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전면부 모습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전면부 모습

2025.07.31 현대자동차 분량6분

성능과 효율의 최적점을 찾은 유일한 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큰 덩치를 잊게 만드는 강력한 출력과 우수한 연비 효율을 두루 챙긴 대형 SUV다. 베테랑 자동차 칼럼니스트의 예리한 시선으로 분석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상품성은 어떨까?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모습

30년 가까이 자동차를 타고 평가하는 칼럼니스트, 브랜드의 상품 기획을 돕는 컨설턴트로 일하다 보면 여러 질문을 받는다. 빈도로 따지면 ‘제일 좋아하는 차’를 묻는 경우가 가장 많고 ‘어떤 차가 가장 좋아요?’, ‘차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나?’가 그 뒤를 잇는다. 첫 질문에 대한 답변은 별로 어렵지 않다. 평소 생각하던 이상적인 차를 말하면 된다. 물론 동력원, 차의 형태, 용도 등이 다양하니 딱 하나를 꼽기는 어렵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1열 2열 도어가 열린 모습

두 번째 질문은 조금 복잡하다. 질문의 대상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답을 위해서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탈 것인지’ 물어봐야 한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차는 거의 모두 달라지므로 배경과 용도를 알지 못하면 틀린 답을 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영역도 많다. 베스트셀러는 이런 요인을 많이 가진 차다. 모두가 만족하진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상품성을 갖춘 까닭이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실내에 성인 남성이 앉아있는 모습

가장 고민이 많이 되는 질문은 ‘차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나?’다. 일단 그 차를 살 소비자와 시장 환경에 적합한지 따져본다. 디자인은 개인의 호불호가 반영되는 부분이니 큰 문제가 없으면 우선순위에서 제외하고, 공간의 절대적인 크기와 사용의 편리함, 마감 소재의 종류와 제작 품질 등을 꼼꼼히 살핀다. 아울러 차의 상태를 확인하고 기능을 조작하기 위한 화면, 스위치의 배치와 메뉴의 복잡성 등 다양한 면면을 확인한다. 물론 주행 정숙성부터 가속과 제동, 코너링과 연비 효율 등 종합적인 주행 성능도 중요하다. 여기서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은 해당 모델이 속한 세그먼트에 적합한 기준이다. 모든 차를 하나의 잣대로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이 비치는 모습

가격을 기준으로 시장에서 다른 경쟁 모델과의 경쟁력을 따지는 것도 평가의 핵심이다. 차를 구매할 사람들에게 ‘차 값을 제대로 하느냐’ 혹은 ‘내가 그 돈을 주고 살 가치가 있느냐’는 확실한 결정 요인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적절한 가격이란 그 물건과 시장의 경쟁 모델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차의 가격은 상품 기획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의 가격 산정에는 크기와 편의/안전 사양 구성은 물론 출력 및 효율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200마력의 신차를 A, 180마력인 경쟁 모델을 B라고 하자. 가격표에 표시된 금액이 둘 다 3,000만 원이라면 실제 가격은 20마력이 더 높은 A가 더 매력적인 셈이 된다.

이런 기준들로 봤을 때,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어떨까? 우선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길이 5,060mm(캘리그래피 5,065mm), 휠베이스 2,970mm, 사양에 따른 공차중량 2,080~2,260kg, 3열 시트까지 갖춰 대형 SUV 세그먼트에 속한 차다. 이와 비교하려면 적어도 길이는 5m를 넘나들거나 휠베이스도 최소한 2,900mm 이상, 공차중량 2,100kg 부근이어야 한다. 가격은 비교 기준에서 모호할 수 있는데 반드시 기능적으로는 비슷하게 맞춘 후 나온 가격을 따져야 한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싼타페의 크기를 비교한 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vs 싼타페 크기 비교(단위 : mm) 팰리세이드 : 전장 5060, 전폭 1980, 전고 1805, 휠베이스 2970 싼타페 : 전장 4830, 전폭 1900, 전고 1770, 휠베이스 2815

사실 기준을 이렇게 맞추면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비교할 차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국내 시장을 기준으로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3열 시트가 달린 SUV 중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춘 대형급은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거의 유일하다. 온·오프라인에서 많이 비교하는 국산 SUV들은 대부분 길이 4,800mm, 휠베이스 2,800mm 정도의 중형급이다. 길이가 200mm 넘게 차이가 나는 차를 서로 비교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 유일한 수입 7인승 하이브리드 SUV인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역시 길이와 휠베이스가 100mm 이상 짧아 비교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싼타페의 성능을 비교하는 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성능 비교 팰리세이드 2.5 터보 HEV : 시스템 최고출력 334PS / 5,800rpm, 시스템 최대토크 46.9kgf·m / 1,000~4,500rpm, 0-100km/h 7.3초, 공차중량 2080kg, 복합 연비 7인승 2WD 18인치 휠 14.1km/L, 7인승 AWD 18인치 휠 12.5km/L 싼타페 1.6 터보 HEV : 시스템 최고출력 235PS / 5,500rpm, 0-100km/h 9.5초, 공차중량 1,920kg, 복합 연비 7인승 2WD 18인치 휠 15.5km/L, 7인승 AWD 18인치 휠 13.6km/L

연비도 그렇다. 현대차 라인업 중 또 다른 7인승 하이브리드 SUV는 싼타페가 있다. 일단 가장 연비가 좋은 2WD 7인승 18인치 휠 모델로 기준을 맞추면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복합 기준 정부 신고 연비가 14.1km/L, 싼타페는 15.5km/L다. 싼타페가 약 10% 높은데 여기서 고려할 부분은 엔진 배기량과 시스템 최고출력이다.

시스템 최고출력 235마력의 1.6 터보 하이브리드를 탑재한 싼타페와 비교할 때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334마력을 발휘한다. 배기량은 약 36% 더 크고 출력은 42%가량 높다. 두 차의 공차중량은 싼타페 1,920kg, 디 올 뉴 팰리세이드 2,080kg으로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160kg 더 무거운 것과 차체 크기의 차이까지 고려하면 10%의 연비 차이는 무의미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와의 비교 결과도 이와 큰 차이 없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달리는 모습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로서 출력과 덩치를 키우고, 각종 첨단 사양을 탑재했다. 그런데도 싼타페 하이브리드와의 연비 차이가 약 1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같은 디 올 뉴 팰리세이드 2.5 터보 모델과의 비교에서도 명확히 알 수 있다. 7인승 AWD 18인치 휠을 단 2.5 터보 모델의 복합 연비는 8.7km/L, 하이브리드 모델은 12.5km/L로 30% 정도 높다. 두 모델 모두 똑같이 5,800rpm에서 나오는 최고출력은 각각 281마력과 334마력으로 하이브리드 쪽이 53마력, 19%가량 강하다. 출력이 되려 높아졌음에도 연비 차이가 더 큰 것은 분명 하이브리드 모델의 장점이 된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달리는 모습

최대토크 차이는 의미가 더 크다. 2.5 터보 모델은 1,700~4,000rpm까지 43.0kgf·m를 낸다.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의 저회전 토크가 더해져 1,000rpm부터 46.9kgf·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기 시작하고, 고회전까지 시원하게 돌아가는 엔진 덕에 4,500rpm까지 이 숫자가 이어진다.


숫자로는 3.9kgf·m의 작은 차이지만,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훅 밀어내는 느낌은 전기 모터가 아니면 만들기 힘들다. 실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2.5 터보 모델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목적지를 왕복하며 시승하는 동안, 두 파워트레인의 명확한 차이에서 오는 즐거움은 숫자 이상의 것임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모습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실제로 운전하면서 느끼는 장점들이 훨씬 많다. 특히 하이브리드 특화 사양인 e-모션 드라이브가 그랬다.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급가속할 때 앞뒤 흔들림을 제어하는 e-라이드, 차의 덩치를 잊게 하는 e-핸들링과 e-다이내믹 토크 벡터링 등은 반응 빠른 파워트레인과 어우러져 달리는 맛을 더했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을 때는 5~6km/L까지, 넉넉한 출력에 맞는 연비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중저속 주행이 주를 이루는 도심 또는 교외의 완만한 도로에서 엔진 개입을 최소화하는 EV 모드를 적극적으로 쓰고, 속도를 부드럽게 제어한다면 계기판에서 15~19km/L의 연비를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렇듯 무게와 크기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우수한 연비와 함께 넉넉한 힘까지 갖췄다는 건, 비록 패밀리 SUV지만 ‘한 번쯤’ 제대로 달리고 싶은 드라이버의 로망을 이뤄주겠다는 의도가 아닐까 싶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뒷모습

하이브리드라면 그저 높은 연비가 최고이던 시절이 있었던 것도 분명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디 올 뉴 팰리세이드에 같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으로 봐도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높은 연비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으나, 최근에는 ‘연비는 물론이고 재미도 챙겼으면 좋겠다’라는 평가가 많아지며 달라지고 있다. 즉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달릴 때는 확실하게 재밌고 평소에는 연비를 챙기는 것이 대세다.


이런 관점에서 분석했을 때,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플래그십 SUV의 위치를 지키며 원래의 목적을 잘 이룬 차다. 시장의 변화를 잘 읽어 과감한 변화를 추구했고, 다양한 신기술을 탑재해 한층 쾌적하고 편안한 이동 경험을 구현했다. 게다가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9인승 사양까지 제공한다. 6인 이상이 함께 이동하면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고, 사업자라면 다양한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성능과 효율, 그리고 여럿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폭넓은 혜택을 주는 차가 바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다.

글. 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컨설턴트)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티뷰론 일기], [69년식 랜드로버 복원기] 등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기사를 쓰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으며 딜러로 자리를 옮겨 영업 지점장도 맡았다. 지금은 현업의 경험과 이론을 모두 갖춘 칼럼니스트 및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