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31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글로벌 학술정보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가 선정하는 2022 글로벌 100대 혁신 기업(Top 100 Global Innovator™)에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다. 이는 2010년대에 들어서며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특허 출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켜온 현대차그룹이 복합 모빌리티 체제로 급변하고 있는 업계에서 최상위 기업으로 인정받았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강력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혁신 생태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주효했다.
클래리베이트는 지난 2001년부터 자사 데이터를 기반 삼아 매년 탁월한 혁신 성과를 기록한 글로벌 혁신 최상위 기업을 선정해왔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한 클래리베이트의 글로벌 100대 혁신 기업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혁신 생태계에 맞춰 선정 방식에도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했다. 여기에는 비교를 통한 수학기초론이 기반이 되며, 모든 아이디어가 동등하게 평가받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높은 활동과 혁신성의 규모에 맞춘 새로운 측정 모델을 바탕으로 개편하였다.
우선 혁신기업으로 선정 받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적격성 평가를 거쳐야 한다. 대상은 2000년 이후 500개 이상의 특허를 발표한 조직이어야 하며, 2022년을 기준으로 지난 5년 동안 축적된 100개의 특허를 선정 기준으로 삼는다. 이후 두 개 이상의 국가 또는 지역에서 특허를 받은 국제적인 발명의 비율이나 수준에 따른 혁신 기여도를 반영해 글로벌 혁신기업 가중치 요소를 결정한다.
클래리베이트는 DWPI(Derwent World Patents Index)와 DPCI(Derwent Patents Citation Index)라는 핵심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의 혁신을 측정한다. DWPI는 60개의 특허 출원 국가와 기관 전체에 걸쳐 특허를 그 지역과 시기별로 기록한 데이터로, 이 기록을 토대로 기술 카테고리별 전문가가 용도와 신규성, 진보성 등의 체계로 재가공해 영문으로 요약한다. DPCI는 DWPI의 발명 단위 구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베이스로. 특허심사과정에서 인용된 특허 및 비특허 문헌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에 대한 모든 인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동일한 특허 아이디어 사이에 중복되는 인용 건을 자동으로 삭제한다. 뒤이어 글로벌 시장성, 영향력, 특허 등록률, 기술적 차별성 등 하위 네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기업의 혁신 점수를 계산한다.
이와 같은 평가 기준을 통해 올해는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해 27개 기업이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 리스트에 새로이 진입했다. 또한 전체 100개 기업 중 산업 부문별로 보면 전자 및 컴퓨팅 장비 부문이 28개로 가장 많은 기업이 선정되었으며, 자동차 부문과 화학 제품 및 자재 부문이 각각 12개, 10개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리스트에 오른 자동차 업체가 6개에 불과했던 것이 비해 올해는 두 배가 늘어 자동차 산업의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클래리베이트는 내재적으로 이종 분야 간의 기술 접목이 용이한 자동차 산업이 최근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신규 진입이 대거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클래리베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세분화가 깊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와 같이 실용성과 범용성, 에너지 효율 및 퍼포먼스 등과 같이 다양한 카테고리의 특성을 강화한 모빌리티가 등장한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은 세분화의 심화가 기술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파생되는 기술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주목해야 할 혁신기업’에도 선정되며 겹경사를 맞았다. 클래리베이트는 지난 10년간 현대차그룹이 특허 전략에서 특허 품질 향상과 글로벌 시장 보호를 중점적으로 추진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에 성공했으며, 2021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수를 비롯해 다채로운 사업 확장으로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도전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기술 혁신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받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로보틱스 분야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클래리베이트는 추후 수년 후에도 융복합 기술의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혁신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선진적 기술 도입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왔던 현대차그룹이 기술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는 도전 정신이 미래 비전의 기틀로 완성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특허정보업체 렉시스넥시스(LexisNexsis)사가 선정하는 ‘2022 이노베이션 모멘텀’ 글로벌 100대 기업 리스트에서도 이름을 올렸다. 해당 평가 보고서는 약 1,100만개에 달하는 방대한 활성 특허군을 기준으로 상위 100개 기업을 선정한 만큼, 현대차그룹이 지식재산권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클래리베이트와 렉시스넥시스의 글로벌 혁신 기업 리스트 선정에는 다채롭고 미래적인 기술을 특허로 구체화한 지적재산실 팀원들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차그룹 지적재산실 소속 김회일 실장에게 조직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현대차그룹의 주요 특허와 기술은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현재 자동차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새롭게 등장하는 로보틱스나 인공지능, 모빌리티서비스와 같은 신사업 영역에서 생존하기 위한 미래 기술력을 요구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이와 같은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각 사업부의 사업전략 및 R&D 전략을 연계 중이다. 이를 통해 전동화, 자율주행 등과 같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필요한 제반 기술은 물론,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지식재산화하고 있다.
Q.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부서인 만큼, 분쟁도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을 특허로 승화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기술을 특허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발명가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또한 이를 구체화 하기 위해 지적재산팀 담당자들이 공지된 특허를 검색하고 분석하는 일도 중대한 과정으로 여겨진다. 지적재산실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설계 부분, 지적재산실 담당자, 특허사무소의 변리사가 함께 참여하는 ‘i-LAB’이라는 협의체를 조직해 운영 중에 있다. 조율이 필요한 각 부문 간의 담당자들의 협조를 통해 우수한 특허를 개발하고 있다.
Q. 일부 창조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지식재산권을 다루는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래 경쟁력은 신기술의 선점과 함께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즉 기업은 과거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발명자와 지적재산실 담당자는 제품 및 서비스 개발 초기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구체화하여 조기에 특허 출원하여 법적 권리를 선점해야 한다. 발명자가 특허를 고안하게 된다면 우리 팀원은 이를 언제든지 지원할 각오가 되어 있다. 발명을 고안하고 출원하는 일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또한 그에 따른 보상도 주어지는 만큼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란다.
사진. 최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