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6.26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현대 N’이 10년 연속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ADAC 24h Nürburgring, 이하 뉘르부르크링 24시)’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6월 21~22일에 걸쳐 독일 뉘르부르크 지역에서 열린 2025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아반떼 N TCR’이 TCR 클래스 1, 2위를 차지했죠. 이로써 현대차는 10년 연속 완주, 아반떼 N TCR과 함께 TCR 클래스 5년 연속 우승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뉘르부르크링 24시는 극한의 레이스 중 하나로 평균 완주율이 60~70%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녹색지옥(The Green Hell)’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레이스 트랙으로 손꼽히는 코스는 25km가 넘는 길이, 최대 300m의 고저 차, 170개에 달하는 코너로 운전자와 자동차의 역량을 끊임없이 시험하죠. 트랙의 좌우 여유 공간도 빠듯해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변화무쌍합니다. 짙은 안개가 드리워 시야 확보가 어려울 때도 많죠. 유력 우승 후보도 사고로 경기를 중도 포기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현대차는 현대 N 브랜드의 정식 출범 전인 2016년 처음으로 뉘르부르크링 24시에 도전했습니다. 당시 ‘i30 N’을 개발 중이었기에 i30 2세대 모델에 2.0 터보 엔진을 얹은 시험 차량으로 레이스에 나섰죠. 목표는 i30 N의 심장이 될 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었습니다. 현대차는 첫 출전에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며 이는 i30 N의 개발에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2017년, 현대차는 i30 N의 막바지 성능 검증을 위해 뉘르부르크링 24시를 다시 찾았습니다. 출시를 앞둔 i30 N이 경주를 위한 최소한의 사양 변경을 더한 상태로 출전하자 엄청난 주목을 받았죠. 레이스 무대는 i30 N의 주행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거든요. 2017 뉘르부르크링 24시에는 프로 레이서로 구성된 팀과 남양연구소에서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한 연구원으로 구성된 팀이 2대의 i30 N으로 출전했습니다. 두 대 모두 완주에 성공하면서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i30 N의 성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죠.
2018년, 현대차는 i30 N의 WTCR(World Touring Car Cup) 출전용 경주차인 ‘i30 N TCR’을 앞세워 뉘르부르크링 24시에 출전했습니다. 당시 투어링카 레이스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i30 N TCR은 커다란 주목을 받았습니다. TCR 클래스에 출전한 2대의 i30 N TCR은 2위와 4위를 기록하며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시험 차량으로 참가한 지 2년 만에 세계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인 i30 N TCR을 개발하고,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클래스 2위를 차지한 현대차의 저력에 모두가 놀랐죠.
2019년 뉘르부르크링 24시에는 i30 N TCR, 벨로스터 N TCR, i30 패스트백 N 등 3대가 출전했습니다. 현대 N의 라인업이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죠. 3대 모두 완주하는 것은 물론 TCR 클래스에서 벨로스터 N TCR이 2위, i30 N TCR이 3위를 차지하면서 우승을 향한 기대와 꿈을 부풀게 만든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이어 2020년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현대 N은 2019년과 같은 라인업으로 참가해 더욱 뛰어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벨로스터 N TCR이 종합 23위, TCR 클래스 2위를 차지했고, i30 N TCR은 종합 51위, TCR 클래스 4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i30 N 패스트백 차량은 배기량 2.0L 미만 양산차 기반의 경주차로 출전하는 SP3T 클래스에 도전해 종합 50위, 클래스 1위를 기록하면서 최초의 클래스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2021 뉘르부르크링 24시는 현대차에게 있어 전환점과 같았습니다. TCR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아반떼 N TCR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현대차는 아반떼 N TCR과 i30 N TCR을 앞세워 TCR 클래스 우승에 정면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아반떼 N은 뉘르부르크링 24시 데뷔전에서 마침내 TCR 클래스 우승컵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출전한 i30 N TCR이 TCR 클래스 2위를 차지하면서 더블 포디움을 완성했습니다. 뉘르부르크링 24시 도전 6년 만에 거둔 뜻깊은 기록이었죠.
이 대회에는 N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인 i20 N도 레이스카 버전으로 참가했습니다. 1.6 터보 엔진을 품은 i20 N은 배기량 1.4~1.7L 기반의 양산차 기반 경주차가 출전하는 SP2T 클래스에 도전해 클래스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2022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현대 N은 TCR 클래스의 타이틀 방어전에 돌입했습니다. 아반떼 N TCR, i30 N TCR, i30 N 컵 카 등 3대가 출전했고, 아반떼 N TCR과 i30 N TCR이 TCR 클래스에서 다시 한번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해당 경기에서 아반떼 N TCR은 종합 순위 18위를 차지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GT3, GT4 등 한 차원 높은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차들과 견줄 만한 기록을 세운 것이죠. 완주율이 69%에 불과했던 해당 경기에서 우수한 주행 성능은 물론, 퍼포먼스를 끝까지 발휘할 수 있는 내구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기록이었습니다.
2023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현대차는 한층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습니다. TCR 클래스에 아반떼 N TCR 2대를 내보내 클래스 1, 2위를 기록하는 동시에, 양산차 기반의 VT2 클래스에 i30 패스트백 N을 출전시켜 1위를 차지했죠. 이는 클래스 우승을 노리는 강력한 자동차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략적인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개선했기에 얻을 수 있던 성과였습니다.
2024 뉘르부르크링 24시는 현대 N이 뉘르부르크링 24시의 강자임을 증명한 무대였습니다. 현대차는 미국, 유럽, 중국 등 다양한 지역 출신 팀으로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TCR 클래스에 3대의 아반떼 N TCR을 내보냈죠.
2024 뉘르부르크링 24시는 경기 시작 전부터 비가 쏟아지고, 경기 중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는 등 최악의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반떼 N TCR을 탄 선수들은 미끄러운 노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앞바퀴굴림 구동계의 이점을 살려 초반부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습니다. 덕분에 TCR 클래스에서 1, 2, 3위를 모두 차지하며 시상대를 완전히 독점했습니다. TCR 클래스의 절대 강자로서 확고한 인상을 남겼죠.
2025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현대차는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10년 연속 완주, 5년 연속 TCR 클래스 우승이라는 좀처럼 믿기 힘든 기록을 남겼죠. 현대차는 아반떼 N TCR의 등장 이래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TCR 클래스 1위를 내준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아반떼 N TCR의 우수한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다시 한번 입증했죠.
이와 같은 성과를 이룬 드라이버들의 노력 또한 빛났습니다. TCR 클래스에서 1위를 차지한 마뉴엘 라우크(Manuel Lauck), 마크 베셍(Marc Basseng), 크리스터 조엔스(Christer Joens)로 구성된 ‘유럽팀(Team Europe, 830번 차량)’은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며 손쉽게 승리를 차지했습니다.
TCR 클래스에서 2위를 차지한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 메이슨 필리피(Mason Filippi), 브라이슨 모리스(Bryson Morris), 로버트 위킨스(Robert Wickens)가 나선 ‘아메리카팀(Team Americas, 831번 차량)’의 분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로버트 위킨스는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장애인 드라이버임에도 핸드 컨트롤 시스템을 활용해 뉘르부르크링 24시 완주에 성공하며 역경에 굴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아반떼 N과 함께하는 드라이버들의 활약도 주목할 부분이었습니다. 2025 뉘르부르크링 24시에는 아반떼 N1 컵 카(303번 차량)가 SP3T 클래스에 출전했습니다. 한국 현대 N 페스티벌에서 활약 중인 김규민 및 김영찬 선수, 중국의 현대 N 컵과 TCR 차이나 시리즈를 아반떼 N과 함께 출전하고 있는 장 젠 동(Zhang Zhen Dong), 미국의 TC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현대 N 트로피 컵에 출전하는 제프 리카(Jeff Ricca) 등 3개국 4명의 선수들이 뉘르부르크링 24시에 모여 한 팀으로 출전했죠.
안타깝게도 아반떼 N1 컵 카는 전체 24시간 중 약 18시간째 달리는 도중에 다른 경주차의 후방 추돌로 인해 완주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레이싱 대회인 현대 N 페스티벌 출신의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현대 N이 열어갈 미래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현대차가 뉘르부르크링 24시에 도전하면서 남긴 궤적을 보면 현대 N이라는 고성능 브랜드의 꿈이 영글기까지의 노력을 볼 수 있습니다. 완주를 목표로 시작했던 꿈은 레이스의 감동을 일상에 전달하는 고성능차 개발의 밑거름이 되었고, 또한 세계 투어링카 레이스를 호령하는 경주차의 완성으로 이어졌죠.
앞으로도 현대 N은 모터스포츠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성능 기술력을 축적하고, 우수한 성능의 차량을 만들며 운전의 즐거움을 이어갈 것입니다. 현대차는 그 일환으로 모터스포츠 팬 만들기에도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토요타와 나란히 부스를 운영한 현대차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경쟁을 넘어 협업하는, 자동차에 대한 양사의 열정을 글로벌 고객에게 전달했습니다.
현대차가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 보낸 지난 10년은 꿈을 이루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꿈에는 끝이 없습니다. 현대 N이 아이오닉 5 N을 통해 전동화로 라인업을 확장했듯, 꿈은 점점 커지기 마련이니까요. 현대차는 앞으로도 꿈을 담은 도전을 이어갈 것입니다. 언젠가는 뉘르부르크링 24시에 전동화 클래스가 신설되고, 아이오닉 5 N이 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를 위한 운전의 즐거움이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