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콘셉트카 EV 45의 운전석측 도어를 열고 운전석 시트를 45도 가량 스위블한 모습 현대차의 콘셉트카 EV 45의 운전석측 도어를 열고 운전석 시트를 45도 가량 스위블한 모습

2022.03.03 현대자동차그룹 분량5분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현대차그룹 특허 시리즈] 자율주행 시대를 향한 핵심 기술,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

현재 자동차 시트는 한정된 위치에서 배선 장치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대에는 보다 자유롭게 실내를 이동해야 한다. 상상 속 혜택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 기술을 소개한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우리는 자동차 속에서 운전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난다. 즉, 미래 자동차는 이동과 거주의 개념이 복합적으로 결합한 공간을 제공한다. 운전대를 직접 잡을 필요가 없는 만큼, 탑승자는 이동 중에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고, 여가 생활을 즐기는 등 기존의 자동차에서는 할 수 없던 활동을 누릴 수 있게 된다.

180도 회전과 다양한 시트 구성이 가능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트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와 같은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시트다. 이동이라는 단순한 목적보다 실내 거주 공간의 활용이라는 니즈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트 구조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거주 형태를 구현하기 어렵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21년 개발을 완료해 특허까지 출원한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는 이런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트의 확장성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이다.

조수석 쪽에서 바라본 제네시스 G80의 인테리어 전경

자동차의 시트는 이제 단순히 앉기 위한 부품이 아니다

자동차 역사 초기의 시트는 정해진 위치에서 탑승객이 착석만 하면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며 구조와 설계가 고도화되어 왔다. 특히 최근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열선 및 통풍 기능, 전동 위치 조절과 같은 핵심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며 많은 자동차 시트가 배선 장치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고 있다.

현대차 세븐 콘셉트카의 시트를 자유자재로 배치한 모습

자율주행 시대를 그린 대부분의 콘셉트카는 시트의 자유로운 이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트의 자유로운 이동을 전제로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서 유선 전력 공급 구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가령 현재와 같이 앞뒤로의 슬라이딩만이 아닌, 스위블(180도 회전)이나 곡선 형태의 슬라이딩처럼 다양한 이동 상황이 반복되면 배선 장치의 단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배선이 노출되면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탑승자의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시트의 이동 자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시트에 내장형 배터리를 장착하고 이동을 위한 시트 레일에 전력과 전자 신호를 송수신하는 설계를 구상한 것이다.

시트 전원 방식별 특싱을 비교한 인포그래픽

자율주행 시대의 시트를 완성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꾸준한 연구개발을 이어왔다. 예컨대 2019년에는 8세대 쏘나타의 전동 시트를 기반으로 포고 핀 방식의 배터리 내장형 시트 기술을 개발했다. 본 기술로 배선 장치 없이 접촉식 커넥터를 통한 전원 공급으로 보다 자유로운 시트 이동 구조를 구현했다. 그러나 충전을 위한 커넥터 위치가 정해져 있어 내장 배터리 전력이 떨어졌을 때 별도의 장치를 이용해 비상 전력을 공급하거나, 충전을 위해 시트 위치를 옮겨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한 것이 지난 2021년 개발한 슬라이딩 커넥터 방식의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다. 해당 방식은 포고 핀을 활용한 전원 연결과는 달리, 시트 위치에 무관하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기술과 마찬가지로 시트 프레임 하단에 배터리를 장착해 충전이 이뤄지지 않을 시에는 자체적인 배터리 전력으로 시트를 이동하거나 각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 모듈 구조를 설명하는 그림

슬라이딩 커넥터와 PCB(인쇄회로기판)를 조합해 상시 전력 전달 체계를 구성한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우선 시트의 좌우 레일은 차량 플로어의 포고 커넥터를 거쳐 각각 신호와 전원을 측면에 장착한 별도의 외부 모듈에 전달한다. 그리고 모듈 내 슬라이딩 커넥터 및 PCB를 통해 시트와 내장 배터리로 신호와 전원을 공급한다. 이 구조로 시트가 전후로 이동함에 따라 슬라이딩 커넥터가 함께 움직여 시트에 지속적으로 전력과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해당 기술은 핵심 구조가 모듈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기존의 시트 레일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레일의 형상에 무관하게 장착이 가능해 호환성이 높고, 조립 공정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시트 배터리와 제어기 역시 단순한 마운팅 구조를 활용해 기존 시트 프레임에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의 전력 및 신호 전달 방향과 슬라이딩 커넥터의 구조를 설명하는 그림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의 핵심 구조라 할 수 있는 슬라이딩 커넥터는 전원 공급 모듈 내에 내장된 PCB와 결합되어 있다. 아울러 내부의 접점 브러쉬를 통해 PCB와 접촉해 전기 신호를 송신하며, 어퍼 브라켓 상단에 고정되어 있는 커넥터를 통해 시트에 신호와 전력을 전달한다. 특히 시트의 이동 범위에 맞춰 PCB를 설계했기 때문에 기존 포고 핀 방식의 전력 공급과는 달리 모든 영역에서 전력과 신호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슬라이딩 커넥터와 PCB 등, 내부 구조를 수직 형태로 설계하여 이물질이 유입되는 현상도 방지했다.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의 포고 커넥터 구조를 설명하는 그림

레일과 시트를 포고 커넥터로 연결하는 구조 역시 새로운 시트 기술의 특징이다. 기존의 와이어링 타입 시트는 조립 시 공장 내 작업자가 직접 시트 하단의 커넥터를 통해 배선을 연결해야 했다. 반면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는 레일의 마운팅 볼트만 체결하면 실내 플로어의 포고 커넥터와 레일의 포고 커넥터가 자동으로 맞물려 전력이 연결되게끔 설계했다. 조립 공정을 축소함과 동시에 전력과 전자 신호를 손쉽게 전달하는 스마트한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의 배터리 작동 구조를 간략하게 표현한 그림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는 차량 배터리로부터 1차 전력을 공급받아 전동 조절과 더불어 통풍 및 열선 기능 등을 사용한다. 시트 프레임 하부에 장착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직접 시트에 전력을 공급하며, 제어기는 시트의 기능 제어와 더불어 배터리 상태를 최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시트 배터리의 과충전을 방지하고자 실제 배터리 잔여 용량을 고려해 배터리 로직을 설계했으며, 사용자가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트의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구성했다. 차량 배터리와 시트 배터리 모두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두 배터리의 수명까지 고려한 부분이다.

노을이 지고 있는 황야에서 기아 EV9 콘셉트카가 도어를 모두 개방한 채 서있는 모습, 180도 회전과 자유로운 위치 선정이 가능한 현대차 세븐 콘셉트카의 시트를 자유자재로 배치한 실내 모습

자율주행 자동차 속, 시트는 단순히 착석을 위한 부품 그 이상의 존재로 거듭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있는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배터리 내장형 시트 기술을 개발했다. 시트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탑승객들이 자율주행의 편의성을 온전히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당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 시트의 모습을 예상해 볼 수도 있다. 가령 배터리 내장형 시트 기술은 배선 구조를 생략했기에 시트의 이동 자유도가 확연하게 개선된다. 콘셉트카에서나 볼 수 있던 미래적인 시트 디자인이 조만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배터리 내장형 시트는 자체 전원을 확보함으로써 시트의 독립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예컨대 가정에서 사용 중이던 시트가 차량으로 이동해 그대로 자동차의 시트 역할을 하는 호환형 모빌리티 시트의 첫걸음인 셈이다. 아울러 시트가 자유자재로 변형하고 이동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특성상, 미래에는 대부분의 에어백이 시트 내부에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에어백을 작동시킬 시트의 자체적인 전원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바라 본 현대차 세븐 콘셉트카의 인테리어 일부, 현대차그룹의 PBV가 거리를 달리고 있는 콘셉트 모습

자체 전력을 통해 시트 배열 다양화가 가능해지며 PBV와 같은 다목적 운송 수단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배선 구조를 배제했기에 레일의 범위만 확보하면 시트의 이동 영역을 현재보다 크게 확장할 수 있으며, 180도 회전과 곡선 형태의 슬라이딩 기능 구현이 손쉬워진다. 때문에 시트를 조절하는 조작 스위치의 디자인과 구조도 과거와는 달라지며, 전기차 특유의 널찍한 실내 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포고 커넥터와 같이 체결이 간단한 장치로 시트의 탈착 활용도 역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PBVUAM 등, 탑승객의 이동 뿐만 아니라 적재와 같이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다목적 운송 수단에 적용하기 좋은 구조다.

EV 45의 인테리어 콘셉트 스케치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자동차가 서서히 거주에 초점 맞추면서 시트의 중요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해당 기술의 개발 과정을 통해 미국과 더불어 해외 주요 국가에 5개의 기술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핵심 기술 개념을 자율주행 자동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배터리 내장형 시트 기술은 확장성이 뛰어난 모듈 구조와 함께 기존 부품 활용이 가능한 범용성까지 아우르며 시트의 이동과 기능 구현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안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같이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신념 아래, 더욱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트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