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6 현대자동차그룹
최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공간 마케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반영한 공간을 통해 해당 브랜드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자동차 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단순한 자동차 전시장이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한 공간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여러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 거점부터 신차 소개를 위한 전용 스튜디오, 미래 기술을 알리는 전시관, 가상 공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눈여겨볼 점은 디자인, 문화, 트렌드 등 다양한 매력 요소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각 공간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공간을 살펴봤다.
‘제네시스 스페이스’는 제네시스만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자동차 판매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자동차 전시장과 달리 브랜드 철학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제네시스 스페이스는 지난 8월 초 세계적인 디자인 상인 ‘2022 레드 닷 어워드’를 수상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20년 개관한 제네시스의 두 번째 독립형 전용 전시관인 ‘제네시스 수지’의 경우, 레드 닷 어워드의 ‘브랜드 스토어(Brand Stores)’ 부문 ‘최우수상(Best of Best)’을 수상했으며, 2020년 개관한 제네시스 전용 두 번째 ‘몰 타입(Mall Type, 복합쇼핑몰 내부에 조성된 형태)’ 전시관인 제네시스 스튜디오 안성은 ‘쇼룸(Showrooms)’ 부문 ‘본상(Winner)’을 획득했다. 아울러 2021년 문을 연 제네시스의 첫 글로벌 브랜드 문화 공간인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 또한 브랜드 스토어 부문 본상에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 스페이스의 주요 거점들이 레드 닷 어워드를 수상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해당 공간이 갖고 있는 특징과 경험 요소를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예컨대 제네시스 수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제네시스 스페이스로, 겉에서 드러나는 화려함이 아닌 내면의 본질에 집중하는 품격의 가치에 집중했다. 기존 고급차 전시장과 차별화된 제네시스만의 감성을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또한 제네시스 수지는 고객이 오롯이 자동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각 층에 다양한 내·외장 색상을 조합한 제네시스 차량의 실제 문을 날개처럼 일렬로 전시해 고객들이 자유롭게 만지고 움직여 볼 수 있게 한 점이 좋은 예다. 아울러 층별로 위치한 라운지에 여러 각도의 다면체 거울을 설치해 고객들이 제네시스의 우아한 라인을 섬세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최고의 기술력과 장인 정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급 가죽으로 처리된 소파와 문손잡이를 적용하는 등 세부적인 곳을 섬세하게 다듬었다.
제네시스 스튜디오 안성의 경우 보다 많은 사람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특징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존을 마련했다. 브랜드체험존에서는 높이 2.4m, 길이 16m의 대형 미디어 월 ‘인피니티 LED’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제네시스 전 차종을 직접 만지고 살펴볼 수 있는 상품체험존, 제네시스의 다양한 색상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내·외장체험존 등도 제네시스 스튜디오 안성의 특징이다.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은 브랜드 문화 공간이라는 특성에 맞게 제네시스의 특징과 한국 고유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겸한다.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이 바쁜 일상에 휴식과 예술적 영감을 충전하는 ‘도심 속 문화 오아시스’를 지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은 제네시스 전 라인업과 미래 브랜드 비전을 담은 콘셉트카까지 다양한 차량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1층)과 한국의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문화 체험 공간(2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문화 체험 공간은 ‘한국적인 일상의 향유’를 테마로 한 레스토랑, 라이브러리, 공연장, 테라스 가든 등으로 구성돼 많은 사람이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 현대자동차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현대차가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제시하는 배경에도 바로 이런 변화가 있다. 인간의 이동 경험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인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현대차의 미래 로보틱스 비전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의 ‘현대자동차관’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사용자의 이동 경험이 혁신적으로 확장되는 메타모빌리티,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한 ‘Mobility of Things(MoT)’ 생태계,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 등 구체화된 비전을 관람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컨대 전시관 내 ‘리얼리티 존(Reality Zone)’은 현대차의 미래 로보틱스 기술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요소로 가득했다. MoT 생태계의 핵심 요소인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lug & Drive Module)에 기반한 4종의 콘셉트 모델을 전시한 게 대표적이다. 아울러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Drive and Lift Module)이 적용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등 로보틱스 기반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도 전시됐다. 이외에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를 비롯해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토대와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요소가 준비됐으며, 관람객들은 이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최근 현대차는 신차의 특징과 매력을 보다 많은 사람이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용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엔트리 SUV 캐스퍼의 특징을 담은 ‘캐스퍼 스튜디오 성수’가 대표적이다. 캐스퍼 스튜디오 성수는 캐스퍼의 주 구매층인 MZ 세대를 위한 경험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대표 스트리트 편집숍 ‘카시나’와 협업을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맞춰 도심 속 즐거운 놀이 문화를 의미하는 ‘Play CASPER, Play Streets’라는 주제 아래, 특별 제작한 쇼카, 커스터마이징 액세서리, 한정판 굿즈, 다양한 고객 체험 이벤트 등을 선보였다. 또한 국내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전시 공간 및 작품을 연출해 실용성과 트렌디함을 모두 갖춘 캐스퍼의 매력을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캐스퍼 스튜디오 성수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캐스퍼를 마음껏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쇼카 외에도 다양한 컬러와 트림으로 준비된 캐스퍼를 통해 캐스퍼 특유의 개성과 실용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부 캐스퍼의 경우, 전용 커스터마이징 액세서리로 꾸며져 캠핑이나 차박 같은 다양한 활용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펫족을 겨냥한 전용 액세서리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디자인 철학, 나아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내세우고 있는 기아는 지난해 이를 공간까지 확장한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관했다. 이곳은 기아 브랜드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복합 체험 공간으로, 기존의 가양지점을 고유의 디자인 철학에 기반해 탈바꿈시킨 곳이다.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는 최신 트렌드인 언택트 서비스 반영한 곳이기도 하다. 가령 방문객들은 기아 홈페이지에서 QR 코드 형태의 ‘스토어패스(Store Pass)’라는 디지털 아이디를 발급받아 직원의 응대 없이도 예약 방문 확인이 가능하며, 키오스크를 통해 스토어 체험에 필요한 사항들을 안내받을 수 있다.
방문객은 입장과 동시에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의 시그니처인 길이 14.6m의 미디어 월을 마주하게 된다. 미디어 월에는 2개의 3D 컨피규레이터가 배치돼 고객들이 가상 쇼룸 속 기아의 모델들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게끔 돕는다. 미디어 월은 고객들의 조작에 따라 좌우로 분할되며, 컨피규레이터의 32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차량의 내외관과 선택사양 등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는 테마별로 구성한 다양한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함과 동시에 서비스센터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어, 신차 체험과 구매는 물론 차량 유지 보수까지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인터랙티브 그라운드(가상 환경을 배경으로 전시 차량과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와 같은 색다른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마련하는 등 방문객들이 기아와 한층 가까워 질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현대차그룹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은 현실이 아닌 가상 공간에서도 이어진다.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의 활용이 좋은 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 현실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이 가상 공간에 주목한 이유는 메타버스에 익숙한 MZ 세대 고객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로블록스(Roblox), 제페토(ZEPETO) 등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과 손을 잡았다.
로블록스에서는 현대차가 구상 중인 모빌리티를 한발 앞서 체험할 수 있는 가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현대 모빌리티 어드벤처(Hyundai Mobility Adventure)’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며 퓨처 모빌리티 시티, 페스티벌 광장, 에코 포레스트, 레이싱 파크, 스마트 테크 캠퍼스, HMG 드라이빙 센터 등 테마별로 다양한 가상 공간이 존재한다.
현대차가 마련한 로블록스 속 가상 세계에서 고객들은 현대차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보거나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또한, MZ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한 탐험, 미니 게임, 소셜 네트워크 기능들로 가상 세계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는 가상 공간 속에 구축된 현대 모터스튜디오와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를 만날 수 있다. 추후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오프라인 거점을 넘어서 메타버스 내에서도 브랜드와 신기술은 물론 다양한 모빌리티 라이프를 체험할 수 있는 브랜드 공간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제페토 내 인기 월드인 ‘다운타운(미래)’에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구축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공간인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을 모티브로 가상 공간 속 스튜디오의 내외관을 구현해 보다 생생한 경험이 가능하다. 제페토 속 현대 모터스튜디오의 가장 매력적인 경험 포인트는 미래 모빌리티를 시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중심으로 S-A1(도심항공교통), S-Link(목적 기반 모빌리티), S-Hub(미래 모빌리티 환승 거점) 등의 콘텐츠를 구현한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대차그룹이 제공하는 공간 마케팅과 고객 경험은 어느 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통적인 공간인 오프라인을 넘어 가상 공간까지 아우르며 고객 경험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현대차그룹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고객에게 온전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현대차그룹의 공간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까? 현대차그룹이 선보일 새로운 세계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