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노이즈를 감쇄시키는 ANC 기술을 시각화한 사진 로드 노이즈를 감쇄시키는 ANC 기술을 시각화한 사진

2022.10.06 현대자동차그룹 분량5분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R&D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 조직, 리서치랩 시리즈] 소리와 진동에 집중하는 테크니션 그룹,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은 전동화 차량의 음향과 진동을 분석하는 현대차그룹의 전문 조직이다. 소음과 진동의 저감 연구와 차량의 주행 사운드 최적화를 넘어, 딥러닝 기반의 분석 기술로 차량의 고장까지 진단하는 그들의 놀라운 기술을 소개한다.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 소속 연구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 연구원들(좌측부터 진재민 책임연구원, 정인수 연구위원, 이동철 책임연구원, 노경진 책임연구원)

자동차 기술 개발의 패러다임이 전동화 차량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제조사들의 대대적인 내부 조직 개편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이러한 전동화 흐름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한다고 평가받는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일찍이 연구전문가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연구전문 조직인 ‘리서치랩’을 통해 변화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을 지속해 오고 있다.

정인수 연구위원의 지휘 하에 운영 중인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은 이와 같은 전동화 트렌드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조직으로, 전동화 차량의 전반적인 음향과 진동에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딥러닝 분석 기술을 도입해 또 다른 기술 혁신을 맞이하고 있는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의 연구원들을 만나 전동화 차량의 음향과 진동 기술에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 정인수 연구위원이 인터뷰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을 이끌고 있는 정인수 연구위원

Q.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은 어떤 배경 속에서 설립되었나?


정인수 연구위원 | 본 리서치랩은 엔진이 연소 과정을 거치며 발생시키는 *엔진 가진력과 시스템 구조 전달 경로 연구를 통해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저감하는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2015년에 설립되었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차량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현재는 전기차의 NVH(Noise, Vibration, and Harshness)와 음질 제어 및 상태 진단 등의 기술 개발로 업무 분야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 엔진 가진력 : 엔진 연소실 내에서의 폭발에 의해 전달되는 힘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의 주요 업무를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Q.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의 주요 업무 분야는 무엇인가?


정인수 연구위원 |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① (전기차 NVH) 전기차의 모터가 가동하며 발생되는 화인 소음(Whine Noise) 저감을 위해 고전압 배터리의 구조와 전류 리플의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② (차량 음질 제어 기술) 차량의 엔진 또는 전기차 모터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면서 음질 제어에 필요한 진동 성분을 사용하여 운전자가 체감하는 차량의 가속감과 일치하는 사운드를 차량 실내에 구현한다.


③ (소음진동 신호와 AI 융합 진단기술) 시스템의 이상 상태 진단을 위해 소음·진동 신호 분석 기법과 함께 인공지능을 융합한 기술을 개발해 모빌리티의 유지 보수 시스템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리서치랩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인수 연구위원

정인수 연구위원은 수년 전, 딥러닝 분석 기술의 잠재력을 보고 AI 기반 진단 기술을 고안했다고 이야기한다

Q. 사람이 직접 소음이나 진동으로 고장 여부를 판별하던 과거와는 다르게 빅데이터와 AI를 융합한 진단 기술을 고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정인수 연구위원 | 진단 기술 개발에 착수하게 된 계기는 2015년에 있었던 리서치랩의 송년 모임이었다. 한 참석자가 젓가락으로 식탁을 치면서 “소리만 듣고 이게 무슨 소리인지 맞힐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듣고, 소음을 활용해 자동차를 진단한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알파고가 등장한 2016년, 데이터 학습에 의한 딥러닝의 분석 기술이 세간에 알려졌다. 이를 우리 리서치랩이 보유한 NVH 지식과 접목시켜 자동차 분야의 진단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전재민 책임연구원이 AI 융합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재민 책임연구원은 AI 융합 진단 기술로 차량의 고장을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Q. 제조 공정에도 관련 기술이 적용된다는 것이 흥미롭다. 모빌리티의 상태 이상에 대한 예방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진재민 책임연구원 | 제조 공정에서 조기에 불량을 진단할 수 있다면 판매 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품질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조 공정의 특성 때문에 완제품 상태에서 진단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따라서 소음·진동과 AI를 융합한 진단 기술을 활용하여 관련 요소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시간에 따른 장기적 상태 변화를 예측하여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소음의 딥러닝 학습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노경진 책임연구원

딥러닝 모델의 학습으로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적인 소음의 진단도 가능하다는 것이 노경진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Q. 자동차 부품 간의 복합적인 이상으로 인해 소음의 주파수 영역이 겹치는 부분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노경진 책임연구원 | 기본적으로 소음은 파동이므로 두 가지 이상의 소음이 동시에 발생하더라도 중첩됨에 따라 나타나는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타겟 소음 별로 모델을 설계해 각각의 모델에서 소음 발생 여부를 확률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을 사용했었다. 그러나 딥러닝 모델은 데이터셋(*특징 벡터 및 *레이블) 학습을 통해 단일 모델로도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적인 소음의 진단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도메인 지식을 활용해 효과적인 특징 벡터를 추출하고 적합한 딥러닝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진단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징 벡터(feature vector) : 학습 모델로 도출하기 위해 데이터에서 추출한 일련의 수치적 특징

*레이블 : 특징 벡터를 머신러닝 모델로 도출했을 때의 목표 데이터

*도메인 지식 :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

이동철 책임연구원이 인터뷰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소음과 진동 분석을 통한 유지보수 관련 기술이 쓰이고 있다고 이동철 책임연구원은 설명한다

Q.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의 기술은 무엇인가?


이동철 책임연구원 | 일반적으로 센서 또는 액츄에이터와 같은 부품의 고장은 DTC(Diagnostic Trouble Code, 진단 고장 코드)라는 장비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소비자가 자동차를 주행하면서 느낄 수 있는 소음이나 진동 현상은 DTC로는 잡아낼 수 없다. 따라서 숙련된 서비스 담당자의 경험과 조사를 통한 대응이 필요한데, 이 경우 소음 및 진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진단기술을 활용해 차량 정비시간 단축과 진단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노경진 책임연구원 | 실제로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는 소비자를 위해 차량의 고장 상태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기술이 적용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터보차저나 밸브 시스템과 같은 파워트레인의 주요 부품 고장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이나, 상용차 엔진의 특정 인젝터가 내는 소음 상태와 진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량 인젝터를 판단하는 기술 등 소비자들의 애프터 서비스 편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기술들이 활용되고 있다.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 연구원들이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 연구원들은 미래에 선제적 유지보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예상한다

Q.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서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의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것이며,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진재민 책임연구원 | 다양한 형태의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에서 만약 고장이 발생해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소비자가 경험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현재 리서치랩에서 개발하고 있는 기술은 소음과 진동 신호를 기반으로 고장 발생이 예상되는 시스템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진단하는 것이다. 향후 모빌리티의 수리 비용과 안전성이란 관점에서 선제적 유지보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음 및 진동 데이터를 활용한 AI 진단 기술이 전동화 차량, 자율주행 차량, 공유 차량, 로보틱스 및 UAM 등 모든 모빌리티로 확장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동철 책임연구원과 노경진 책임연구원이 테스트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리서치랩 제도는 연구원 개인과 기업의 역량 강화, 그리고 소비자에게 기술 제공이라는 복합적인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Q. 하나의 리서치랩에 속한 일원으로서, 본 제도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을까?


이동철 책임연구원 | 리서치랩 제도의 장점은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도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리자로서 성장하는 경로가 아닌 연구전문가로서의 성장을 제도적으로 지원해 주기 때문에 연구에 집중하여 전문성과 R&D 역량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구현이 가능한 기술에 대해서 자유롭게 제안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어, 기술 혁신을 위한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는 기업의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빠르게 변하는 기술의 흐름 속에서 탄생할 다양한 미래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