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 드라이빙 챌린지 수상 모습 HMG 드라이빙 챌린지 수상 모습

2024.01.31 현대자동차그룹 분량6분

2023 HMG 자율주행 챌린지를 빛낸 챔피언 팀을 만나다

지난해, HMG 자율주행 챌린지의 버추얼 트랙 부문과 리얼 트랙 부문에서 각각 우승을 거둔 성균관대 SAVE 팀과 건국대 AutoKU-R 팀을 만났다. 최고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해 모인 두 우승팀에게 부문별 우승 소감을 비롯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자율주행 챌린지 리얼 트랙 부문 경기

지난해 11월, 자율주행 기술 컨테스트의 또 다른 도전이 막을 내렸다.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챌린지(이하, HMG 자율주행 챌린지)’의 2023년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 지어진 것이다. HMG 자율주행 챌린지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경진대회 타이틀을 내걸고 열렸던 ‘대학생 자율주행 경진대회’의 명맥을 이어 다양한 변화를 이뤄오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인재 육성을 위해 마련된 HMG 자율주행 챌린지는 지난해 가상 환경 주행 부문을 더해 대회의 자유도와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가상 부문과 실제 주행 부문 모두 트랙이라는 생소한 환경에서 대회를 진행하며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목표로 삼았다.

무인 차량 레이스를 지배한 건국대 AutoKU-R 팀

리얼 트랙 부문 1위를 거둔 건국대 AuoKU-R팀

실제 트랙에서 펼쳐져 박진감을 더한 리얼 트랙 부문에서는 건국대 AutoKU-R 팀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2023 HMG 자율주행 챌린지의 리얼 트랙 부문 경기는 지난해 11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렸다. 세계 최초로 진행된 양산차 기반의 트랙 자율주행 레이스는 세계 최초 타이틀에 걸맞게 한층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졌다. 양일간 이어진 리얼 트랙 부문에서는 건국대학교의 AutoKU-R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AutoKU-R 팀의 나유승 팀장을 만나 용인 스피드웨이를 뜨겁게 달궜던 리얼 트랙 부문의 이야기를 나눴다.

AutoKU 팀의 멤버들

Q. AutoKU는 어떤 팀인가?

건국대학교의 AutoKU 팀은 박사과정을 진행 중인 3명(나유승, 김소영, 석지원)과 석사과정 6명(강정훈, 이재환, 이종현, 이준희 조재영, 하진수), 학사과정 중인 2명으로 구성됐다.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인지, 판단, 제어 분야를 연구 중인 인원들이며, 이 인원들을 각 부문별 특성에 맞게 적절히 배정해 두 개의 팀(AutoKU-V / AutoKU-R) 으로 꾸렸다.

실제 자율주행 챌린지 참가 차량에 탑승해 기술을 시연 중인 나유승 팀장

나유승 팀장은 알고리즘의 독자 개발과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Q.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최근 자율주행 관련 학계에서 논문과 함께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원하는 방향으로 튜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트랙이라는 환경과 규정에 가장 적합한 알고리즘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경쟁력을 갖춰 나갔다.


사전 준비에 공을 들인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레이스의 기본 개념을 학습해 전략을 준비했고, 대회 2주 전부터는 테스트 장소에서 알고리즘 평가를 반복했다. 예컨대 상황별 오류는 물론, 외기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변화하는 차량 한계 영역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실험을 거듭했다. 발생 가능한 거의 모든 시나리오를 사전에 검증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질문에 답변 중인 나유승 팀장

AutoKU-R 팀은 가상 환경과 실제 트랙의 특성 차이를 좁히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Q.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데에는 어떤 난관이 있었나?

입력 시 딜레이를 고려한 시스템 구성이 큰 난관이었다. 가상 환경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즉각 바퀴가 돌아가지만,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실제 입력과 반응 사이에 지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레이스 환경에서는 실시간으로 코드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짜여진 코드로 최대한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Q. 시뮬레이터 환경과 실제 트랙의 환경은 어떻게 다른가?

기본적으로 시뮬레이터에는 현실의 다양한 환경 요인이 반영되지 않는다. 시뮬레이터를 최대한 현실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실제 차량에 사용한 센서들의 노이즈를 모델링하고, 노면에서 발생하는 마찰계수를 조절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나유승 팀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주최 측의 지원으로 트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나유승 팀장

Q. 트랙 주행 경험이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었나?

현대차 측에서 연습주행 때마다 레이스 및 자동차 전문가들의 세미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사실 참가 팀 대부분이 레이싱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트랙 자율주행을 구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레이스의 특성상 차량 동역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했다. 차량 한계를 파악해야 트랙 특성에 따라 적절하게 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최 측에서 차량 동역학에 대한 강의를 제공해 주어 이를 제어 모델 설계에 녹여낼 수 있었다. 또 한계를 고려해가며 주행하는 방법을 터득해 차량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AutoKU-R 팀이 회의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 리얼 트랙 부문 팀장으로서, AutoKU 팀의 자랑은 무엇인가?

팀원이 대부분 학부 시절부터 함께 수업을 듣던 선후배 사이다. 그래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 소통이나 대회 준비 측면에서 서로 최대한 도와가며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 또 HMG 자율주행 챌린지의 1회부터 3회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하신 교수님도 큰 도움을 주셨다. 예를 들면 주행 전략을 세우거나, 개발 스케줄을 유연하게 구성하는 부분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참가 차량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AutoKU-R 팀 멤버들

나유승 팀장은 다음 대회에서도 적극적인 연구를 통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 이야기했다


Q. 다음 HMG 자율주행 챌린지에서의 포부는 어떠한가?

다음 대회에도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고 싶다. 어떤 환경이 주어지던 기본적인 알고리즘은 유사하기 때문에 이번 대회 결과를 기반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굉장히 까다로웠던 트랙 레이스 조건에서도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던 만큼, 추후 어떠한 미션이 주어지든 그에 맞게 더 많은 실험과 검증을 거쳐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


AutoKU-R 팀과의 인터뷰에서 눈에 띄었던 부분은 바로 팀원 사이의 활발한 소통과 화합이었다. 또한 그 속에서 팀원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도 가득 담아내고 있었다. HMG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더욱이, 침착하면서도 자신감 있던 나유승 팀장의 어조가 올해 AutoKU-R 팀의 또 다른 도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1초 차이 드라마틱한 우승 거둔 성균관대 SAVE 팀

버추얼 트랙 부문 경기 진행 모습

드라마틱한 승부 끝에 성균관대 SAVE 팀이 버추얼 트랙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좌측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영근, 안지혁, 김효빈, 송은지)

리얼 트랙 부문에 앞서 가상 환경에서 펼쳐졌던 버추얼 트랙 부문은 지난해 5월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개최됐다. 총 18개 대학이 참여한 가운데 이틀간 진행된 버추얼 트랙 부문은 예선을 2위로 통과한 성균관대 SAVE 팀이 간발의 차이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승리를 확정 지은 순간, 기쁨을 한껏 표현했던 박영근 팀장에게 우승 소감과 함께 HMG 자율주행 챌린지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다.


Q. SAVE 팀의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는 성균관대 SAVE 팀이다. 팀명 SAVE는 Sungkyunkwan Autonomous Vehicle Engineers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말 그대로 ‘성균관대 자율주행 공학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2014년 현대자동차 자율주행 경진대회를 참가한 선배들에 이어 꾸준히 대회에 참여하는 중이다. 올해 버추얼 트랙 부문에는 박영근, 안지혁, 송은지, 김효빈, 총 4명이 함께했다. 각자 판단, 인지, 제어 개발 영역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자율주행 챌린지 경기에서 얼싸안고 있는 SAVE팀 멤버들

Q. 1초 차이라는 놀라운 결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에는 어떤 기분이었나?

결승이 시작하자마자 차량 3대가 추돌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우리 차량이 가장 앞선 위치에서 사고가 발생했기에 그리드 1번으로 출발한 이점을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랩 타임 기록은 2위 팀이 더 빨랐기 때문에 전황이 유리한 와중에도 결승선을 넘을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결국 선두 다툼 끝에 간발의 차로 우승을 거둬 엄청난 짜릿함을 맛봤다.

알고리즘을 코딩하고 있는 박영근 팀장

SAVE 팀은 트랙 환경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알고리즘의 최적화 작업을 거쳤다

Q. 이번 대회를 위해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개발을 진행했나?

용인 스피드웨이를 본뜬 트랙에서 이뤄지는 경기다 보니 차선이 없는 맵의 형태부터 경로 생성까지 기존의 시뮬레이션 대회와는 다른 방식으로 개발해야 했다. 우선 추월 가능한 구간이 정해져 있고, 속도도 표지판에 적힌 지정 속도로 주행해야 한다. 이 제약 조건들을 고려해 속도 표지판 인식 로직을 새로 개발하고, 규칙 기반 인식 로직을 딥러닝 방식으로 변경해 라이다의 인식 정확도를 높였다. 또 제어 영역에서도 튜닝 파라미터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전역 경로 탐색 방식을 너비 우선 탐색(BFS, Breadth-First Search)으로 변경했다.

SAVE팀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Q. SAVE 팀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버추얼 트랙 부문의 팀원들은 4명 모두 같은 기수의 석사 과정 동기다. 서로 수평적인 관계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팀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개발이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서로 의견이 다를 때도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Q. 버추얼 트랙 부문 우승에 일조한 숨은 조연은 누구였나?

버추얼 트랙 부문은 ‘CarMaker’라는 프로그램의 가상 환경에서 진행된다. 각 대학들이 충분한 개발 여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현대차 측에서 해당 프로그램 라이센스를 제공해 주었다. 게다가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교육 시간도 마련해 새 소프트웨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 자율주행 로직의 특성상 높은 성능의 장비들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비용이 예상되었지만 교수님께서 뛰어난 하드웨어를 지원해 주셨고, 전반적인 개발 계획에 대해 지도해 주시는 등 여러 측면에서 도움을 받았다. 게다가 대회 현장에도 동행해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박영근 팀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자율주행 챌린지 경기 모습

Q. HMG 자율주행 챌린지에 참여하는 것은 어떤 경험이었나?

SAVE 팀은 수년간 자율주행 챌린지에 참가해 왔다. 선배들이 축적해 온 데이터 노하우를 전달받아 간접적으로 많은 경험치를 쌓았고, 덕분에 작년에 정부 기관에서 주최한 자율주행 관련 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었다.


사실 이번 대회는 참가 초기,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알고리즘 개발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능력이 이전보다 향상되고 있음을 체감했다. 또한 팀원 간의 소통이 시너지가 되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했고, 예상보다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 이런 경험들은 추후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SAVE 팀 멤버들이 버추얼 트랙 부문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실 이번 HMG 자율주행 챌린지는 대학원 수료를 앞둔 SAVE 팀의 마지막 대회였다. 올해 수료와 함께 취업을 확정 지은 팀원들은 아쉬움과 함께 최선을 다한 만큼의 후련함을 표했다. 박영근 팀장은 마지막으로 후배들이 이끌어 갈 SAVE 팀이 향후 열릴 자율주행 관련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랐다. 그의 바람처럼,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질 다음 SAVE 팀의 활약도 기대해 본다.

자율주행 챌린지 부문별 경기 모습

자율주행 기술의 완벽한 실현을 위해 HMG 자율주행 챌린지는 향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HMG 자율주행 챌린지도 새로운 도전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완벽한 실현을 앞당기는 도전 과제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대회에 참여하는 대학(원)생들이 개발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다음 HMG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펼쳐질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