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0 현대자동차그룹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인지, 추론, 판단 등 인간의 사고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하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 기술은 최근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할 만큼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도 AI는 주목받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AI의 활용 가능성이 입증되고,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했던 문제가 AI를 통해 하나둘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를 완성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AI를 꼽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러한 AI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임직원들이 관련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시도 중이다. 지난해 11월 14일에 개최된 AI 컨퍼런스가 대표적이다. 사내 연구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AI 컨퍼런스는 AI 기술의 최신 트렌드 공유 및 외부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 연구원들의 AI 역량을 향상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임직원 역량 발전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인재개발원, 러닝랩, 연구전문가 제도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생태계의 기술 흐름에 맞춰 임직원의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은 AI 기술을 현업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중이다. 컨퍼런스 이전에 진행된 AI 경진대회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연구원과 대학(원)생이 힘을 합쳐 연구개발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AI로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경진대회를 통해 AI가 가진 가능성을 직접 확인한 연구원 3명(최현택 책임연구원, 박태웅 책임연구원, 유호건 연구원)과 AI 컨퍼런스의 운영 담당자(박효진 책임매니저)를 만나 현대자동차그룹의 AI 인재 육성과 기술 개발의 현주소에 관해 물어봤다.
외부 인원과의 협력으로 여러 성과를 도출한 AI 경진대회와 AI를 통한 새로운 모빌리티 세상 구현에 대해 발전적인 논의를 나누었던 AI 컨퍼런스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의 AI 관련 지원 사업은 탄탄한 기획과 방향성을 갖추고 순항 중이다. 이러한 AI 관련 프로그램의 기획 및 운영을 담당한 연구개발성장지원팀 박효진 책임매니저를 만나 이번 AI 컨퍼런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AI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된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가요?
박효진 책임매니저 | 지금까지 많은 연구원이 본인의 업무 영역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접근법 외에 다른 분야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고자 새로운 소통의 채널로 이번 AI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AI를 활용하여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사내 전문가들 사이에 소통과 인사이트를 나누는 만남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외부 AI 전문가를 초빙하여 현재 AI 트렌드를 저희 연구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 속에서 좋은 영향을 받은 연구원들이 현업에서 AI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AI 컨퍼런스의 차별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박효진 책임매니저 | AI 컨퍼런스는 네트워킹뿐만 아니라 사외 전문가의 발표를 통해 최신 AI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내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또한 설계, 실험, 해석 등 분야를 나누지 않고, 누구나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 세션에 참석해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질의응답을 깊이 있게 나눌 수 있도록 포스터세션*을 통해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AI 컨퍼런스의 차별화된 또 하나의 특징은 남양연구소 사례뿐만 아니라 해외연구소(유럽기술연구소)의 사례도 공유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해외연구소를 비롯한 전 그룹사 차원의 다양한 사례와 콘텐츠를 활용해 컨퍼런스가 한층 풍부해질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포스터세션(Poster Session) : 발표자가 발표 자료 앞에 자리하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직접 연구성과에 대해 소개하며 함께 네트워킹을 하는 시간
Q. 어떠한 분들이 발표를 진행하셨나요
박효진 책임매니저 | 다수의 AI 관련 논문으로 LLM(Large Language Model, 대형언어모델)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은 카이스트 황성주 교수님을 시작으로 최근 SCI급 논문을 작성한 국내 유수의 AI랩 박사과정 연구원 9명이 사외 전문가로서 발표했습니다. 이어 AI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은 사내 전문가들이 현업에서 직접 AI 모델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나누며 실제 업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선보였습니다. 사내 전문가 발표는 AI 경진대회 최우수 1팀, 우수 3팀, 장려상 4팀 등 총 8팀이 진행하였습니다.
Q. 현대자동차그룹은 임직원들의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향후 목표는 무엇입니까?
박효진 책임매니저 | 현대자동차그룹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분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입니다. AI와 SW가 현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미래 생존을 결정할 기술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연구소에서는 차량개발의 각 부문에 AI 및 SW 역량이 결합할 수 있도록 인재 육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과한 인원들에게는 서울대, 카이스트 등에서 AI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SDV로의 대전환을 맞아, 임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가오는 미래 모빌리티 세계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성장을 지원하겠습니다.
AI 컨퍼런스 이전에 진행된 AI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의 영예를 안은 차량제어기술개발팀 최현택 책임연구원(최우수상), 샤시선행개발팀 박태웅 책임연구원(우수상), 로보틱스지능SW팀 유호건 연구원(우수상)을 만났다. 이들이 생각하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AI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Q. 진행하신 프로젝트에 관하여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현택 책임연구원 | 저희 팀은 가상 환경(시뮬레이션 환경)과 AI(강화 학습)를 결합해 차량에 탑재되는 제어기를 자동 튜닝하는 방법에 대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기존에는 시험팀 담당자의 감각에 의존하여 차량의 성능을 조정하였기에 명확한 데이터를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차량제어기술개발팀에서 VPC 제어기를 가상화하였고,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해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뮬레이션 환경에서도 AI가 적응하여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었습니다.
박태웅 책임연구원 | 저희 팀의 프로젝트는 차량 내에 존재하는 차량 CAN 데이터와 각 휠의 3축 가속도를 통해 휠의 축하중을 계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자동차는 탑승객이나 짐에 따라서 축하중이 변화하고, 이렇게 변화한 축하중은 차량이 최적의 성능을 내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저희는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축하중에도 데이터를 명확하게 산출하여 이에 맞는 적절한 제어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주행 경험을 드리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유호건 연구원 | 최근 자동차 산업에선 AI 기술을 활용한 인간 중심의 미래형 자동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저희도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 중심의 제어 기능을 제공하는 AI 개인 음성 비서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운전 경험을 확장하고, 동승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AI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최현택 책임연구원 | 저희는 다양한 AI 모델 중에서 강화 학습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구현하는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지만, 메모리의 경량화를 고려할 필요가 없는 시뮬레이션 환경과 AI의 궁합이 좋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프로젝트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분들이 많아 이분들께 데이터를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뮬레이션과 AI를 결합하여 사용하는 일들에 저희의 경험과 데이터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박태웅 책임연구원 | 제한된 환경에서 휠의 축하중을 예측하는 것이 아닌, AI 기술을 통해 고객들이 평소 주행하는 일반 도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산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면이나 주행 상태에 따라 발생하는 노이즈와 변화 같은 변수도 차량 데이터를 통해 보완 했습니다. 기존에는 축하중을 측정하기 위해 값비싼 장비를 사용해야 했는데, AI를 활용하면 비싼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AI는 데이터를 측정하는 일에서 거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호건 연구원 | AI 모델을 학습하고 평가해 본 경험은 이전까지 많았지만,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AI 모델을 설계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GUI 시뮬레이션 툴을 제작하고 AI 기술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보니 AI가 가진 높은 가능성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AI 기술을 통해 한 단계 진보한 음성 비서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었고, 다음 단계로 로봇에 적용할 음성 대화 시스템으로 개발하는 중입니다. AI는 저희의 기술 완성도를 한 단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Q. 현업 연구원으로서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 AI에 관하여 어떠한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계신가요?
최현택 책임연구원 |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AI 모델의 도입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현업에서 AI 모델 도입을 다양하게 고려하는 중입니다. 기술 개발에서 인간이 가진 한계를 AI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I 경진대회와 AI 컨퍼런스와 같은 기회가 앞으로 더 많이 생겨서 연구원들의 AI 관련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태웅 책임연구원 |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AI의 도움이 필수적일 겁니다. 미래 모빌리티에는 현재보다 다양한 부품이 사용될 것이고 이를 최적으로 제어하는 일에는 여러 상황의 데이터 계측을 통해 최적의 제어 상황을 산출하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AI가 적격이며, 이러한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습득하는 방식에도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유호건 연구원 | 미래의 모빌리티 세상에서는 AI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연구하고 있는 인간을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이 AI 기술을 통해 구현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많은 연구원이 AI를 활용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AI를 연구하는 연구원 중 한 사람으로서 AI 기술을 통한 놀라운 기술 개발과 모빌리티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월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2024 CES에서 중장기 소프트웨어 전략인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SDx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은 소프트웨어와 AI이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개발한 모빌리티로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여기에 AI를 결합하여 차세대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들은 AI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들의 업무에 녹여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회사 차원에서도 임직원 개개인의 AI 역량 향상을 다각도로 지원 중이다. 개인의 노력과 회사의 지원이 어우러져 모두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그려본다.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