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기아가 선보일 전용 PBV 라인업 2025년부터 기아가 선보일 전용 PBV 라인업

2022.03.18 기아 분량6분

〈All About PBV〉 기아의 지속 가능한 미래, PBV와 전동화를 말하다

지난해 사명을 바꾸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제조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기아의 미래 전략에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전동화와 PBV가 바로 그것이다.

기아는 지난 2020년,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S’를 발표했다.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및 모빌리티 서비스,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등 사업 확장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어갈 모빌리티 솔루션 제조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해 사명을 바꾸고 첫 전용 전기차인 EV6를 선보인 것 역시 플랜S의 일환이다.

기아 EV6가 멋진 건축물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

기아 최초의 전용 전기차 EV6

기아는 EV6를 시작으로 2023년 출시 예정인 기아 플래그쉽 모델 EV9에 이어 2023년 이후 매년 2개 이상의 전기차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서 2027년까지 14개 차종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함으로써 전기차 대중화를 이끄는 동시에, 2030년에는 연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20만 대로 상향해 전기차 탑 티어(Top Tier) 브랜드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동화 및 자율주행 기반의 PBV를 다양하게 선보여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추진한다. 기아의 PBV 사업은 전자상거래, 물류, 셔틀, 로봇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고객의 다양한 목적에 맞는 차량을 유연하게 생산해, PBV Global No.1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PBV란 무엇인가?

여러 제조사가 공개한 미래형 PBV의 특징들

탑승 공간에 초점을 맞춘 PBV의 개념.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현대차그룹 PBV 콘셉트 ‘S-Link’, 카누 PBV, 도요타 e-팔레트의 실내. 사진: 각 제조사

그렇다면 기아가 미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PBV란 정확히 무엇일까? PBV는 기존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자동차 개념을 넘어 사용 목적에 초점을 둔, 간결한 구조의 이동 및 운송 수단을 뜻한다. 디자인과 실내 공간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모듈화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활용도를 끌어올려야 하며, 자율주행 기술과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도시 내에서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자가 이동 및 여객 운송, 한 지점으로부터 다른 모빌리티 사이의 이동을 담당하게 되며, 물류 운송의 경우 근거리 배송부터 고객에게 직접 배송을 뜻하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개념까지 아우른다.

기아 콘셉트 전기차 EV9의 실내 구조를 보여주는 스케치 디자인

기아 콘셉트 EV9의 실내 스케치 디자인. 이를 통해 PBV를 비롯해 미래 모빌리티의 활용도를 엿볼 수 있다

기아가 PBV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모빌리티 산업의 생태계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대신 공유하려는 의식의 빠른 확산은 카 셰어링, 라이드 헤일링과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의 확대로 이어졌다. 이에 더해 2년 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은 우리의 일상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산업의 급진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타인과 안전하게 거리를 둘 수 있는 집이나 자동차와 같은 개인 공간의 가치가 높아졌고, 비대면 전자상거래와 소상공인 물류서비스가 활발해지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산업이 급격히 성장했다. 이에 따른 모빌리티의 용도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강력한 환경 규제 역시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특화된 친환경 PBV의 등장이 가속화된 이유다.

PBV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경상용차(LCV) 시장

IHS가 전망한 유럽 경상용차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그래프

유럽 LCV 시장의 성장 전망. 차급에 따라 시장이 세밀하게 구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PBV의 전망은 유럽과 북미의 LCV(Light Commercial Vehicle, 경상용차) 시장을 통해 예상할 수 있다. 여객 운송과 물류 사업에 활용되고 있는 LCV가 PBV로 진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CV는 유럽을 중심으로 태동한 차종으로 총 중량 3.5t 미만의 중·소형 상용차를 뜻하며 밴, 미니 버스, 픽업 트럭 등 여러 형태를 모두 포함한다. 동일한 형태와 차급이라고 판단하면 3.5t을 초과하더라도 LCV로 분류하기도 한다.


LCV는 일반적으로 차체가 낮고 슬라이딩 도어를 갖춰 짐을 싣거나 사람이 타기 쉽고 경제성(효율성)을 중요시하며, 실내 공간을 고급스럽고 편안하게 꾸민 탑승자 중심의 모델도 있다. 이 때문에 장거리 운행을 주로 하는 대형 물류 트럭과 달리 근거리 배송 중심의 도심 물류 산업을 비롯해 레저, 셔틀, 이동 공유 서비스 등에 최적화된 모빌리티로 활용되고 있다. 즉, 미래의 PBV가 활동할 영역인 것이다. 나아가 PBV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와 같이 더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LCV보다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럽은 차의 형태와 크기, 활용도에 따라 LCV를 스몰 밴(Small Van)과 헤비 밴(3.5~6t급), 미디움 밴(Medium Van)과 라지 밴(Large Van)으로 분류하며, 슬라이딩 도어와 지붕이 있는 적재함을 갖춘 밴을 중심으로 LCV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는 국내의 현대자동차 스타리아, 쏠라티, 기아 카니발과 같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경상용차인 포드 트랜짓의 모습

포드 트랜짓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대표적인 LCV다. 사진 : 포드 미디어 (https:// media.ford.com)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들에 따르면, 유럽의 LCV 시장(B2B용 밴 한정)은 앞으로 5년 뒤인 2027년까지 꾸준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도심 물류 시장의 급격한 변화, 전자상거래의 성장으로 인한 물류 배송의 확장, 이동 공유 서비스의 빠른 확대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IHS가 전망한 북미 경상용차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그래프

북미 LCV 시장의 성장 전망. 유럽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도 LCV 시장(B2B 시장 밴 한정)의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시장의 경우 LCV에 대한 구분이 좀 다른데, 캐나다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LCV를 분류하지만, 미국은 경형 트럭(Light Duty Truck)이라는 영역에 LCV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총 중량 8,500파운드(3,860kg) 미만의 픽업 트럭 또는 트럭 기반 밴과 SUV 등의 차종을 경형 트럭으로 분류하며, 이는 유럽의 LCV 개념과 흡사하다.


다만, LCV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큰 유럽의 경우 밴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반면, 북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을 가진 미국에서는 밴보다 픽업 트럭이 가장 많이 판매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PBV가 LCV를 대체할 모빌리티라는 점을 바탕으로 B2B(기업 대 기업) 시장의 상용밴 모델에 한정해 LCV 시장의 수요를 예측했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에 있어서는 북미가 유럽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양한 브랜드가 다양한 크기의 LCV를 판매하고 있는 유럽과 달리 북미에서 판매되는 밴 모델의 종류가 적고 대형 밴 중심이라는 점도 시장 전망에 반영됐다.

라이드 헤일링 및 라이드 풀링과 같은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의 빠른 확장도 LCV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이다. 여러 시장 전망 기업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라이드 헤일링 및 라이드 풀링 등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의 세계적인 성장세는 2021년 120만 대 수준에서 2030년 490만 대의 규모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러 시장 전망 기관이 예측한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성장세와 전동화 경상용차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그래프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의 수요 확대와 LCV의 전동화를 예상한 전망 수치

라이드 헤일링은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연결해주는 소규모 승객 대상 차량 호출 서비스이며, 라이드 풀링은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차량을 호출해 목적지까지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지역 기반의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다. 국내의 경우 카카오택시(라이드 헤일링), 현대차그룹의 셔클(라이드 풀링)이 대표적인 승차 공유 서비스다.


전 세계 대도시들이 자동차 산업에 강력한 환경 규제를 시행하면서 모빌리티 산업의 전동화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도 친환경 PBV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요소다. 모빌리티 전동화의 흐름에 발맞춰 LCV의 전동화도 정해진 수순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의 수요는 2021년 40만 대 수준에서 불과 4년 뒤에는 약 270만 대, 2030년에는 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PBV가 궁극적으로 LCV를 대체할 모빌리티로 자리매김한다고 예상했을 때 PBV 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커질 수 있을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럽의 경우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는 도심에 디젤차의 진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런던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역시 2025년까지 디젤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친환경 규제 지역인 캘리포니아 주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할 예정이며, 탄소 배출 차량의 운행 규제 대상에 라이드 헤일링 모빌리티도 포함하겠다고 선언했다(2023년 20%, 2026년 50%). 중국 역시 2017년부터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자동차 제조사에게 친환경차 판매 의무 규제를 제시해왔고, 최근에는 2035년까지 일반 내연기관차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아의 PBV 비전은 이제 시작됐다

기아의 PBV 전략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자료 이미지

PBV Global No.1을 향한 기아의 전략 체계 수립 및 상품 라인업 전개 방향

PB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아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했다. 기아는 고객의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파생 PBV 및 전용 PBV 라인업을 확대하고,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는 동시에 고객 참여형 PBV 개발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또한, PBV 전용 공장 신축 및 외부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연한 생산 체계를 마련하고, 더욱 편리하고 끊김 없이 이어지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파생 PBV를 통해 PBV 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 확대 및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2030년 PBV Global No. 1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레이 1인승 밴의 모습

기아가 새롭게 출시한 레이 1인승 밴을 통해 PBV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올해는 사용자의 목적과 취향에 따라 물류 운송 및 이동식 스토어, 레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레이 1인승 밴을 공개했다. 2월 8일 출시한 레이 1인승 밴은 기아의 PBV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최초의 양산 모델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니로 EV를 기반으로 한 니로 플러스는 파생 PBV 모델로, 전고를 높이고 승하차성을 대폭 개선해 쾌적한 내부 공간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2025년 런칭 예정인 첫 번째 전용 PBV 모델은 헤일링, 딜리버리 등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성을 고려해 중형급 PBV로 개발될 예정이며, 이어서 초소형 및 대형 PBV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 PBV 사업은 PBV 모델뿐만 아니라 사업자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솔루션도 포함하고 있다. 차량 구매에서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선택적인 조합이 가능하도록 모빌리티 패키지, 딜리버리 패키지 등 특화된 패키지가 제공된다. 이 밖에도 스타트업 및 지자체와의 협업, 그리고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PBV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초에는 싱가포르 콜드체인(냉장물류) 스타트업 ‘에스랩 아시아’와 PBV 실증 사업을 추진하는 협약을 맺고 도심 내 라스트마일 배송에 최적화된 PBV 개발을 위해 2열 공간을 개조한 니로 EV를 제공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친환경 전기 택시의 빠른 보급을 위해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약을 맺었다. 기아는 전기차 및 관련 기술, 충전 인프라, 배터리 및 차량 보증, 정비 지원 등을 제공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 택시 맞춤형 솔루션을 함께 완성하고 나아가 전기차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적 협업이다. 지난 2월에는 올해 출시 예정인 니로 플러스의 택시 운행 정보 자동연계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협업을 맺기도 했다. 이 같은 협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바탕으로 2025년부터는 초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에 최적화된 기아의 PBV 라인업이 등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