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의 주행거리를 보여주는 사진 아이오닉 5의 주행거리를 보여주는 사진

2025.05.01 현대자동차 분량8분

66만 km를 달린 현대차 아이오닉 5, 배터리 상태는 어땠길래?

현대차 아이오닉 5가 3년 동안 어떤 고장도 없이 누적 주행거리 66만 km를 기록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해당 차량의 차주와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의 연구원을 만났습니다.

더 뉴 아이오닉 5 측면

어느 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의 이야기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3년 동안 66만 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기록한 영상이 올라왔기 때문이죠. 해당 차량의 차주는 “2년 9개월 동안 고장 없이 58만 km를 달렸으며, 해당 시점에 현대차∙기아 연구소에서 배터리와 모터를 무상으로 교체해줬다”고 밝혔습니다. 2년 9개월 동안 58만 km를 달렸다면 서울-부산을 720번 이상 왕복한 셈입니다. 그리고 약 1,000일 동안 매일 580km씩 달린 셈입니다. 휴일을 고려하면 하루 주행거리는 이보다 더 길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사실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습니다. 

아이오닉 5 투시도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거리를 주행하는 일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과거 자동차에 비해 지금의 자동차는 내구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거든요.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구동계 구성이 간결하기에 고장이 날 일이 많지 않습니다. 유지관리에 대한 부담도 한결 적어 초장거리 주행에도 가벼운 마음으로 나설 수 있죠. 

아이오닉 5의 주행 모습

현대차는 최근 해당 아이오닉 5의 전기모터, 배터리 등의 핵심 부품을 연구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회수하고,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했습니다. 66만 km를 달린 아이오닉 5의 차주 이영흠 씨와 해당 차량 배터리의 연구에 착수한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 배터리성능기술개발팀 윤달영 책임연구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국을 누비는 영업사원의 파트너, 아이오닉 5

이영흠 씨를 만나기 전부터 궁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매일 장거리를 운전하는 이유와 그가 느낀 전기차의 장단점이었습니다. 이영흠 씨는 “영업직으로서 기자재를 설치하고 수거하는 일을 했기에 전국을 누볐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오닉 5를 고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주차장에 서 있는 아이오닉 5의 모습

“처음에는 경차를 탔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이 사용 비율에서 90% 정도 되니까 엔진 힘과 승차감이 좋은 차가 간절했어요. 당연히 경제성도 따져야 했고요. 유지비가 적게 드는데 출력이 부족하지 않고 편안한 데다, 실내도 넓은 차를 찾다보니 아이오닉 5밖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는 “아이오닉 5의 디자인과 성능도 마음에 들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현대자동차 포니를 기억하는 세대로서 아이오닉 5의 디자인이 좋았어요. 그리고 성능도 꼼꼼히 따졌습니다. 제 차는 롱레인지 싱글모터 사양입니다. 하루에 800~900km도 운전하는 만큼 1회 충전 주행거리에 집중해 차를 골랐어요.” 


아이오닉 5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모습

아이오닉 5는 작동과 동시에 최대토크에 근접한 힘을 내는 전기모터 덕분에 힘차고 부드럽게 가속합니다.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장착하며 실현한 저중심 구조 덕분에 차분하고도 안정적인 승차감도 제공하죠. 전국을 누비는 영업사원인 이영흠 씨에게 이런 아이오닉 5는 자동차에 바라던 모든 것이 담긴 선물세트 같았습니다. 

“아이오닉 5를 타보니 아주 좋았어요. 운전하기 편안한 데다 승차감이 안락해서 장거리 주행에 부담이 없었어요. 특히 시트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이전에 타던 차들은 오래 운전하면 허리가 아파서 쿠션을 깔아야 했죠. 아이오닉 5는 허리가 아프지 않아 쿠션이 필요없습니다.”

아이오닉 5의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조작하는 운전자의 모습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덕분에 차체 크기 대비 실내 공간이 여유롭습니다. 이영흠 씨도 업무에 필요한 기자재들을 싣고 여유롭게 전국을 누볐죠. 그는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오닉 5와 함께 거의 900권에 달하는 오디오 북을 들었습니다. 실내가 조용해 오디오도 잘 들리는 것 같아요.” 

한편, 이영흠 씨는 하루에 1~2번 급속 충전소에 들러 아이오닉 5를 충전했습니다. 충전이 번거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는지 궁금했습니다. “운전을 많이 하다 보니 안전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충전 시간을 꼭 지켜야 하는 휴식 시간으로 생각했어요.” 이영흠 씨의 설명입니다. 

아이오닉 5의 상태를 살피는 차주의 모습

이영흠 씨가 꼽는 전기차 장점은 또 있습니다. 바로 유지관리 부분이죠. 내연기관차 대비 유지 비용이 훨씬 적게 들고, 서비스 센터에 갈 일이 적어 편안하다는 설명입니다. 

“내연기관차를 탔을 때는 15일에 한 번씩 엔진오일을 갈았어요. 서비스센터 직원들도 놀랄 정도였죠. 그리고 내연기관차는 주행거리에 맞춰 갈아줘야 하는 부품이 많아요. 엔진 및 동력계와 관련된 부품들을 계속 바꿔야 하죠. 그런데 아이오닉 5를 타면서는 정말 기본적인 소모품만 교체했어요. 회생 제동 때문인지 브레이크 소모품마저 내연기관차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영흠 씨가 내연기관차로 66만 km를 탔다면(현대 투싼 1.6 터보 기준) 엔진오일 66번, 점화 플러그 8번, 브레이크액 13번, 더블 클러치 변속기 오일을 11번 교체했을 겁니다. 게다가 호스나 구동벨트 등 각종 동력계 소모품의 상태도 계속 점검을 받아야 했겠죠. 여기에 들어간 비용을 대략적으로 환산해봐도 약 1,200만~1,300만 원에 달합니다. 반면 아이오닉 5를 몰면서 10만 km 주기로 감속기 오일과 브레이크액만 교체했다고 했으니 66만 km를 달리는 동안 불과 150만 원 정도만 들었겠죠. 전기차를 타면서 최소 1,000만 원 이상을 아낀 셈입니다. 

전기차가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모습

연료비까지 따져보면 차이는 더욱 확연해집니다. 고속도로 주행이 대부분이었던 이영흠 씨가 투싼 1.6 터보 모델로 66만 km를 달렸다면 지난 3년간 평균 휘발유 가격 1,702원에 고속도로 연비 13.9km/ℓ로 유류비만 8,000만 원 정도가 나왔을 것입니다. 반면 롱레인지 싱글모터 사양인 이영흠 씨의 아이오닉 5는 고속전비가 4.6km/kWh이며, 충전 요금은 환경부 100kW급 급속 충전기 기준으로 kW당 347.2원입니다. 이대로 계산하면 충전 요금은 약 5,000만 원으로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3,000만 원 가까이 저렴합니다. 게다가 충전사업자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충전에 드는 비용을 더 낮출 수도 있죠. 


이영흠 씨는 “확실히 차에 드는 돈이 줄어들어서 좋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다만, 부품 문제로 정비를 받아야 했던 경우가 단 한 번 있었다고 합니다. “65만 km를 넘겼을 때 완속 충전이 안되기 시작했어요.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니 장거리를 너무 많이 뛰어서 완속 충전을 담당하는 OBC(On Board Charger)가 수명이 다해 ‘자연사’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이오닉 5를 바라보는 차주의 모습

아이오닉 5의 계기판 화면

이날 이영흠 씨의 자동차 계기판을 살펴보니 67만 km를 넘어선 누적 주행거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제 누적 주행거리가 천천히 늘어날 것”이라 말했습니다. 최근 다른 일을 시작해 이전만큼 운전을 많이 할 일이 없어질 것 같다는 설명이었죠. 하지만 아이오닉 5에 대한 이영흠 씨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아이오닉 5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다음 차도 현대차의 전기차를 사고 싶습니다.” 그에게 이제 아이오닉 5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닙니다. 수많은 도로를 함께 달린 삶의 파트너입니다. 

데이터로 완성한 오래 가는 배터리

배터리 담당 연구원과 아이오닉 5의 모습

말썽 한번 없이 58만 km를 달리고도 아직 쌩쌩한 배터리에는 어떤 노하우가 담겨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 배터리성능기술개발팀 윤달영 책임연구원을 만났습니다. 윤달영 책임연구원은 배터리 출력과 관련된 신기술 개발, 배터리 내구 예측 모델 개발과 검증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현대차 공장에서 아이오닉 5 제조 공정을 진행 중인 모습

“아이오닉 5의 이번 배터리 및 모터 교체 사례가 주목을 받았지만, 저희는 이전부터 누적 주행거리가 많은 전기차의 부품을 수거해 연구에 활용해왔습니다. 배터리를 개발할 때는 내구 성능에 관한 예측 모델을 만들고, 이 모델이 실제 사용 결과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누적 주행거리가 많은 고객 차량의 배터리를 실제로 확인해 왔습니다. 이는 한두 번으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전기차는 세대가 바뀔 때마다 배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새 모델이 출시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내구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누적 주행거리가 많은 택시들을 주로 관찰했죠. 이번 아이오닉 5는 조사 당시 58만 km라는 최다 누적 주행거리를 기록했어요. 배터리를 평가할 가치가 충분하다 판단해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차량의 기능을 조작하는 연구원의 모습

윤달영 책임연구원은 “데이터 수집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수거한 배터리는 일련의 평가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는 새로운 전기차와 배터리 개발에 활용됩니다. 저희는 꾸준히 내구 성능을 확보하며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내구 모델을 개선하고, 새로운 설계 가이드를 제안하기도 하죠. 내연기관차에 대한 수십 년 이상의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처럼, 전기차도 꾸준히 데이터를 확보해야 향후에 올바른 설계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영흠 씨의 아이오닉 5는 2년 9개월 동안 무려 58만 km를 달렸음에도 87.7%의 배터리 잔존 수명(SoH, State of Health)을 유지했습니다. 중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정상 주행한 전기차의 배터리 잔존 수명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고객 불만이 종종 터져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정말 대단한 수치입니다. 현대차·기아 전기차 배터리가 일반적인 배터리 대비 높은 내구 성능을 보여주는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윤달영 책임연구원은 “전기차의 배터리는 극한의 조건을 상정해 설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자동차 E-GMP 플랫폼

“전기차 배터리의 내구 성능 설계 기준은 보증 기준보다 훨씬 높습니다. 고객을 위해 내연기관차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내구 성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전기차라면 승용차를 많이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상당한 장거리를 달리는 상용차도 있죠. 그렇기에 상용차 사용까지 상정한 설계를 합니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개발에 임하죠. 이영흠 씨의 아이오닉 5 배터리를 조사해본 결과, 저희의 내구 예측 모델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오닉 5가 주행 중인 모습

배터리 내구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누적 주행거리와 총 사용시간 등 크게 두 가지입니다. 차량을 실제로 얼마나 많이 주행했는지도 영향을 주지만, 배터리는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극히 미세하게나마 성능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남양연구소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배터리의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시험 외에도 수개월씩 방치하는 시험 등 여러 시험을 거치며 전기차의 내구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이오닉 5 측면

급속 충전은 전기차 배터리에 커다란 부담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충전 시 완속과 급속을 두고 고민하는 전기차 차주도 많습니다. 이영흠 씨는 항상 급속 충전을 애용했다고 말했는데요, 급속 충전이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이 클지도 궁금했습니다. 이에 대한 윤달영 책임연구원의 설명입니다. 

BMS에 대해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급속 충전이 완속 충전에 비해 배터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영향이 없기도 합니다. 현대차그룹은 급속, 완속 등 모든 사용 조건에 대해 개발하고 있어요. 개발 기준도 가혹한 주행 환경, 차를 험하게 쓰는 사람을 타깃으로 설정합니다. 이 분들이 만족할 차를 만들어야 많은 분들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배터리는 운전자의 어떤 사용 패턴에서도 최적의 성능과 수명을 제공하기 위한 내구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BMS가 셀 밸런싱과 같은 개별 셀 관리는 물론, 배터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충전 상태를 제어해줍니다. 따라서 걱정 없이 편한 방식으로 충전하면 됩니다. 다만, 배터리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충전량을 10~80% 범위 내에서 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기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연구원의 모습


 윤달영 책임연구원은 다음과 같은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전동화 기술을 오랫동안 개발하며 많은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훌륭한 배터리 제조사들과 함께한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개발 단계부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좋은 배터리를 공급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차량에 탑재한 배터리의 성능을 100% 활용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라고 해도 자동차 제조사의 실력에 따라 완성도에 커다란 차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경쟁 모델 대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희 배터리성능기술개발팀의 목표는 우수한 성능, 안전성 및 내구성 등 배터리 분야별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여 고객분들에게 더 좋은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입니다. 배터리개발센터의 모두, 더 나아가 현대차그룹의 모든 연구원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해요.”

고객을 위해 더욱 철저하게 완성도를 높이는 현대차그룹

아이오닉 6

현대차그룹이 만드는 모든 자동차는 고객을 위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현대차그룹은 철저하게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여왔습니다. 예컨대 지금의 자동차들은 이전보다 더욱 뛰어난 내구 성능을 제공합니다. 운전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기까지 하죠. 모든 부분에서 연구를 거듭하며 뛰어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덕분입니다. 

아이오닉 9

전기차 시대에도 현대차그룹의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정성을 담아 전기차를 만들고 있죠. 전기차는 단순히 내연기관차의 대체제가 아닙니다. 고객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 파트너라고 할 수 있죠. 파트너와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고객의 마음을 알기에 현대차그룹은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갈 것입니다.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