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역대 모델들의 모습 아반떼 역대 모델들의 모습

2023.04.06 현대자동차 분량6분

글로벌 베스트셀링 세단이 걸어온 길, 아반떼의 1,400만 대 돌파 연대기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500만 대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90년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출시 후 33년간 7세대에 걸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로 거듭나기까지, 아반떼가 걸어온 과정을 살펴본다.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의 모습

국산차 최다 판매 모델 기록을 보유한 글로벌 준중형 세단인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더욱 완벽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반떼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해줄 세밀한 디자인 변화, 탑승자의 안전과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세심하게 배려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디지털 키 2 터치, 빌트인 캠 등의 안전·편의 사양을 확대 적용한 것이 새로운 특징이다. 이로써 아반떼는 지난 2014년 10월에 기록한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400만 대라는 업적을 넘어 1,500만 대라는 고지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현대자동차 아반떼를 세대별로 보여주는 gif

아반떼는 1990년 출시된 엘란트라 이후로 33년간 7세대에 걸쳐 진화했다. 세대교체를 거듭하며 차체를 키워 더욱 넓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 것은 물론, 안전 설계와 주행 성능도 무르익어 아늑한 이동 경험을 선사했다. 1990년 등장한 1세대(엘란트라)부터 2020년 데뷔하여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현행 7세대 아반떼까지,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아반떼의 진화 과정을 소개한다. 

아반떼 역사의 시작과 성장, 1~3세대(J1, J2, XD)

1세대부터 3세대 아반떼까지 각 세대의 특징을 설명하는 표

엘란트라는 현대차의 소형 모델인 포니 엑셀과 중형 모델인 스텔라 및 쏘나타 라인업의 틈새를 메꾸기 위해 1985년 ‘J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모델이다. 그 배경에는 대한민국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승용차의 급증 및 대중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에 발맞춘 도로 교통망의 확대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있었다. 첫 고유 모델인 포니와 전륜구동차 개발 프로젝트(X카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엑셀의 성공적인 수출 이후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현대차의 해외 공략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줄 준중형 모델이기도 했다. 

1세대 아반떼에 해당하는 엘란트라의 모습

총 4,100억 원의 개발비를 들여 완성한 엘란트라는 광고 문구를 ‘고성능 엘란트라’로 설정했을 만큼 ‘잘 달리는 차’를 목표로 개발된 차종이었다. 1980~90년대에는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위해 차체는 크지만 자동차세가 절감되는(소형차로 분류되는) 1,500cc 미만의 작은 엔진을 얹은 중형차가 흔했다. 엘란트라는 이런 모델과 달리, 차체 크기에 알맞은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해 월등한 성능을 발휘했다. 또한 현대차가 초기 스타일링부터 독자적으로 개발했으며, 수출을 염두에 둔 트렌디한 디자인과 공기역학적인 설계도 뒷받침됐다. 엘란트라는 출시 이듬해인 1991년 국내 판매량 9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1994년에는 16만 5,000여 대가 판매되는 등 국내 자동차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2세대 아반떼의 모습

1995년 선보인 2세대(J2) 모델부터 ‘아반떼’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2세대 아반떼는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1.5ℓ 알파 및 1.8ℓ 베타 엔진을 탑재하는 등 부품 국산화율 99.88%를 이룬 기념비적인 모델이었으며, 고려청자의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유려한 디자인,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범퍼 하단에만 있는 독특한 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실용성을 강조한 왜건형 모델인 아반떼 투어링도 함께 출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다변화에 기여했다. 1996년 기록한 국내 판매량 19만 2,109대는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은 아반떼 연간 국내 최대 판매량이며, 1998년에는 희박연소(연소 효율을 끌어올려 배출 가스를 줄이고 연비를 향상하는 기술) 엔진을 탑재한 아반떼 린번 모델도 출시하는 등 다양한 기술적 시도를 이어갔다. 

3세대 아반떼의 모습

1990년대 말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한 2000년에는 3세대 아반떼(XD)가 새롭게 등장했다. 아반떼 XD는 이전 모델과 달리 각진 스타일링을 통해 역동적인 디자인을 강조했으며 사이드 에어백, 트랙션 컨트롤 등 상위 차종인 쏘나타와 그랜저에 적용된 첨단 기술을 대거 받아들여 동급 최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아반떼 XD는 엘란트라와 비교해 전폭 45mm, 휠베이스 110mm가 늘어나 널찍한 공간을 갖췄으며, 최고 147마력을 발휘하는 2.0ℓ 엔진도 선택할 수 있게 해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다. 나중에 추가된 5도어 해치백 모델은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튜닝한 ‘스포츠’와 ‘레이싱’ 트림으로 판매돼 역동적인 운전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2005년에는 1,500cc 미만에서 1,600cc 미만으로 높아진 소형차 분류 배기량 기준에 맞춰 1.6ℓ 가솔린 엔진을 추가했고, 아반떼 사상 최초의 디젤 엔진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아반떼 XD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첫 아반떼이기도 하다. 2003년 12월 중국 공장에서 178대가 생산된 것을 시작으로 아반떼의 해외 생산이 본격화됐으며, 미국에서는 2010년 5세대 아반떼(MD) 모델부터 생산이 시작됐다. 이후 아반떼는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현대차의 주력 모델로 활약해왔다.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로 도약한 아반떼, 4~6세대(HD, MD, AD)

4세대부터 6세대 아반떼까지 각 세대의 특징을 설명하는 표

4세대 아반떼의 모습

2006년 선보인 아반떼(HD)는 4세대 모델로, 현대차가 새로 개발한 1.6ℓ 감마 엔진이 처음 적용됐다. 이전보다 디자인이 수수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현대차는 아반떼의 기본을 다시 다지면서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09년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시행한 초기 품질 조사(IQS)에서 현대차가 전체 자동차 브랜드 중 전년 대비 9계단 뛰어오른 4위를 차지했고, 4세대 아반떼는 준중형차 부문 1위에 오르며 우수한 품질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4세대 아반떼부터 오직 세단 모델만 아반떼 라인업으로 출시됐으며, 해치백 및 왜건 모델은 i30(북미 수출명: 엘란트라 GT)라는 별도의 모델 라인업으로 재편됐다. 2009년에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모델이 등장, 최초의 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이름을 남겼다. 

5세대 아반떼의 모습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바탕으로 한 5세대 아반떼(MD)는 물이 흐르듯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2009년 쏘나타(YF)를 통해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처음 선보인 현대차는 아반떼를 비롯해 다른 모델 라인업에도 통일된 디자인 언어를 반영해 브랜드 디자인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5세대 아반떼는 감마 1.6ℓ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처음으로 얹고 차체 강성을 높이는 등 기본기도 충실히 다졌다. 

5세대 아반떼가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모습

이처럼 안팎으로 상품성을 높인 효과는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12 캐나다 올해의 차, 남아공 올해의 차, 필리핀 올해의 차 등 세계 각지에서 올해의 차 수상으로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2013년부터 2년 연속 전 세계 연간 판매량 90만 대를 뛰어넘었으며, 2014년 10월에는 1세대부터 이어진 아반떼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1,000만 대를 돌파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로 거듭났다. 

6세대 아반떼의 모습

6세대 아반떼(AD)는 5세대 모델의 후광을 업고 2015년 데뷔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달리는 듯한 정제된 역동성을 주제로 한 디자인, 이전보다 한 단계 도약한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 운전자 편의성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 탑승자를 위한 안전성 등 여러 부문에서 다시 한번 기본기를 혁신한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특히 출시 이듬해 등장한 아반떼 스포츠는 1.6ℓ 터보 엔진과 주행 성능을 강화하는 다양한 사양을 제공해 운전 재미를 원하는 이들의 애정을 듬뿍 받았다. 아반떼 스포츠의 등장에 힘입어 5세대 아반떼에서 시작된 아반떼 원메이크 레이스는 본격적인 아마추어 모터스포츠로 자리매김해 국내 모터스포츠의 대중화를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 

베스트셀링 모델의 역사를 새롭게 장식할 7세대 아반떼(CN7)

7세대 아반떼와 2021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모습

2020년 드디어 7세대 아반떼(CN7)가 세상으로 나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신규 3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자인,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안전 및 편의 사양 등 모든 부문에 현대차의 첨단 핵심 기술을 빠짐없이 적용하며 글로벌 베스트셀러다운 혁신적인 진화를 선보였다. 현대차의 신규 디자인 철학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Parametric Dynamics)를 반영한 7세대 아반떼는 대담하고 혁신적인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고 가솔린, 경제적인 LPi, 하이브리드 등 풍성한 파워트레인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알맞은 선택지를 제공했다. 국내 사전계약 첫날 1만 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7세대 아반떼는 해외에서도 ‘2021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여러 자동차 전문 매체로부터 수많은 호평을 받는 등 다시 한 번 큰 도약을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의 주행 모습

2020년 출시 후 3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아반떼는 모든 부분에 걸쳐 상품성을 강화해 아반떼라는 이름이 가진 역사를 새롭게 장식하고 있다. 이전 모델부터 지켜온 충실한 기본 성능은 물론, 8 에어백과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중형차 부럽지 않은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을 가득 품고 돌아왔다.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로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디지털 키 2 터치, 주행 영상을 녹화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빌트인 캠과 같은 동급 최초 사양도 눈여겨볼 변화다. 

현대자동차 아반떼와 경쟁 모델인 도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을 함께 보여주는 표

상품성을 크게 업그레이드한 더 뉴 아반떼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 등 전통적인 경쟁자들과 다시 한번 대결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코롤라와 시빅은 각각 1966년과 1972년에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세대교체를 거듭하며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유한 강자들로(코롤라 5,000만 대 이상, 시빅 3,000만 대 이상), 아반떼와는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관계다. 특히 아반떼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시장은 코롤라와 시빅의 영향력이 가장 큰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세 모델의 미국 연간 판매량을 보면 코롤라 22만 2,2216대, 시빅 13만 3,932대, 아반떼 11만 7,177대를 기록해 미국 콤팩트카 부문 1~3위를 차례대로 가져갔다. 

역대 아반떼의 누적 판매량을 보여주는 표

아반떼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강력한 라이벌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있다. 디자인,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안전성, 편의 사양 등의 경쟁력은 이미 수차례의 수상 경력 및 자동차 매체들과 소비자들의 호평으로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비록 최근 4년은 세계적인 불황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판매 성장세가 주춤하긴 했으나, 이전까지 아반떼 판매량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아반떼는 1990년 10월 출시 후 올해 2월까지 32년 4개월간 총 1,476만 2,924대가 판매됐으며, 이는 전 세계에서 연평균 약 46만 1,350대, 일평균 1,264대씩 꾸준히 판매된 셈이다.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역사와 기록을 보유한 아반떼의 진가는 최신 모델인 7세대 더 뉴 아반떼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