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을 끼고 있는 모습 체인을 끼고 있는 모습

2023.12.11 현대자동차그룹 분량4분

고생은 이제 그만,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

탈착이 어렵지만 눈이 오는 지역에서는 꼭 필요한 자동차 스노우 체인. 차량 실내에서 버튼 작동 한 번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폭설이 내린 거리

겨울에 내리는 함박눈은 낭만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운전자에게는 걱정거리이기도 합니다. 까다로운 겨울철 운전을 더욱 어렵게 만드니까요. 그래서 겨울에는 윈터 타이어를 끼우고 폭설에 대비해 스노우 체인을 챙기기 마련입니다. 국내 대부분의 도로는 제설이 빠르게 이뤄지기에 필요성을 느낄 일이 많진 않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폭설 상황에서 스노우 체인은 생명을 좌우하는 안전장비가 됩니다. 

체인을 끼운 차량의 타이어

스노우 체인은 장착과 제거가 상당히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휠과 타이어에 체인을 걸거나 걷어내야 하죠. 게다가 꼼꼼하게 체결하지 않으면 차체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습니다.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새로운 개념의 스노우 체인들도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샤시선행개발팀이 개발 중인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이하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 기술은 이런 번거로움을 해결해 줍니다.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는 실내에서 버튼 조작 한 번으로 스노우 체인이 타이어에서 돌출되는 기능입니다. 타이어와 스노우 체인이 하나로 합쳐진 구성이죠. 타이어와 휠에 홈을 만들고 그 안에 체인 스트랩을 숨겨둔 구성입니다. 평소 체인 스트랩은 타이어 외경보다 안쪽에 자리합니다. 따라서 수납되는 홈은 타이어의 다른 홈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눈이 내리는 등 체인이 필요할 때는 체인 스트랩이 돌출되어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일반 노면과 눈길에 따른 형상 기억 합금 스노우 타이어의 작동 개요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의 장점 중 하나는 구성이 간결하다는 점입니다. 해당 기술은 보호 커버, 형상기억합금과 체인 스트랩, 휠, 중공 슬립 링, 타이어, 체인 스트랩 고정 링 등의 부품을 사용합니다. 가변 시스템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기모터는 찾아볼 수 없죠. 구성이 복잡하고 부품이 많으면 단가가 비싸고 현실성도 떨어집니다. 구상에만 머문 기술이 되는 것이죠. 


형상기억합금 스노우타이어의 구조

보호 커버는 가장 바깥쪽에 자리하여 형상기억합금 모듈을 차량 외부로부터 보호합니다. 형상기억합금 모듈은 형상기억합금과 체인 스트랩을 연결한 부품입니다. 체인 스트랩은 일반적인 스노우 체인처럼 노면에 맞닿는 부품으로 플라스틱, 스틸, 부직포 등 다양한 재질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스노우 체인처럼요. 


눈길을 주행 중인 버스의 모습

일례로 승용차에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를 적용한다면 적절한 강도와 내구성을 갖춘 플라스틱을 사용하거나, 승차감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부직포 재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량이 무거운 상용차에 적용한다면 승차감이 좀 떨어져도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난 스틸 재질을 사용할 수 있죠. 



형상기억합금 스노타이어의 구조를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체인 스트랩의 한쪽은 고정 링을 통해 휠에 단단하게 고정됩니다. 다른 한쪽은 형상기억합금과 이어져 있습니다. 형상기억합금의 길이 변화에 따라 체인 스트랩이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죠. 막대기의 한쪽을 고정한 상태로 다른 쪽을 힘주어 올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형상기억합금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형상기억합금은 형태가 틀어지거나 변형되어도 열을 가하면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성질이 있습니다. 체인 스트랩에 연결된 형상기억합금의 원래 모양은 알파벳 ‘J’ 모양이지만, 평소 형상기억합금은 알파벳 ‘L’ 모양으로 유지됩니다. 리턴 스프링과 결합된 누름대(불릿)가 형상기억합금을 눌러 알파벳 ‘L’ 모양으로 바꾼 것입니다. 해당 상태에서는 체인 스트랩이 타이어 안쪽으로 당겨져 바닥에 닿지 않게 됩니다. 

일반적인 노면과 눈길 주행 상황에서의 형상기억합금 스노타이어 단면을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하지만 중공 슬립링에 전류를 공급해 열을 전달하면 형상기억합금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에 따라 리턴 스프링과 결합된 누름대의 저항을 이겨내고 알파벳 ‘J’ 모양으로 돌아갑니다. 그 결과 알파벳 ‘L’ 모양에 비해 최상단이 더 높아지고, 자연스레 체인 스트랩이 홈 바깥으로 나와 체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는 별도의 모터나 동력 전달장치 없이 기능을 구현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복잡함을 걷어낸 간결한 방식으로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기술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죠. 


야간에 눈길을 달리는 차량들


해당 기술은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우선 별도의 스노우 체인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스노우 체인이 처음부터 장착된 타이어니까요. 또한 전기모터를 사용해 체인을 전개하는 기술보다 저렴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의 가장 큰 장점은 버튼 작동 한 번으로 스노우 체인을 작동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차에서 내려 힘들게 스노우 체인을 장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해당 기술은 개발 당위성이 충분합니다. 

일반 스노체인과 형상기업합금 스노체인의 특징을 비교해 설명하는 표

스노우 체인 탈거 작업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실 폭설 속에서도 스노우 체인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거든요. 스노우 체인을 장착했을 때는 시속 40km 이하로 달려야 하며, 눈의 깊이가 얕아지면 바로 탈거해야 합니다. 귀찮다고 스노우 체인을 달고 빠르게 달리면 어떻게 될까요? 승차감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충격으로 인해 체인이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차량 파손으로도 이어질 수 있죠. 하지만 전력으로 작동하는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 기술은 속도를 높이면 자동으로 기능을 해제하는 기능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습니다. 

타이어의 패턴을 클로즈업한 사진

스노우 타이어 일체형 타이어에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습니다. 타이어의 마모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죠. 타이어가 마모되면 체인 스트랩의 높이가 타이어 외경과 같아집니다. 자연스레 체인 스트랩이 도로와 맞닿는 느낌이 운전자에게 전달되죠. 승차감이 평소와 달라지면 타이어 교체를 검토하면 됩니다. 


아쉽게도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는 현재로서는 법규와 여러 제한사항으로 인해 빠른 적용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전용 휠과 전용 타이어를 사용해야 하니 해당 부품을 만드는 산업계의 변화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은 필요하지만 다루기 번거로운 것들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고, 또 이를 구현해왔으니까요.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스노우 체인 일체형 타이어 또한 고객의 안전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세심한 정성과 상상력을 보여주는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겨울의 도로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더 나은 삶과 이동이 실현되는 새로운 시대의 챕터를 열어 나갑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 속 불편함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은 개선할 점을 찾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기술들이 선사할, 더욱 편하고 안전한 우리의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