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0 현대모비스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천 년 역사의 돌다리 ‘농다리’를 건너면 면적 108ha(약 33만 평)에 달하는 생명의 숲 미르숲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현대모비스가 일군 숲으로, 봄에는 벚나무를, 여름에는 푸른 신록을,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나무, 겨울에는 설송이 장관을 이룹니다. 굴피나무, 미선나무, 굴참나무 등 낯선 이름의 나무와 식물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렇게 숲을 이루자 다양한 동물이 터를 잡았습니다. 생태계가 복원되었음을 확인한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생물다양성 보전에 나섰습니다. 자연을 향한 현대모비스의 진심이 담긴 사회공헌활동 행보에 대해 알아봅니다.
미르숲 조성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 숲 사회공헌 계획을 수립하고, 2012년 진천군에 숲 조성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름하여 ‘생거진천 현대모비스숲’으로 2013년 숲 조성 추진 기념식을 열었고, 2014년 식재와 시설, 포장 설계 원칙을 수립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숲 조성 원칙은 ‘지역성’과 ‘친환경’으로 귀결됩니다. 기존 수목을 최대한 보호하고 소나무와 단풍나무, 벚나무 등 지역 향토수종을 도입했으며, 잠자리, 고사리, 야생조류 등 생물다양성 확보에 주안점을 두고 식재했습니다. 또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소재를 활용해 벤치, 계단 등 시설을 설치했으며, 지형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현장 폐기목으로 우드칩 포장을 진행하는 등 인공적인 조성을 최대한 지양하고 숲이 고이 간직해온 소중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이끌어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2014년 숲의 이름을 변경하기로 합니다. 특정 기업명 대신 지역성을 살리고자 한 것입니다. 지역 스토리를 발굴한 끝에 용이 사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숲이란 뜻을 담은 ‘미르숲’으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미르는 순우리말로 ‘용’을 뜻하며, 미르숲이 품고 있는 초평호가 뻗은 모습이 용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현대모비스는 단절된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잇고자 ‘기업의 지역 가치 복원’이라는 메시지를 숲의 이름에서부터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7년 미르숲이 조성된 이후 숲 관리를 해오던 현대모비스는 2021년 12월에 진천군에 숲을 기부했습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여전히 미르숲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3년과 올해 미르숲과 미호강에 생태 모니터링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확인한 현대모비스는 생태계 조성사업을 시작합니다. 진천군,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함께 미호강 일대의 생물다양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2023년 8월에 체결하고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미르숲 내 미호강과 백곡천이 합류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생태계 보전 및 복원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생물다양성 생태계 조성사업은 총 3단계로 운영됩니다. 1단계인 2023년에는 미르숲 지역 생물다양성 평가 및 비교 분석을 통해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2013년 미르숲 지역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내용과 비교 분석해 자연도 2등급, 법정보호종 1종(황조롱이), 식물 250종, 동물 73종 등을 확인한 바 있는데, 이를 토대로 6개 분야의 분기 단위 생태환경 조사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와 함께 환경 정화 활동, 가로수길 보수, 미호강 주변 가로수 및 초화류 식재 등을 진행하고 있지요.
2단계로는 2024년 2월에 생태 모니터링 결과 보고와 9월에 멸종위기종 미호종개 방생 등의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3년간 습지 조성에 주력하여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환경 정비 활동을 진행합니다. 3단계로는 2027년에 개체수 증가 여부 등 생태계 복원 활동의 운영 성과 분석을 거쳐 생물다양성 체계를 최종 구축할 계획입니다.
미르숲은 진천의 인기 관광지로 거듭났습니다. 농다리를 건너면 미르숲 산책로가 시작되는데, 초평호를 따라 걷는 수변로, 탁 트인 풍광을 누릴 수 있는 농암정, 메타세쿼이아길 등 풍성한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산수 경관을 간직한 기원의 숲과 거울의 숲, 천년의 신비로운 문화와 마을을 품은 약속의 숲, 요정의 숲 등 6개 숲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생각의 숲(자연상생철학 숲)은 현대모비스 자연생태교육관을 중심으로 철학의 숲과 습지관찰원으로 구성된 공간입니다. 이 숲에서는 가족 힐링 체험인 가족생태교실 프로그램, 습지관찰원 초등학생 습지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기원의 숲(식생경관디자인 숲)은 벚나무와 소나무 식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오래전 퇴적암의 한 종류인 자색암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붉은 바위의 숲(지질역사배움 숲)은 야외 학습장이자 포토존이기도 합니다.
북사면 계곡부에 위치한 요정의 숲(자연생태동화 숲)에서는 다양한 야생동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고니, 청둥오리, 쇠딱따구리, 노랑턱멧새 등의 물새와 산새를 직접 보고 관찰하는 야생동물 관찰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거울의 숲(수변경관투영 숲)에선 푸른 용의 형태를 한 초평호가 담아낸 미르숲의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지며, 약속의 숲(미래세대문화 숲)에선 굴참나무와 느티나무 등 한국색이 짙은 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숲이 생기면 동물들만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 속에서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도 하나둘 찾아오기 마련이. 미르숲은 연평균 50만 명의 방문객이 찾으며 모두의 숲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2010년 19만 명 수준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인데, 현대모비스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입니다. 현대모비스는 미르숲 조성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2015년 숲 1단계 조성과 편의시설 완료에 맞춰 음악회를 개최했으며, 2016년에는 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음악회는 진천군의 대표적인 힐링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큽니다. 매회 테마를 정해 시민들이 좋아하는 양희은, 이은미, 박미경 등 유명 가수들이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었죠. 숲 체험 프로그램도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숲의 참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숲해설가와 함께 진행하는 습지 노릇,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힐링숲피아, 숲 거닐기, 숲속 착한 여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방문객을 만났습니다.
숲은 다양한 동식물이 복잡하게 엮이며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이는 생물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10여 년이 지난 미르숲에서는 반가운 동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다시 터를 잡으며 생물다양성을 이끌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2013년과 올해 각각 두 차례에 걸쳐 환경영향평가와 생태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을 비롯해 다수의 법정보호종이 미르숲에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야생조류는 2013년 19종에서 2023년 31종으로 증가했으며, 법정보호종인 붉은배새매, 참매, 원앙, 황조롱이가 다수 관찰됐습니다. 포유류는 미호강-백곡천 합수부와 농다리 주변에서 법정보호종인 수달과 삵이 추가로 관찰돼 2013년 1종에서 3종으로 증가했으며, 어류는 올해 총 8과 26속 28종이 확인됐습니다. 미호종개(멸종위기종)와 고유종 4종(중고기, 돌고기, 돌마자, 얼록동사리)이 발견되기도 했지요. 특히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미호종개를 현대모비스와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으로 구성한 ‘생다진천 프로젝트팀’이 10월 25일에 확인했습니다. 진천에서 2006년에 마지막으로 확인된 이후 17년 만에 미호강에서 다시 확인된 것이죠. 이처럼 미르숲은 지역의 생물 다양성 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미르숲을 조성해 자연환경을 복원하고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복원 과정에서 멸종위기 동물인 수달과 미호종개 등의 서식을 확인한 현대모비스는 생물다양성을 위한 생태계 복원 활동의 대장정을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는 자연이 만들어놓은 생태계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안에서 공존의 관계가 유지될 때 성장합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통한 생태계 조성에 나선 현대모비스의 건강한 발걸음이 빛을 발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