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70 전동화모델 NVH 시험 모습 GV70 전동화모델 NVH 시험 모습

2025.07.24 현대자동차그룹 분량6분

정숙함을 넘어 감성적인 이동 경험을 완성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NVH 기술 혁신

전기차의 감성 품질을 높이기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는 멈추지 않는다. 환경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무향 시험실에서부터 다양한 조건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가상공간까지, 안락하고 쾌적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NVH 성능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GV70 전동화모델 NVH 시험 모습과 VR 시험 모습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는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최근 자동차 소비자 조사기관인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은 현대차 아이오닉 5를 최고의 전기차로, 기아 EV9을 최고의 3열 전기차로 선정했다. 또한, J.D. 파워(J.D. Power)의 ‘2025 전기차 만족도 조사(EVX, Electric Vehicle Experience Ownership Study)’에서도 현대차 아이오닉 6가 일반 브랜드 1위, 기아 EV6가 2위, 현대차 아이오닉 5가 4위를 기록하면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아이오닉 6 J.D.파워 수상 모습

현대차 아이오닉 6는 J.D. 파워의 전기차 만족도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1위로 선정됐다

현대차그룹 전기차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배경에는 높은 고객 만족도가 있다. 이는 단순히 성능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고객이 기대하는 모든 부분에서 세심한 품질 구현이 필요하며, 이는 단편적인 성능을 넘어 감성 품질의 영역이기도 하다. 특히 전기차 고객이 기대하는 부분 중 하나는 더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 경험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끊임없는 시험을 거듭하며 감성 품질 구현에 힘쓰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진동과 소음을 정밀하게 제어해 주행의 편안함을 높이는 ‘로드노이즈 시험실’과 ‘몰입음향 스튜디오’를 찾았다.

로드노이즈 시험실, 타이어에서 시작되는 진동과 소음을 잡아내는 곳

GV70 전동화모델 NVH 시험 모습

로드노이즈 시험실에서는 신차 개발의 기초가 되는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이하 NVH) 성능 확보를 위해 노면가진(주행 중인 자동차가 노면의 불규칙성으로 인해 받는 진동)을 모사해 실내 소음을 평가한다. 시험실의 규모는 10×14m로 소리의 반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음재로 마감되어 있으며 차량을 구동할 수 있는 샤시 다이나모미터(Chassis Dynamometer)를 갖추고 있다. 차량의 타이어와 맞닿은 다이나모미터의 롤(원통)에는 실제 노면을 본뜬 패치가 붙어 있다. 이 패치는 노면을 그대로 구현해 다양한 도로 특성을 재현한다.

로드노이즈는 자동차가 주행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주요 원인은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과 진동이다. 특히 로드노이즈는 노면 조건에 따라 소음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 같은 타이어라도 노면의 마찰력과 하중 특성이 변하면 타이어가 발생시키는 가진력(타이어가 전달하는 진동)이 현가장치 및 차체에 전달되어 증폭되기 때문이다.

(1) 도로를 완벽히 복사하다 

노면 조건마다 달라지는 로드노이즈를 정확히 측정하고 분석하려면 다양한 환경에서의 시험이 필요하다. 실제 도로 주행 시험은 장소와 기상 등 변수의 제약이 있지만,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날씨와 관계없이 환경 조건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실내에서 시험이 가능하다. 또한, 동일한 상황을 반복 재현할 수 있어 빠른 개발을 돕는다.

GV70 전동화모델 NVH 시험 모습

롤러 표면에 실제 도로 표면을 본떠 만든 패치를 부착해 다양한 노면에서의 반응을 평가할 수 있다

로드노이즈 시험에 사용하는 패치는 거친 노면로, 요철로, 고운 노면로 등 실제 도로 표면을 모사한 것이다. 실제 주행과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패치 제작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패치를 만들 때는 3D 카메라를 활용해 주요 도로의 노면 거칠기를 스캔하고,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등 재료의 반발계수를 고려해 최대한 실제 노면과 동일하게 만든다.

NVH 시험을 위해 실내공간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모습

차량의 성격에 따라 설치하는 마이크의 위치와 개수가 달라진다

로드노이즈는 부밍음, 공명음, 럼블음, 고주파음 등으로 구별되는데, 노면에 따라 타이어의 접지 및 마찰 특성이 달라져 음색에도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정속, 가속, 감속 등 여러 주행 시나리오에 맞춰 이를 확인한다. 로드노이즈 측정 위치는 차량 실내 운전석이 기준이다. 뒷좌석 비중이 높은 모델은 뒷좌석 승객의 양쪽 귀 위치에도 마이크를 부착한다. 

(2) 진동 제어로 로드노이즈를 다스리다

로드노이즈를 줄이는 것은 타이어 제조사의 역할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자동차 제조사의 노하우이기도 하다. 일차적으로 로드노이즈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타이어다. 그러나 현가장치와 차체가 타이어로부터 전달되는 진동을 흡수하지 못한다면, 가진력이 증폭되어 로드노이즈가 커질 수 있다.

GV70 전동화모델 NVH 시험 모습

가령 타이어의 진동이 현가장치로 전달될 때 부시류 등의 진동 감소 성능이 미흡하다면, 진동은 현가장치를 통해 차체까지 전달된다. 그리고 트림 등 내장재로 흡차음이 어려운 500Hz 미만의 주파수 대역은 운전자와 승객에게 불쾌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타이어에서 생기는 진동이 NVH는 물론 연비, 핸들링, 주행의 편안함 등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안락하고 편안한 주행 성능을 완성하기 위해 종합적인 기구학적 설계기법으로 차량의 하부 부품과 부시류의 최적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휠과 타이어가 장착되는 허브 및 너클부의 진동이 차체에 그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절연 성능 및 위상 관계를 파악하고, 운전자가 느끼는 진동 현상의 계측값을 분석해 감성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소음진동기술팀의 연구원들

(왼쪽부터) 소음진동기술팀 조문환 책임연구원, 위영진 책임연구원, 박상범 파트장, 오치성 책임연구원, 이민욱 연구원, 서재준 팀장, 홍경록 책임연구원, 이진형 책임연구원

전기차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 감각이다. 엔진음이 없는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외부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NVH 설계가 요구된다. 주행 중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로드노이즈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그룹 소음진동기술팀은 흡차음재와 다양한 부품을 분석하며 로드노이즈 시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더욱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 경험을 완성하고 있다.

몰입음향 스튜디오,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정교한 사운드 테스트

몰입음향 스튜디오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의 사운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시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VR 기기와 공간음향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차량 개발의 전 과정에서 다양한 음향 특성을 검증하며, 신차 개발의 효율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가상환경 평가실에서는 실제 시험 환경과 동일하게 구현된 3D 가상공간에서 공간음향 형태로 재현된 엔진음, 풍절음, 로드노이즈 등 다양한 사운드를 평가한다. 이를 통해 고객이 체감하는 감성 품질까지 고도화할 수 있다.

가상환경 평가실에서 VR 시험을 하는 모습

(1) 가상현실로 구현한 사운드 분석 환경

가상환경 평가실에서 사용하는 VR 속 공간은 외부시험로, 모형로, 반무향실, 터널, 교차로, 실내 주차장 등 다양한 환경이 구현돼 있다. 3D 게임 제작에 널리 쓰이는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가상공간을 구축한 것으로, 자동차 개발 과정에 VR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예컨대 VR을 이용하면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세계의 여러 팀 또는 연구소와 합동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VR 환경을 도입한 이유는 감각 편향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오감을 통해 정보를 종합적으로 인식하지만, 특정 감각만으로 자극을 받을 경우 실제와 다른 강도로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지한 상태에서 시속 100km의 주행음을 실제와 동일한 크기로 들려주면 더 크게 인식한다. 반면 VR을 통해 차량 주행 장면과 같은 시각 정보를 함께 제공하면 실제 주행과 유사한 감각으로 소리를 평가할 수 있다.

VR 시험에서 소리를 시각화한 모습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반무향실을 구성하고, 소리가 어떻게 퍼져 나가는지 시각화할 수 있다

한편, 가상환경 평가실은 소리를 시각화해 분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사전에 녹음된 음원을 재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차량의 음향 전달 특성까지 반영한 버추얼 사운드로, 실제 사운드와 함께 소리의 특성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현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보행자 보호음경고음(AVAS)은 스피커 장착 위치에 따라 보행자가 느끼는 소리가 달라지는데, 가상환경 평가실에서는 고객이 경험하는 청각 정보를 시각 정보와 함께 재현해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차량 실내에서 헬멧 마이크 장비로 녹음하는 모습

이와 같은 사운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가상의 사운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선 실제 차량의 소리를 녹음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는 정밀한 음향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동원된다. 가령 공간음향을 녹음할 때는 64개의 수음 센서가 밀집된 구형 마이크 어레이를 사용해 입체적인 소리를 수집한다. 또한 운전자 위치에서 녹음할 때는 자체 개발한 헬멧 마이크 장비를 착용해, 운전자가 실제로 듣는 수준의 로드노이즈와 실내 유입음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몰입음향 청취실

(2) 미래 모빌리티 사운드를 설계하는 공간 

몰입음향 청취실은 차량 NVH, 주행 사운드 등의 측정이나 해석 결과를 공간음향으로 가청화하는 곳이다. 3차원 스피커 어레이와 실시간 제어 시스템을 이용해 4차 앰비소닉(25채널),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7.1.4채널) 모드를 바꾸며 청취가 가능한 ‘가변형 공간음향 스피커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몰입음향 청취실의 다양한 스피커

남양연구소 몰입음향 청취실은 세계 최초로 앰비소닉과 돌비 애트모스를 동시에 지원한다

앰비소닉과 돌비 애트모스 방식에 따라 스피커 배치는 다르게 설정된다. 앰비소닉은 단일 지점에서 측정된 공간의 음장 특성을 수학적인 분석과 조합 과정을 통해 가장 유사하게 녹음하고 재현하는 기술이다. 한편 돌비 애트모스는 음악이나 영화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감상할 때 각 음원 요소들을 제작자가 의도하는 방향에서 재생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자동차의 NVH 개발에는 앰비소닉, 엔터테인먼트 개발에는 돌비 애트모스를 주로 사용한다.

몰입음향 청취실에서 VR 시험을 하는 모습

몰입음향 청취실의 목적은 실제와 가까운 현장감을 주는 공간음향을 구현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실제 주행에서 느끼는 사운드의 공간감과 현장감을 정밀하게 재현해, 차량 소리에 관련된 모든 개발과 시험에 활용된다. 또한 고객이 실제로 듣는 소리를 동일하게 평가할 수도 있다. 덕분에 고객 중심의 의사 결정이 가능하며, 해외 연구소와 사외 협력사와의 합동평가를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네시스소음진동해석팀 연구원들

(왼쪽부터) 제네시스소음진동해석팀 김동민 연구원, 노정욱 책임연구원, 류태산 연구원, 박종서 책임연구원, 남호석 책임연구원, 복다미 책임연구원, 김현석 팀장

한편, 차량 사운드 개발을 도맡고 있는 현대차그룹 버추얼사운드그룹은 미래 모빌리티를 대비한 가상 음향 환경 구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의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필요에 따라 실내 좌석의 방향이나 배치가 수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운드 제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고객에게 일관되고 품질 좋은 사운드를 제공하려면 다양한 조건에서의 시험이 필수적이다. 버추얼사운드그룹은 이러한 시험을 가상 음향 환경에서 수행함으로써 변화하는 모빌리티 환경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전 세계에서 새로운 수상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뛰어난 성능의 전기차가 아니라,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에는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고자 하는 모든 연구진의 노력이 담겨 있다. 현대차그룹의 종합 R&D 컨트롤 타워인 남양기술연구소에서는 날씨와 시간,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완성도 높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이 계속될 것이다.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