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연구원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연구원들

2025.06.20 현대자동차그룹 분량10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로봇 지능사회’를 꿈꾸다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로봇 지능사회’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철학 아래 다양한 로봇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최신 기술을 살펴보았다.

로보틱스 기술은 이제 우리의 삶 속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다. 개발 초기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하던 로봇은 이제 제조업을 넘어 일상생활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게에 들어서면 내 얼굴을 알아본 로봇이 인사를 건네고, AI 기술이 적용된 CCTV가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감시하고 위험 요소를 알려주는 것은 더 이상 공상 과학 영화 속 일이 아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은 인간의 삶에 로봇 기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핵심 소프트웨어인 안면 인식 시스템 Facey(페이시), 온 디바이스 VLM(Vision Language Model, 시각 언어 모델), 지능형 CCTV, 로봇 관제 시스템 NARCHON(나콘) 등이 있다. 또한 로보틱스랩이 선보인 DAL-e(달이), DAL-e 딜리버리 등의 로봇은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로보틱스랩의 주요 기술을 개발 중인 연구원들을 만나, 다양한 로봇 기술의 개발 과정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간과 로봇의 교감, 그 시작을 열다. 안면 인식 시스템 Facey

안면 인식 시스템 기술을 설명 중인 연구원

안면 인식 시스템 Facey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진문섭 파트장


Q. 안면 인식 시스템 Facey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진문섭 파트장 | Facey는 로봇과 공간 인프라가 모두 연동되는 안면 인식 시스템으로, 한 번의 등록을 통해 로보틱스랩의 모든 로봇이 사용자를 인식해 더욱 친근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생체 인식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 진행하는 안면 인식 챌린지에 도전해 기술력을 검증받고 있다. Facey는 안면 인식뿐만 아니라 안면 정보를 통해 나이, 성별, 감정, 시선 등을 인지해 사용자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그룹의 안면 인식 시스템 시연 모습

Q. 안면 인식 시스템은 이미 대중화된 기술이다. 얼굴의 굴곡을 인식하는 특수 카메라를 사용한 스마트폰이 대중화될 정도인데, Facey는 기존 기술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가?

진문섭 파트장 | 3D 스캔 방식은 개인 장비에서 정확도가 높은 편이지만, 로봇이나 건물에 적용하기에는 인식 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Facey는 2D 방식의 일반 카메라만으로도 높은 정확도를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안면 이미지 데이터셋을 구성하고, 실제 동작 환경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개발했다. 그 결과 정확도 99.9% 이상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

Q. 얼굴은 민감한 개인 정보 중 하나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적용된 기술은 무엇인가?

진문섭 파트장 |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통신 및 데이터 암호화를 기본으로 하며, 모의 해킹을 포함한 내부 보안성 심사를 통해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카메라로 입력되는 영상만 가지고도 안티스푸핑(Anti-Spoofing, 부정행위 방지)할 수 있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으며, IR(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 사진이나 화면 속 얼굴 이미지가 실제 얼굴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도 적용됐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안면 인식 기술 소개 영상

Q. 이미 팩토리얼 성수에 해당 기술이 적용된 상태다. 실제 현장에서의 불편함은 없었는가?

진문섭 파트장 | 아직 불편하다는 반응은 없었다. 팩토리얼 성수 이외에 현대자동차 강남 사옥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게이트뿐만 아니라 배송 로봇에도 얼굴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서 한 번의 등록만으로 이용할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면 인식 시연 모습

Q. Facey가 우리의 일상이나 모빌리티 라이프에 적용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진문섭 파트장 | 코로나19 이후로 비접촉식 안면 인식 기술은 이미 많이 활용 중이다. 제네시스 GV60에도 안면 인식을 통해 차량 문을 열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바 있다. 앞으로 생활 공간 내 로봇 서비스가 안면 인식을 매개로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입은 물론, 배송 로봇의 수령인 인증, 보안 로봇의 거수자 안면 인식, 안면 인식을 통한 결제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로봇의 눈과 귀, 온 디바이스 VLM

시각 언어 모델을 소개 중인 연구원

온 디바이스 VLM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진문섭 파트장

Q. VLM이란 무엇이며, 로보틱스랩의 VLM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진문섭 파트장 | VLM은 시각 정보를 언어로 묘사하거나 이해하는 기술이다. Chat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클라우드 환경을 통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되지만, 로보틱스랩의 VLM은 로봇마다 특화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튜닝해 맞춤형으로 동작하며, 네트워크 연결 없이 로봇 내에서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이다.

시각 언어 모델 시연 모습

Q. 상당히 복잡한 기능 같은데 어떻게 온디바이스로 작동할 수 있었나?

진문섭 파트장 | 온디바이스라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동작하기 위해 AI 모델을 경량화하고 최적화하는 기법을 적용했다. AI 모델의 크기와 연산량을 줄여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기 위해 프루닝(Pruning)과 양자화(Quantization) 기법을 활용했다. 프루닝은 모델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제거해 크기를 줄이는 기술이며, 양자화는 모델의 가중치를 더 적은 비트로 표현해 연산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그 결과, 고성능 클라우드 없이도 비전 인식을 수행해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고,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아 개인정보 보호 면에서도 강점을 갖추게 됐다.

Q. VLM이 묘사하는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진문섭 파트장 | 탑재된 로봇의 기능에 따라 다르다. 안내 로봇 DAL-e의 경우 사람의 옷 색상이나 손에 커피를 들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옷차림뿐만 아니라 행동이나 주변 상황도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전체 화면에 대한 상황을 이해할 수도 있다.

시각 언어 모델 시연 모습

Q. 실제 서비스 현장에 적용된다면, 어떤 식으로 활용될까?

진문섭 파트장 | 현재 현대차 강남사옥에 배치된 DAL-e에 사용자의 옷차림과 손에 들고 있는 다양한 물건을 인식해 반겨주는 그리팅(Greeting) 기능이 탑재됐다. 로봇뿐만 아니라 지능형 CCTV에서도 화재, 싸움, 무단횡단 등 이상 상황을 감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비스되는 로봇이나 용도에 따라 활용도는 무궁무진하게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각지대 없는 안전망, 지능형 CCTV

지능형 CCTV를 소개 중인 연구원

지능형 CCTV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윤용상 책임연구원

Q. 지능형 CCTV와 기존 CCTV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윤용상 책임연구원 | 기존 CCTV가 단순 감시 및 녹화 기능에 머물렀다면, 로보틱스랩의 지능형 CCTV는 AI 기반 영상 분석을 통해 공간의 안전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무단횡단 상황이라면, 기존 CCTV는 도로의 위치를 사전에 제공해야 인식할 수 있었지만, 지능형 CCTV는 스스로 차도와 인도를 구분해 보행자의 무단횡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보행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황, 기물 파손, 몸싸움 상황까지 인식할 수 있으며, 로보틱스랩에서 개발한 로봇들과 유기적으로 연동해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지능형 CCTV 시연 모습

Q. 이상 상황 감지의 정확도는 얼마나 되나?

윤용상 책임연구원 | 현재 침입, 배회, 응급 환자 검출에 대해 KISA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AI 허브 등에서 수집해 구축한 기준으로 자체 평가한 결과 98.4%의 정확도를 보였고, KISA 인증 시험도 진행 중이다. 로보틱스랩의 경량화된 VLM과 연동해 싸움, 기물 파손 등 좀 더 복잡한 상황 검출 능력을 검증하고 있으며, 특정 구역에 사람이 너무 많이 밀집하는 ‘오버크라우드(Overcrowd)’나 무단횡단 등 총 7가지 정도의 이상 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Q. 이상 상황이 감지된다면 이후에는 어떻게 대처하는가?

윤용상 책임연구원 | 이상 상황을 단순히 감지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API를 통해 연계된 로봇들에게 대응 시나리오를 수행하도록 호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침입자가 발생했을 때 로봇이 현장으로 출동하고, Facey를 통해 허가된 인원인지 감지하는 등의 유기적인 연계가 가능하다. 반대로 손님이 입장한 것을 감지하면 응대하는 로봇을 보내 맞이하는 등 이상 상황이 아닐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지능형 CCTV 시연 모습

Q. 향후 로보틱스랩의 다른 기술들과 통합 계획이 있나?

윤용상 책임연구원 | 지능형 CCTV는 현재보다 더 발전할 수 있으며, 로보틱스랩의 관제 시스템인 NARCHON과 연계해 로봇을 제어하게 된다면 더욱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12개 채널에서 동시 이벤트 감지가 가능하지만, 향후 성능 고도화와 최적화를 통해 64채널, 128채널을 달성해 스마트 시티, 스마트 빌딩, 공공장소 산업 현장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안전 관리 솔루션을 만들고 싶다.

로봇 생태계의 지휘자, 로봇 관제 시스템 NARCHON

로봇 관제 시스템을 소개 중인 연구원

로봇 관제 시스템 NARCHON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유정민 파트장

Q. 이름이 생소하다. NARCHON이 무슨 뜻인가?

유정민 파트장 | NARCHON은 ‘Next Architecture ON’의 줄임말로,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차세대 로봇 관제 시스템이다.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환경에서 통합 관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NARCHON은 다양한 로봇과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제어하는 중추 신경망의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로봇이 지나가는 경로를 파악하고 미리 문을 열어주거나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로봇이 탑승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한 ‘하이패스’ 역할을 하며, 건물 내 특정 구역의 혼잡도와 다른 로봇들의 위치를 파악해 원활한 임무수행이 가능한 최적의 경로를 선정하기도 한다.

로봇 관제 시스템이 작동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Q. 여러 로봇을 제어하다 보면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안정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유정민 파트장 |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BPMN(Business Process Model and Notation) 2.0 기반 하이브리드 워크플로우 엔진이 탑재돼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상황에 대처한다. 이 엔진은 로봇과 관제 시스템에 각각 탑재돼 네트워크가 단절되더라도 로봇이 독립적으로 시나리오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 있던 로봇의 네트워크가 단절되면 안전을 위해 대기 장소로 이동하거나 벽 쪽으로 붙어 네트워크 복구를 시도하며, 공장에서는 마지막 수행 작업을 자동으로 이어간다. 이후 통신이 복구되면 다시 동기화돼 동작한다.

Q. NARCHON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가 있나?

유정민 파트장 |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초기 버전이 적용되었고, 팩토리얼 성수에는 정식 버전이 도입되었다. 팩토리얼 성수에서는 주문 시스템, 엘리베이터, 게이트 연동, 식음료 배송, 택배 배송 등 다양한 인프라와 서비스를 통합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혼잡 지역 및 층별 트래픽 관리 시스템, 게이트 무중단 통과 기술 등도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앞으로는 현대차그룹 내 다른 공장이나 사옥에도 추가로 적용할 예정이다.

로봇 관제 시스템 시연 모습

Q. 로보틱스랩 지능형 CCTV와의 연계도 염두하고 개발한 것인가?

유정민 파트장 | 그렇다. 연동 실증도 진행했고, 사족 보행 로봇 SPOT과의 연동 과제도 있었다. 지능형 CCTV가 침입자를 탐지하면 NARCHON을 통해 로봇을 보내 경고하고, 관제실에 있는 직원에게 알림을 보내 출동을 요청하는 연계 시나리오도 마련했다. 배송 로봇은 혼잡한 실내에서 내장된 라이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능형 CCTV로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해서 해당 공간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데이터로 사용하기도 한다.

SPOT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자체 개발 자율주행 페이로드

사족보행 로봇 스팟 위에 탑재된 모듈을 설명 중인 연구원

사족 보행 로봇 SPOT에 탑재된 페이로드에 대해 설명하는 김태호 파트장

Q.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SPOT의 자율주행 페이로드는 무엇인가?

김태호 파트장 | 보스턴다이내믹스의 SPOT이 자율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다. SPOT 위에 탑재되며,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했다. 개선을 거듭해 현재는 3세대에 이르렀으며, 이 안에 비전 AI 모듈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제어, 지능형 로봇 태스크 제어, 음성 발화 제어 등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다. 지능형 로봇 태스크 제어 프레임워크를 통해 최소한의 네트워크 통신으로 실행 명령이 로봇에 전달되면 비전, 음성 AI와 자율주행 및 하드웨어 제어를 운영 시나리오에 맞게 내부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형태로 구현되었다.

사족보행 로봇 스팟 위에 탑재된 모듈

Q. 이전 세대 페이로드 대비 어떤 점이 개선됐나?

김태호 파트장 | 무게가 14kg에서 8kg 수준으로 40%가량 절감됐다. 경량화를 이루면서도 실외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방수 기능까지 갖췄고, 현장 수리를 고려해 분해 조립이 쉬운 자석 방식 커버를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5G 모뎀을 탑재해 통신 안정성을 높였고, 상단에 RF 태그 기능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보안 정찰 중 사람이 있지 말아야 하는 지역에서 사람을 발견하면 통합 관제 시스템에 사진과 함께 알림을 전송하고, 이 사람이 상단에 사원증을 태그하지 않으면 기록에 남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사족보행 로봇 스팟의 안면 인식 기능을 시연 중인 연구원

Q. 안면 인식 시스템이나 자율주행 기능을 온 디바이스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김태호 파트장 | 사실 각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기술은 아니다. 그러나 각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고 제어하는 과정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난이도가 높았다.

진문섭 파트장 | 안면인식뿐만 아니라 보안 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총 4개 이상의 AI 모델이 탑재됐다. 이를 구동시키기 위해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활용한 병렬 처리 기법으로 추론 파이프라인을 설계해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했다.

인간과 ‘진짜’ 교감하는 DAL-e와 DAL-e 딜리버리

안내 로봇 달이를 소개 중인 연구원들

안내로봇 DAL-e를 소개하는 이의혁 파트장과 이지아 파트장

Q. DAL-e와 DAL-e 딜리버리의 소개를 부탁한다.

진지용 파트장 | DAL-e는 로보틱스랩에서 처음 개발한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 모듈)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로봇이다. 2D 라이다와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현대차 송파대로지점을 시작으로 다양한 곳에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AL-e 딜리버리는 DAL-e의 PnD 모듈을 기반으로 만든 실내 타깃 배송 플랫폼이다. 2대의 3D 라이다 및 4대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두 로봇은 장착된 센서 기반의 내재화된 자율주행기술을 바탕으로 안내 및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Q. DAL-e는 대형 디스플레이만 탑재하는 타사의 안내 로봇과 달리 귀여운 외모를 갖추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이지아 파트장 | DAL-e는 움직이는 안내 키오스크와 같은 ‘제품’이라기보다 방문객이나 직원 모두에게 따뜻하고 친근한 ‘존재’로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이를 위해 귀여운 외형 디자인과 부드러운 도장은 물론, 10세 어린아이의 목소리와 말투를 적용했고, 상황에 따라 표정이나 팔의 움직임, 눈 맞춤 등 다양한 상호작용 요소를 통해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안내로봇 달이를 소개하는 연구원

안내로봇 DAL-e에 대해 설명하는 이의혁 파트장

Q. 마치 사람처럼 얼굴을 인식하고 감정 표현을 하며 장애물을 피하고 대화까지 할 수 있다. 어떻게 이를 구현할 수 있었나?

이의혁 파트장 | DAL-e에는 로보틱스랩의 다양한 기술이 통합 적용됐다. 특히 자체 제어기와 카메라를 사용해 상대방의 연령대와 성별을 인식하고 고객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추론하며, 직원이나 등록된 고객의 얼굴도 인식할 수 있다.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주행용 카메라와 라이다를 통해 장애물을 인식하고 경로를 바꾸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이러한 센서 정보들은 대화 처리 시스템과 결합해 여러 상황 및 시나리오에 따라 적절한 표정을 짓고 인사를 하거나 비켜달라는 등의 응대를 가능하게 한다.

Q. DAL-e의 대화 시스템은 현재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이의혁 파트장 | 처음 개발할 때는 특정 상황이나 조건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대화하고 응답하는 기초적인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기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발전에 따라 대화 처리 기술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이에 맞춰 다양한 센서 정보를 결합해 음성 답변뿐만 아니라 다양한 반응을 구성할 수 있는 ‘멀티모달 대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같은 질문이라도 매번 같은 대답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히 달라지며, 사용자의 감정이나 현재 상황에 맞춰 로봇의 목소리나 억양을 조절하는 음성 합성 기술도 개발 중이다.

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를 소개하는 연구원

배송로봇 DAL-e 딜리버리에 대해 설명하는 진지용 파트장

Q. DAL-e 딜리버리와 DAL-e의 기능적인 차이점은 무엇인가?

진지용 파트장 | 앞서 설명한 것처럼 DAL-e는 안내로봇, DAL-e 딜리버리는 음식이나 음료 등을 직접 목적지까지 배달하는 로봇이다. DAL-e는 실내의 한정된 공간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PnD 모듈 기반 전 방향 이동 플랫폼이다. DAL-e 딜리버리는 PnD 모듈에 서스펜션을 더해 비평탄 지형이나 엘리베이터 단차를 극복할 수 있으며, 쏟아지기 쉬운 음식물도 안정적으로 배달할 수 있다.

배달로봇 달이 딜리버리를 조작 중인 연구원

Q. DAL-e 딜리버리의 자율주행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진지용 파트장 | DAL-e는 2D 라이다 센서를 사용했지만, DAL-e 딜리버리에는 더욱 성능이 높은 3D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 센서가 탑재됐다. 센서 퓨전 기술을 활용해 움직이는 장애물을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동 경로를 예측해 실시간 주행 경로를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주행 중 급격한 가속과 감속을 피하도록 모션 프로파일을 설계해 로봇의 움직임이 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자체 개발한 신뢰성 높은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 및 내비게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실내외 대형 공간에서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배달로봇 달이 딜리버리

Q. DAL-e와 다른 DAL-e 딜리버리만의 디자인 특징은?

이지아 파트장 | 센서를 최소한으로 노출하고 무게 중심을 하단에 두어 주행 안정성을 높였으며,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다른 배송 로봇과 차별화를 이뤘다. 슬라이딩 구조의 적재함과 조명으로 물품을 받을 때 사용성과 감성 품질을 높였고, 로봇 호출부터 물품 수령까지 끊김이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주문 앱부터 로봇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비스를 구성했다.

Q. 향후 DAL-e 딜리버리의 개발 방향이 궁금하다.

진지용 파트장 | DAL-e 딜리버리는 2022년 광교의 한 아파트에서 현관문 앞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현재는 원거리 야외 배송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향후에는 누구나 쉽게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범용 배송 플랫폼으로 개발하고자 한다.

배달로봇 달이 딜리버리의 실제 운용 모습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라는 철학 아래, 로봇이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들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로봇이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그리고 다양한 공공장소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로봇 지능사회’를 점차 현실로 만들고 있다. 단순히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사회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로보틱스랩은 앞으로도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변화시킬 것이다.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