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앞에 사람이 서 있다 제네시스 G80 앞에 사람이 서 있다

2022.04.15 현대자동차그룹 분량6분

[미국 IIHS 차량 안전도 평가 최다 선정의 비결 - 헤드램프 편] 편의를 넘어 안전 장비로, 현대차그룹의 헤드램프 기술

‘안전한 차’ 타이틀 획득은 더 이상 충돌 안전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밤낮없이 시야를 확보하고, 상대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헤드램프 기술도 새로운 안전 기술의 핵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IIHS 안전도 평가 최고 등급에 최다 차종이 선정된 현대차그룹의 헤드램프 기술을 파헤쳐 본다.

더미가 탑승하고 있는 차량에 충돌이 발생해 에어백이 팽창하고 있다

자동차 안전도 평가라고 하면 으레 시험용 더미를 태운 자동차를 벽이나 기둥과 같은 구조물에 부딪히는 충돌 실험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있는 현재, 안전도 평가를 관장하는 기관들은 충돌 시 탑승자의 보호 성능 강화와 더불어 다양한 상황에서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평가 항목을 꾸준히 개설하고 있다. 예컨대 까다로운 평가 기준으로 명성이 높은 미국의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 이하 IIHS)는 충돌 회피 및 사고 피해 완화를 목적으로 일부 ADAS 기능을 평가 항목으로 지정해 고급 안전 장비의 기본 적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한 바 있다.

어둠이 짙게 깔린 곳에서 전조등을 켠 자동차가 서있다

IIHS는 충돌안전성 뿐만 아니라 사고 예방 측면에서 헤드램프의 성능이 안전에 일조한다고 판단했다

최근 IIHS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헤드램프다. 지난 2017년, IIHS는 성능 좋은 헤드램프가 야간 주행 시의 안전성을 높인다고 판단하여 헤드램프 평가 항목을 신설했다. 해당 평가 도입 1년 전(2016년)에 전 세계 소형 SUV 21대를 대상으로 헤드램프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그중 17개 모델이 ‘미흡함(Marginal)’ 이하의 등급을 받은 사건이 해당 평가 신설을 부채질한 것이다.

IIHS의 헤드램프 평가 조건을 설명한 인포그래픽

이러한 배경 아래, IIHS는 실제 주행 테스트를 거쳐 헤드램프를 평가하고 있다. 테스트 환경은 크게 250m 거리의 직선 도로와 120m 거리의 곡선 도로로 구분할 수 있으며, 곡선 도로에서는 회전 반경과 주행 속도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눠서 평가한다. 테스트는 시나리오별로 총 3회를 실시하며, 평가별 주행 속도의 시속 3km 이내 오차로 정속 주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IIHS는 여기서 로우빔과 하이빔의 전방 도로 조명 성능과 함께 대향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 정도를 측정하여 산출한 점수를 종합해 평가 등급을 결정한다. 본격적인 측정은 광도측정기라는 장비를 활용한다. 주행 도로 바깥쪽(인포그래픽 ①)과 중앙선(②), 반대편 도로 바깥쪽(③)과 상대 운전자 위치(④)가 예상되는 곳에 측정기를 배치해 평가를 실시한다. 이때 서스펜션 움직임으로 생긴 차량 피치(높낮이)로 인한 오차는 별도로 보정한다.

헤드램프 평가를 위해 광도측정기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

광도측정기라는 장비로 로우빔과 하이빔의 전방 도로 조명 성능과 반대편 운전자의 눈부심 정도를 측정한다

제네시스 GV70의 IIHS 평가 내용을 요약한 인포그래픽

제네시스 전 모델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21개 차종이 우수한 헤드램프 성능을 기반으로 TSP 및 TSP+를 획득했다

IIHS는 헤드램프 평가를 최초로 도입한 이후, 2020년에 안전 최고 등급인 TSP(Top Safety Pick)와 TSP+(Top Safety Pick Plus)의 획득 조건을 상향 조정했다. 안전 최고 등급 수준이 되려면 평가 차종이 헤드램프 부문에서 ‘양호함’ 이상의 판정을 받아야 하며, 해당 판정을 받은 헤드램프가 선택 사양이면 TSP, 기본 사양이면 TSP+를 획득한다. IIHS가 고성능 헤드램프의 기본 적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안전도 평가에서 가장 많은 차종이 TSP 이상 등급을 획득한 현대차그룹은 이번 IIHS 차량 안전도 평가의 헤드램프 부문에서 탁월한 성적을 기록했다. 제네시스 전 모델이 최고 등급 조건을 만족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의 16개 모델도 헤드램프 부문에서 ‘양호함’ 혹은 가장 높은 기준인 ‘탁월함’을 달성했다.

현대차 투싼이 뒷모습이 비치는 어두운 곳에서 전조등과 후미등을 켠 채로 서 있다

현대차그룹은 과감하고 혁신적인 헤드램프 설계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헤드램프 분야에서 가장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다. 조명 기술의 발전과 함께 헤드램프가 자동차의 전면부 디자인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과거에는 상상만 했던 헤드램프의 설계와 디자인을 기술력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현대차 투싼과 그랜저 등을 중심으로 폭 넓게 적용되고 있는 히든라이팅 기술이 좋은 예다.


팰리세이드의 테일램프를 시작으로 적용된 현대차의 히든라이팅은 미세한 레이저컷팅 공법으로 완성됐고, 이후 쏘나타의 주간주행등과 그랜저의 방향지시등에도 적용됐다. 해당 기술로 기존의 디자인 영역을 해치지 않으면서 램프의 기본적인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시인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투싼의 파라메트릭 주얼 히든 램프에는 새롭게 니켈 크롬 반증착 공법(빛이 투과할 수 있을 만큼 렌즈 안쪽 표면에 마감 소재를 얇게 입히는 공법)이 적용돼 발광 범위가 넓은 부분에 활용 가능하다.

제네시스 G80 헤드램프 모듈을 분해해 조명을 켠 사진

신기술 채용과 함께 전조등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최고의 헤드램프를 제작하겠다는 일념 하에 설계부터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개선을 이루고 있다. 가령 설계 단계에서는 밝기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LED 상세 사양을 선정하거나 반사면을 최적 설계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뒤이어 생산 단계에선 공차(오차 허용범위) 분석을 통해 산포(퍼짐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최소화한다. 아울러 헤드램프 성능의 중요 항목인 헤드램프 광학 모듈 간의 컷오프(Cut-off, 헤드램프 조사 영역) 위치와 위상차를 관리하고, 배광 성능 관련 주요 부품의 치수를 정밀하게 측정해 헤드램프 성능 산포를 축소하고 있다.


또한 헤드램프의 배광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원거리 시야 확보 성능이 우수한 LED 프로젝션 램프의 사용 비중을 올리는 등 차량 라인업 전반이 우수한 헤드램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헤드램프 성능 향상의 핵심 부품인 광학 모듈을 표준화하여 개발 차종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반영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배광 성능도 확보했다. 


인라인 에이머 장비로 자동차의 조사각을 조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꾸준한 에이밍 품질 관리를 거쳐 헤드램프 성능 최적화를 이루고 있다


IIHS의 평가 항목 중 하나인 상대 운전자의 눈부심 현상은 공정 기준에 따른 에이밍(aiming, 수평 및 수직 조사각 조정) 작업을 거쳐 개선이 가능하다. 정교한 헤드램프 에이밍은 운전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최소 20대의 헤드램프 지상고를 서스펜션, 엔진, 타이어 등의 사양별로 측정한다. 그리고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이밍 작업을 실시한다.


또한 프론트 엔드 모듈이나 서스펜션 및 타이어와 같은 섀시 구조로 인해 헤드램프 에이밍이 틀어지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 주행을 통한 집중적인 검증에 들어간다. 초기에는 500km 이상의 요철길 주행을 거치며, 3만 km 이상의 주행으로 내구성 검증을 실시한다. 이후 광학 카메라를 이용해 램프 조사 영역을 설정하고 포터블 에이머로 조사각을 정밀하게 조정한다.


포터블 에이머란 에이밍 설정 작업의 편의성과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한 장비다. 사람의 반복적 경험과 육안으로 조사 영역을 판단했던 과거와는 달리, 광학 카메라를 기반으로 하기에 에이밍 정확도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또한 작업에 필요한 인원이 1명으로 줄어들었고, 차량을 정렬하는 과정에 탈부착이 가능한 레이저 장비를 활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헤드램프 양산 품질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에이밍 품질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구소를 중심으로 헤드램프 에이밍에 관해 관련 부서 간의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IIHS의 까다로운 헤드램프 평가 기준에서 현대차그룹 모델들이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이와 같은 철저한 개선 작업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하이빔을 작동 중인 자동차가 대향 차량과 교행하고 있다

야간 시야 확보와 눈부심 현상 방지라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려면 HBA 적용이 효과적이다

게다가 헤드램프 평가는 직진이나 선회 상황에서 투사 거리가 긴 것이 야간 시야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에 헤드램프의 조도를 일정 수준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마주 오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제법 까다로운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하이빔 작동을 제어하는 하이빔 어시스트(High Beam Assist, HBA) 장착이 시야 확보와 눈부심 현상 방지에 효과적이다. 실제 IIHS는 헤드램프 평가 결과를 기재함에 있어 HBA의 장착 여부도 표기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지능형 헤드램프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한 사진

IFS는 수십 개의 LED를 개별 제어해 시야 확보 성능을 극대화한 헤드램프 기술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는 지능형 헤드램프 시스템(Intelligent Front light System, IFS)은 바로 이 HBA의 최종 진화형이라고 봐도 무방한 기술이다. 제네시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쿼드램프 내부에 자리한 32개의 매트릭스 LED는 높은 밝기로 뛰어난 야간 시야 확보 성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여러 개의 LED를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부분 소등하는 것이 가능하다.


IFS는 이런 특성을 활용하여 전방 카메라를 통해 상대 차량의 위치와 각도를 판단한 뒤, 해당 영역을 조사하는 LED만 개별 소등하여 상대방의 눈부심을 방지한다. HBA와 같이 하이빔 작동 중 기능 제어 상황에서 하이빔을 완전히 해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로우빔 / 하이빔 전환이 이뤄지는 찰나의 순간에 시야 확보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제네시스 G90의 헤드램프를 중심으로 클로즈 업한 사진, 제네시스 G90의 헤드램프 모듈 일부를 분해한 모습

4세대 G90의 MLA 헤드램프는 LED 부분 소등 영역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MLA(Micro Lens Array) 기술을 활용해 헤드램프 성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4세대 G90의 헤드램프는 양산차 중 가장 슬림하게 설계됐지만, 시야 확보 성능은 최고 수준이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해당 헤드램프는 IFS의 부분 소등 가능 영역을 더욱 섬세하게 제어할 수 있어 상대 운전자의 눈부심 현상을 보다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4세대 G90에 처음 적용된 MLA 기술은 추후 제네시스 브랜드를 필두로 적용 범위를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어둠이 짙게 깔린 곳에서 전조등을 켠 자동차가 서있다

야간 운전 시, 헤드램프의 종합 성능이 사고 예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조등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신기술의 선제적인 적용과 품질 개선 과정은 고객에게 안전한 자동차를 제공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이 IIHS 최고 등급에 가장 많은 차종의 이름을 올리며 ‘가장 안전한 자동차 제조사’라는 수식어를 획득한 것도 바로 이러한 안전 철학을 기틀로 삼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추후에도 헤드램프 성능과 구조의 꾸준한 개선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기술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