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6 기아
기아가 유럽 시장에서 또 한번 높은 경쟁력을 입증했다. 독일의 유명 자동차 시상인 <골든 스티어링 휠(Golden Steering Wheel) 2022>에서 기아 모델 다수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것이다. 친환경 전기 SUV인 기아 니로 EV와 스포티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콤팩트 SUV 부문 1위와 2위 자리에 각각 올랐고, 고성능 전기차 EV6 GT가 미드사이즈&럭셔리 부문 2위에 선정됐다.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하는 기아의 이번 수상 소식을 상세히 살펴봤다.
올해 46회를 맞이한 <골든 스티어링 휠>은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동차 시상으로 손꼽힌다. 한 해 동안 독일에 출시된 신차 중 최고의 차량을 선정하는 자동차 평가 행사로, 1976년 독일의 주간지 <빌트 암 존탁(Bild am Sonntag)>의 주관으로 시작됐다. 2009년부터는 독일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 빌트(Auto Bild)>와 공동으로 최고의 차량을 선정하게 되면서 시상의 전문성도 더욱 강화됐다.
<골든 스티어링 휠>이 자동차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독일에서 영향력 있는 자동차 시상으로 자리 잡은 비결은 남다른 심사 과정 덕분이다. 자동차 전문 기자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다른 자동차 시상과 달리, <골든 스티어링 휠>은 자동차 전문 기자 외에도 자동차 엔지니어, 레이싱 드라이버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보다 폭넓은 시선으로 차량을 평가한다.
올해 평가는 독일 브란덴부르크 남동부에 위치한 데크라 라우지츠링 서킷에서 진행됐다. 자동차 전문 기자, 레이싱 드라이버, 자동차 엔지니어, 자동차 인플루언서 등으로 구성된 총 21명의 심사위원이 올해 독일에 출시된 47개 차종 중 최종 후보(Finalist)에 오른 21개 차종을 면밀히 살폈다. <아우토 빌트>, <오토위크(AutoWeek)>, <오토익스프레스(Autoexpress)> 등 다양한 언론 매체의 자동차 전문 기자를 심사위원으로 선정해 높은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점도 <골든 스티어링 휠>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이번 평가는 소형부터 대형 SUV까지 7개의 차급으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차급 이외 부문(가격대, 디자인, 혁신) 4개 시상을 포함해 총 11개 부문에서 최고의 차량을 선정했다. 차급별 수상 모델 선정은 독자들이 온라인 투표를 통해 뽑은 각 부문별 최종 후보 3개 차량을 심사위원이 시승을 통해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아가 올해 <골든 스티어링 휠>에서 거둔 가장 주목할 성과는 니로 EV가 콤팩트 SUV 부문 1위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다. 콤팩트 SUV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문으로, 각 자동차 제조사의 핵심 모델들이 포진돼 있다. 여기서 니로 EV는 같은 부문 2위에 선정된 스포티지 PHEV와 함께 우수한 가치를 증명했다. 참고로 니로 EV의 총점은 3,697점으로 스포티지 PHEV(3,643점)와의 점수 차이는 겨우 54점에 불과했지만, 스포티지 PHEV와 3위인 폭스바겐 타이고(3,539점)의 점수 차이는 무려 104점이나 됐다. 즉, <골든 스티어링 휠>의 이런 평가 결과는 니로 EV와 스포티지 PHEV의 경쟁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사실 올해처럼 동일한 브랜드의 여러 차량이 <골든 스티어링 휠>의 같은 부문에서 경쟁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올해 평가 결과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렇다면 세부 항목에서 두 차의 점수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발생했을까? 우선 실용성과 컴포트 항목에서는 차체가 보다 여유로운 스포티지 PHEV가 더 많은 점수를 획득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항목에서는 니로 EV가 조금씩 앞서며 최종 1위 자리에 올랐다.
<아우토 빌트>는 수상 소식을 전하며 “니로 EV와 스포티지 PHEV는 품질과 주행 성능 모두 우수하다”는 말과 함께 두 차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스포티지가 컴포트 항목에서 분명 앞섰고, 최고의 실용성까지 제공했다”며 스포티지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종합 우승자는 니로 EV”라고 강조한 뒤, 이에 대한 비결로 니로 EV가 갖춘 ‘운전의 즐거움’과 ‘경제적인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꼽았다.
한편, 미드사이즈&럭셔리 부문에서는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인 EV6 GT가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해당 부문 3위에 그친 전기 고급 세단인 메르세데스-벤츠 EQE를 꺾은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독일에서 수입차로 분류되는 EV6 GT가 인지도가 높은 현지 고급 브랜드의 최신 모델과 경쟁하여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에서 <아우토 빌트>는 EV6 GT의 강점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꼽았다. EV6 GT는 스포츠카에 준하는 강력한 성능이 특징으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름잡는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 최근 합류해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V6 GT의 성능은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75.5kgf·m, 0→ 100km/h 가속 시간 3.5초, 최고속도 260km/h 등 여느 고성능 전기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사실 EV6 GT를 향한 긍정적인 평가는 먼저 선보인 EV6를 통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EV6는 대한민국 자동차 최초로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2022 아일랜드 올해의 차’, ‘2021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2021 탑기어 어워드 올해의 크로스오버’, ‘2022 영국 왓카 올해의 차 및 올해의 전기 SUV’ 등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높은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니로 EV로 거둔 이번 결실 덕분에 기아는 역대 <골든 스티어링 휠>에서 총 세 차례나 1위를 수상한 브랜드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기아는 지난 2020년 쏘렌토로 대형 SUV 부문에서, 2019년에는 엑씨드(Xceed)로 3만 5,000유로 미만 최고의 차 부문에서 각각 1위에 선정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로 높은 가치를 증명했다.
이처럼 유럽에서 이어지는 기아에 대한 호평과 화려한 수상 기록은 뜨거운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한 수치다. 참고로 같은 기간 EU 전체 승용차 시장은 9.9%가 축소됐지만, 기아의 판매 실적은 42만 5,882대(EU, EFTA, 영국 시장)로, 전년 동기 대비 9.8%나 증가했다.
큰 폭으로 성장하는 판매량에서도 알 수 있듯, 기아는 다양한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유럽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독일의 영향력 있는 자동차 시상인 <골든 스티어링 휠>에서 거둔 결실 역시, 기아의 이런 탄탄한 입지를 확인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기아의 전동화 라인업이 완성되면 기아의 존재감은 얼마나 더 커져 있을까? 기아의 눈부신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