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이 도심을 달리고 있다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이 도심을 달리고 있다

2022.10.13 현대로템 분량5분

열차의 유지관리는 어떻게 이뤄질까?

우리가 평소에 타는 열차는 어떻게 관리할까요? 한 번에 여러 사람을 태우는 까닭에 자동차보다 더 깐깐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게다가 앞으로는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죠.

철도 위를 달리고 있는 고속열차 KTX

자동차와 열차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열차는 철로를 달립니다. 게다가 수백 명의 사람과 짐을 싣고 달리는 만큼 몸집도 거대하죠. 하지만 동력원을 이용해 바퀴를 굴려 달린다는 점에서 둘은 기본적으로 유사한 운송수단입니다. 열차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정기점검이 필요하죠. 

열차 레일들이 얽혀 있는 모습

열차의 도로라고 할 수 있는 철로, 열차는 자동차와 기본적으로 유사한 운송수단입니다

사실 자동차보다 열차가 더 많은 점검이 필요합니다. 한 번에 많은 인원과 물자를 나르기에 그만큼 더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죠. 특히 열차의 경우 정시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령 운영 중 고장으로 인해 이동하지 못하면 같은 선로를 사용하는 열차 모두가 늦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차의 유지보수는 어떻게 진행될까?

열차나 전철과 같은 철도차량은 정해진 유지보수 계획에 따라 차량기지에 입고됩니다. 철도차량의 유지보수는 시행 주기와 정비 범위에 따라 크게 경정비와 중정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정비는 열차 운행 전후 이뤄지는 모든 종류의 검수를 뜻합니다. 국내의 경우, 3~7일마다 진행되며 차량의 이상 유무, 기능 점검 등을 진행하고 필요한 소모품을 교체합니다. 

철도차량도 자동차와 비슷하게 주기별로 에어컨 필터, 공기압축기 필터, 와이퍼 등은 물론 각종 오일과 윤활유 등의 소모품을 교체해야 합니다. 철도차량에는 2~3만 개의 부품이 사용되며 각 부품마다 수명과 점검 주기가 있어 ‘유지보수 정보 관리 시스템(MMIS, Maintenance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을 통해 관리합니다. 

디지털 트윈으로 유지 보수 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자

IoT 기기를 활용해 열차의 유지보수를 진행 중인 모습. 유지보수 정보 관리 시스템은 열차의 모든 부품을 제때 교환하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작업자들이 열차의 점검을 하고 있다

2~3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이뤄진 열차는 정기 점검과 중정비를 통해 25~35년을 달립니다

중정비는 자동차 전체를 분해 조립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철도차량은 일반적으로 3~4년 주기를 두고 중정비에 돌입하며, 이때 주행거리는 40만~50만km에 육박합니다. 중정비 단계에서는 주요 시스템과 부품을 분리해 정비합니다. 떼어낸 부품을 정밀 진단 후 필요한 부분은 교체해 다시 조립하죠. 시험 운전까지 마쳐 성능과 안전 모두 입증된 열차여야 운행에 나설 수 있습니다. 안전이야말로 철도차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열차의 유지보수에도 지속 가능성을 더할 수 있을까?

철도 위에 놓인 고속열차 SRT

철도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과 정시성입니다

철도차량의 수명은 약 30년입니다. 안전을 위해 수명을 다 할 때까지 유지보수를 진행하죠.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유지보수 방식은 예방 정비입니다. 예방 정비는 정해진 주기에 맞춰 부품을 바꾸는 방식입니다. 부품이 망가지기 전에 미리 바꿔 고장이 일어날 여지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안전과 정시성이 중요한 철도 유지보수 분야의 특성에 잘 맞습니다. 

하지만 열차 유지보수 분야도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예방 정비 방식은 아직 사용이 가능한 부품을 교체한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품의 상태와 수명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가령 기대 수명의 70%까지 사용하고 교체하던 부품을 90%까지 사용하고 교체한다면 새 부품 생산에 들어가는 자원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부품 폐기로 인한 환경 오염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열차의 내부 유지보수 작업 중인 작업자

열차의 유지보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전입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도 같이 잡을 수는 없을까요?

예방 정비에서 상태 기반 정비 + 예지 정비로의 발전

유지보수의 각 항목별 차이점을 표기한 인포그래픽

고장정비, 예방정비, 상태기반정비, 예측정비의 비교

현대로템이 철도산업에 상태 기반 정비와 예지 정비를 제안하는 것도 바로 지속 가능성 때문입니다. 상태 기반 정비는 시스템과 부품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부품의 상태가 기준값에서 벗어났을 때 교체하는 것이죠. 물론 이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다양한 부품의 장애 발생을 방지하려면 여러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 구축에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며 투입되는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을 구축하면 고장 발생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부품의 수명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대로템의 상태 기반 정비 시스템이 적용된 코레일의 신규 전동차 448량 역시 이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철도 차량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종합한 인포그래픽

달리는 열차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 위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상태 기반 정비는 예지 정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단계이기도 합니다. 예지 정비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상태 기반 정비 시스템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차량의 상태, 부품의 마모 속도, 고장 확률 등 한층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정확도는 더욱 높아지죠. 또한, 예지 정비는 환경이 철도차량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철도차량 또한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환경의 영향을 받거든요. 가령 지하철의 경우 높은 습도와 먼지를 마주하며, 노선마다 곡선과 경사가 달라 힘을 주로 받는 부분도 달라지죠. 예지 정비는 이런 부분까지 고려한 정비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열차 진단 모니터링 플랫폼을 집약한 사진

부산 도시철도에 적용될 실시간 열차 진단 모니터링 플랫폼

현대로템은 싱가포르의 ‘JRL(Jurong Region Line)’과 대만의 ‘그린 라인(Green Line)’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운행 기록과 주요장치의 상태 정보를 활용해 철도차량의 상태를 진단하는 것은 물론 잠재적 결함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죠. 이는 해당 철도차량의 가용성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안전을 위해 미래를 예측하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그래픽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만 가지의 시나리오를 단기간에 검증할 수 있습니다

현대로템은 철도산업의 다양한 미래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가상세계 속에 똑같이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도 그중 하나입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만 가지의 시나리오를 단기간에 검증할 수 있고,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현대로템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수소전기트램을 비롯해 수소 생산 및 충전시설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수소 통합 관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전시된 수소 통합 관제 시스템

2021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선보인 수소 통합 관제 시스템의 데모 버전

현대로템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소는 청정에너지로 미래 사회의 새로운 동력원이 될 것이며 지금은 기반 시설 구축 등 미래를 대비하는 초기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죠. 예컨대 수소전기트램과 수소 생산 설비는 매우 다양한 부품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결함이나 이상 징후가 발견됐을 경우 해당 부위를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축해 두면 이런 다양한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결함 가능성도 최대한 낮출 수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 중인 작업자의 모습

디지털 트윈 기술은 철도차량의 전체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철도차량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입니다. 해당 기술을 사용하면 주요 부품의 생애 주기 동안 다른 주요 부품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품의 실시간 진단과 분석을 통해 다양한 예측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죠. 현대로템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철도차량의 주요장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해 전체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수소로 달리는 열차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 콘셉트 모델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수소전기트램의 모습

가까운 미래에는 열차의 모습 또한 바뀔 것입니다. 현대로템은 현재 수소전기트램과 수소기관차 등 다양한 ‘수소열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수소열차는 차량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에서 동력을 얻습니다. 외부로부터 전력을 받아 운행되는 일반적인 열차에 비해 가공 전차선, 변전소, 전력망 등이 필요 없어 관련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수소전기트램 콘셉트 모델의 파워트레인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수소전기트램은 넥쏘에 탑재되는 95kW급 연료전지 4개에서 만드는 전기를 사용합니다

현재 현대로템이 개발하고 있는 수소전기트램은 버스 3대의 길이로, 넥쏘에 탑재되는 95kW급 연료전지 4개에서 만드는 전기를 사용합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70km이며 2023년 상반기에 창원공장에서 출고된 후, 하반기에 울산 태화강역 인근 선로에서 실증운행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본격적인 상용화 시기는 2024년 이후입니다. 


수소기관차 또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변화입니다. 노후화된 디젤기관차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거든요.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수소기관차 공동개발에 착수한 상태로,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소기관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150km입니다. 

현대로템 수소전기트램의 주행 관련 제원을 표기한 인포그래픽

수소기관차는 1회 충전으로 1,00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사회에서 열차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현대로템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유죠. 자율주행차 시대에도 많은 사람을 태우고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열차의 가치는 변치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빠르게, 더 다양한 곳을 열차로 갈 수 있겠죠. 오늘도 현대로템은 우리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미래의 지속 가능한 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