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90과 서있는 여자 모델의 모습 G90과 서있는 여자 모델의 모습

2023.04.20 현대자동차그룹 분량6분

광학 기술의 진보, 자동차 안전 및 편의의 발전으로 이어지다

광학 기술은 끊임 없는 진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바꾸고 있다. 자동차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첨단 광학 기술이 자동차의 안전과 편의를 어떤 방식으로 개선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EV6가 질주하는 모습

혹자는 자동차의 핵심이 잘 가고, 잘 서고, 잘 도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이동’이라는 자동차의 한 부분만을 표현한 말이다. 자동차에 있어 주행 성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탑승자의 안전이다. 자동차라는 한정된 공간에 속한 탑승자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험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100년이 넘는 자동차의 역사 속에서 탑승자 안전은 오랜 기간 동안 단단한 차체와 안전벨트, 그리고 에어백에 의존했다. 하지만 최근 첨단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자동차의 안전성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중에서도 광학 기술은 자동차 안전은 물론이고 편의성까지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광학 기술이라 하면 흔히 헤드램프나 리어램프와 같은 등화류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에서 발전 가능성을 가장 크게 드러내고 있는 광학 관련 기술은 카메라라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영상 녹화 또는 주차 시 후방 상황을 비추는 일에만 소비되던 카메라가 기술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의 차까지 배려하는 지능형 헤드램프 시스템

G80의 헤드라이트 시스템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면 첨단 장비를 가득 담은 자동차라도 헤드램프의 불빛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야간주행이 아니더라도 헤드램프는 자동차에 꼭 필요한 존재이다. 따라서 헤드램프는 자동차 역사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특히 LED 광원이 도입된 이후 헤드램프는 디자인과 기능적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모델에 탑재되는 지능형 헤드램프 시스템

뛰어난 시야 확보 능력과 빠른 응답성, 그리고 에너지 효율까지 높은 LED는 기존에 사용되었던 할로겐과 HID의 자리를 빠르게 잠식했다. 광원으로써 성능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유닛이 콤팩트해 자동차의 설계, 구성, 디자인에 높은 자유도를 부여한다는 특장점을 지닌 덕분이다. 또한 LED는 자동차 센서나 카메라와 같은 전자장비와 연동하여 각 유닛을 개별로 제어할 수 있다. 이러한 LED의 특징을 활용한 자동차의 안전 기능이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능형 헤드램프 시스템(Intelligent Front-lighting System, 이하 IFS)이다.

G90의 헤드램프 시스템

야간에 가로등도 없는 한적한 길을 달릴 때면 시야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상향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마주오는 차량(대향차)이나 앞서 가는 차량의 운전자에게 눈부심을 유발한다. 현대차그룹의 IFS는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는 기술이다. 제네시스 G80, G90, GV80 등을 통해 선보인 IFS는 전방 카메라의 정보를 통해 주변 차량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헤드램프의 LED를 부분적으로 소등한다. 다른 차량이 있는 곳을 제외하고 상향등을 유지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시야 확보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며, 다른 차를 인식하면 상향등을 꺼버리는 하이빔 어시스트(High-Beam Assist)의 단점을 개선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카메라 정보를 활용하는 IFS는 광원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뛰어난 성능을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다. 예컨대 지난 2021년에 출시한 제네시스 G90은 현대차그룹 최초로 구현한 MLA(Micro Lens Array, 현미경과 망원경 제작에 활용되는 렌즈) 기술을 적용했다. 시야 확보 능력은 뛰어나면서 각 램프 유닛은 작아진 덕분에 카메라 정보를 활용한 선택적 점등 역시 한층 세밀해졌다.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 디지털 사이드 미러

이오닉 5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

차로를 바꾸기 전에 후측방을 살피는 건 안전을 위한 기본 운전 습관이다. 사이드 미러는 이를 위한 장치로 현재 모든 자동차에 장착되어 있다. 이런 사이드 미러가 카메라 기술의 발전과 전동화 트렌드에 따라서 디지털 방식으로 거듭났다. 현대차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통해 공개된 디지털 사이드 미러(Digital Side Mirror, 이하 DSM)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이오닉 5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

DSM은 고화질 카메라와 OLED 모니터를 활용하여 사이드 미러의 역할을 대체하는 장치다. 기존의 거울 방식 사이드 미러는 야간 주행 및 악천후에서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DSM은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고화질의 카메라는 야간에도 명확한 시야를 확보하며 실내에 위치한 OLED 모니터는 비나 눈에 가려질 일이 없다. 또한 기존 방식의 사이드 미러보다. 11° 더 넓은 시야각으로 사각지대를 줄여 사고 위험성도 낮춰준다. 


DSM의 효용성은 주차할 때도 드러난다. 예컨대 DSM이 적용된 차량은 후진 기어를 넣으면 ‘후진 주차 화면 확대’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 기능은 DSM 모니터를 통해 주행할 때보다 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DSM은 거리에 따라 붉은색(0.5m)과 주황색(1m)으로 주차 보조선을 표시한다. 여유 공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DSM의 주차 보조선은 협소한 공간에서도 안전하고 수월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디지털 방식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을 더해 안전 및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서라운드 뷰 모니터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서라운드 뷰 모니터

이외에도 차량의 전∙후∙측면에 장착된 카메라는 남다른 시각적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현대차그룹 차량에 옵션으로 제공되고 있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Surround View Monitor, 이하 SVM)가 대표적이다. SVM은 전∙후∙측면의 카메라가 촬영한 모습을 하나로 합쳐서 마치 위에서 차량을 내려다 보는 듯한 화면을 제공한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SVM 기능을 탑재한 일부 차량은 ‘버드 아이 뷰(새가 하늘에서 지상을 볼 때의 시점이란 의미)’뿐만 아니라 차량보다 살짝 높은 시점에서 3D로 구현된 자동차를 360° 돌려볼 수 있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주차 상황뿐만 아니라 비좁은 골목이나 공간을 빠져나갈 때도 유용하다.

남자 모델이 운전하는 모습

DSM은 전기차가 보편화되는 세상에서 기능적 측면 외에도 디자인적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전기차는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사이드 미러는 일정한 크기를 확보해야 하기에 공기저항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편이다. 반면 DSM은 실내에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외부에는 최소한의 크기로 카메라를 설치하여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다. 참고로 아이오닉 5의 DSM은 일반 사이드 미러보다 약 2.8%의 공기 저항 개선 효과가 있다.

카메라를 도입하여 완성도를 높인 첨단 주행 기술

주행하는 G90의 정면 모습


자동차는 탑승자를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숙명을 타고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공법으로 차체를 강건하게 완성하거나 안전벨트, 에어백 등의 탑승자 보호 장치를 도입한다. 그러나 이는 사고가 발생한 뒤에 탑승자를 보호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현대차그룹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각종 충돌방지 보조 기능처럼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어 왔다.

G90, 그랜저, 아이오닉 5에 탑재되는 각종 첨단기능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각종 충돌방지 보조 기능은 차량에 탑재한 다양한 센서를 통해 작동한다. 일반적으로 충돌방지 보조 기능에는 레이더, 초음파 센서가 사용되며 최근에는 카메라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센서의 부족한 부분을 카메라로 채우게 되면서 가장 중요한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Forward Collision-Avoidance Assist. FCA)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은 앞선 차량과의 충돌이 예상될 경우에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차량 스스로 제동하거나 조향을 통해 회피하는 기술이다. 최신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은 차량, 보행자, 자전거 탑승자, 교차로 대향차, 교차 차량 등으로 탐지 범위가 넓어졌다.

GV60을 통해 설명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작동원리

전면 카메라를 활용하는 또 다른 기술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주목할 만하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면 카메라를 통해 노면 정보를 미리 인식하고 서스펜션의 감쇠력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별도의 고성능 ECU를 사용하기 때문에 초당 100번에 달하는 연산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도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의 감쇠력을 1,000분의 1초 간격으로 조절한다. 이와 같은 감지 및 처리 과정을 통해 주행 중 충격이나 차체의 울컥거림을 최소화하고 탑승자에게 최적의 승차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기능을 연출한 모습

참고로 제네시스 G90와 같은 현대차그룹의 일부 최신 차종은 전방은 물론 측방과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Side/Reverse Parking Collision-Avoidance Assist) 기능에도 카메라를 활용하여 주차 상황에서 충돌을 한층 적극적으로 예방한다. 후방을 비추거나 서라운드 뷰에만 활용되던 카메라가 전방, 후방, 측방에 있는 장애물을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경고하거나 제동을 통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해당 기능이 적용된 차종의 카메라는 탐지 범위가 넓은 광각 카메라를 전면 그릴, 사이드 미러, 트렁크 리드 등에 장착한다. 이처럼 넓은 범위와 명확한 물체 인식 능력을 지닌 카메라의 발전은 자동차의 사각 지역을 완벽하게 파악하여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돕는다.

평면을 입체로 바꾸는 빛의 마법, 3D 클러스터

G70의 실내 모습

자동차의 디지털화로 인해 실내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하던 요소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가령 센터페시아에 자리하던 버튼은 디스플레이 안으로 이동하거나 터치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날카로운 바늘의 움직임으로 엔진의 생명력을 운전자에게 전달하던 계기판도 디지털 화면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디지털 방식의 계기판은 더욱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깊이감이 부족한 평면의 화면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도 존재한다.

G70에 탑재한 3D 클러스터

현대차그룹은 이런 디지털 계기판에 입체감을 더한 12.3인치 3D 클러스터를 제네시스 G70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차그룹 3D 클러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을 인식해 정보를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스테레오스코픽(Stereoscopic) 3D’ 기술을 접목했다는 점이다. 스테레오스코픽은 한 쌍의 2D 영상을 운전자의 양쪽 눈에 각각 전달하여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미세한 각도의 차이를 지닌 두 화면이 뇌에서 합쳐지며 깊이감이 생기는 것이 해당 기술의 핵심이다. 미래 자동차 세상에서 계기판의 역할은 현재보다 더욱 축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3D 클러스터와 같은 기술은 자동차 광학 기술 분야가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G90의 헤드램프 시스템

전기차,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 등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 속에 존재하던 자동차 세계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첨단 전자장비 덕분에 가능했다. 광학 기술은 이런 발전을 촉진하는 첨단 기술 중 하나로,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며 자동차 안전 외에도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머지않아 상용화될 자율주행 레벨 3 기능 역시 광학 기술 중 하나인 라이다(Lidar)를 활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광학 기술은 우리의 모빌리티 라이프를 어떻게 바꿔 놓을까? 광학 기술 진화에 많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