 대신 나무에게 목소리를 부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현대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희준 책임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나무는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생명체입니다. 우리는 나무를 배경처럼 고정된 무생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 나무는 온도 상승, 강수량 변화, 병해충 증가 등 기후변화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생존 방식이나 생장 패턴이 변화하고 있죠. 나무는 목소리가 없기 때문에 정보와 소통이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쉽게 잊히곤 합니다. 나무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는 것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회복하고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나무와 숲을 존중하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나무는 더 이상 우리 삶의 배경이 아니라, 함께 지구를 살아가는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죠.”
한국, 브라질, 체코의 나무 특파원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그들은 구체적인 사례와 수치를 제시하며 기후 위기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했고, 하나같이 우리들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제 북서쪽 경사면에는 한때 저와 같은 나무로 이뤄진 숲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무좀벌레(Bark Beetle)들과 벌목꾼들이 언덕을 헐벗게 만들었고 땅은 취약해졌습니다. 작년 9월, 48시간 동안 약 100mm의 폭우가 쏟아지며 파괴적인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물을 흡수하고 땅을 지탱할 나무가 사라지자 비는 급류처럼 흐르기 시작했고, 결국 제방이 터져 강물이 폭발하듯 범람했습니다. 제 동료들의 자연적인 방어 매커니즘은 무너졌고, 이는 재난으로 이어졌습니다.” | 체코 전나무(Fir Tree) 특파원의 기사
“오래전 이곳은 일 년 내내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고 계절별로 뚜렷한 강수 패턴을 보였습니다. 제 조상들은 씨를 뿌리고 결실을 이루며 성장했죠. 하지만 제가 사는 동안 이곳 대서양 열대우림의 기후는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지난 몇 달은 이러한 불안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폭우와 가뭄이 번갈아 발생했죠. 올해 2월 말에는 시간당 35~38mm의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했고, 이틀 뒤 비가 갑자기 그치며 3월 초까지 가뭄이 이어졌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젖어 있는 제 뿌리들은 물에 잠긴 땅과 사투를 벌입니다. 무거운 흙이 짓누르면 한때 강하고 탄력 있던 뿌리는 썩기 시작하죠. 그러다 가뭄이 찾아오면 뿌리를 땅속으로 더 깊이 내려 물을 찾아야 합니다. 끝없는 스트레스의 반복으로 저는 점점 더 지치고 취약해지고 있습니다.” | 브라질 주사라 야자나무(Juçara Palm) 특파원의 기사
“올해 3월 21일부터 5월 15일까지 무려 스무 차례나 발생한 산불로 10만 헥타르가 넘는 숲이, 수없이 많은 나무들의 삶의 터전이 잿더미로 사라졌습니다. 그곳은 단순히 나무들이 자라는 땅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뿌리내리고, 서로를 지탱하면서 살아가던 친구들의 집이자 공동체였죠. 산불은 그 모든 것을 앗아갔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다음 장마에 또다시 찾아올 집중 호우가 많은 것을 무너트리기 전에, 이 위태로운 경사면이 완전히 붕괴해 우리가 의지하던 균형이 사라지기 전에, 행동해야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숲은 더 이상 재난을 막아낼 수 없습니다.” | 한국 백합나무(Tulip Tree) 특파원의 기사
각국의 나무 특파원은 홍수, 가뭄, 산불 등 이상 기후로 인한 자연 재난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그들의 언어로 우리 인간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나무들이 들려준 목소리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담당자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현대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조영인 매니저는 나무 특파원이 작성한 기사를 보고 예상치 못한 울림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나무 특파원의 외침이 담긴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는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동안 말없이 존재해 왔던 나무들이 외치는 말 한마디가 그 어떤 환경 캠페인보다 강하게 마음을 울렸거든요. 이런 기획 의도가 칸 국제 광고제 심사위원들에게도 닿았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한 보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사람이 쓴 환경 칼럼보다 더 깊은 공감을 유도한다는 호평을 받았죠. 또한, 캠페인 런칭 이후 고객들로부터 ‘상상력이 현실이 된 것 같다’, ‘자연과 기술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캠페인에 큰 감동을 받았다’ 등의 피드백을 받았어요.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확신을 얻은 순간이었죠.”
나무 특파원 프로젝트는 AI가 단순히 마케팅 도구로 활용된 것이 아닌, 나무와 숲 보존의 중요성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마케팅 분야에서의 쓰임새는 제한적이었죠. 하지만 나무 특파원 프로젝트에서는 AI가 데이터 분석부터 요약, 자연어 처리 등의 혁신적인 보조도구로 사용되며 본질적인 강점을 극대화했죠. 기존 마케팅 활동과 차별화를 이룬 것입니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조영인 매니저는 AI가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메시지를 위한 기술’로 쓰였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생성형 AI는 창작자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직업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감정이 배제된 콘텐츠로 인해 소비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역풍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캠페인을 처음 기획할 때부터 이러한 문제의식을 분명히 갖고 있었고, AI가 잘할 수 있는 본질적인 기능인 ‘데이터 분석, 요약, 자연어 처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AI는 콘텐츠를 창작하는 주체가 아니라, 그 과정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맡았는데요. 나무가 보내는 수십 개의 생태 신호를 수집하고, 이를 자연어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AI는 나무의 신호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호소력 짙은 나무 특파원들의 이야기에 전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차의 나무 특파원 캠페인은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광고제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2025에서 디지털 크래프트 부문 금사자상(Gold Lions) 2개와 은사자상(Silver Lions) 1개를 수상하며 총 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창의적 마케팅과 혁신적 시도를 전 세계인들 앞에서 인정받은 것이죠. 특히, 나무가 일인칭 시점에서 산림 보전의 중요성을 언론에 기고하는 콘셉트와 혁신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나무들의 이야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귀 기울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희준 책임매니저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나무를 단순한 식물이 아닌, 공감과 소통을 통해 다른 생명체와 연결되는 호소력 있는 존재로 표현한 이번 캠페인 콘셉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감성 전달에 그치지 않고, AI와 데이터 기술을 창의적으로 결합해 스토리텔링을 강화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술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나무 특파원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과 깊이 교감할 수 있었고, 지구 생태계 속에서 우리 삶의 방향성과 자연과의 관계를 다시금 성찰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했기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차는 나무와 숲에 진심입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부터 ‘아이오닉 포레스트’라는 숲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죠. 이 프로젝트에는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 다양성 보전에 기여하고, 다음 세대가 누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현대차의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시작은 2016년 인천의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에 미세먼지 방지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었습니다. 현재는 나무 심기 활동을 넘어, 사회적, 생태학적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 지역의 산림을 복원하거나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는 등 생태계 회복을 위한 글로벌 CSR 활동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죠. 아이오닉 포레스트는 현재 총 13개국에 조성되며 현대차의 지속가능성 철학을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지속적인 노력과 수많은 사람들의 동참으로 아이오닉 포레스트는 2025년 7월 마침내 누적 식재량 100만 그루를 달성하는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환경보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에 답하고자 시작된 아이오닉 포레스트 프로젝트는 이제 기후변화에 맞서 함께 협력하는 우리 모두의 성과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박지원 매니저는 프로젝트에 담긴 ‘오랜 시간’과 ‘진심’이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말했습니다.
“100만 그루라는 숫자보다 더 의미 있는 건, 그 안에 담긴 10년이라는 시간과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사에서 오랜 시간 추진해 온 ‘아이오닉 포레스트’라는 CSR 활동을 어떻게 하면 전 세계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임팩트 있게 알릴 수 있을지, 브랜드 관점에서 그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13개국에서 각국 생태 환경에 맞춘 조림 전략과 산림 경영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도입해온 지속가능기획팀 등 담당부문의 노력과 전사적인 관심 덕분에 ‘100만 그루’라는 첫 이정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성 있는 CSR은 좋은 브랜드가 된다’는 믿음 아래, 현대차의 장기적인 헌신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더욱 뜻깊습니다.”
지금도 ‘아이오닉 포레스트’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그린벨트 확장과 지역 커뮤니티 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부터 내년 초까지 대규모의 나무를 심는 등 식재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죠. 또한, 탄소중립추진팀 주도 하에 지상에서의 숲 조성을 넘어 ‘바닷속’ 해조류 숲을 조성하는 등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지구 곳곳의 생태 특파원들의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동행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나무를 심는 행위를 넘어, 숲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만드는 아이오닉 포레스트와 나무 특파원 캠페인처럼, 앞으로도 기술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