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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1 현대 모터스포츠팀 분량8분

[2025 WRC 8R] 오트 타낙, 홈그라운드 에스토니아 랠리에서 챔피언십 선두로 부상하다

시즌 후반을 시작하는 제8전 에스토니아 랠리는 핀란드와 함께 고속 그레이블 랠리로 유명하다. 이번 경기에서 신예 솔베르그는 쟁쟁한 경기력으로 개인통산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현대 월드랠리팀의 타낙과 누빌은 더블 포디엄을 차지해 실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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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랠리에서 전반기를 마감한 2025 WRC는 제8전 에스토니아 랠리로 후반기를 시작했다. 에스토니아는 핀란드 랠리와 함께 WRC를 대표하는 고속 그레이블 이벤트다. 영토 서쪽으로 발트해, 동쪽으로는 러시아와 인접한 에스토니아는 2004년부터 유럽연합의 일원인 북유럽의 작은 나라다.

에스토니아 랠리는 에스토니아에서 열리는 가장 큰 모터스포츠 이벤트로 2010년 시작되었으며, 2014년부터 ERC(European Rally Championship), 2020년부터 WRC 캘린더에 이름을 올렸다. 시기상 핀란드 랠리 직전에 열리는 데다 노면 특성이 비슷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핀란드 랠리 준비를 위한 연습에 자주 활용되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에스토니아 랠리는 이번에도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 타르투(Tartu)에서 개최된다. 스테이지는 오테파, 엘바, 카네피, 카스트레, 페이프시아레 등 주변 도시를 경유한다.

경기 코스 요약 인포그래픽

에스토니아 랠리는 대표적인 고속 그레이블 코스다. 에스토니아 남부의 구릉지를 따라 달리는 숲 길은 넓은 고속 구간과 비좁은 테크니컬 구간이 뒤섞여 있다.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꼼꼼한 페이스노트와 빠르고 정확한 판단 및 운전이 요구된다. 평균 속도가 시속 120km를 넘나드는 만큼 실수했을 때 복구할 여지가 적고, 착지점을 확인할 수 없는 블라인드 점프들이 드라이버를 숨 쉴 틈 없이 몰아붙인다. 

현대 월드랠리팀 선수들

에스토니아 랠리는 타낙이 최다승을 기록한 홈그라운드인 만큼, 직전 랠리 우승에 이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현대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에서는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과 오트 타낙(Ott Tänak), 아드리안 포모(Adrien Fourmaux) 세 명을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에스토니아는 타낙의 홈그라운드다. 그는 지난 2014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승으로 에스토니아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팀 전체적으로 보아도 최근 4년에 걸쳐 7번의 포디엄 피니시를 기록할 만큼 성적이 좋다. 타낙은 모국 경기를 앞두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에스토니아 랠리는 고속 그레이블 이벤트 2연전의 첫 번째로 제가 랠리를 시작한 곳이기 때문에 즐겁게 임할 수 있습니다. 주행 속도가 빠르며 근소한 차이의 싸움이 될 것입니다. 매우 정확한 세팅과 밸런스가 요구되죠. 에어로다이내믹 패키지도 우승의 열쇠가 될 거예요.”

현대 월드랠리팀 아드리안 포모

전년도 드라이버 챔피언 누빌(왼쪽)이 활약을 예고했고, 그리스 랠리에서 3위에 오른 포모는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누빌은 최근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면서 챔피언십 5위로 밀려났다. 그래도 에스토니아에서는 2021년과 2023년 포디엄에 올랐던 전적이 있다. “시즌 초반은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이었지만 힘든 결과가 이어졌습니다. 그래도 그리스에서는 머신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살려야만 합니다. 에스토니아는 분위기가 대단하고 저 역시 포디엄에 올랐던 이벤트예요. 여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어야 합니다”라며 결의를 드러냈다.

그리스에서 오랜만에 3위에 오르며 연속 리타이어의 부담에서 벗어난 포모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에스토니아 랠리 성적은 팀으로서도 중요합니다. 저도 자신 있고요. 에스토니아 노면은 핀란드보다 부드럽고, 비가 내리면 금세 깊게 파입니다. 여기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밀함이 필수입니다. 팀에게 많은 점수를 가져오기 위해 다시 포디엄을 노릴 겁니다.”

8전 에스토이라 랠리에 참가한 선수들

토요타는 이번에도 5대의 랠리1 차량을 준비했지만 드라이버진에 변화가 있었다. 엘핀 에반스(Elfyn Evans), 칼레 로반페라(Kalle Rovanperä), 다카모토 가츠타(Takamoto Katsuta), 별도 팀의 사미 파야리(Sami Pajari)는 그대로다. 팀 득점 담당은 에반스와 로반페라다. 로반페라는 에스토니아에서 타낙에 이은 3번의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토요타는 파트타임 드라이버로 올리버 솔베르그(Oliver Solberg)를 앉혔다.

M-스포트 포드에서는 그레고와 뮌스터(Grégoire Munster), 조쉬 멕컬린(Josh McErlean) 그리고 파트타임 드라이버인 마틴스 세스크스(Mãrtiņš Sesks)가 연속 출전한다. 2년 전 에스토니아에서 뮌스터는 주니어 WRC로 출전해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옆 나라 라트비아 출신인 세스크스도 이런 종류의 노면에는 매우 익숙하기 때문에 팀의 기대를 모았다.

DAY 1 – 누빌, 스페어 타이어 없는 승부수로 1위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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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목요일 저녁. 타르투 도심 북부 마요라아디 공원에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공원을 가로지르는 그레이블과 타막 혼합 노면이지만, 레이아웃이 달라지고 길이도 절반 정도인 1.76km로 짧아졌다. 코스는 중저속 코너가 대부분이며, 길가를 따라 늘어선 바위들이 코너컷을 제한한다. 길이는 짧아도 상당히 험난한 코스여서 리타이어하는 참가자도 종종 나온다.

지난 랠리에서 포디엄에 오른 포모는 한결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셰이크다운 주행을 이어갔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많은 관중이 모여든 오프닝 스테이지에서 누빌이 톱타임을 기록했다. 스페어 타이어를 싣지 않는 도박으로 무게를 덜어낸 누빌이 에반스를 0.5초 차로 누르고 가장 먼저 선두로 올라섰다. “별거 아닙니다. 중요한 날은 내일부터지요. 우리의 목표는 차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빠르게 달리는 겁니다. 결국은 포디엄이 목표예요.” 에반스 뒤에는 0.1초 차로 타낙이 위치했고, 로반페라가 4위였다. 현지 출신인 WRC2 클래스의 로버트 비르베스(Robert Virves)가 깜짝 5위에 들었고, 포모는 12위로 첫날을 마감했다.

DAY 2 – 타낙과 누빌, 질주하는 솔베르그를 추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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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금요일 아침. 참가자들은 타르투 북쪽으로 달려 이번 경기 중 가장 긴 24.35km의 페입시애레(Peipsiääre)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이어지는 무스트베(Mustvee)까지 반복해 오전에 4개 스테이지를 치른 후 오후에는 타르투 남쪽의 캄비야(Kambja)를 두 번 달린 후에 엘바 시내의 단거리 스테이지에서 하루를 마감했다. SS2~SSS8 7개 스테이지의 합산 거리는 120.64k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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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페입시애레는 초반에 좁고 기술적인 구간으로 시작해 인공 점프대가 설치된 채석장을 지난다. 이후 평탄한 비포장을 전속력으로 달리며 도중에 포장도로를 두 번 만난다. 후반에는 다시 좁고 기술적인 구간으로 바뀌는데, 코스 환경이 급변하기 때문에 리듬과 빠른 적응이 관건이다. 이어지는 무스트베는 기존 스테이지에서 초반과 후반 레이아웃이 재설계되고 방향도 반대다. 초반에 빠르고 넓은 길에서 시작해 도랑이 있는 숲길로 이어지며, 4.7km 지점의 교차로를 지나 새로운 자갈길이 등장한다. 6.4km 지점의 포장도로를 지난 이후 숲길에서 속도가 높아져 8km 지점부터는 급격하게 노폭이 좁아진다.

복귀한 솔베르그의 신들린 주행 속에 타낙 역시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오프닝을 잡은 것은 놀랍게도 3년 만에 랠리1 클래스로 돌아온 솔베르그였다. 페입시애레에서 열린 SS2와 SS4를 잡아냈다. 타낙은 핸들링 문제에도 불구하고 무스트베에서 2번 승리했지만 솔베르그를 잡을 수는 없었다. 솔베르그가 오전을 선두로 마쳤을 때 타낙이 8.5초 차이로 2위였고, 로반페라, 누빌이 뒤를 이었다. 언더스티어에 고전한 가츠타가 5위였고 도로를 청소하느라 페이스가 떨어진 에반스가 6위, 포모, 파야리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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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SS6과 SS7로 준비된 캄비야는 다재다능함이 요구되는 진정한 시험의 무대다. 흐르는 자갈길과 연속 점프 구간 그리고 모래가 깔린 테크니컬 구간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전적인 스테이지를 23.74km 달려야 한다.


SS6에서는 세팅을 바꾼 포모가 톱타임을 잡으며 에반스를 밀어내고 종합 6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같은 코스를 반복한 SS7에서는 다시 솔베르그가 가장 빨랐다. 이제 타낙과의 시차가 13.7초로 벌어졌다. 포모는 솔베르그에 0.3초 뒤진 기록으로 가츠타를 밀어내고 5위로 부상했다. 가츠타는 언더스티어와 인터콤 문제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금요일 후반부에 접어들자 누빌이 무서운 기세로 페이스를 올렸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금요일을 마감하는 SSS8 엘바린(Elva Linn)은 올해 처음 개최되는 새로운 스테이지다. 엘바 시내의 포장도로에 마련된 1.72km의 단거리 스테이지는 가파른 코너를 여러 개 지난 후 마지막에 도넛 턴을 2바퀴 반 돌아야 하는 섹션이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엘바린을 잡은 것은 누빌이었다. 다만 단거리 스테이지라서 상위 8위까지의 기록 차이가 1초 이내였다. 금요일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솔베르그가 종합 선두를 달렸다. 2위 타낙과의 시차는 12.4초. 타낙의 1.8초 뒤에 누빌이 뒤따랐고 로반페라, 포모, 가츠타, 에반스, 파야리, 세스크스, 멕컬린이 뒤따랐다.

DAY 3 – 솔베르그, 타낙·누빌의 추격에도 선두를 지켜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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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토요일은 21.45km의 라니차(Raanitsa)에서 시작해 카네피(Kanepi) 스테이지를 반복해 달리며 오전을 마무리했다. 오후에는 오테파(Otepää)와 카라스키(Karaski)를 반복한 후 첫날 달렸던 타르투 시내 스테이지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SS9~SSS17의 9개 스테이지 합산 거리는 125.76km였다.


이날에도 솔베르그의 질주는 계속되었다. 오프닝 SS9에서 솔베르그가 다시 톱타임을 기록하는 사이 타낙은 시케인에서 장애물과 충돌하며 소중한 시간을 잃었다. 누빌이 종합 2위 자리를 이어받았다. 다행히 타낙은 6초 정도 손해보는 데 그쳐 종합 3위를 기록했다. 솔베르그는 SS10과 SS11까지 3연속 톱타임이라는 놀라운 페이스로 리드했다. 타낙은 SS10 카네피에서 누빌보다 3.2초 빠른 기록으로 종합 2위로 복귀했다. 이어진 SS11에서는 다시 누빌이 타낙을 밀어내며 현대팀 두 선수는 0.5초도 안 되는 근소한 시차를 두고 치열한 2위 경쟁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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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12에서는 타낙이 가장 빨랐다. 하지만 솔베르그와의 시차를 고작 0.5초 줄이는 데 그쳤다. 타낙은 오전 실수로 범퍼가 파손되며 공력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 “오전에 실수가 꽤 있었어요. 범퍼가 망가지고 공력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아 고속 주행이 까다로웠습니다. 오후에는 상황이 나아지길 바랍니다.” 한편 누빌은 파손된 창문으로 흙먼지가 날아들어 시야 조건이 좋지 않았다.

타낙은 범퍼 파손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며 솔베르그를 끊임없이 추격했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오후를 시작하는 11.15km의 오테파(SS13, SS15)는 비교적 짧지만 다채로운 구성이 특징이다. 초반 2.5km까지 넓고 빠른 구간을 지나고, 3.8km 지점의 대형 점프를 통과하고 나면 고속의 크레스트 지형으로 이어진다. SS14, SS16의 카라스키는 부드러운 중속 코너 구간으로 시작해 2.3km 지점의 가파른 헤어핀을 지난 후 위아래 굴곡이 이어지는 크레스트 지형이 펼쳐진다. 짧은 포장도로에서 잠시 흐름이 끊겼다가 마지막 1km를 남기고 급격히 길이 좁아진다. 

누빌은 꾸준히 타낙의 뒤를 지키며 현대팀의 더블 포디엄 가능성을 높였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SS13 오테파에서는 세팅을 바꾼 누빌이 가장 빨랐고 타낙, 솔베르그가 뒤를 이었다. 현대팀 듀오는 솔베르그와의 거리를 좁히고자 고군분투했지만 실상은 동료 간의 치열한 2위 싸움이었다. SS14 카라스키에서는 타낙이 톱타임을 기록했다. 하지만 솔베르그보다 겨우 0.1초 빨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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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테파를 다시 달린 SS15는 솔베르그, 이어진 SS16은 타낙이 잡으며 일진일퇴가 이어졌다. 목요일 달렸던 타르투 시내에서 하루를 마감한 SSS17에서는 누빌이 가장 빨랐다. 결국 토요일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솔베르그는 금요일에 이어 선두 자리를 지켰다. 타낙이 21초 차이로 종합 2위, 누빌은 4초 뒤에서 추격했다. 4위 로반페라는 누빌과 26.5초 떨어져 있었다. 그 뒤로 포모, 가츠타, 에반스, 파야리, 세스크스, 멕컬린, 뮌스터 순이었다. 한편 WRC2에서는 현지 출신인 비르베스와 린나메(Georg Linnamäe)가 선두를 다투고 코르호넨(Roope Korhonrn), 헤이킬라(Mikko Heikkilä)가 뒤따랐다.

DAY 4 – 우승은 놓쳤지만 실리를 챙긴 현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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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일요일은 새로운 스테이지만으로 구성되었다. 11.79km의 헬레누르메(Hellenurme)에서 아침을 시작한 후 24.2km의 카아리쿠(Kääriku)를 반복해 달렸다. 카아리쿠에서의 2번째 주행은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였다. SS18~SS20의 3개 스테이지 합산 60.19km 구간에서 최후의 승자를 가렸다. 경기 당일 비 예보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었다. 특히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솔베르그는 야리스 랠리1을 웨트 컨디션에서 타본 경험이 없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헬레누르메는 비좁은 노폭과 고속 구간이 특징으로 만만치 않은 코스다. 솔베르그는 일요일 오프닝에서도 빨라 타낙보다 1.6초 앞선 기록으로 종합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타낙이 2번째였고, 상위권이 순위를 유지한 가운데 에반스가 가츠타 5초 뒤까지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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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낙은 랠리 내내 기복 없는 드라이빙을 선보이며 포디엄 등극을 눈 앞에 두었다. 영상: WRC (https://www.wrc.com)

최종 스테이지를 겸하는 장거리 카아리쿠도 새로운 코스였다. SS19 카아리쿠에서 솔베르그는 연속 톱타임으로 자신의 첫 WRC 종합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반면 누빌은 출발선을 넘는 실수로 10초 페널티를 받아 로반페라와의 시차가 9.9초로 줄었다. 


카아리쿠를 다시 달리는 SS20에서 파워 스테이지이자 최종 스테이지가 시작되었다. 비가 그치고 살짝 젖었던 노면이 다시 말랐다. 로반페라가 톱타임을 기록한 가운데 타낙, 솔베르그, 누빌이 그 뒤를 이었다. 솔베르그는 다소 페이스를 늦추었음에도 우승을 차지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타낙이 2위였고 누빌이 3위를 차지했다. 포모는 왼쪽 앞 범퍼와 펜더가 깨진 상태라 5위 자리를 지켜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에반스, 파야리, 세스크스, 멕컬린, 뮌스터가 뒤를 이었고, WRC2에서는 비르베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가츠타는 최종 스테이지 직전 차량 문제로 리타이어했다. 

8전 포디움에 오른 현대팀 선수들

타낙은 결국 솔베르그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2위 자리를 사수하며 챔피언십 포인트 선두에 올랐다

개인 통산 첫 WRC 승리를 차지한 솔베르그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 타는 야리스 랠리1으로 쟁쟁한 선배 선수들과 싸워 거둔 승리여서 상당한 충격이었다. 비록 우승컵은 솔베르그와 토요타가 가져갔지만 실리는 현대팀이 챙겼다. 솔베르그는 이번 시즌 첫 랠리1 도전인 데다 제조사 포인트 담당도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타이틀 경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덕분에 현대팀은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토요타 세력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었다. 특히 타낙은 시즌 중반 이후 페이스가 떨어진 에반스를 1점 차로 밀어내고 챔피언십 선두로 올라섰다. 아울러 제조사 챔피언십 포인트에서는 65점이었던 토요타와의 점수차가 52점으로 좁혀졌다. 


WRC 제9전은 7월 31일부터 8월 3일 동안 핀란드에서 열린다. 에스토니아와 비슷한 고속 그레이블 노면인 핀란드는 로반페라와 토요타 랠리팀의 고향이기도 하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2025 WRC 점수표 인포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