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7.23 기아
완전히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더 기아 PV5(이하 PV5)가 마침내 등장했다. PV5는 ‘모빌리티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이라는 PBV의 의미에 어울리는 특징을 자랑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기존 자동차에서 볼 수 없던 넉넉한 공간과 혁신적인 패키지다.
그동안 우리 곁에 수많은 MPV와 상용차가 존재했지만, PV5처럼 새롭고 혁신적인 공간 및 패키지를 보여준 차는 없었다. 다시 말해 PV5를 기점으로 모빌리티와 관련된 경험이 더욱 확장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PV5는 이런 특징에 어울리는 구성을 자랑한다. 편리한 승하차, 넓은 공간, 놀라운 사용 편의성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면 PV5의 이 같은 특장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된 것일까? MSV엔지니어링솔루션팀의 허만승 연구원, 김주호 연구원, 곽영관 연구원을 만나 PV5의 공간 그리고 패키지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Q. MSV엔지니어링솔루션팀이 PV5의 개발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나?
허만승 연구원 | MSV엔지니어링솔루션팀은 모빌리티에 고객 중심의 사용성과 혁신적인 UX를 구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영역은 크게 패키지 레이아웃(허만승, 김주호 연구원)과 UX(곽영관 연구원)로 나눌 수 있다. 패키지 레이아웃 업무는 고객 중심의 사용성을 구현하기 위해 고객의 목적, 즉 유즈 케이스(Use Case)에 적합한 차량 제원을 설정하고, 최적의 부품 위치를 기획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운전자와 탑승자의 착좌 위치 및 자세, 배터리, 패널 및 각종 트림, 실내 스위치, 전장품 등 주요 레이아웃을 기획하며 설계, 디자인 등 여러 유관 부문과 함께 PV5를 개발했다.
곽영관 연구원 | UX 개발은 고객 중심으로 차량을 기획하는 업무다. 주로 ‘목표 고객의 특성과 니즈 분석’, ‘UX 콘셉트 및 시나리오 기획’, ‘UX 제안 아이템 적용 방안 구체화’, ‘고객에게 효과적인 KSP(Key Selling Points) 전달’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PV5 개발 당시에는 패신저와 카고를 이용하는 고객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고객의 니즈 및 특성뿐만 아니라 차량의 특성까지 모두 고려하여 아이템을 기획하고 개발했다.
Q. PV5는 전장 대비 휠베이스가 길고 운전석은 매우 앞쪽에 위치한다. 이로써 실내 공간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었는데, 이 같은 패키징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적용했나?
허만승 연구원 | PV5의 가장 중요한 상품성은 제원 대비 경쟁력 있는 실내 공간이다. 전장은 4,695mm로 콤팩트한 C세그먼트 차량 수준이다. 이러한 제원에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운전석의 위치였다. 패신저의 경우, 넓은 2~3열 공간을 확보해야 했고, 카고는 격벽 후방의 넓은 적재 공간이 필요했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운전석을 최대한 전방으로 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 페달을 조작하는 운전자의 발 위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PE 룸 내 모터, 감속기 등 부품 위치를 낮춰 최적의 위치를 구현했고, 그 위로 운전자 발 위치를 설정하는 솔루션을 적용해 운전석을 전방으로 200mm 이상 보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스포티지급의 전장 제원을 갖춘 PV5에서 카니발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을 완성했다. 이렇게 완성한 공간은 당연히 동급 최고 수준이다.
Q. PV5의 넓은 공간과 패키징을 가능케 한 비결로 E-GMP.S를 꼽지 않을 수 없다. 패키지 연구원으로서 E-GMP.S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린다.
김주호 연구원 | E-GMP.S는 PV5의 넓은 공간을 구현하는 데 최적의 솔루션이었다. E-GMP.S의 콤팩트한 PE 룸 구성 덕분에 프런트 오버행을 단축하고, 전장 대비 여유로운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연료탱크와 배기계통이 없는 E-GMP.S는 3열 및 트렁크 공간까지 낮고 평평한 저상화 플랫폼이다. 이를 바탕으로 풀 플랫 플로어 구현이 가능해 우리가 목표로 했던 낮은 스텝 높이와 충분한 실내고를 마련할 수 있었다.
Q. PV5에는 수많은 가지치기 모델이 존재한다. 하나의 차량을 기반으로 운행 목적에 최적화된 특성 및 패키징을 구현한 개발 과정이 궁금하다
허만승 연구원 | 이번에 출시한 PV5 패신저와 PV5 카고 외에 향후 출시 예정인 샤시캡, 컨버전 모델까지 구현하기 위해 하나의 차량 기반으로 전혀 다른 패키징을 개발해야 했다. 또한,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차량을 제공하기 위해 같이 쓸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공용화하고, 차별화가 필요한 부분을 확실히 구분해야 했다.
이에 따라 PV5의 B필러 전방 부분은 모든 모델이 공통으로 사용하고, B필러 이후 부분은 고객의 유즈 케이스에 맞춰서 차별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모터와 감속기 등 PE 부품을 차량 전방에 배치하고, 운전석을 최대한 전방으로 옮긴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Q. PV5 패신저와 PV5 카고의 특성을 강화하는 패키지 기술은 무엇인가?
김주호 연구원 | PV5 패신저와 PV5 카고를 비교하면 B필러 이후 실내 트림의 차이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두 모델의 주요 패키징은 거의 동일하다. 예를 들어 운전석 착좌 위치, 패신저와 카고의 넓은 후방 공간, 2열 승하차 편의성을 고려한 낮은 스텝 높이, 와이드한 슬라이딩 도어 열림량, 다양한 수납공간 등은 패신저와 카고 모델을 개발할 때 공통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반면, 실내 V2L 위치나 테일게이트 타입, 리어 범퍼 높이, 보조제동등(HMSL) 위치 등은 과감히 차별화했다. 먼저, 테일게이트의 경우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패신저는 일반적인 SUV와 동일한 리프트업 테일게이트를 적용했다. 반면, 카고는 지게차 사용성 및 차량 후방의 열림 공간, 테일게이트 사이즈 등을 고려해서 양문형 테일게이트로 차별화를 두었다.
아울러 PV5 패신저에서는 2열 승객도 V2L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1열 센터콘솔 후방에 배치했다. 반면, PV5 카고는 카고룸 맨 뒤 측벽에 V2L을 적용했다. 이는 카고룸 안에서, 그리고 차량 외부에서도 V2L을 사용하기에 용이한 위치다. 이 같은 구성을 통해 같은 차체를 사용하면서도 각각의 차별화되는 상품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PV5 패신저는 PV5 카고 수준의 공간 활용성을, PV5 카고는 PV5 패신저 수준의 안전성, 승차감, 고급감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Q. 승객의 편안함과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트 레이아웃 개발에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허만승 연구원 | PV5는 모델에 따라 운행 목적 및 유즈 케이스에 적합한 다양한 시트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를 하나하나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예컨대 1열 시트 위치만 하더라도 개발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았다. 여유로운 후석 공간 확보는 물론, 좁은 골목이나 주택가를 운전할 때 우수한 시계성을 제공할 수 있는 1열 시트 위치 및 착좌 자세를 구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PV5 카고 모델에서는 1열 탑승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1열 시트와 카고룸을 구분하는 격벽 사이 공간을 적절하게 구성하는 일도 필요했다.
3열 시트가 없는 PV5 패신저 2-3-0 사양은 2열 시트 위치 설정 시, 2열 승객 공간과 2열 후방 트렁크 공간의 배분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2열 레그룸을 995mm 확보해 기존 SUV에서 경험할 수 없던 공간을 만들었고, 2열 후방 트렁크 용량도 1,330L(VDA 기준)로 충분히 확보했다. 덕분에 골프백 9개를 충분히 적재할 수 있다.
2열 시트에는 폴드 & 다이브 기능을 적용했다. 그 결과, 2열 시트 폴딩 시 1열 시트백 높이까지는 2,310L, 헤드라이닝 높이까지는 최대 3,615L의 트렁크 용량으로 확장할 수 있다. PV5 패신저에도 화물을 넉넉하게 실을 수 있는 배경이다. 추후 출시될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모델의 3열에는 교통약자를 위해 3열 시트의 쿠션을 분할해 접어 올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에 따라 휠체어 탑재 공간을 확보하면서 3열에 1명의 보호자가 동승할 수 있는 구조를 완성했다.
Q. PV5 패신저 모델 중 1-2-3, 1-2-2는 과감하게 동승석을 없애 적재 공간을 극대화한 구성이 눈에 띈다. 이 같은 패키징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고,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었나?
김주호 연구원 | 가장 큰 목적은 다양한 유즈 케이스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어 승객 5명이 탑승하는 택시에는 5개 이상의 캐리어를 실을 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동승석을 적재 공간으로 구성하면 비슷한 제원의 기존 차량에서 확보할 수 없었던 화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트렁크 공간과 비교해 화물을 싣거나 꺼내기도 용이하다. 물론 전에 없던 콘셉트이다 보니 미관, 화물 수납성, 안전성 등을 동시에 만족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성을 통해 경쟁력 있는 활용성 및 상품성을 갖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과감히 결정했다.
곽영관 연구원 | 동승석 시트가 없기 때문에 후석 승객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동승석 화물 공간은 택시 승객들이 실내에 소지한 채 탑승하고 싶어 하는 액체류, 식품류, 귀중품 등을 외부 노출이나 분실 우려 없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이러한 구성은 실내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승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PV5는 넓은 실내 공간 못지않은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다. 기존 차량과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곽영관 연구원 | PV5 패신저와 PV5 카고 모두 운전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실용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운전석 주변에 크래시패드 상단 트레이, 플로어 언더 트레이, 센터페시아 슬라이딩 트레이, 도어 스커프 트레이, 콘솔 트레이와 같은 수납함을 개발했다. 특히 PV5 패신저에는 개인 수납공간이 부족한 택시 기사들을 고려해 세차용품, 차량 소모품, 공구 등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야 할 물품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러기지 하단에 대형 3분할 트레이를 제공하는 것으로 차별화했다.
반면, PV5 카고에서는 좁은 하역 공간이나 우천 등 외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내에서 카고룸으로 직접 이동할 수 있도록 동승석 팝업 싱킹 시트를 적용하고 워크스루 기능을 마련했다(하이루프 모델 한정).
Q. PV5 카고는 넓은 카고룸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실제 개발 과정은 어땠을까?
허만승 연구원 | 카고룸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성인 고객이 서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동시에 고객 사용성을 고려해 팔레트 2개를 적재할 수 있는 카고룸의 길이와 폭도 필요했다. 하지만 카고룸의 높이를 최대로 구현하기 위해 플로어 지상고를 낮추면 리어 서스펜션과 리어 사이드멤버 차체 구조로 인해 바닥 폭이 좁아지며 팔레트 2개 적재가 어려워진다.
고민 끝에 카고룸 높이를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플로어와 카고룸 적재고의 높이를 최소화했다. 뿐만 아니라 테일게이트 개구부까지 플랫 플로어로 구현해 고객 사용성도 확보했다. 덕분에 하이루프 기준으로 2.2m의 전고에도 불구하고 180cm의 성인이 서서 작업이 가능한 카고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최대한 박시한 외장 디자인을 유도하여 국내에서 자주 사용하는 1,100×1,100mm 팔레트뿐 아니라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1,200×800mm 팔레트도 2개까지 나란히 적재 가능하다(카고룸 평탄화 플로어 적용 시). 적재 용량 기준으로 본다면, 일반 루프 기준 4,420L, 하이루프 기준 5,165L로 동급 최대 공간이다.
Q. 액세서리를 활용해 고개별 니즈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점도 PV5의 특징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고려한 점은 무엇인가?
김주호 연구원 | PV5는 넓은 공간뿐만 아니라,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PV5 패신저의 경우, 2열 시트백 폴딩 시 러기지 룸과 단차가 발생한다. 만약 차박을 원하거나 넓은 평탄화 공간을 원하는 고객은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인 ‘러기지 평탄화 데크’를 사용하면 안성맞춤이다. 개발 당시 러기지 평탄화 데크를 사용할 것까지 고려해 2열 시트 폴딩 시 풀 플랫이 가능하도록 2열 시트 착좌 위치를 설정하고, 여기에 폴드 & 다이브 기능도 추가했다.
PV5 카고는 바닥을 저상화해 높고 널찍한 카고룸을 확보했다. 팔레트를 싣거나 리어 휠 하우스 형상으로 인한 바닥 단차를 평탄화하고 싶은 고객을 위해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인 ‘카고룸 평탄화 플로어’도 솔루션으로 제공한다. 카고룸 평탄화 플로어를 사용하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국내나 유럽에서 자주 사용하는 팔레트를 일렬로 2개까지 충분히 적재할 수 있다. 플로어 하부 공간에는 사다리, 카트 등 여러 도구를 보관 가능한 공간이 생겨 실용성도 극대화된다.
Q. 매우 낮은 테일게이트 적재고의 높이도 눈에 띈다. 적당한 지상고를 확보하면서 적재고를 낮추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는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했는가?
곽영관 연구원 | 개발 초기, 택배 기사들을 대상으로 테일게이트 적재고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기사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 화물 공간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이에 관한 정확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반적인 B세그먼트 MPV에 적용된 약 600mm 높이의 테일게이트 적재고는 무릎 등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부상 사례도 적지 않다는 피드백을 확보했다. 그리고 적재고를 약 170mm 낮춘 430mm 수준에서 대부분의 평가자가 수용 가능하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김주호 연구원 | 이러한 고객의 요구를 구현하기 위해 적재고 430mm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갖고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목표를 뛰어넘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던 419mm의 낮은 적재고를 구현할 수 있었다. 덕분에 원스텝으로 탑승이 가능해 화물을 싣고 내릴 때 편의성이 극대화됐다.
적재고를 낮추기 위해 정말 많은 검토와 협의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테일게이트 하단 라인을 낮추기 위해 리어 범퍼의 높이를 낮춰야 했다. 테스트를 통해 최대 적재 상태에서 주행할 때도 범퍼 하단이 긁히지 않는 높이를 확보하는 동시에 테일게이트 하단에 블랙 가니쉬를 적용해 디자인 완성도를 유지하는 등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했다.
한편, 리어 범퍼를 낮추면서 후방 초음파 센서의 성능 확보가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후방 초음파 센서의 장착 위치를 기존 리어 범퍼에서 테일게이트로 옮기는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이 외에도 테일게이트 랫치 구조와 차체 단면을 최적화해 419mm의 낮은 적재고와 충분한 카고룸 높이를 확보할 수 있었다.
Q. 슬라이딩 도어에는 편리한 사용성을 위한 설계가 어떻게 반영됐나?
김주호 연구원 | 슬라이딩 도어의 경우 휠체어를 탄 승객이 편하게 탑승할 수 있는 충분한 열림 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따라 동급 MPV보다 슬라이딩 도어가 열리는 양을 더 확보하기 위해 설계, 디자인 등 여러 팀들과 수많은 회의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B필러, 슬라이딩 도어, 슬라이딩 레일, 리어 콤비램프 등의 위치와 개구부 형상을 최적화하는 등 수많은 검토가 이뤄졌다. 덕분에 목표했던 775mm의 슬라이딩 도어 열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곽영관 연구원 | UX 개선 관점에서 어린아이들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도 한결 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PV5 패신저 모델의 슬라이딩 도어 개구부에 330mm 길이의 승하차용 롱 어시스트 핸들을 적용했다. 덕분에 키가 작은 아이도 손쉽게 핸들을 잡고 차에 탈 수 있다.
Q. 전기차의 특성상 배터리가 하단에 위치한 탓에 슬라이딩 도어의 스텝을 무작정 낮출 수 없었을 것 같은데, 개발 과정의 어려움은 없었을까?
곽영관 연구원 | 주요 개발 목표 중 하나였던 교통약자 및 어린이들의 수월한 승하차를 위해 앞서 설명한 대로 스텝 높이를 낮추고 도어가 넓게 열리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개발 초기부터 택시 운전자와 승객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기존 B세그먼트 MPV의 슬라이딩 도어 스텝 높이는 460mm 수준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목발이나 지팡이를 사용하는 교통약자 외에도 짐을 들고 탑승하는 일반 소비자들 역시 불편함을 느낀다는 의견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같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 대부분이 수용 가능한 스텝 높이가 400mm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또한 개발 초기부터 휠체어 이용 승객이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타고 내릴 수 있도록 계획한 만큼, 휠체어의 너비, 휠체어가 오르내리는 램프의 폭을 고려해 슬라이딩 도어가 열리는 너비도 770mm 이상으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허만승 연구원 | 개발 과정에서 도출한 수치를 바탕으로 399mm의 낮은 슬라이딩 도어 스텝 높이, 775mm에 달하는 넓은 슬라이딩 도어 열림량을 구현했다. 후석 승객의 탑승 편의성이 기존의 MPV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한 비결이다.
물론, 고전압 배터리의 안전성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일반 승용 전기차보다 높은 180mm의 충분한 고전압 배터리 지상고를 확보했고, 이를 위해 고전압 배터리와 슬라이딩 도어 하단 레일의 배치 및 단면을 최적화했다. 평가 부문과 실차 평가 등을 통해 슬라이딩 도어를 열었을 때 연석과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의 슬라이딩 도어 지상고를 설정했다. 수많은 협의와 검토를 통해 플로어 상단의 도어 스커프 단면도 최소화했고, 결과적으로 399mm의 낮은 슬라이딩 도어 스텝 높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우리가 언급한 수치들을 보면 419mm, 399mm와 같이 9mm로 끝나는 수치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더욱 많은 분들이 PV5를 편하게 이용하길 바라는 개발자의 마음이 바로 이 숫자에 담겨 있다. 9mm로 끝나는 수치들은 단 1mm라도 스텝 높이를 낮추기 위해 개발자들이 쏟은 노력의 결과물로 봐주시기를 바란다.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