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20 N이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오르는 모습 i20 N이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오르는 모습

2022.03.25 현대자동차 분량6분

i20 N, 독일에서 가장 화끈한 핫해치에 등극하다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소형 해치백 i20 N이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AMS〉와 〈아우토 빌트〉가 각각 진행한 폭스바겐 폴로 GTI와의 비교 평가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들이 자국 모델을 두고 i20 N의 손을 들어준 이유를 살펴봤다.

i20 N이 도심 속을 질주하고 있다

유럽 시장은 작은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글로벌 자동차 조사기관인 자토(JATO)에 따르면 2021년 유럽에 판매된 승용차는 약 1,137만 대였으며, 이중 소형차(B세그먼트)는 약 208만 대로 준중형 SUV(약 233만 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됐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유럽에선 다채로운 성격의 소형차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고급 소형차에서 소형 MPV와 고성능 소형차에 이르기까지, 개성 강한 소형차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내세우며 활약하고 있다.


그중 ‘핫해치’란 애칭을 가진 고성능 소형 해치백은 유럽 사람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부 운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틈새 차종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성능 소형 해치백 세그먼트의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폭스바겐 폴로 GTI, 포드 피에스타 ST, 르노 클리오 R.S 등이 오랫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최근 이런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i20 N이 지난해 등장과 동시에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주요 언론 매체들로부터 뛰어난 경쟁력을 인정받았으며, 이런 평판을 바탕으로 고성능 소형 해치백 세그먼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i20 N이 산속을 질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2곳의 독일 매체로부터 i20 N의 활약상이 들려왔다. 독일의 유명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 이하 AMS)〉와 〈아우토 빌트(Auto Bild)〉가 각각 실시한 1:1 비교 평가에서 i20 N이 폴로 GTI를 상대로 승리한 것이다.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가 해당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자국 모델을 두고 i20 N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i20 N에 대한 독일 매체의 평가 내용을 살펴봤다.

독일 언론이 주목한 i20 N의 활약

i20 N과 폴로 GTI의 주요 제원 비교

〈AMS〉와 〈아우토 빌트〉의 이번 비교 평가는 지난해 고성능 소형 해치백 시장에 새로 진입한 i20 N과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상품성을 개선한 폴로 GTI의 실력을 검증하기 위해서 진행됐다. 두 언론 매체 모두 차량을 꼼꼼하게 비교하기 위해 세분화된 평가 항목과 실제 계측으로 얻은 수치를 점수로 환산해 평가의 객관성을 강화했다.


우선 〈AMS〉는 바디, 파워트레인, 주행거동, 안전성, 컴포트, 친환경, 비용 등 총 7가지 항목에 걸쳐 두 차량을 체계적으로 비교했다. 여기서 i20 N은 바디 96점, 주행거동 120점, 안전성 103점, 친환경 16점, 비용 136점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총점 650점을 기록하며 폴로 GTI(592점)를 가볍게 제압했다. 


〈아우토 빌트〉는 〈AMS〉보다 세분화된 평가 기준을 적용했다. 바디, 품질, 엔진 및 변속기, 컴포트(안락함), 핸들링, 주행 성능, 유지비용 등 총 17개 평가 항목으로 나눠 구성했기 때문이다. i20 N은 〈아우토 빌트〉의 이처럼 다양한 검증을 거친 결과 총 275점을 따내며 폴로 GTI(270점)를 앞섰다. 〈AMS〉와 〈아우토 빌트〉가 이번 평가 결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세운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AMS〉 “i20 N을 타고 주행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i20 N의 정측면 모습

이번 비교 평가는 고성능 소형 해치백의 경쟁력을 검증하는 자리인 만큼, 주행 성능과 관련된 항목의 주목도가 높았다. i20 N은 주행 성능과 관련된 〈AMS〉의 평가 항목에서 인상적인 결과를 남겼다. 주행거동, 안전성 등 차량의 주행 역동성을 나타내는 주요 항목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i20 N은 주행거동에서 120점, 안전성에서 103점을 획득해 각각 96점, 83점을 기록한 폴로 GTI와 점수 차이를 크게 벌렸다.


〈AMS〉의 성능 계측 결과는 어땠을까? i20 N은 러버콘을 좌우 연속으로 통과하는 슬라럼 테스트와 거동 안전성을 평가하는 〈AMS〉의 고속 차로 변경 테스트에서 폴로 GTI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i20 N이 슬라럼 코스를 시속 69.2km, 고속 차로 변경 코스를 시속 142.4km로 통과해, 해당 코스에서 각각 시속 67.0km, 시속 138.9km로 통과한 폴로 GTI보다 한층 민첩하고 안정적인 몸놀림을 선보였다.

i20 N과 폴로 GTI의 성능 계측표 비교-AMS

〈AMS〉는 i20 N의 이처럼 뛰어난 주행 성능에 대한 비결로 풍부한 주행 정보 전달을 꼽았다. “i20 N은 코너에서 지혜롭다. 가속 페달을 얼마나 깊게 밟아야 하는지, 그리고 스티어링 휠의 각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를 운전자에 정확하게 전달한다”며, 이에 대해 “조향 시스템과 섀시가 재주를 부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AMS〉는 우수한 주행 안정성도 i20 N의 장점으로 언급했다. “폴로 GTI의 앞 바퀴는 빠른 속도에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달리, i20 N은 여전히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다.”


〈AMS〉는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 제동 시험 외에도 시속 13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 제동 시험을 열간 및 냉간 등 조건에 맞춰 추가로 진행했다. 여기서 i20 N은 모든 시험 조건에서 폴로 GTI보다 짧은 제동거리를 기록해 폴로 GTI 대비 훨씬 강력한 제동 성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레이크 시스템의 열이 충분히 식지 않은 상태에서 시속 130km로 주행하다 완전히 정차할 경우, i20 N의 제동거리는 58.7m에 불과해 폴로 GTI(63.0m)보다 4.3m나 짧았다.

i20 N과 폴로 GTI의 AMS 평점

〈AMS〉는 이번 비교 평가에서 i20 N의 활약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i20 N과 함께하는 주행은 무척이나 즐거웠다. 6단 수동변속기는 정확한 것은 물론 놀랍도록 짧고 간결했으며, 뛰어난 제동 성능과 압도적인 코너링 실력은 아름다운 독일 국도에 잘 어울렸다. i20 N과 같은 내연기관차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밖에도 〈AMS〉는 i20 N의 장점으로 친절하게 경로를 안내하는 편리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꼽았고, 단점으로는 단단하게 조율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을 언급했다.

〈아우토 빌트〉 “이처럼 많은 즐거움을 선사한 자동차는 거의 없다”

i20 N과 폴로 GTI의 아우토 빌트 평점

i20 N에 대한 〈아우토 빌트〉의 평가도 〈AMS〉의 평가와 비슷했다. 먼저 〈아우토 빌트〉는 i20 N의 장점으로 공간 활용성이 뛰어난 실내와 지지력이 우수한 시트, 그리고 넉넉한 트렁크 등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남겼다. “슬림한 디자인의 스포츠 시트가 시선을 사로잡고 완벽하게 신체를 밀착시킨다. 또한 세심한 실내 구성으로 1열, 2열, 트렁크 등 모두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아우토 빌트〉는 i20 N의 특징으로 균형 잡힌 주행 성능, 정밀한 조향이 가능한 스티어링 시스템 등을 꼽았다. “보다 직관적인 조향 느낌을 전달해 코너를 정확하게 공략할 수 있다. 특히 코너를 탈출할 때는 기계식 차동제한장치(N 코너 카빙 디퍼렌셜)의 도움으로 마치 레일 위의 기차처럼 주행한다.” 또한 〈아우토 빌트〉는 종합 심사평을 통해 i20 N에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남겼다. “우리에게 이토록 많은 즐거움을 선사한 자동차는 거의 없었다. i20 N은 다른 차들이 존경할 만한 모델이다. 운전자의 이성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서킷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도 적합한 자동차다.”

i20 N과 폴로 GTI의 성능 계측표 비교-아우토 빌트

물론, 냉철한 평가로 유명한 〈아우토 빌트〉답게 날카로운 지적도 이어갔다. 실제 시승에서 i20 N의 연료 효율 수치가 7.7ℓ/100km, 폴로 GTI가 7.5ℓ/100km를 기록하자, “가혹한 주행에서 i20 N의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꼬집은 것이다. 참고로 〈AMS〉의 시험 주행에서는 〈아우토 빌트〉의 결과와 반대로 i20 N이 7.6ℓ/100km, 폴로 GTI가 7.7ℓ/100km로 i20 N의 효율성이 더 높게 측정됐다. 이는 운전자의 주행 습관이나 주행 환경에 따라 연료 효율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독일 매체가 평가한 i20 N과 폴로 GTI의 장점 및 단점 비교

독일 매체가 평가한 i20 N과 폴로 GTI의 장점 및 단점 비교

i20 N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독일의 두 자동차 언론 매체의 비교 평가를 통해 강력한 현지 경쟁 모델을 상대로 뛰어난 실력을 입증했다. 사실 i20 N에 대한 유럽의 호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i20 N은 작년 10월 영국 유명 자동차 미디어 〈탑기어(Top Gear)〉의 연례행사인 스피드 위크(Speed Week) 행사에서 포르쉐 911 GT3,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맥라렌 720S GT3X, BMW M3 컴페티션 등 총 25개 스포츠카와 경쟁한 끝에 주행 역동성과 운전 재미가 가장 뛰어난 모델로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i20 N이 도심 속을 달리는 모습

또한 i20 N은 지난 1월 〈AMS〉가 진행한 1:1 비교 평가에서 동급 경쟁 모델인 포드 피에스타 ST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AMS〉는 “소비자에게 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해 왔던 피에스타 ST가 자신을 능가하는 적수를 만났다”며 i20 N을 호평했다. 


이처럼 i20 N은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가 반영된 고성능 차량으로, 해치백의 격전지인 유럽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i20 N이 경쟁이 치열한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