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기능 사용과 주행거리 사이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전기차의 기능 사용과 주행거리 사이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2022.11.09 현대자동차그룹 분량7분

미래 전기차 열 관리 기술, 어디까지 왔나

전기차의 경쟁력은 열 관리 기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전기차의 편의 기능 활용성을 강화하고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 개발중인 미래 전기차 열관리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전기차는 어느덧 우리에게 친숙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전기차가 빠르게 보편화됨에 따라 친환경적이면서도 편리한 전기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맞이한 것이다. 하지만 배터리로부터 모든 에너지를 공급받는 전기차의 특성 상, 에너지 효율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미래 전기차 기술로 ‘열 관리’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의 성능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열 관리 기술을 소개한다.

전기차 대중화에 필수적인 열 관리 기술

전기차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은 그 활용 방법에 따라 에너지 효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열을 방출하고 흡수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증대한다면 편의 기능 활용과 주행거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전기차의 기능 사용이 많을수록 주행거리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전기차에서 편의 기능을 많이 사용할수록 배터리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 주행거리가 짧아진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의 동력 전달 과정에서 전기 에너지 중 약 20%가 열 에너지로 사라진다. 따라서 전기차의 가장 큰 숙제는 낭비되는 열 에너지를 최소화해 전력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에너지를 배터리로부터 공급받는 전기차의 특성 상, 인포테인먼트나 공조 장치와 같은 편의 기능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겨울철에는 배터리의 효율이 낮아져 평소보다 주행거리가 줄어들고 충전 속도가 늦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각종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하는 히트 펌프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미래 열 관리 기술을 지속 연구 중이다. 그 중에는 난방 시 배터리로부터 공급받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개념 난방 시스템’이나 새로운 ‘발열 유리 제상 시스템’과 같이 양산 적용에 임박한 기술도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외부 열 관리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이라는 충전 인프라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전기차에서 공조장치 사용 시 운전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절약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AI기반의 개인화 공조 제어로직’까지 연구하고 있다.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난방 효율을 극대화하는 신개념 난방 시스템

전기차의 열선 시트와 배터리의 상태를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신개념 난방 시스템인 ‘복사열 워머’ 기술을 개발 중이다. 히터를 이용해 공기를 가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복사열 방식으로 인체에 열을 직접 전달하는 한국 전통의 온돌과 유사한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현대차 베뉴, 투싼, 팰리세이드, 기아 셀토스 등에서 선보인 ‘적외선 무릎워머’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차 실내의 대시보드 하단, 도어트림 하단 등에 적용될 새로운 워머 기술의 모습

복사열 워머 기술은 신규 발열체 소재를 사용해 온도 분포를 균일하게 하고, 48V 워머 시스템을 통해 적용 범위를 크게 넓힐 예정이다

새로운 복사열 워머 기술과 기존 적외선 무릎 워머 기술의 가장 큰 차이는 발열체의 소재다. 기존 워머 기술은 구불구불한 와이어 형태로 직조한 탄소섬유를 발열체로 활용하는데, 탄소섬유는 열선 대비 온도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량 생산이 어렵고 선 발열로 인해 온도 분포가 균일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현대차그룹이 연구 중인 신규 발열체가 바로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 필름이다. 탄소 나노튜브 필름은 잉크 프린팅 타입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면 발열로 온도 분포를 균일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존 12V 전력 시스템 기반의 워머 방식보다 발열 면적을 넓히고 더욱 다양한 부위에 적용할 수 있도록 48V용 워머 시스템을 개발했다. 덕분에 기존 운전대 하단은 물론, 대시보드, 글러브박스, 센터콘솔, 도어 트림 등으로 난방 시스템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미래 전기차에 적용될 신규 워머 기술의 기술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신규 복사열 워머는 사출 트림, 히팅 유닛, 단열재, 적외선 발열체(필름타입), 직물 감싸기 커버링 등을 적용했다.

신개념 난방 시스템은 기존 공조 시스템의 출력을 줄이고 소모 전력이 낮은 워머 시스템을 통해 난방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전력 사용량을 낮출 수 있다. 향후 해당 기술을 전기차 실내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경우, 기존 방식보다 난방 속효성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 전력 사용량은 1인 탑승 기준 20%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쌀쌀한 겨울철에 공조 시스템의 난방 대신 복사열 워머만을 사용하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피부 및 안구 건조, 알레르기 예방도 가능하다.

미래 자율주행 전기차에 최적화된 발열 유리 제상 시스템

미래 전기차의 앞유리에 적용될 발열 유리 제상 시스템을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또 다른 열관리 기술은 겨울철 자동차 앞 유리에 쌓인 눈과 얼음을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는 ‘발열 유리 제상 시스템(Heated Glass Defrost System, 이하 HGDS)’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자동차는 앞 유리의 눈과 얼음을 제거하기 위해 크래시패드의 디프로스터 덕트에서 뜨거운 바람을 내보낸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탑승객의 얼굴 쪽으로 뜨거운 바람이 향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는 등의 불편함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기존 방식은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속도가 더디다.


이런 단점은 미래 자율주행차에서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차량 여러 곳에 위치한 센서 외에도 앞 유리에 부착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주행 정보를 수집하는데, 만약 앞 유리에 눈과 얼음이 쌓여 있고 이를 신속하게 제거할 수 없다면 원활한 자율주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 전기차에 적용될 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발열 유리 제상 시스템이 상용화될 경우 미래 자동차의 풀 헤드업 디스플레이 구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HGDS는 앞서 언급한 단점을 해결하고 미래 자동차에 적합한 새로운 디자인과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뜨거운 바람이 아닌 발열 유리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택한 것이다. HGDS를 적용할 경우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덕트는 더이상 필요 없어진다. 따라서 기존에 덕트로 구성됐던 공간을 대체해 앞 유리 전체를 활용하는 ‘풀 헤드업 디스플레이(Full Head-Up Display)’를 구현할 수도 있다.

미래 전기차의 앞유리에 발열 유리 제상 시스템이 적용되어 눈을 녹이는 모습

발열 유리 제상 시스템은 기존 방식에 비해 배터리 전력 사용량은 낮추고 제설 속도는 크게 높일 수 있다

HGDS의 가장 큰 이점은 단연 제상 속도와 전력 효율성에 있다. HGDS의 기반이 되는 발열 유리 내부에는 48V 시스템을 적용한 덕분에 최대 1,500W의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투명한 재질의 전도성 금속 코팅 필름 타입 발열체가 적용된다. 따라서 앞 유리 제상 시 공기를 가열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40% 이상 신속하게 제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배터리 전력 사용량도 25%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충전 조건에서 배터리의 온도를 유지하는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

전기차의 배터리가 적정 온도를 유지할 때 충전이 잘되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약 25˚C의 온도를 유지할 때 최적화된 충전 속도와 효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외부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을 경우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이 저하되고 충전 속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일정한 온도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아울러 배터리 고속 충전 시 발생하는 열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보다 강한 출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할수록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이 겨울과 여름에 전기차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이미지의 모습

현대차그룹의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은 외부 온도에 관계없이 따뜻하고 차가운 냉각수를 각각 준비해 충전 시 전기차 내부에 공급한다

하지만 현재의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으로는 충전 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완벽히 대응할 수 없다. 외부 조건과 충전 출력에 맞춰 열 관리 시스템의 성능을 강화할 경우, 시스템의 부피와 무게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차량 중량 및 원가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 열 관리에 많은 전력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배터리의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해 순간적으로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데 많은 전기 에너지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이 모든 에너지를 전기차 내부 전력으로 충당해야만 한다. 다양한 외부 환경과 고출력에 대응하며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결국 전력을 많이 소모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배터리를 급속 충전할 때 전기차 내부에서 열을 관리하지 않고 외부 충전 스테이션에서 열을 관리한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전기차 배터리의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냉각수와 차가운 냉각수가 모두 필요하다. 따뜻한 냉각수는 충전이 가장 잘 되는 상태로 배터리의 온도를 올릴 때 필요하고, 차가운 냉각수는 발열된 배터리의 냉각을 위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은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의 내부에 두 가지 냉각수가 모두 준비되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전기차를 충전할 때마다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이 배터리 상태를 파악해 필요한 온도의 냉각수를 차량 내부에 주입하도록 했다. 덕분에 냉각수를 데우거나 식히는 데 필요한 시간을 크게 절약하고, 냉각수 온도 조절에 전기차 내부 전력을 소모하지 않아도 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에서 공급받은 냉각수를 이용해 배터리 온도를 관리하면서 급속 충전할 경우, 기존 열 관리 방식 대비 충전 속도를 최대 4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이 상용화되면 전기차 배터리 충전이 한층 더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의 모습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이 보급될 경우,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사용자 편의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AI기반 개인화 공조 제어로직

미래 전기차를 운전 중인 운전자의 모습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에 탑승한 사람이 공조장치의 조작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고, 에너지 절약에도 효과적인 ‘AI 기반 개인화 공조 제어로직’도 개발하고 있다. 이는 탑승자가 평소에 선호하는 공조 설정을 차량 AI가 학습한 뒤 날씨, 온도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공조 환경을 알아서 제공하는 기술이다.

AI기반 개인화 공조 제어로직은 탑승자가 직접 공조장치를 작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편의성을 높인다 전기차에 탑재된 공조장치를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AI기반 개인화 공조 제어로직은 탑승자의 수요를 예측해 차량 스스로 최적의 실내 공조 환경을 조성한다

AI기반 개인화 공조 제어로직의 이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탑승자가 공조장치를 직접 조작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AI가 탑승자의 희망 공조 상태를 예측하고 사전에 공조 제어를 실시하기 때문에 탑승자가 공조장치를 직접 조작할 때보다 원하는 실내 온도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둘째, 공조장치의 조작 빈도가 낮아지므로 공조 제어를 위한 물리 버튼을 차량 실내에 구현하는 대신 터치스크린에 통합시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래 전기차의 슬림 칵핏 구현 및 보다 넓은 실내 공간 구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소모량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로직을 통해 탑승자의 공조 조작을 최소화하면 점진적이고 계획적인 열 상태 변경 제어가 가능해 에너지 절약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AI기반 개인화 공조 제어로직이 전기차의 통합 열 관리 제어로직과 연계될 경우, 탑승자의 개입 없이 에너지 소모를 예측하는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시 말해, 미래에 대한 예측 정확도가 높을수록 계획적으로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의 총 에너지 관리 관점에서 배터리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이 보급된 미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보여주는 이미지의 모습

편리한 전기차 생활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노력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차의 열 관리 기술을 향상시켜 차량 이용 편의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차세대 난방 시스템, HGDS, 외부 열 관리 스테이션, AI기반 개인화 공조 제어로직 등이 먼 미래에 구현되는 것이 아닌 가까운 시일 내에 상용화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사실이다. 현대차그룹이 만들어 나갈 차세대 전기차 시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