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를 위해 스노우 폼을 뿌린 카니발과 세차 후 깨끗해진 카니발을 반씩 합성한 이미지 세차를 위해 스노우 폼을 뿌린 카니발과 세차 후 깨끗해진 카니발을 반씩 합성한 이미지

2024.01.10 기아 분량7분

도장면을 위협하는 요소로부터 내 차를 지키는 방법, 겨울철 세차 A to Z

겨울은 차량 관리가 필수인 계절이다. 추위로 인해 관리에 소홀해진다면 여러 오염물이 도장면을 공격해 아찔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관리만 잘하면 어렵지 않게 겨울철 오염물로부터 내 차를 보호할 수 있다.

셀프 세차 부스에 들어가 있는 카니발의 전측면 모습

영하권을 밑도는 한파가 시작되고, 소복하게 쌓인 눈을 보면 비로소 겨울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겨울이 되면 눈과 함께 찾아오는 고민거리가 있다. 바로 자동차 관리다. 특히 세차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추운 날씨 탓에 셀프 세차는 자꾸만 미루게 된다. 심지어 한 줄기 빛처럼 보였던 자동 세차기는 동파를 막기 위해 운영을 멈추기도 한다.


다른 계절과 달리 겨울에는 더욱 꼼꼼한 차량 관리가 필수다. 도처에 도장면을 위협하는 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 차량에서 튄 오염물은 물론이고 도로에 쌓인 눈을 녹이기 위해 뿌려진 염화칼슘은 도장면을 손상시키는 주범이다. 그렇다면 도장면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겨울철에도 쉽게 도장면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겨울철 도장면을 위협하는 주범

겨울철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과 다양한 오염물로 더러워진 카니발의 도어와 사이드미러

겨울철에는 작은 자극에도 쉽게 도장면이 손상될 수 있다

자동차의 도장면은 사람의 피부와 같다. 생각보다 예민하고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쉽게 손상된다. 요즘처럼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더욱 예민해지기 때문에 쉽게 상처를 입는다. 이를테면, 도로에 떨어진 낙엽도 위험 요소다. 예민해진 도장면 탓에 도로에 떨어진 낙엽을 스치는 것만으로도 미세한 상처가 생긴다. 얇은 종이에 손을 베이는 것과 비슷하다. 더불어 도로에 떨어진 각종 오염물 역시 도장면에 달라붙어 손상을 초래한다.


염화칼슘 얼룩이 묻은 카니발의 팬더

염화칼슘은 차체 부식을 무려 6배나 가속시키는 도장면 손상의 주범이다

특히 도로 결빙을 막기 위해 제설제로 쓰이는 염화칼슘은 도장면을 빠르게 손상시키는 주범이다. 염화칼슘은 칼슘이온과 염화이온이 각각 1:2 비율로 구성된 화합물로 물과 만나면 열을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발생한 열은 눈과 얼음을 녹이고 어는점을 낮춰 녹은 눈이 쉽게 얼지 않게 방지해 제설에 효과적이다.

염화칼슘이 뿌려진 도로의 모습

염화칼슘은 저렴한 비용으로 눈을 빨리 녹이는 효과 덕분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염소계 제설제다. 아울러 습기를 제거하는 능력도 있어 제습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지만, 이로운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논란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염화칼슘은 도로를 더 젖게 만들어 사고 위험을 높이고, 아스팔트를 약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꼽힌다. 


또한 차량 주행으로 인해 분진 형태로 변한 염화칼슘은 식물을 말라 죽게 만들고, 토양의 칼슘 농도를 높여 성장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차량 부식을 유발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염화칼슘의 염소 성분은 금속을 만나면 최대 6배까지 빠르게 철을 부식시킨다. 이처럼 겨울은 낮은 기온과 염화칼슘이 도장면 손상을 가속화하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계절이다.


고압수만 잘 사용해도 관리는 성공

카니발 후면의 오염물을 제거하기 위해 고압수를 뿌리고 있는 모습

꼼꼼한 고압수 분사는 크고 작은 오염물을 제거해 도장면 손상을 최소화한 세차를 가능케 한다

겨울에는 눈과 미세먼지, 염화칼슘 등 다양한 오염물이 도장면에 더욱 많이 쌓인다. 오염물을 끌고 흘러내리는 비와 달리 눈은 도장면에 붙어 각종 오염물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오염물을 머금은 눈이 녹으면 마치 흙탕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그대로 얼룩으로 남게 된다. 


앞유리에 고압수를 뿌리는 모습을 실내에서 바라본 모습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세차가 필수다. 여기서 말하는 꼼꼼한 세차란 올바른 고압수 사용이다. 물만 묻히는 용도로 고압수를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는 절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고압수는 꼼꼼하게 오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대로 된 고압수 사용은 계절과 상관없이 셀프 세차의 가장 기본이며, 고압수만으로도 많은 오염물을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염화칼슘은 앞서 달리는 자동차나 노면으로부터 튈 뿐만 아니라 틈새까지 파고들기 때문에 파팅 라인, 서스펜션, 휠 하우스, 라디에이터 그릴, 테일게이트 등 구석구석 고압수를 분사하는 것이 좋다. 

하부세차를 하고 있는 카니발의 뒷모습

겨울철 세차 시 하부세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차체 바닥에 붙은 염화칼슘과 오염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하부세차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하부 세차는 오염물 제거는 물론 염화칼슘으로 인한 하부 부식을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셀프 세차장에는 하부세차 장치가 마련돼 있다. 다른 계절에는 오염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해도 좋지만, 겨울은 그렇지 않다. 손이 닿지 않는 하부와 틈새에 쌓인 염화칼슘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프리워시, 본세차 과정 사이에 하부세차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완벽한 오염물 제거를 위한 3pH 세차법

세차에 필요한 용품과 함께 있는 카니발의 모습

도장면을 깨끗한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오염물의 종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염물에 따라 제거할 수 있는 세정제의 성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정제의 성분을 활용한 세차 방법을 ‘3pH 세차’라 부른다. 3pH 세차는 알칼리성, 중성, 산성 등 3가지 성분의 세정제를 모두 사용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이는 반대되는 성질의 화학반응을 통해 쉽게 제거되는 오염물의 특성을 활용한 세차 방법이다. 세정제의 성분은 0pH부터 14pH까지 수소이온(pH) 농도에 따라 산성(0~7), 중성(7~8), 알칼리성(8~14)으로 구분한다.

압축 분무기로 알칼리성 세정제를 도포하고 있는 모습

염화칼슘은 산성 오염물로 알칼리성 세정제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제거할 수 있다

겨울철 3pH 세차의 첫 번째 단계는 알칼리성 세정제를 이용한 프리워시(Pre-wash)다. 겨울철 주된 오염물인 염화칼슘은 산성의 성질을 띠고 있어 알칼리성 세정제를 활용하면 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알칼리성 세정제를 이용한 프리워시 과정을 마쳤다면, 산성 세정제를 활용한 두 번째 프리워시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눈이 녹아서 만들어진 워터스팟의 경우 알칼리성 성분을 띤 무기화합물이기 때문에 산성 세정제로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워시미트를 이용해 본세차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중성 세정제는 차체 모든 부분에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안전하다

알칼리성과 산성 세정제를 이용한 프리워시를 마쳤다면 중성 세정제를 활용한 본세차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중성 세정제의 경우 도장면의 손상 없이 일상의 먼지 혹은 가벼운 오염물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성 세정제를 활용한 본세차는 일반적인 방법과 동일하다. 물이 담긴 버킷에 적당량의 세정제를 희석한 후 워시미트를 활용해 부드럽게 도장면을 닦아내는 방식이다.

디테일링 브러시로 카니발의 헤드램프를 닦고 있는 모습

프리워시 과정에서 부드러운 브러시를 활용해 틈새를 세정하는 것이 좋다

3pH 세차 방법은 원리만 파악한다면 간단한 방법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일반적인 세차 방법과 동일하지만 한 가지 세정제만으로 지울 수 없는 오염물을 완벽히 제거하고, 세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장면 손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3pH 세차는 꼭 겨울철 세차가 아니더라도 모든 계절에 활용 가능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세차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깨끗하게 세차를 마친 카니발의 전면

온도가 영하로 떨어진다면 세차를 미루는 것이 좋다

모든 세차 과정을 마친 후 세정제를 말끔히 헹궈냈다면 드라잉(물기 제거) 과정에 돌입해야 한다. 겨울철 세차 시 드라잉 과정은 다른 계절보다 더욱 꼼꼼하게 진행해야 한다. 틈새에 남아 있는 물기가 얼어 도장면 손상은 물론 물 때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잉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에어 드라잉 방법을 먼저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에어 드라잉은 에어건을 이용해 도어 사이, 사이드미러, 그릴, 주유구 등 타월이 닿지 않는 틈새에 남아있는 물기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타월 드라잉 작업을 할 때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타월이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드라잉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다. 마른 타월도 도장면 손상을 유발하지만, 추운 날씨로 인해 얼어버린 드라잉 타월도 스월마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친 눈보라와 오염물을 막아 줄 보호층

셀프 세차 베이를 배경으로 서 있는 카니발의 측면

모든 세차를 마친 후에는 도장면을 보호할 수 있는 코팅층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수다. 세차를 마친 도장면은 매우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빠르게 오염물이 쌓일뿐더러 낙엽과 같은 작은 물체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도장면 정리를 위해 페인트 클렌저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도장면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견고한 코팅층을 만들기 전 선택해야 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페인트 클렌저 혹은 탈지제를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물과 기존 코팅층을 제거하는 탈지 과정이다. 이는 말 그대로 상황에 따른 선택 과정으로 반드시 거칠 필요는 없다. 단, 도장면을 손으로 만졌을 때 이물질이 느껴지거나 외장 컬러가 탁한 느낌이라면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을 추천한다. 페인트 클렌저는 일부 남아 있는 오염물이나 제거되지 않은 워터스팟 등을 제거해 외장 본연의 색감을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 탈지제를 이용한 과정은 말 그대로 기존 코팅층을 완전히 제거해 날것 상태의 도장면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탈지 과정은 새로운 코팅층을 입히기 위한 전처리 작업으로 진행된다.


코팅층을 입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방법은 퀵 디테일러(Quick Detailer), 물 왁스 등의 액체형 광택 코팅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기존 코팅층의 성능이 저하되지 않은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드라잉 과정 중 진행하는 습식 코팅제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 본세차 후 압축 분무기나 폼랜스를 이용해 빠르고 쉽게 코팅층을 형성할 수 있다. 


코팅을 위해 고체 왁스를 바르고 있는 모습

왁스는 제품이 권장하는 경화 시간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고체 왁스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고체 왁스는 천연재료인 카나우바 성분으로 만든 코팅제에서 유래된 것으로, 고체 형태의 제품을 도장면에 얇게 펴 바른 후 버핑 타월로 닦아내는 방식으로 코팅층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각종 오염물로부터 도장면을 보호하고, 발수 코팅의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유리막 코팅제를 도포하고 있는 모습

유리막 코팅은 도장면에 얇은 유리층을 덮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마지막 방법은 유리막 코팅이다. 과거에는 전문 시공 업체를 통해서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최근에는 셀프 유리막 코팅제가 등장하면서 세차를 즐기는 이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 유리막 코팅은 유리의 주성분인 이산화 규소(SiO₂)로 만든 코팅제로 왁스 계열 코팅 제품보다 튼튼한 피막을 형성해 도장면 보호 지속 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유리막 코팅은 전용 어플리케이터를 통해 도장면에 펴 바르고, 일정 시간 후 닦아내는 방식으로 시공한다.

다양한 세차 용품이 구비되어 있는 판매점의 모습

코팅제 선택 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도장면의 종류에 맞는 코팅제 선택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차량의 캐릭터와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무광 컬러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 아이오닉 5, 디 올 뉴 싼타페를 비롯해 기아 EV6, EV9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제네시스는 전 모델에 무광 컬러를 추가해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무광 컬러의 경우 반드시 전용 코팅제와 관리제를 사용해야 도장면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만약 일반 도장면에 사용하는 코팅제를 무광 도장면에 사용할 경우 광이 생겨 도장면을 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무광 컬러 전용 세정제와 코팅제를 사용해야 한다.


유막 제거와 유리 발수 코팅을 진행하는 모습

도장면 코팅과 함께 유리 발수 코팅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만약 유리에 유막이 많이 고착된 상태라면, 전용 제거제를 사용해 물을 머금고 있는 친수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이후 모든 물기를 닦아내고 전용 발수 코팅제를 바른 후 타월로 닦아내면 된다. 참고로, 기존 유리 발수 코팅층이 사라지지 않은 경우에는 유막 제거 과정은 생략해도 된다. 유리 발수 코팅 과정을 거치면 눈과 오염물이 유리에 쌓이는 것을 방지해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모든 세차를 마친 후 셀프 세차 베이를 배경으로 서 있는 카니발의 후측면

겨울철 도장면 관리는 꾸준함과 꼼꼼함이 중요하다. 영하의 날씨가 아니라면 주기적으로 실내 세차장을 방문해 관리해 줌으로써 도장면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만약 겨울 세차가 여전히 두렵다면, 겨울을 대비해 평소 오염물을 꼼꼼히 제거해 두거나 코팅층을 형성해 놓기를 추천한다. 간단한 세차만으로도 쉽게 오염물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처럼 꾸준한 관리 습관만이 겨울철 오염물로부터 도장면을 안전하게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사진.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