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 패독에 주차되어 있는 N Vision 74의 옆모습 서킷 패독에 주차되어 있는 N Vision 74의 옆모습

2022.09.07 현대자동차 분량5분

N Vision 74, 현대자동차 고성능 N브랜드의 중장기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다

고성능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N Vision 74는 현대자동차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는 모델이다. 전동화 시대를 넘어 보다 먼 미래의 운전 재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N Vision 74의 담긴 의미와 기술을 살펴봤다.

서킷에서 드리프트를 하고 있는 RN22e와 N Vision 74의 모습

오늘날 친환경차 흐름은 주요 자동차 시장에 포함된 국가들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N브랜드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다음 단계를 위해 전동화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어떤 브랜드보다 빠르고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고, 구체적인 결과물도 보여줬다. 경주차인 벨로스터 N ETCR을 통해서는 전동화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롤링랩(Rolling Lab, 움직이는 연구소) RM20e를 통해서는 전동화 기술 노하우를 육성해 왔다. 올해 7월에 공개된 RN22e는 2023년 데뷔할 아이오닉 5 N의 전동화 고성능 경험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N브랜드에게 전동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계획이 아닌 근 미래에 다가올 현실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롤링랩: 모터스포츠에서 영감 받은 고성능 기술과 구체적인 전동화 기술들을 양산 모델에 반영하기에 앞서, 연구개발 및 검증을 진행하는 차량.

전동화 흐름의 또 다른 결과물도 있다. 바로 N브랜드의 새로운 롤링랩 ‘N Vision 74’다. N Vision 74는 RM20e, RN22e 등의 기존 롤링랩 시리즈와는 여러 부분에서 다르다. 그중 결정적인 차이는 N Vision 74가 N브랜드 최초의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이라는 사실이다. 또 다른 차이점은 N Vision 74에 고성능 자동차를 만들고자 한 현대자동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 기술 등 N Vision 74의 핵심적인 부분에서 그런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N Vision 74에는 수십년 전부터 이어져 온 현대차의 스포츠카 개발 의지가 반영돼 있기도 하다. 또한, 고성능 친환경 수소전기차를 꾸준히 개발해 온 현대차의 노력과 열정이 투영된 최신 결과물이다. 한 마디로 N Vision 74는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고성능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것이다. 

고성능 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을 향한 현대차의 노력

서킷에 멈춰 서 있는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의 모습

고성능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하고자 했던 현대차의 노력은 2015년,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를 통해 공개됐다

현대차는 N Vision 74를 공개하기 전, 이미 오랜 시간 수소 연료에 기반한 고성능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매진해 왔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장에서 N브랜드의 런칭과 함께 보여준 바 있다. 그것은 바로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N 2025 Vision Gran Turismo)’ 콘셉트 자동차다.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가 7년 전 제시한 기술은 혁신적이었다. 고성능 자동차의 동력원이라고 하면 내연기관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고정관념에 벗어나 수소연료전지에 기반한 고성능 친환경 자동차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주차되어 있는 N Vision 74와 포니쿠페 콘셉트의 뒷모습

N Vision 74는 미래를 향한 기술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고성능 자동차를 향한 현대차의 역사와 헤리티지도 더해졌다

N Vision 74는 고성능 친환경 수소전기차를 꾸준히 개발해 온 현대차의 노력과 열정이 반영된 최신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것이 N Vision 74의 전부가 아니다. N Vision 74에는 1974년 공개된 국내 최초의 스포츠카인 ‘포니쿠페 콘셉트(Pony Coupe Concept)’의 디자인과 헤리티지도 투영돼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포니쿠페 콘셉트가 디자인만을 보여준 쇼카가 아닌 현대차의 도전정신과 꿈을 담아 양산을 준비했던 프로토타입 모델이었다는 점이다. 포니쿠페 콘셉트는 양산에 이르지 못했지만, 고성능 자동차를 개발하고자 하는 현대차의 열정은 사라지지 않고 오늘날 N Vision 74에서 고스란히 존재하고 있다.

포니쿠페 콘셉트의 디자인과 헤리티지를 계승한 N Vision 74

나란히 주차되어 있는 N Vision 74와 포니쿠페 콘셉트의 옆모습, 서킷을 달리고 있는 N Vision 74와 포니쿠페 콘셉트의 앞모습

1. 포니쿠페 콘셉트의 디자인을 오마주한 N Vision 74의 디자인은 독특하고 파격적이다 2. 디자인 외에도 고성능 자동차를 향한 열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포니쿠페 콘셉트와 N Vision 74는 닮은 점이 많다

N Vision 74의 디자인은 지금까지의 현대차와 N브랜드, 그리고 롤링랩 시리즈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 포니쿠페 콘셉트의 디자인과 헤리티지가 반영된 결과다. 그에 따라 N Vision 74는 클래식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자랑한다.

현대차는 N Vision 74 디자인의 기반이 된 포니쿠페 콘셉트를 1974년 10월 토리노 모터쇼를 통해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 당대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명이었던 이탈 디자인(Ital Design)의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을 맡고, 여기에 현대차 엔지니어들의 노력과 열정이 더해져 포니쿠페 콘셉트가 세상에 탄생할 수 있었다.

N Vision 74와 포니쿠페 콘셉트의 측면 디자인 스케치

N Vision 74 곳곳에 포니쿠페 콘셉트의 디자인 DNA가 반영돼 있다

시대를 초월한 포니쿠페 콘셉트의 디자인 DNA는 수십 년의 세월을 넘어 N Vision 74의 디자인에 녹아 들었다. 포니쿠페 콘셉트의 순수한 면과 다이내믹한 비례의 측면 실루엣, 그리고 특별한 B필러 디자인은 N Vision 74에서 새롭게 계승됐으며, 여기에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디테일이 추가됐다. 특히 측면 흡기구, 거대한 리어 윙과 역동적인 볼륨감을 가진 펜더는 N Vision 74의 고유한 디자인을 완성하면서도 강력한 고성능을 암시한다. 

N Vision 74의 정면과 후면을 그린 디자인 스케치

N Vision 74는 강력한 성능을 암시하는 디테일한 디자인 요소를 다양한 곳에 추가했다

전면부와 후면부도 포니쿠페  콘셉트에 대한 오마주와 미래지향적 재해석으로 가득하다. 예컨대 포니쿠페 콘셉트의 상징과도 같았던 직사각형 모양의 헤드램프 및 리어램프는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정체성인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고성능 자동차에 걸맞는 공기역학 성능을 강화해줄 프런트 스플리터, 리어 디퓨저 등이 더해져 N Vision 74의 고유한 디자인 특징을 완성한다.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적인 기술이 반영된 롤링랩, N Vision 74

N Vision 74의 구동계를 보여주는 그래픽

N Vision 74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와 배터리 기반 자동차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다

N Vision 74는 디자인만큼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롤링랩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혁신적인 모습을 보인다. N Vision 74는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사용하지만 일반적인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나 배터리 기반 전기차와는 다른 시스템 구성을 자랑한다. 특히 기존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일체형 수소연료전지 스택과 모터를 사용한 것과 달리 N Vision 74는 이 둘을 분리했다. 냉각 제어와 공기 유동성을 향상시키고, 구동용 배터리를 차체 구조와 일체화시키기 위해서다. 그에 따라 N Vision 74의 앞차축 쪽에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이 탑재되고, 뒷차축 쪽에는 구동 모터와 2개의 2.1kg 수소탱크가 더해진다. 그리고 구동용 배터리가 차체 정중앙에 T자형으로 배치된다. 

서킷을 달릴 준비를 하고 있는 N Vision 74의 옆모습

N Vision 74는 현대차그룹의 최신 친환경차 기술이 반영돼 빠른 충전 속도와 긴 주행거리를 내세운다

N Vision 74에 탑재된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중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다. 또한, 5분 내로 신속한 충전이 가능한 현대차그룹의 연료전지 기술과 800V 배터리 초고속 충전 기술을 결합해 친환경 전동화 자동차의 치명적 단점인 충전 속도 문제도 해결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대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함으로써 주행거리에 대한 불만도 해소했다.

서킷을 드리프트로 달리고 있는 N Vision 74의 뒷모습

트윈모터 토크벡터링 제어기술이 더해진 결과, N Vision 74는 드리프트 구현이 가능하다

이처럼 기존 친환경 자동차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N Vision 74는 85kW 용량의 수소연료전지와 62.4kWh 용량의 구동용 배터리로부터 동력을 얻는다. 그리고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500kW(약 680마력), 900Nm 이상인 2개의 구동 모터를 사용해 뒷바퀴를 굴린다. 강력한 전기모터 2개가 후륜에 탑재된 구조적인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N Vision 74는 RM20e 등을 통해 발전시켜온 트윈모터 토크벡터링 제어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좌우 뒷바퀴의 동력을 극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선회력 및 핸들링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고,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로서는 이례적으로 드리프트까지 구현할 수 있다.

서킷을 달리고 있는 N Vision 74의 앞모습

N Vision 74는 4초 대의 100km/h 가속 성능, 250km/h 이상의 최고속도를 발휘하면서도 600km 넘게 달릴 수 있다

N Vision 74의 새로운 구동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현대차는 연료전지와 배터리의 통합 제어전략까지 새롭게 개발했다. 예컨대 수소 연료를 기본 동력원으로 활용하고, 배터리에서 나온 출력을 부스트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N Vision 74는 4초 이내에 100km/h에 도달하는 놀라운 가속 성능과 250km/h 이상의 최고속도를 자랑한다. 이 같은 고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주행 중 수소 발전을 통해 배터리 잔량을 유지함으로써 600km 이상의 긴 주행거리까지 확보했다.

도로 위에 멈춰 서 있는 N Vision 74의 뒷모습

N Vision 74에는 고성능 양산차에 적용 가능한, 여러 실용적인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N Vision 74에서 눈여겨 볼 기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복잡한 구동 시스템으로 고성능을 발휘하는 만큼 트랙 주행과 같은 가혹한 주행 조건에서의 효율적인 열 관리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료전지 스택, 배터리, 모터 및 감속기가 포함된 PE 모듈을 아우르는 3채널 독립 냉각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 결과, 효율적이고 빠른 열관리가 가능하고, 이는 트랙 주행과 같은 가혹한 주행 조건에서의 지속적인 성능 발휘를 보장한다. 

도로에 멈춰 서 있는 N Vision 74의 앞모습

고성능 자동차에 대한 현대차의 열정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언젠가 N Vision 74 같은 자동차를 만날 것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수많은 롤링랩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N Vision 74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롤링랩은 없었다. N Vision 74를 향한 높은 관심의 이유는 디자인, 강력한 성능 등 여러 가지다. 물론 이 차의 디자인과 기술이 언젠가 양산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N Vision 74가 다양한 선행 기술과 디자인의 가능성을 검토해 양산 모델에 반영하는 롤링랩이기에 가능한 결과다. 고성능 자동차에 대한 현대차, 그리고 롤링랩의 의지와 열정이 꺾이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젠가 도로를 질주하는 N Vision 74 같은 자동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