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2.12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현대자동차 SUV 라인업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018년 등장과 동시에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했고, 여기에 고급 세단 수요까지 일부 흡수하면서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이는 팰리세이드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넓은 공간, 그리고 탑승자를 배려한 편의 사양 등 종합적인 경쟁력이 뒷받침한 결과였다.
6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진화한 2세대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역시 기존 팰리세이드가 견고히 다진 입지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대담한 외장 디자인과 플래그십에 걸맞은 공간 가치, 여기에 효율성을 끌어올린 신규 파워트레인 2종(2.5 터보 가솔린, 2.5 터보 하이브리드)과 첨단 안전·편의 사양 등을 적용한 7인승/9인승 모델로 선보였다.
특히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사용자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전 모델 대비 70mm 늘어난 휠베이스와 15mm 높인 전고를 바탕으로 한층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을 구현하였으며, 2열 시트의 전방 틸팅형 워크인, 3열 시트의 슬라이딩 등 신규 시트 기능도 마련했다.
인테리어는 ‘프리미엄 리빙 스페이스(Premium Living Space)’ 디자인 테마로 고급 주거 공간의 아늑한 분위기를 구현했다. 고급 가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크래시패드, 편의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추구한 아일랜드 타입 센터콘솔(7인승 모델) 등에서 이런 매력을 강조했다. 이처럼 세대 변경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에는 강인한 외장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은 물론, 온 가족의 편안한 이동을 책임지는 실내 공간과 하이테크 편의 사양 등의 섬세한 디테일로 메워져 있었다.
한 차원 진일보한 주행 성능과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내세우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주행 상품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한 모델은 2.5 터보 가솔린 엔진을 적용한 7인승 캘리그래피 트림으로 4WD 시스템, 21인치 휠,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탑재했다. 아울러 진동 및 두드림 모드를 통해 탑승자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2열 다이내믹 바디케어 시트도 장착했다. 이처럼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다채로운 기술과 사양이 출발 전부터 많은 기대를 품게 했다.
시승은 서울시 강남구에서 출발해 강원도 춘천시 일대를 거쳐 돌아오는 약 200km의 코스로 진행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도로와 주행 속도가 높은 고속도로, 그리고 편안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는 국도 등 다양한 주행 환경으로 구성했다. 이는 평일 출퇴근과 주말여행을 책임지는 패밀리카로 두루 쓰이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실제 사용 환경을 염두에 둔 주행 조건이었다.
전후면 램프를 활용한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 패턴(캘리그래피 트림)
실제로 마주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이전보다 넉넉한 풍채가 인상적이었다. 수치로 살펴보면 길이는 5,060mm(※ 캘리그래피 5,065mm), 너비는 1,980mm, 휠베이스는 2,970mm로 준대형 세단보다 길고, 대형 세단보다 넓다. 즉,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차량 중 가장 큰 덩치에 속한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높직한 운전석에 오르자 윈드실드 너머로 도로 먼 곳이 한눈에 보였다. 보닛 좌우 끝과 차체 앞부분 시작점도 명확하게 구분돼, 차체 너비와 앞범퍼 위치도 가늠하기 쉬웠다. 덕분에 복잡한 도심에서도 큰 풍채의 올 뉴 팰리세이드를 자신 있게 다룰 수 있었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거나 주차할 때는 차량 주변 360°를 화면으로 표시하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의 도움을 받았다. 운전자 시야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을 확인하는 용도로 특히 유용했다.
일반적으로 대형 SUV는 무게 중심이 높고 휠베이스가 긴 차종 특성상 주행 시 차량 거동을 예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앞뒤(Pitching, 피칭), 좌우(Rolling, 롤링) 방향으로 차체가 흔들리는 폭이 크고, 조향 반응성도 상대적으로 무디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춘천시 주변 산길에서 안정적인 주행 감각과 기대 이상의 핸들링 성능을 보여주었다. 굽이진 도로에서는 방향 전환과 함께 차량의 움직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고, 코너 바깥쪽으로 기우는 롤링 현상도 억제된 모습이었다.
이처럼 한층 세련된 움직임을 구현한 배경에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바탕삼은 현대차그룹 3세대 플랫폼의 공이 큰 것으로 보였다. 현대차그룹 3세대 플랫폼은 엔진과 구동계, 차체 바닥의 부품 등 무거운 부품을 낮게 배치해 무게 중심을 끌어내린 저상화 설계가 특징이다. 이전부터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현대차그룹 차종을 여러 차례 시승하면서 만족스러운 핸들링 성능을 빠짐없이 경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축하질량 감소 설계로 주행 중 차축에서 발생하는 자잘한 진동과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했고, 전륜 서스펜션 스트럿타워 상단에는 스트럿 링을 추가해 조향 시스템과 연결된 차체 국소 부위의 강성을 높였다. 그 결과 운전자의 수요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을 빚어냈다.
*축하질량: 서스펜션 스프링보다 아래에 위치한 부품 무게. 축하질량이 가벼울수록 타이어 접지력, 핸들링 성능, 승차감 등이 개선된다.
춘천 시내로 접어들자 도로포장이 불량한 곳이 종종 나타났다. 이런 조건에서도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플래그십 SUV의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교량 이음매, 포트홀 등 거친 노면 조건에도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는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진동과 충격을 간결하게 처리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전방 노면 상황과 과속방지턱 위치를 감지한 뒤 이에 적합한 서스펜션 감쇠력 제어로 정교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사양이며, 캘리그래피 트림에서 21인치 휠과 함께 추가할 수 있다.
미니밴에 버금가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뒷좌석 공간도 이번 여정에서 꼭 느껴보고 싶은 부분이었다. 여럿이 편하게 탈 수 있는 뒷좌석 공간은 동급 차종 고객이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승하는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2열과 3열 시트에 번갈아 앉아보며 뒷좌석 공간을 경험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2열과 3열 어디서나 쾌적하고 편안한 이동 경험을 제공했다.
먼저, 2열에서는 플래그십 세단 뒷좌석 만큼이나 고급스러운 시트 사양이 눈에 들어왔다. 7인승 캘리그래피 트림 시승차의 경우에는 2열 전동 독립시트(폴딩, 슬라이딩, 등받이, 릴렉션 컴포트, 윙아웃 헤드레스트), 2열 통풍시트, 나파가죽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고, 여기에 타격식 마사지 기능의 다이내믹 바디케어 시트까지 선택 사양으로 추가했다.
탑승자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공간 설계도 찾아볼 수 있었다. 2열 시트 전체가 앞으로 기울어지는 전방 틸팅형 워크인을 마련해 3열 승하차 편의성을 끌어 올린 점이 대표적이다. 전방 틸팅형 워크인을 통해 2열 시트를 전방에 더 가깝게 밀착시킨 결과, 2열 시트 후방에 기존 대비 92mm 늘어난 최대 290mm(도어 개구부 하단 기준)의 3열 진입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유아용 카시트를 장착한 상태에서도 틸팅 동작이 가능한 점은 가족 단위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한 모습이었다.
3열에서는 확연히 나아진 개방감을 느꼈다. 리어 쿼터 글래스 면적이 한층 넓어졌고, 전동식 3열 시트 조절(등받이, 슬라이딩, 폴딩), 6:4 분할, 전후 110mm 슬라이딩 등으로 폭 넓은 공간 연출도 가능했다. 이 밖에도 2열 상단 루프라이닝에 위치한 공조 컨트롤러로 뒷좌석 탑승자가 후석 공조를 조절할 수 도록 하는 등 모든 탑승자의 편의성 향상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이 돋보였다. 특히 주행 속도를 부쩍 높여 보아도 매끄럽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 채 앞으로 나아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최고출력 281마력(PS), 최대토크 43.0kg.m의 여유로운 동력 성능을 발휘하는 2.5 터보 가솔린 엔진도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쾌적한 고속 주행을 뒷받침했다.
힘은 언제나 풍요로웠다. 폭넓은 엔진회전영역에서 강력한 힘을 전달하는 2.5 터보 가솔린 엔진 덕분에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빠르게 가속할 수 있었다. 부드럽게 출력이 상승하는 엔진 특성도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고급스러운 성격과 어울렸다. 이처럼 편안한 주행을 보장하는 엔진이 주행에 대한 만족감을 높였다.
주행 속도가 높으면 실내로 더 많은 소음이 유입돼 정숙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조건에서도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수준 높은 정숙성을 보여주었다. 비결은 차량 안팎 여러 부위에 꼼꼼하게 적용된 N.V.H 대책에 바탕한다. 윈드실드와 1열/2열 도어에 두께를 늘린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사용해 바람소리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킨 점, 흡음층 면적을 70% 확대한 플로어 카페트와 흡음 타이어(*21인치 휠 선택 시)로 차체 하부의 소음 및 진동을 줄인 점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이번 여정에서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안정적인 주행 감각, 준수한 핸들링 성능, 여유로운 동력 성능, 고급스러운 승차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풍요로운 만족감을 주는 완성도 높은 주행 품질에서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가치를 다시금 확신하게 됐다. 더불어 앞으로 출시 예정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 2.5 터보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에도 더욱 기대를 품게 했다.
무엇보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편안한 주행 감각이었다. 우수한 조종성과 다채로운 편의 사양 덕분에 큰 차체를 의식하지 않고 쉽고 편하게 다룰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플래그십 SUV를 꿈꿨던 운전자라면 누구나 자신 있게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운전석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고급스럽고 편안한 플래그십을 추구하는 고객에게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언제나 최상의 선택지로 존재할 것이다.
글. 이인주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