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포티지가 서 있는 모습 기아 스포티지가 서 있는 모습

2022.12.11 현대자동차그룹 분량6분

기아 스포티지, 독일에서 펼쳐진 비교 평가에서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 최강자에 오르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이 진행한 하이브리드 SUV 5종의 비교 평가에서 기아 스포티지가 1위를 차지했다. 각기 다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SUV들과의 한판 승부에서 스포티지가 승리한 비결은 무엇일까?

기아 스포티지가 서 있는 모습

최근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이 5대의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한자리에 모아 비교 평가를 진행했고, 여기서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자동차 투싼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다. 오랜 기간 디젤 소형차가 가장 많이 판매됐던 유럽 자동차 시장의 판도는 현재 완전히 뒤바뀌었다. 21세기에 들어선 뒤로 급부상한 SUV의 유행, 최근 몇 년 사이에 전동화 시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변화가 맞물려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전동화 SUV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기아 스포티지의 주행 앞 모습

자동차 비즈니스 분석 업체 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와 유럽 자동차 제조사 협회(ACEA)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준 준중형에 해당하는 C세그먼트 SUV가 올해 상반기 유럽 신차 판매량 중 22.8%(약 126만 대)를 기록해 가장 인기 있는 차급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3분기까지 집계된 유럽 신차 판매량 중 43%가 전동화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차였으며, 그중 절반에 가까운 약 49만 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유럽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 중이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 협회는 전년 동기 대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수가 6.9% 늘어나 순수전기차에 이어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즉, ‘C세그먼트 SUV’와 ‘친환경차’는 현재 유럽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현대 투싼의 주행 앞모습

〈아우토 자이퉁〉이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 비교 평가를 진행한 배경에도 이 같은 시장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 비교 평가 무대에는 현대차그룹의 스포티지와 투싼을 비롯해 도요타 라브4, 닛산 캐시카이, 마쯔다 CX-5가 올랐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인 카세일즈베이스(carsalesbase.com)와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집계된 유럽 C-SUV 판매량 중 투싼과 스포티지가 각각 1,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캐시카이와 라브4도 10위권 안에 드는 인기 모델로 나타났다. 〈아우토 자이퉁〉의 이번 비교 평가는 말 그대로 최고의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가리는 것과 다름없는 한판 승부였던 셈이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이 비교한 5대의 하이브리드 SUV의 제원을 설명하는 표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 비교라는 주제로 진행됐지만, 실제로 한자리에 모인 5대의 SUV가 갖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징은 조금씩 달랐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1.6 T-GDI 엔진과 48V 스타터 제너레이터를 맞물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했고, CX-5는 2.5 자연흡기 엔진과 24V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가 직접 구동력을 보태는 게 아니라 별도의 배터리에서 공급받는 전력으로 에어컨과 같은 부품을 작동하고 엔진의 부담을 덜어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남은 두 모델은 전기 모터로 구동력을 직접 만드는 풀 하이브리드 방식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조금 차이가 있다. 캐시카이는 가변 압축비를 갖춘 1.5 3기통 터보 엔진이 전력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전기 모터만으로 바퀴를 굴리는 직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했다. 라브4는 2.5 자연흡기 엔진에 구동과 발전을 겸하는 2개의 전기 모터를 맞물린 직병렬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했다. 각기 다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췄지만, 크기와 성능, 가격대까지 대등한 동급 SUV들이 치열하게 경쟁한 것이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이 비교한 5대의 하이브리드 SUV의 평가 점수를 설명하는 표

〈아우토 자이퉁〉은 바디, 주행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비용 및 환경의 5가지 부문에 걸쳐 5대의 SUV를 면밀히 비교했다. 결과적으로 스포티지는 5,000점 만점 중 2,986점을 획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투싼과의 점수 차가 4점에 불과할 만큼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으나 〈아우토 자이퉁〉은 스포티지를 최종 승자로 선정했다. 5위에 머무른 마쯔다 CX-5는 스포티지와 무려 92점이나 벌어질 만큼 격차가 크게 나타나기도 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이 비교한 5대의 하이브리드 SUV의 바디 테스트 평가 점수를 설명하는 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스포티지는 바디, 주행 편의성, 주행 성능 등 3개 부문에서 최고점을 획득해 라이벌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탑승 및 적재 공간의 크기와 활용도, 편리한 설계, 조립 품질 등을 꼼꼼히 따지는 바디 부문에서 스포티지는 모든 평가 항목에 걸쳐 고르게 우수한 평가를 받아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아우토 자이퉁〉은 “스포티지는 차에 오르는 순간부터 좋은 느낌이 시작된다. 마치 ‘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언급했다. 

기아 스포티지의 실내 모습

〈아우토 자이퉁〉이 바디 부문에서 눈여겨본 스포티지의 장점은 넉넉한 실내 및 적재 공간, 실내 소재의 품질과 깔끔한 조립 마감, 현대적인 디자인, 눈으로 보지 않고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같은 운전자 중심의 공간 설계 등이었다. 적재 능력의 경우 스포티지에는 최대 547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어 다른 SUV들을 따돌리고 최고점을 획득했다. 형제 모델인 투싼도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스포티지가 적재 능력과 안전 장비, 실내 마감 및 조립 품질 항목에서 조금씩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 최고점을 획득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이 비교한 5대의 하이브리드 SUV의 주행 편의성 테스트 평가 점수를 설명하는 표

스포티지는 앞뒤 좌석의 편안함, 인체공학적 설계, 실내 소음, 공조 장치, 승차감 등을 평가하는 주행 편의성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아우토 자이퉁〉은 스포티지의 공간 설계가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고, 코너링 시 앞뒤 좌석 모두 탑승자의 몸을 훌륭히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5대의 SUV 가운데 스포티지의 앞좌석이 가장 편안하며, 넉넉한 공간과 등받이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는 뒷좌석도 가장 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평가에 동원된 스포티지 GT-라인(유럽 전용 트림)의 경우 기본 적용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만드는 승차감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차 투싼의 주행 뒷모습

투싼 역시 주행 편의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장시간 탑승 시 스포티지보다 피로를 일찍 유발할 수 있는 부드러운 질감의 시트와 인체공학적 설계 항목에서 약간 낮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과 승차감이 스포티지보다 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추구하는 주행 성능의 방향성에 따라 서스펜션 셋업을 달리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편안함에 중점을 두고 평가한 주행 편의성 부문에 맞춰 점수가 달라졌을 뿐 각 모델의 우열을 가리는 평가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이 비교한 5대의 하이브리드 SUV의 주행 성능 테스트 평가 점수를 설명하는 표

스포티지가 가장 높이 평가받은 부문 중 하나는 주행 성능이었다. 스포티지는 주행 성능 부문에서만 라이벌들과의 격차를 최대 69점까지 벌리며 앞서 나갔다. 세부적으로는 5대의 SUV 중 스포티지의 제동 성능이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경쾌한 핸들링 성능, 스티어링 조종성, 브레이크 페달 답력, 접지력, 주행 안정성 항목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아우토 자이퉁〉은 스포티지의 주행 성능을 이렇게 요약했다. “스포티지의 제동 성능은 독보적이다. 최고의 테스트 결과를 보여줬다. 아울러 조작성과 피드백이 좋은 스티어링 덕분에 코너를 정확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이 비교한 5대의 하이브리드 SUV르의 성능 계측 결과를 설명하는 표

위의 실제 테스트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스포티지는 브레이크가 식어 있거나 열을 받은 상태 언제든 믿을 수 있을 만한 제동력을 입증했다. 〈아우토 자이퉁〉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제동력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스포티지는 저속 및 고속 제동 상황에서 일관되게 짧은 제동 거리를 기록했다. 특히 거듭된 브레이크 테스트로 인해 제동력이 떨어진 열간 제동 상황에서도 가장 짧은 제동 거리를 기록해 ‘독보적인 제동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스포티지와 투싼의 최종 순위를 가른 요인 중 하나도 제동 성능이었다. 〈아우토 자이퉁〉은 동일한 파워트레인, 견고한 품질, 부드러운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 면에서 스포티지와 투싼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완성도를 갖췄지만, “투싼은 스포티지보다 인체공학적 설계가 살짝 아쉽고, 제동 거리가 약간 길게 나타나 2위를 차지했다”고 언급했다.

기아 스포티지가 서 있는 모습

파워트레인, 환경 및 비용 부문에서는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 라브4, 캐시카이에 비해 스포티지와 투싼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약간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평가는 단순히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효율 및 친환경성만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 하이브리드 SUV의 완성도와 상품성을 평가하는 자리인 만큼 승부를 결정지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결과적으로 스포티지는 종합적인 측면에서 그동안 하이브리드 SUV의 전통 강자로 이름을 날렸던 도요타 라브4를 비롯해 기타 일본 하이브리드 SUV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비교 평가를 승리로 장식했다. 2위를 기록한 투싼 역시 상품성 측면에서 일본 하이브리드 SUV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아 현대차그룹의 우수한 SUV 경쟁력을 입증하는 데 힘을 보탰다. 라브4는 실내 공간이 넓고 파워트레인의 성능과 효율도 우수하지만,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아 3위를 차지했다. 캐시카이는 가장 뛰어난 효율성의 직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주목받았지만, 비좁은 실내 공간으로 인해 4위에 머물렀다. 최하위를 기록한 CX-5는 5대 가운데 가장 노후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부문에서 선방했으나 열간 제동 성능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 스포티지의 뒷모습

사실 스포티지와 투싼은 그동안 〈아우토 자이퉁〉과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매거진인 〈아우토 빌트(Auto Bild)〉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가 진행한 비교 평가에서 수차례 호평을 받으며 뛰어난 상품성을 보여준 바 있다. 스포티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번 비교 평가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유럽 전통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폭스바겐 티구안과의 평가를 승리로 장식했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라브4, 오펠 그랜드랜드, 볼보 XC40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투싼 역시 독일 3대 매거진의 비교 평가에서 위의 라이벌 외에도 아우디 Q3 스포트백,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푸조 3008을 꺾고 1위에 올랐다. 이와 더불어 투싼과 스포티지는 유럽 C세그먼트 SUV 시장 판매량 1, 2위를 기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입증했다. 글로벌 톱 티어 수준에 오른 현대차그룹 SUV들의 상품성은 물론 하이브리드와 전기, 그리고 수소연료전지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주요 자동차 시상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친환경차 경쟁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할 이유로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