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7.25 현대자동차
‘도전’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에서는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걸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하는 것’, ‘가치 있는 일이나 목표를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 역시 도전의 의미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죠.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2015년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 역시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WRC, TCR 등 경쟁사들이 지배하고 있던 정상급 모터스포츠 무대에 뛰어들어 의미 있는 성과를 냈고, 전 세계 고성능 자동차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동화 시대로 들어선 지금은 우수한 주행 성능과 운전의 즐거움을 갖춘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이며 자동차 업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이 현대 N의 팬으로 거듭나는 원동력을 마련했습니다. 경기도에 위치한 튜닝샵 겸 모터스포츠 팀 ‘디스펙(Dspec)’을 이끄는 조선구 씨도 N의 매력에 푹 빠진 인물입니다. 그에게 N은 단순한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를 넘어, 한계 없는 도전을 같이하는 동반자로 자리하고 있죠.
조선구 씨는 어린 시절 레이싱 드라이버를 꿈꿨을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성인이 된 이후에는 드리프트 종목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선수로 활약했죠. 동시에 자동차 정비나 튜닝에도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직접 만든 자동차로 레이스에 나가는 것이 목표였어요. 집안 사정으로 남들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트랙 주행을 즐기고 튜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결국 꿈을 이루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튜닝샵도 그때 만난 사람들과의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동호회 느낌이었지만, 튜닝과 운전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사업으로 확장했죠.”
선수 활동을 하면서 조선구 씨는 다양한 종류의 고성능 자동차를 경험해 왔습니다. 그만큼 자동차의 주행 성능과 운전 재미에 대해서는 무척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죠. 그가 현대 N을 만났을 때의 첫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했습니다.
“고성능 자동차는 보통 진입 장벽이 높잖아요. 좁고 불편하고, 승차감도 편치 않죠. 현대 N은 이 문턱을 정말 크게 낮췄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수한 주행 성능과 탁월한 운전 재미를 합리적인 가격대로 만날 수 있게 해 준 것이죠. 평소에 데일리 카로 쓰기 좋은 상품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트랙 주행을 위한 요소들이 기본적으로 탑재된 점도 좋았어요. 랩타임이나 G-포스 등의 주행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기능을 예로 들 수 있죠. 출고 상태에서 이 정도로 트랙 주행에 준비된 차는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조선구 씨는 퍼포먼스 블루 색상을 기반으로 독특한 리버리(개인이나 소속팀을 드러내기 위해 별도로 부착한 외부 장식)를 더한 아반떼 N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차가 활약하고 있는 무대는 뜻밖에도 한국이 아닌 일본입니다. 매년 초 일본 츠쿠바 서킷에서 열리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타임어택 대회인 ‘어택 츠쿠바(Attack Tsukuba)’에 참가하고 있죠. 함께 달리며 순위를 겨루는 것이 아닌, 참가자들이 한 대씩 주행하며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 시합입니다.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그가 아반떼 N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저희 팀은 2023년부터 어택 츠쿠바에 도전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제조사의 차량으로 출전했습니다. 성능은 뛰어났지만, 그 차가 가지고 있는 지향점이 저희가 추구하는 것과는 조금 달랐어요. 그 뒤로 아반떼 N을 경험해봤는데, 기본적인 완성도가 무척 뛰어난 데다 튜닝 잠재력도 우수하다고 느꼈습니다. 아반떼 N이라면 더 빠른 기록을 내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이듬해 아반떼 N과 출전하기로 마음먹었죠. 일본 레이스 무대에 현대차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어택 츠쿠바에 참가하기 위해, 조선구 씨는 뜻을 함께하는 자신의 팀원들과 차를 배에 싣고 일본으로 직접 가져갔습니다. 일본에 도착한 뒤 현지에서 협업하는 엔지니어들과 함께 대회 직전까지 차량을 꼼꼼히 세팅했죠.
“저는 2022년 이후로 선수 생활에서 은퇴했습니다. 따라서 대회에서 직접 운전을 하진 않아요. 하지만 선수 시절 쌓은 노하우를 발휘해 드라이버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어떤 전략을 구성할지 상의할 수 있죠. 차량의 세팅도 직접 손보며 주행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팀원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택 츠쿠바 대회가 열리는 츠쿠바 서킷은 총 길이가 2km 남짓인 작은 트랙입니다. 하지만 저속 코너와 고속 구간이 연달아 펼쳐지는 테크니컬한 구성으로 공략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이곳에서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차량의 성능과 드라이버의 실력 모두 최상의 상태로 준비되어야 합니다.
“츠쿠바 서킷에서 빠르다고 평가받는 랩타임의 기준은 1분입니다. 한 바퀴를 도는 데 1분 미만의 기록이 나와야 하죠. 이 대회에 참가하는 차들은 각양각색이지만, 모두 1분 미만의 랩타임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조선구 씨의 설명에서 어택 츠쿠바에 도전하는 팀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디스펙 팀의 아반떼 N은 2024년 대회에서 1분 1초 7, 올해 대회에서는 1분 0초 3의 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비록 1분의 벽은 간발의 차로 넘지 못했지만, 조선구 씨는 “기록을 조금씩 단축하면서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어 뿌듯하다”라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눈앞까지 다가온 1분 돌파를 현실로 이루기 위해 디스펙 팀은 2026년 어택 츠쿠바 대회를 철저하게 대비할 예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아반떼 N의 튜닝이 일반도로 주행에서도 편안한 스트리트 튜닝 수준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아반떼 N의 잠재력을 다 끌어내지 않았는데도 동급의 일본 고성능 자동차보다 빠른 기록을 세웠죠. 타임어택을 위해 본격적인 튜닝에 들어가면 기록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조선구 씨의 설명입니다.
조선구 씨의 도전은 고성능 전기차의 영역까지 확장됐습니다. 올해 대회에는 아반떼 N뿐 아니라 아이오닉 5 N으로도 참가한 것입니다. 디스펙 팀의 아이오닉 5 N은 서스펜션, 브레이크 정도의 간단한 튜닝만으로 59초 8을 기록하며 현장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참고로, 현대 N 역시 같은 대회에 아이오닉 5 N TA(타임어택) 스펙으로 참가해 57초 446의 랩타임을 작성하며 전기차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원래는 지난해 대회부터 아이오닉 5 N으로 출전할 계획이었습니다. 아반떼 N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차량을 직접 가져가려고 했죠. 하지만 당시 해운사 규정상 전기차를 배에 싣는 게 힘들어 결국 일본으로 가져갈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올해는 아이오닉 5 N을 현지에서 구입해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아반떼 N과 마찬가지로 1분의 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바로 좋은 결과를 얻어 뿌듯합니다.”
조선구 씨의 도전과 활약은 현대 N과의 직접적인 협업으로도 이어졌습니다. 현대 N은 아이오닉 5 N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화려한 드리프트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IONIQ 5 N Drift Spec) 쇼카 제작 프로젝트’의 경쟁 입찰을 진행했습니다. 조선구 씨와 디스펙 팀원들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현대 N의 방향성에 매료돼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쇼카 제작사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일단 전기차로 드리프트를 한다는 내용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남들이 해보지 않은 분야에 도전하는 현대 N의 자신감에도 큰 인상을 받았죠. 차량의 개발 방향성과 최종 목표를 들은 뒤 이 프로젝트에 꼭 참여해서 함께 성공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구 씨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서 말했습니다.
현대 N이 제시한 방향성 아래, 조선구 씨와 디스펙 팀은 다양한 드리프트 튜닝카를 제작해 온 노하우를 담아 현대 N 고성능마케팅팀, 남양기술연구소와 함께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을 완성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조선구 씨는 오랜 선수 경험을 살려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의 드라이버로 나서기도 했죠. 아이오닉 5 N의 월드 프리미어 장소였던 2023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 현장을 비롯해 일본, 호주, 독일 등 현대 N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한 글로벌 공식 행사에서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으로 화려한 드리프트를 선보였습니다.
아이오닉 5 N의 데뷔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현대 N은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맞이해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를 다시 한 번 찾았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현대 N은 아이오닉 5 N에 이은 두 번째 전동화 고성능 모델, 아이오닉 6 N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조선구 씨는 현대 N과 함께 제작한 ‘아이오닉 6 N 드리프트 스펙(IONIQ 6 Drift Spec)’으로 전 세계 팬들 앞에서 역동적인 드리프트를 펼쳤습니다.
“아이오닉 5 N에 이어, 아이오닉 6 N도 드리프트 스펙을 제작한다는 소식을 현대 N으로부터 들었을 때는 무척 설렜습니다. 디자인부터 주행 성능까지, 원하는 목표가 분명했죠. 더 수준 높은 드리프트카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현대 N으로부터 듣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물론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일정이 빠듯했거든요. 하지만 현대 N과 다시 한 번 가슴 뛰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적인 드리프트 차량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차량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구 씨는 드리프트 쇼카 제작을 위해 아이오닉 6 N을 처음 만났을 때 정말 놀랐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리프트를 한층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 감동했어요. 차세대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적용한 덕분에 코너링 성능과 한계주행 능력이 한층 강화됐고, 개선된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덕분에 세세한 부분을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이오닉 6 N 드리프트 스펙은 튜닝 과정에서 전륜 모터 개입을 없애기 위해 전륜 드라이브 샤프트를 제거하여 완전한 후륜구동 차량으로 만들었고, 전륜에 전용 타각 킷을 장착해 최대 66°의 조향 각도를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드리프트를 위해 새로 태어난 셈이죠.”
조선구 씨의 설명처럼, 아이오닉 6 N 드리프트 스펙은 이번 쇼런을 위해 대대적인 작업을 거쳤습니다. 전륜 모터의 개입을 없앤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조선구 씨는 아이오닉 6 N 드리프트 스펙의 제작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전기차는 튜닝의 자유도가 제한적이라 외부 업체에서 작업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연구소와의 협업이 필요한 이유죠. 특히 이번에는 보다 완벽한 드리프트를 위해 많은 요구 사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양연구소 내부에서 많은 연구와 테스트 끝에 주문한 내용을 모두 구현한 것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 N은 정말 자동차에 진심이구나’ 싶었죠. 이번 프로젝트는 저에게도 새로운 동기를 주는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2년 전보다 완성도 높은 드리프트를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입니다.”
이어서 조선구 씨는 “2년 전과 달라진 건 차량 뿐만이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현장 반응도 훨씬 뜨거웠습니다. 멀리서도 들릴 정도로 아이오닉 6 N 드리프트 스펙에 대한 관중들의 박수와 함성소리가 엄청났습니다. 주행을 마치고 나서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차량에 대해 질문하고, 감동과 응원의 메시지도 전해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현대 N을 응원하는 팬이 정말 많아졌다는 걸 실감했어요.”
사실 조선구 씨는 전기차를 반기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전기차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감성과 재미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이오닉 5 N, 그리고 아이오닉 6 N은 그의 선입견을 완전히 뒤바꾼 계기가 됐습니다.
“현대 N의 전동화 모델은 운전의 짜릿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기차가 가진 특성을 온전히 활용합니다. 내연기관 고성능차보다 재밌는 구석도 많아요.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전기차의 드라이빙 퍼포먼스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또 얼마나 짜릿한 즐거움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이렇게 보면 현대차 역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 같아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동화라는 새로운 영역의 선두에 서서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가 왜 도전이라는 단어에 진심인지, 이렇게까지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조선구 씨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업무로 알게 된 일본 현지 팀 덕분에 2016년부터 일본에서 선수로 활동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차량과 대회 분위기에 적응하고, 뛰어난 수준의 선수들을 따라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도전이었어요. 결국 2018년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거뒀습니다. 어려운 과정을 모두 이겨내고 들어 올린 우승컵이라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죠. 그 뒤로 무엇인가 도전하고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 저 스스로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조선구 씨는 스스로를 ‘도전이 일상이 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매 순간의 도전을 일상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죠.
“특별한 대가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목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노력해 그걸 이루면 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또 도전합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제 인생에 동기와 가치를 부여해요. 여기에 한계는 없습니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선수로서는 은퇴했지만, 제 이름을 걸고 아직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아반떼 N과 함께하는 타임어택 대회도 그중 하나죠. 현대 N의 고성능 전동화 모델 개발과 함께하며, 새로운 시대를 향한 현대차의 도전에 함께하고 있다는 점도 무척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모든 도전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선구 씨는 자동차와 함께하는 삶에 계속해서 새로운 원동력을 주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습니다. 현대 N이 전 세계 다양한 모터스포츠 무대에 도전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동차와 운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즐거운 경험과 남다른 가치를 제공할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죠. 그리고 그의 말처럼 도전에 절대로 한계는 없습니다. 끝없는 도전을 향한 조선구 씨와 현대 N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글. 최현진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