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언트 라이트를 켠 아이오닉 6의 실내를 클로즈업한 모습 앰비언트 라이트를 켠 아이오닉 6의 실내를 클로즈업한 모습

2022.11.18 현대자동차그룹 분량5분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현대차그룹 특허 시리즈]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의 진일보,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

한밤중, 자동차에서 물건을 찾기 위해 사용하던 실내 조명. 이 실내 조명이 단순한 역할에서 벗어나 핵심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이자 안전한 주행에 도움을 주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탄생한 현대차그룹의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Flexible Light Panel) 기술을 소개한다.

앰비언트 라이트를 작동한 아이오닉 6의 인테리어 전경

근래 자동차 인테리어 트렌드 중 하나는 ‘빛’이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를 비롯해 다양한 실내 라이팅 기술이 하나의 디자인 오브제이자 커스터마이징 요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인테리어 패널과 스피커, 센터페시아 버튼 등의 부품 간 조화를 고려해 라이팅 장치를 개발하고 있으며, 단순한 조명의 역할을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승화시키는 감성적 요소로 접근하고 있다. 

앰비언트 라이트를 작동한 아이오닉 6의 도어 이너 패널

현대차그룹은 앰비언트 라이트의 확장과 주행 상황에 따른 연동 기술 도입으로 인테리어 라이팅의 혁신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와 같은 트렌드에 맞춰 인테리어 라이팅의 혁신을 이끌어왔다. 최근에는 개성과 감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앰비언트 라이트의 적용 면적을 넓히고 조명이 더욱 화려하게 퍼지도록 인테리어 패널을 설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가 앰비언트 라이트의 효과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오닉 6는 주행 속도에 따라 라이팅의 색상을 변경하여 안전 운전을 도울 뿐만 아니라, 여섯 개의 듀얼 컬러 테마를 지원해 운전자의 집중력을 향상시키거나 안정감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부가적 효과를 꾀한 구성을 보인다. 아울러 최근 현대차가 최초로 공개한 7세대 그랜저도 다양한 기능과 차량 상태에 따라 연동하는 라이팅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도어를 개방한 현대차의 콘셉트 모델 세븐

미래 모빌리티 구조의 적용을 위해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은 여러 가지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그러나 현재 흔히 쓰이고 있는 라인 형태의 조명은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기엔 한계가 있다. 또한 패널에 빛을 반사시키는 간접 조명 방식 역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는 장점이 있지만, 특정한 영역에 조명을 활용한 패턴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이 어렵다. 현대차그룹이 면 차원 조명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다. 


인테리어 조명 구조별 투광성을 비교하는 인포그래픽

현대차그룹이 특허출원을 통해 공개한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은 기존 실내 조명 장치들의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는 데에 기술적 의의가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내부 부품을 보호하는 내구성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광원이 쏘는 빛을 온전히 실내로 전달하기 위한 특수한 구조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조명 장치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이 일정 수준 이상의 빛을 전달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이어왔으며, 각 부품 구성층의 원단 및 두께 등을 최적으로 설계해 기술을 완성했다.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을 적용한 제네시스 GV70의 도어 이너 패널

위의 이미지는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을 적용한 도어 트림이다. 조명이 꺼져 있을 때는 가죽 소재의 고급스러운 색감과 질감은 고스란히 유지하며, 조명이 켜지면 빛을 투과하는 특성의 소재를 통해 넓은 면적에 조명 효과를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패널에 쓰인 소재들이 신체와 접촉했을 때 자연스러움을 전달하기 위해 부드러운 촉감과 쿠션감을 확보했으며, 내부 소재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소재 선택과 투과율 최적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발광 상태의 라이트 가이드 필름

현대차그룹은 PET 섬유와 PC 필름을 조합해 유연한 소재의 LGF를 개발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은 평평한 곳은 물론, 굴곡진 실내 부위에도 장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비결은 새로운 기술의 핵심 중 하나인 라이트 가이드 필름(Light Guide Film, LGF)의 적용이다.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의 발광 부품에 해당하는 LGF는 기존의 LGP(라이트 가이드 패널)와는 달리 얇은 필름 형태의 유연한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 이 부품은 열을 가해 성형하면 원하는 형상으로 성형할 수 있어 미래 모빌리티에 쓰이는 다양한 형태의 부품에도 손쉽게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트 가이드 필름의 세부 구조 및 빛의 확산 경로를 표현한 인포그래픽

뿐만 아니라 백라이트 유닛(BLU) 구조의 개선을 이뤄낸 것도 LGF의 특징이다. LGF는 조명 부품의 내부 하단에서 빛을 직접 쏘는 것이 아니라, LED 광원이 쏘는 빛을 도광 필름과 하단 소재 사이에 발생하는 빛 반사로 이를 확산시키는 구조를 지닌다. 또한 이 과정에서 빛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필름의 끝부분에 마스킹 구조를 더했으며, 필름 내부로 빛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가이드 슬로프도 마련했다.

라이트 가이드 필름의 제작 공정을 표현한 인포그래픽

LGF는 크게 여섯 가지 단계를 거쳐 제작되며, 해당 공정을 거쳐 0.4mm에 불과한 초박형 필름 부품을 완성한다. 우선 빛이 원활하게 확산되도록 광학 패턴을 설계하는 것이 첫 번째이며, 이를 PC(폴리카보네이트) 필름 위에 새긴다. 여기에 아크릴 코팅을 거친 PET 재질 원단에 OCR(Optical Clear Resin)을 도포해 앞선 공정의 PC 필름을 부착한다. 이후 빛샘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마감 과정과 LED 광원을 포함한 PCB(Printed Circuit Board)를 추가해 LGF 제작을 마무리 짓는다.

발광 중인 라이트 가이드 필름

LGF를 적용한 도광판은 기존의 LGP 도광판보다 얇고 가벼워 높은 범용성을 자랑한다

한편, 기존의 백라이트 유닛은 5mm 정도의 두께를 지녀 적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 부위에 한계가 있었으며, 유연성이 거의 없는 아크릴 수지(PMMA)를 사용했기에 인테리어 패널 형상에 맞춰 자유롭게 성형하는 데에도 제약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트림에 부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하우징 부품이 필요하며, 이 부품이 가장자리를 가려 도광판 전체를 밝히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반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면조명 부품은 기존 기술 대비 탁월한 개선을 이뤘다. 가령 두께는 5mm에서 0.4mm로 줄었으며, 도광판 부품 무게도 100.5g에서 29.5g으로 줄어들어 높은 수준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이룩했다. 게다가 코어 부품 후면에 위치하는 LGP와는 달리 구조상 부품 전면에 LGF를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 평균 휘도는 3배 가량 상승했으며, 확산된 빛이 고르게 퍼지는 정도를 측정한 균일도 측면에서도 크게 향상된 수치를 기록했다.

면조명 기술을 적용한 도어트림 구조

면조명 기술을 적용한 도어트림 패널 일부 상세 부품 사진

기존에 면 형태의 조명을 적용한 암레스트 가니시는 크게 형태를 구성하고 부품을 고정하는 프레임과 하우징으로 구성되며, 그 위로 LGP를 탑재한 도광판과 발광 패턴을 구성하기 위한 데코 커버 순으로 조립하여 완성한다. 현대차그룹은 자유로운 성형이 가능한 LGF의 특성을 활용해 하우징 구조를 생략해 무게와 부피를 덜어냈으며, 데코 커버 역시 LGF와 일체형으로 사출하여 조립 공정을 단순화했다. 개선 구조를 통해 하우징 구조 상 테두리 부근에 제대로 빛이 닿지 않는 현상도 해결했다.

면조명 기술을 적용한 인테리어 부품의 제작 공정

면조명 기술을 적용한 인테리어 부품의 제작 공정과 실제 적용 제품

데코 커버까지 장착한 부품에는 마지막으로 차종이나 브랜드에 따라 여러 소재의 스킨을 선택해 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가령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우 가죽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러운 질감을 구현한 인조가죽 스킨을 부착한다. 이렇게 LGF로 완성된 면조명 도어 트림은 기존 앰비언트 라이트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색상의 빛으로 표현이 가능하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감성에 따라 패턴을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어 설계에 따라 화려한 빛을 발산한다. 

라이트 가이드 필름 기술을 활용한 도어 이너 패널의 견본품

빛이 투과하는 구조를 통해 발광하지 않을 때에는 인테리어의 일부로 위장한다

현대차그룹은 내부 소재에 적용된 투광 구조와 섬세한 원단 설계로 빛을 더욱 균일하게 발산함과 동시에, 작동 이전에는 외관상 패턴이 드러나지 않아 고급스럽고 일체감 높은 인테리어를 연출하도록 구성했다. 이는 미세한 구멍을 뚫어 평소에는 다크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의 일부였다가 작동 시에는 램프로 변화하는 히든라이팅과 유사한 맥락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콘셉트 세븐의 인테리어 일부

미래 모빌리티는 주간에도 라이팅 요소의 사용 가능성이 높아 널찍한 면적의 라이팅 기술을 필요로 한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플렉서블 소재 기반의 조명 기술은 자동차,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의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의 트렌드를 크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 실내 공간의 크기와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미래 모빌리티에는 다양한 조명 기술이 활용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이번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의 개발로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에서 2건의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향후 다양한 차종의 인테리어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앰비언트 라이트를 비롯해 빛을 강조하고 있는 아이오닉 6의 인테리어 샷

적용 범위가 넓은 현대차그룹의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숫자로 표현이 가능한 이성적인 영역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모빌리티에 탑승해 목적지로 이동하는 모든 여정에 최상의 만족감을 전해주기 위해 감성적인 니즈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플렉서블 라이트 패널 기술로 한층 감성적인 실내 공간을 제공하게 될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모빌리티가 하루 빨리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