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8 기아
부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그건 아마 ‘바다의 도시’일 겁니다. 부산이란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해수욕장이 떠오르니까요. 하지만 기아 EV9과 함께 찾은 부산은 더욱 크고 다양한 매력을 자랑했습니다. 옛것과 새것, 전통과 혁신이라는 상반된 것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죠. 이런 역동적인 도시인 부산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산은 멀고도 가까운 도시입니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갈 수 있는 고속도로망은 물론 KTX, 비행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찾을 수 있죠. 이번에는 기아 EV9을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출발하던 날의 서울은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였습니다. 빠르게 남쪽으로 내려가 비에서 벗어나고 싶었죠. 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EV9의 배터리 잔량은 75%, 주행가능거리는 396km였습니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긋하게, 그렇게 한참을 달려 부산방향 칠곡휴게소의 E-pit 전기차 초급속 충전소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고속도로 경로 중 마지막 E-pit에서 충전을 할 계획이었죠. 이 때의 배터리 잔량은 약 17%, 주행가능거리는 약 69km였습니다. 배터리 잔량 75%에서 출발해 에어컨을 켜고 고속도로를 230km 이상 달렸으니 공인 전비는 충분히 상회하고도 남았습니다(21인치 휠 4WD EV9 기준). 참고로 배터리를 80%까지 채우는 데는 약 22분이 소요됐습니다.
충전 이후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 2(HDA 2)를 최대한 사용해 부산까지 달렸습니다. 들뜬 운전자보다는 자동차가 더 영리했던 걸까요? 충전 후 전비는 4km/kWh 이하로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시간 반이 넘게 걸렸지만 EV9과 함께 가는 길은 편안하기만 했습니다. 똑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전기차의 배터리를 빠르게 채워주는 전기차 초급속 충전소 E-pit가 있으니 장거리 여행에도 부담이 거의 없었죠.
부산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송정입니다. 송정해수욕장은 해운대, 광안리와 마찬가지로 부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부산사람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해운대나 광안리 대신 송정을 찾는다는 이야기도 있죠. 게다가 송정은 시원한 밤이 되면 자동차를 타고 밤 나들이를 나오는 명소로도 손꼽힙니다. 송정을 찾은 시간은 낮이었고, 아직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기에 한적한 장소에 차를 세우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로 떠나는 부산 여행의 매력 중 하나는 바다와 함께 하는 드라이브입니다. 매일 좁은 도심의 건물 숲만 보다가 넓고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니 기분이 절로 상쾌해졌습니다. 특히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 EV9와 함께하면 아름다운 바다에 미치는 악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도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EV9을 타고 느긋한 속도로 달리며 창문을 열어 바다 내음을 만끽했습니다. 평소에 들이마시는 공기와 달리 더 맑고 깨끗한 느낌이 가득했죠.
부산의 바다는 대한민국이 세계와 교류하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부산은 무역과 경공업 산업의 중심지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에 혁혁한 공을 세운 도시입니다. 산업화 이전 농수산물 수출의 중심지였던 부산은 산업화 이후 수출에 유리한 경공업 산업의 토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공업 산업의 부흥과 함께 부산은 새로운 역할을 찾아 동북아 금융허브도시로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감천문화마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산비탈에 형형색색의 여러 집이 모여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감천마을은 우리 역사의 아픈 흔적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6·25 전쟁(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머물 곳을 만들고자 산비탈을 개간해 만든 곳이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많은 이들이 이 곳을 떠났고, 이후 벽화나 조형물 등의 문화 콘텐츠가 접목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거듭났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의 좁은 언덕길을 EV9과 함께 오르는 일은 어렵고도 쉬웠습니다. 커다란 차체로 좁은 골목길을 진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서라운드 뷰 기능이 도로 양쪽의 공간을 비춰주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연기관차라면 엔진회전수를 조절하며 조심스럽게 올라야 하는 경사진 언덕도 EV9에선 편안하고 느긋하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전기차의 운전이 더 편안하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다음은 황령산에 올랐습니다. 부산의 중심에 자리한 황령산은 427m의 높이로 시내와 바닷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을 자랑합니다. 도심에 있는 산이니 운동을 위해 방문하는 분들도 여럿 있었죠. 정상까지 이어진 2차선 도로를 따라 EV9을 타고 달렸습니다. 정상을 향해 갈수록 창문 바깥의 풍경이 시원해지는 느낌은 남달랐습니다.
정상에서는 EV9의 넉넉한 실내를 이용해 잠깐의 휴식을 즐겼습니다. EV9은 7인승 기본 시트, 6인승 기본 시트, 6인승 릴렉션 시트, 6인승 스위블 시트 등 4가지의 시트 구성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덕분에 공간 활용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을 수 있었죠. 시승차는 2열에 90°와 180° 회전이 가능한 스위블 시트를 장착한 모델입니다. 2열 시트를 차량 바깥쪽으로 90° 돌려놓고 풍경을 만끽하거나, 2열과 3열 시트가 마주 보게 놓고 발을 뻗어 쉴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부산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하러 동백섬으로 향했습니다. 자동차로 돌아볼 수는 없는 구간이기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산책을 해야 하는 곳이죠. 이곳과 광안대교에서는 마린시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린시티는 고층건물이 모여 대한민국 최고의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며, 자동차 광고에도 종종 등장하는 곳입니다. 부산의 IT 기업과 상권을 아우른 센텀시티와 함께 부산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예스러움이 멋이 된 시가지를 지날 때도 멀리 눈에 비치는 고층건물들의 모습은 지금의 부산이 어떤 곳인지 보여주는 풍경만 같았습니다. 오랜 세월 바다와 함께 수많은 이들의 삶을 안아온 부산이, 신구를 아우르며 새로운 혁신을 준비하는 것만 같았죠.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를 유치한다면 이는 대전환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개항과 교역, 전쟁과 개발의 최전선이었던 부산이 글로벌 해양도시로 세계에 그 이름을 공고히 하는 것이죠.
그래서 부산 여행의 마지막 장소로 북항 재개발 지역을 찾았습니다. 북항은 부산의 시작점이자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장소입니다. 1407년 부산포란 이름으로 탄생한 북항은 1876년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무역항으로 거듭났습니다. 이후 6·25 전쟁 때는 역전의 기반이 되었고, 산업화 시대에는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의 70%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항은 이제 중추 항만의 기능을 ‘부산 신항만’에 내주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2030 세계박람회의 무대가 되는 것입니다.
부산은 이를 위해 2단계에 걸친 북항 재개발 계획을 진행 중입니다. 1단계는 북항에 최대 왕복 8차선 도로를 개통하고 공원과 오페라하우스 등의 시설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2030 세계박람회 유치가 확정되면 2단계 개발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축구장 277개 넓이의 전시장 구역에 다양한 교육 공간과 기념관을 마련할 계획이죠. 오래된 항만을 물과 땅이 어우러진, 새로운 복합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여행의 끝은 언젠가 다시 올 날을 기약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EV9과 함께 찾은 부산 여행의 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를 유치한다면 꼭 다시 방문하겠다는 다짐을 한 거죠. 물론, 2030 세계박람회 외에도 부산에 가야 할 이유는 많습니다. 부산은 영화제, 모터쇼, 게임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도 갖춘 도시거든요. 다음에도 EV9과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제 가족도 동행한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가족을 위한 넘치는 공간, 차분한 승차감, 운전자의 마음을 읽는 듯한 주행성능까지. EV9은 어떤 여행에도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줄 것입니다.
글. 안민희
사진. 최대일
영상. 남도연, 정희돈, 우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