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7 기아
기아가 ‘2023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2023)’에 참가했습니다. 지난 4월 17일부터 4월 23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의 ‘페르마넨테 주립미술관(Museo della Permanente)’에서 브랜드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표현한 작품들을 전시했죠. 이는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첫 해외 단독 전시입니다. 그런데 기아는 왜 밀라노를 골랐을까요?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1961년 이탈리아 가구 산업 육성을 위한 박람회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건축, 패션, 소재, 자동차, IT 등 현대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대규모 디자인 축제로 거듭났습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밀라노를 통해 자신들의 디자인 비전을 제시하는 이유입니다. 즉, 이번 기아의 밀라노 디자인 위크 참가는 유럽, 나아가 전 세계에 기아가 나아갈 길을 공고히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밀라노 전시의 중심은 미디어 아트였습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오퍼짓 유나이티드라는 주제로 대중과 소통하려면 말보다 경험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그래서 기아는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미디어를 활용한 여러 작품을 준비했습니다. 기아가 작년 10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한 ‘오퍼짓 유나이티드 특별전’과 비슷하지만, 완성도를 크게 높이며 새롭게 다듬어낸 구성이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기아는 일곱 개의 부스에 걸쳐 다양한 미디어 아트를 준비했습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다섯 가지 핵심 원칙인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Joy for Reason)’, ‘평온 속의 긴장감(Tension for Serenity)’, ‘인간의 삶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Life)’, ‘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Power to Progress)’에 맞춰 각각의 부스를 만들고,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기본 개념을 확인할 수 있는 로비를 비롯해 모든 개념의 이해를 돕는 라운지를 더한 것이죠.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다섯 가지 중심 철학은 기아가 고객에게 건네는 약속과도 같습니다. 예컨대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은 자연에서 얻은 모든 것들에 대한 존중을 담아 인간을 향한 대담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겠다는 약속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에서는 선명하고 단순한 선, 대담하고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표면, 유기적이면서도 기술적인 구조와 마감을 예로 들 수 있죠.
다른 핵심 철학도 비슷합니다.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Joy for Reason)’은 예상치 못한, 뜻밖의 아주 작은 즐거움도 소중히 여기겠다는 약속을 뜻하고, ‘평온 속의 긴장감(Tension for Serenity)’은 혼돈 속에서도 조화로울 수 있는 균형에 집중하겠다는 약속을 의미하죠. 디자인에서는 감정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색채, 서로 다른 요소를 조화롭게 완성하는 훌륭한 디테일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삶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Life)’은 기아의 기술이 일상에서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담고 있죠. 이는 고객과 자동차의 상호 작용을 뜻합니다. 디자인에서는 고객이 자동차와 소통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는 사용자 경험(UX)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Power to Progress)’는 새로운 가치를 위해 계속 진보를 재정의하며 미래를 그려나가겠다는 약속입니다. 기아는 경험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매번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들고 있고, 이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만큼 기아의 미래 디자인은 계속 진화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기아는 디자인과 함께하는 미래의 비전 또한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기아 글로벌 디자인센터장 카림 하비브 부사장의 말이 이를 요약합니다. “자연과 현대 사회 사이에서 조화를 이룬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더 큰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다음과 같이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설명했습니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히 차량의 생김새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모빌리티와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영역을 양립하여 발전시키겠다는 기아의 헌신을 반영한 것입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을 남길 수 있는 혁신적 시도들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이처럼 기아에게 있어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디자인 철학 이상의 것입니다. 가령 인간을 위한 모빌리티와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영역의 조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기아는 내일을 위한 비전으로 오늘날의 모빌리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바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죠.
기아는 2014년 쏘울 EV에 바이오 플라스틱과 바이오 섬유를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소재의 사용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최근에는 EV9을 시작점으로 자동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줄이기로 했습니다. EV9 이후 모든 제품에서 동물성 가죽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갈 예정이죠. 가죽과 PVC(Poly Vinyl Chloride)를 재활용 소재로 대체하면 독성 화학물질의 사용과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EV9은 지속 가능한 10가지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PET병, 플라스틱, 폐어망 등 재활용 소재를 이용한 원단 등을 사용했죠. 아울러 기아는 균사체를 이용한 가죽 대체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질감을 모방할 수 있고, 염색도 가능해 실내 곳곳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찢어짐에 강하고 인장 강도가 높다는 특징 덕분에 오랜 기간 사용되는 자동차 시트에 적격입니다.
기아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비전 아래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의 사용 비중을 20%까지 높이고, 2045년에는 완전한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것이죠. 오퍼짓 유나이티드라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은 이처럼 깨끗한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디자인까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미래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전시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가한 작품 중 최고 우수작을 선정하는 ‘푸오리살로네 어워드(Fuorisalone Award)’ 테크놀로지 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지 심사위원의 심사로 선정된 12개의 최종 후보작 중 자동차 브랜드는 기아가 유일했죠. 또한, 1,000여 개의 전시 중 관람객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순위에서는 전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하지만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글로벌 시장에 미칠 파장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