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를 표현한 그림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를 표현한 그림

2023.06.15 현대자동차 분량5분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되돌아보다, 포니의 시간 특별전

현대자동차의 헤리티지가 시작된 포니는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 모델이라는 의미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와 당대 사회상을 오롯이 담고 있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대담한 도전과 혁신으로 완성된 포니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 모습

최근 현대자동차의 헤리티지를 조명하는 특별 전시회가 국내에서 개최됐다. 지난 6월 9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전시를 시작한 ‘포니의 시간(PONY, the timeless)’이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재조명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기록을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난날을 돌아봄으로써 나아가야 할 방향을 되짚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도전과 혁신, 영감의 원천을 찾는 과정이 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전동화 및 자율주행,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로보틱스 기술과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을 핵심으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현대차 헤리티지의 첫 주인공인 포니에 대한 기록을 갈무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다. 포니는 국내 첫 고유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포니를 통해 이동의 자유를 꿈꾼 현대차의 창립 정신, 포니로부터 비롯된 디자인 철학 등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포니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존재인 동시에 현대차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 전시된 포니 차량들의 모습

포니의 시간 전시회가 더욱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포니의 가치와 의미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자리가 마땅히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경험해보면 그런 아쉬움은 단번에 해소될 게 분명하다.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던 각종 기록과 자료들은 물론, 포니가 등장했던 1970~80년대 우리의 시대상이 담긴 풍성한 사료와 실제 차량까지 한데 모여 전시를 알차게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마이카 시대’를 열어젖힌 포니가 탄생한 그 순간부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 추억 속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5F, 포니가 등장한 7080 시대 속으로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 전시된 포니의 모습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포니의 시간이 여전히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격적인 전시 프로그램은 5층부터 시작된다. 5층은 1970년대 산업화와 근대화의 물결이 태동하고, 1980년대로 접어들며 빠르게 성장한 우리나라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재현한 공간이다. TV, 라디오, 영화, 음악, 잡지 등 당대 문화가 집약된 전시품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반긴다. 전자음악가 키라라(KIRARA)가 80년대 그룹사운드의 연주 실황을 모티브 삼아 새롭게 만든 경쾌한 음악이 멀티채널로 5층을 에워싸고 흐른다. 5층 전시장 한가운데 서 있는 포니 2 CX(캐나다 수출형 모델)까지 어우러져 80년대 분위기가 물씬하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 모습

1974년 처음 등장한 포니는 당시 대한민국의 일상과 라이프스타일을 바꾼 주역이었다. 포니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값비싼 소비재인 자동차를 보유한 집은 드물었다. 하지만 빠른 경제 성장과 문화 저변의 확대, 그리고 포니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가 열리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동의 자유와 확장된 여가 생활을 누렸다. 1976년 집계된 2만4,618대의 국내 승용차 판매량 중 포니는 약 44%의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많은 이들의 삶에 새로운 가능성을 선사했고, 대한민국 도로는 알록달록한 형형색색의 포니로 채워졌다. 이렇듯 포니는 어느 누군가, 또는 어느 가족의 첫차였으며 대한민국 자동차산업과 문화의 성장을 이끈 존재였다. 

4F, 포니가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 전시된 포니 왜건과 포니 픽업트럭의 모습

4층으로 내려오면 포니의 개발 배경 및 과정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포니에 대해 알아보는 공간이다. 해치백, 왜건, 픽업트럭 등 다양한 차종으로 많은 운전자들의 삶을 풍족하게 채워준 포니 라인업이 자리하고 있다. 한 가지 모델로 이렇듯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했던 모델은 지금까지의 현대차 역사 중에서도 포니가 유일하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서 공개된 포니 광고 포스터의 모습

한쪽에는 포니 개발 당시부터 양산, 수출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다양한 사료들이 전시돼 있다. 포니는 이탈리아의 디자인, 일본의 파워트레인 및 섀시 기술, 영국의 생산 기술 등을 한국인의 끈기와 신념으로 결합해 양산까지 이끈 글로벌 프로젝트였다. 국내 첫 고유 모델을 개발하는 고되고 지난한 과정을 대담한 도전 정신과 혁신으로 극복한 모습이 담긴 중요한 기록들이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서 전시된 포니 제작 과정을 담은 디오라마의 모습

현대차 울산공장을 설립하던 과정을 수기로 작성한 노트를 비롯해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직원들의 고민과 노력이 담긴 자료들, 포니 로고와 레터링의 도면, 대국민 차명 공모 광고와 포니 광고 포스터 등 다양한 자료 하나하나에 당시의 흔적이 깊게 스며 있다. 포니 시작차를 조립하는 과정을 디오라마로 구현한 전시품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태어난 포니는 90%의 부품 국산화 비율을 달성했고, 포니 2에 이르러서는 98%까지 국산화 비율을 높여 국내 자동차산업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3F,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헤리티지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 전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과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의 모습

3층에서는 포니로부터 시작된 현대차의 디자인 헤리티지가 어떻게 현재로 이어지고 있는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포니와 함께 출품된 포니 쿠페 콘셉트가 있다. 현대차는 포니 쿠페 콘셉트를 처음 세상에 공개했던 의미를 담아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현대 리유니온(Hyundai Reunion)’ 행사를 열고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50여 년 전 포니 개발에 참여했던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와 다시 한번 협업해 그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한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 전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과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의 모습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포니 쿠페 콘셉트는 날렵한 쐐기형 차체와 간결한 표면을 이루는 기하학적인 선과 예리하게 각진 디자인이 특징이다. 포니 쿠페 콘셉트의 디자인 언어는 지난해 공개된 고성능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롤링랩(Rolling Lab, 모터스포츠에서 영감받은 고성능 기술들을 양산 모델에 반영하기에 앞서, 연구 개발 및 검증하는 차량) ‘N 비전 74’로 이어져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 전시된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와 아이오닉 5의 모습

포니 쿠페 콘셉트와 N 비전 74 외에도 포니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함께 전시돼 헤리티지를 끈끈히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3층의 디자인 헤리티지 전시 구성은 포니의 시간이 여전히 생동하고 있음을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이번 전시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 전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의 뒷모습

포니 쿠페 콘셉트 주변에는 개발 당시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자료들도 함께 전시돼 있다. 포니 쿠페 콘셉트의 초기 디자인 과정을 가늠할 수 있는 도면과 렌더링, 사진 자료 등 가치 있는 자료들이 수두룩하다. 포니 쿠페는 실제로 양산까지 준비하던 모델이었으나 1970년대 후반 전 세계를 강타한 오일 쇼크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그 이후에는 홍수로 설계 도면과 차량이 모두 유실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포니 쿠페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도면과 차량을 모두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포니의 시간 전시에서는 실제 도면부터 1:1 크기의 포니 쿠페 도면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2~1F, 인류를 위한 진보를 꿈꾸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 모습

2층으로 내려오면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우리의 일상에서 함께했던 포니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전을 볼 수 있다. 빛바랜 사진 속에는 다양한 배경 안에 포니와 함께 찍은 가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에는 자동차에 둘러앉아 가족사진을 찍는 게 유행이었다. 우리의 일상을 바꾼 자동차의 존재감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사진 하나하나에 드러나 있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 모습

이렇듯 우리의 삶이 한층 윤택해지고 편안해질 수 있던 배경에는 국가 성장을 이끌고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현대차그룹 창업주 정주영 선대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이 있다.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to Humanity)’라는 신념과 철학은 지금까지 현대차의 브랜드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록물도 2층 전시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전시회 모습

1층에서는 포니 및 포니 쿠페 다이캐스트, 방향제, 포스터, 엽서, 액세서리 등 포니와 관련된 다양한 헤리티지 상품을 둘러보고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아울러 포니의 시간 전시를 맞아 발간된 ‘리트레이스 시리즈(RETRACE Series)’도 준비돼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현대차의 여정과 포니에 대한 이야기, 당시 상황 등 시대적 가치가 가득 담긴 출간물이다. 포니를 통해 달라진 우리의 삶과 추억을 되짚고,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를 경험하고 싶다면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꼭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포니의 시간 전시는 6월 9일부터 10월 8일까지 약 4개월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다.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