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7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 제조사의 역할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동계가 바뀌어도 자동차 산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본질은 바로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비슷한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같은 차급에서도 더 힘차게, 더 먼 거리를 달리는 전기차가 있기 마련이죠. 이처럼 자동차 제조사의 능력에 따라 전기차의 성능도 천차만별이 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전기차와 관련된 여러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안전성, 주행거리, 충전 시간 등 소비자가 중시하는 전기차의 기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R&D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그중에서도 현대차그룹의 R&D 역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BMS 기술입니다.
BMS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의 약자입니다.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동시에 자동차가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제어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죠. BMS의 완성도는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차 기술 노하우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이 BMS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BMS의 핵심 기능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바로 ①배터리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기술 ②배터리 내부의 수많은 셀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셀 밸런싱(Cell Balancing) 기술 그리고 ③과충전·과방전과 같은 배터리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인데요.
우선, 배터리 시스템 모니터링 기술은 배터리가 높은 효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핵심 분야입니다. 배터리의 상태(SoC, State of Charge)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배터리 내구 수명(SoH, State of Health)을 정밀하게 예측해 운전자에게 제공합니다. 나아가 배터리의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탐지하고 분석, 예방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고,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습니다.
BMS의 두 번째 핵심 기능은 바로 셀 밸런싱입니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에 이르는 셀로 이뤄져 있습니다. BMS는 이 모든 셀의 상태를 관리합니다. 각 셀의 온도 및 출력 상태가 비슷해야 배터리 전체의 내구성과 성능을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배터리 셀들의 전압에 편차가 생길 경우, BMS는 이를 미리 인지해 셀 사이의 전압 편차를 줄이기 위한 셀 밸런싱 제어를 수행하는데요. 현재 배터리의 온도와 상태를 종합해서 배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출력을 수시로 연산합니다. 배터리 팩 안의 많은 셀 중에서 하나만 성능이 저하되어도 전체 배터리 성능은 떨어지므로, 배터리 셀 개별 관리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BMS의 세 번째 핵심 기술은 바로 안전 제어입니다. BMS가 배터리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 이상 현상을 포착하면 심각도에 따라 미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가령 특정 고장 발생 시, 배터리의 최대 출력을 줄임으로써 차량의 최고 속도를 제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부품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이 안전하게 서비스 센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상 상황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BMS에서 제한하는 허용 출력 내에서 전기차 주행 및 충전이 이뤄지므로, BMS의 역할은 그만큼 매우 중요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BMS는 전기차의 주행 성능과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더욱이 BMS는 배터리 상태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전기차의 출력 수준을 결정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BMS는 전기차의 전비 성능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일찍이 전기차를 자체 개발하고 양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면서 앞서 말씀드린 BMS의 핵심적인 기술들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 V2L 등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을 남들보다 일찍 개발하고 양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BMS 기술력을 축적함에 따라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신뢰도 높은 BMS 제어 로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양산 차량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재 개발 중인 차량의 BMS 제어 상황을 원격으로 상세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대형 물류업체나 택시업체를 비롯한 로지스틱스 및 모빌리티 서비스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배터리 진단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공받은 정보를 활용해 BMS 제어 로직을 원격으로 실증하고, 배터리 진단에 관련된 다양한 신기술들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효율적인 개발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그룹이 가진 BMS 개발 경쟁력의 원천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개발 경험과 협업을 발판으로 현대차그룹은 BMS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차량의 동력성능과 배터리의 내구 수명 부문인데요. 배터리는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을 내야 할 때 수명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급속/초급속 충전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배터리의 내구 수명을 최대한 유지하는 동시에 충분한 동력성능을 확보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현대차그룹이 배터리의 고유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 후, 이를 BMS 제어에 반영해 출력과 내구성을 모두 잡았기에 가능했던 이야기죠.
BMS의 배터리 센싱 및 제어 정밀도에 따라 주행 성능에서는 큰 차이가 생깁니다. 예컨대 동일한 배터리 조건에서도 더 잘 달리는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건데요.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성능과 내구 수명을 양립하는 최적의 BMS 제어에 대한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점이 바로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 5 N이나 EV6 GT와 같은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합니다.
BMS 제어는 정교한 개별 셀 상태 파악 및 성능 제어, 그리고 다른 제어기와의 협조 제어 등 다뤄야 할 부분이 많아 개발 난이도가 높으며 상당한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오래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하며 BMS 제어 기술을 쌓았으며, 지금의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BMS 제어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에 전기차 고객에게 강력한 동력성능과 업계 최장의 배터리 보증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현대차 아이오닉5 N과 기아 EV6 GT 등 고성능 전기차에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배터리 제어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BMS 기술을 선도하며 안전진단 기술 강화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배터리의 미세한 내부 이상 움직임을 수시로 확인해 중요한 부품 문제가 발생하기 수개월 전에 사전 정비 알림 서비스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클라우드 서버의 안전 감시 시스템과 자동차를 실시간 연결함으로써 배터리의 상태를 원격 정밀 진단하는 ‘온보드-클라우드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으로의 전개 또한,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대량 보급 시대 이후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충분히 성숙한 뒤에는 고객의 기대도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보다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히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은 BMS 소프트웨어의 OTA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합니다.
배터리 수명 예측과 이에 기반한 배터리 수명 연장 제어, 그리고 충전과 관련된 다양한 고객 편의 기능 제공 등을 포함해 BMS 소프트웨어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습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자체 기술력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지속하면서 BMS 기술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고 수준의 BMS 기술을 보유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은 친환경차 개발 초기부터 BMS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을 고수하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과 다양한 시도를 거쳐 축적된 BMS 기술은 전기차 시대만이 아닌 PBV, UAM, 로봇 등과 같은 배터리를 활용하는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한 BMS 기술의 발전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이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 시리즈 3편에서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배터리 신기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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