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발달장애인 미술 작가 9인이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발달장애인 미술 작가 9인이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23.04.14 현대엔지니어링 분량4분

현대엔지니어링 소속 ‘사내 미술 작가’ 9인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나다

현대엔지니어링 직원 중에는 아홉 명의 사내 미술 작가가 있습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소속으로 자유롭게 꿈을 펼치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홉 명의 예술가들. 이들의 작품을 화보로 감상해봅니다.

미술 작품을 감상 중인 현대엔지니어링 직원

구직 활동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지만 장애인들은 이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을 만납니다. 채용의 기회가 적고, 가까스로 구직에 성공하더라도 몸이 불편하거나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낮은 임금을 받거나 박스 접기와 같은 단순직에 편중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마저도 지적 장애, 자폐 성향을 가지면 취업의 문턱은 더욱 높아집니다.

팔레트와 붓을 쥔 작가의 손

고용노동부의 ‘2021 장애인 통계’를 보면 전국 15세 이상 장애인 인구의 고용률은 34.6%이지만, 지적·자폐성 발달장애인은 이보다 낮은 28%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39.7%), 감각장애인(32.2%)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8월, 발달장애인과 같은 중증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손을 잡게 된 배경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에 새롭게 생긴 직무, ‘사내 미술 작가’를 소개합니다

‘미술 작가 특별 채용’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력한 첫 결실입니다. 발달장애인 작가의 작품 활동을 돕고 임직원들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총 아홉 명의 발달장애인들이 ‘사내 미술 작가’로 정식 입사했죠.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와 모델하우스 등 다양한 공간에 전시할 작품을 그리는 게 사내 미술 작가의 주요 업무. 아홉 명의 발달장애인 작가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부천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업 중인 이청규 작가, 유현서 작가

작업 중인 이청규 작가, 유현서 작가

지난해 12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1층에서 발달장애인 작가들의 첫 전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그림을 대중에 선보인 최유진 작가의 어머니는 “아이가 성인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현대엔지니어링의 도움으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죠. 채용부터 전시까지, 이 특별한 프로젝트와 발달장애인 작가들의 이야기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유튜브 채널 ‘내집마련TV’에도 소개되며 구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강렬한 색채, 놀라운 디테일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이 담긴 27점의 작품들

약 3개월간의 준비 끝에 공개된 작품 27점은 하나 같이 독창적입니다. 처음엔 강렬한 색채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놀랍도록 섬세한 표현과 디테일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김태완 작가의 <즐거운 고독>은 그 중에서도 정교한 터치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숲의 모습을 표현했는데, 세밀한 묘사에 몰두하는 김태완 작가의 성격을 엿볼 수 있습니다.

벚꽃길을 그린 김태완 작가의 즐거운 고독

김태완 작가의 <즐거운 고독>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태완 작가의 옆모습과 그의 작품 power of hyundai

정교한 묘사를 선호하는 김태완 작가는 한 작품에 두세 달 이상의 시간을 쏟기도 합니다 | 김태완 작가의 <Power of Hyundai>

박소영 작가와 그의 작품 자작나무 숲의 평온

겨울 숲의 평온함을 담은 박소영 작가의 <자작나무 숲의 평온>

박소영 작가

박소영 작가

입체적인 자동차의 모습에 여러 가지 화려한 색감을 더한 최주림 작가의 작품 시리즈

최주림 작가의 <차, 나비와 함께 꿈꾸다>, <차, 한국과 만나다>

발달장애인 작가들은 일상에서 마주한 모든 것으로부터 예술적 영감을 얻습니다. 여행지에서 본 풍경, 취미로 즐기는 바이올린, 등산길의 야생화 등에 자신만의 개성을 가미하여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으로 완성합니다.

최주림 작가의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것은 오토바이나 자동차 같은 ‘탈것’ 입니다. 모빌리티에 내재되어 있는 역동성과 질주 본능 그리고 에너지를 화려한 색과 다양한 구도로 표현하는데, “자동차를 타고 아름다운 꿈의 세계를 여행하고 싶은 의지를 담았다”고 최주림 작가는 말합니다.

최유진 작가가 그린 바이올린과 꽃

최유진 작가가 주로 탐구하는 것은 바이올린으로, 그는 바이올린을 켜고 꽃과 같은 식물을 바라보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이상민 작가가 그린 기억의 산이란 작품으로 바위산과 하얗고 작은 들꽃들이 어우러져 있다

주말마다 등산을 하는 이상민 작가는 <기억의 산>이란 작품을 통해 “우리의 기억 역시 멀리서 보면 하나의 초록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엔 기쁘고 슬픈, 행복한 감정의 색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상민, 최유진, 최주림 작가

이상민, 최유진, 최주림 작가

비장애인 작가에게서 발견하기 어려운 표현 기법과 독특한 세계관은 27점 작품들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사물의 본질을 그대로 담아낸 듯하면서도 어딘가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어떤 작품은 위트 넘치는 상상으로 가득합니다. 발달장애인의 시선을 투영한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은 고정관념과 무딘 상상력에서 벗어나 감각의 영역이 한층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안성진 작가의 에어쇼 둥둥 왕구름이란 작품으로 하늘과 바다의 가볍고 하늘하늘한 느낌을 수채 색연필로 표현했다

안성진 작가의 <에어쇼>, <둥둥>, <왕구름>은 수채 색연필로 가볍게 색을 덧입힌 다음 물수건으로 닦아내는 방식을 사용해 가볍고 투명하면서도 몽환적입니다

극지방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를 상상해 그린 유현서 작가의 작품. 이청규 작가는 기차와 하늘을 나는 고래 등을 그렸다

<오로라가 펼쳐진 밤>을 그린 유현서 작가의 롤모델은 고흐입니다 | 이청규 작가의 <기차여행>, <가을 나룻배>, <나는 고래>는 아이의 그림처럼 천진난만합니다

안성진 작가, 정의원 작가 |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그렸다는 정의원 작가의 <아빠의 청춘>

안성진 작가, 정의원 작가 |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그렸다는 정의원 작가의 <아빠의 청춘>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전시는 작가들과 그의 가족은 물론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들에게도 특별한 추억과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그림을 본 임직원들은 “볼 때마다 힐링이 된다”, “색감이 예뻐 눈이 환해지는 기분이다”는 감상을 남겼죠. 화풍도, 나이도,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계기도 다르지만 아홉 명의 작가들은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업 작가로 자립하여 경제 활동을 하고, 가족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점이 기쁘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더불어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는 소감과 함께,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 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희망카페 직원들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술 작가 특별 채용과 같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현대엔지니어링의 노력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7년부터 ‘희망일굼터’와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직업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 양천구에 오픈한 1호점을 시작으로 어느덧 노원구에는 6번째 희망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6번째 희망카페에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쿠킹 클래스·바리스타 클래스도 진행합니다. 또,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굿윌스토어’와도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오고 있죠.

가지런히 놓인 미술붓들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 사내 직접 채용’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정 지원 담당자, 시각 디자이너, 안전 모니터링 요원, 커피 머신 관리자 등 회사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직원들만 155명에 달합니다. 이 같은 일자리 지원은 장애인들이 생계소득 달성을 통해 안전한 거주 및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삶의 질 향상과 기본권 충족으로 이어집니다. 


미술 작가 특별 채용, 희망카페 운영 그리고 굿윌스토어와의 협력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은 체계적인 직업 교육과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마련하여, 장애인들이 빈곤에 대한 걱정 없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장애가 살아가는 데 장벽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스스로 세상을 향해 걸어 나온 장애인들의 용기에 오늘도 담담한 응원을 보냅니다.

장애인 직원분들이 즐겁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미술 작가 이외에도 다양한 직무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대엔지니어링은 함께 나아가는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인력운영팀 이승연 매니저

사진. 안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