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7 기아
2021년은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전기차는 얼리 어답터(Early-adopter) 성향이 강한 사람을 위한 물건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도로 위에서 전기차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런 현상에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도 한 몫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요구가 맞물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전기차 대중화 시대에 구매자들이 원하는 전기차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처럼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는 배경에는 분명한 사회적인 요구가 있다. 탄소 중립이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기후 대응을 위해 당장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지금의 터전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 삶의 필수 요소인 이동 수단을 무공해 전기차로 바꿔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끄는 소비자들은 누구이며, 이들이 원하는 전기차는 어떤 모습일까? 현대자동차그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순수 전기차(BEV) 주 소비층은 경제력을 갖춘 30~40대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는 미혼, 둘 만의 일상을 즐기는 젊은 부부, 어린 자녀가 있는 3인 가족 등이다. 이들은 삶을 살아감에 있어 경제적 합리성과 혁신적 차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성향을 지녔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전기차를 선택할 때도 작용한다.
30~40대 전기차 구매자들은 경제적 합리성과 혁신적 차별성을 함께 쫓는다는 성향은 비슷하나,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족 형태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자녀가 있는 3~4인 가족의 부부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전기차 구매 시 기본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 등을 우선시한다. 반면, 아직 자녀가 없거나 미혼인 30, 40대는 도전적인 경험을 위해 디자인과 기능의 차별화, 그리고 자신만을 위한 독립된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기대한다.
물론, 30~40대는 공통점이 더 많다. 유지비를 비롯한 경제성은 기본이며, A/S 용이성도 꼼꼼히 따진다. 그리고 한 번 충전 시 달릴 수 있는 거리인 항속 거리도 중요한 구매 조건으로 꼽는다. 쾌적한 실내 공간과 넉넉한 적재 공간, 그리고 촘촘한 충전 인프라에서 비롯된 충전 편의성도 중요하게 여긴다. 즉, 완전한 모빌리티로써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길 바라는 것이다.
이렇듯 전기차는 이제 이용자의 삶에 보다 깊숙이, 그리고 친밀하게 스며들어야 한다. 이는 EV6 구매 고객들이 바란 것이기도 하다. EV6 예비 고객 대부분은 가족이 소중한 만큼 자신의 행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소비에 관해서는 기술의 편리함과 유용성으로 인해 삶을 보다 윤택하게 도와주는 제품을 선호하며, 최신보다는 어느정도 검증 단계를 거쳐 상품성이 보장된 제품을 선호한다. 또한 여가 생활은 주로 가족과 함께 활동적인 취미를 즐기고,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였다.
이러한 특성은 자동차를 보는 관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차량 구매 시 새로운 기술을 통해 달라진 디자인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성능도 따졌다. 특히, 자동차라는 독립된 공간이 나의 만족감을 채워주는 것은 물론, 가족과 함께하는 곳이기를 원했다. 때문에 2열 공간을 보다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루프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필요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양을 갖춘 트림을 제공하길 바랐다. 자동차가 단편적인 만족과 색다른 경험을 위한 도구가 아닌, 삶 속에서 오랜 기간 동행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EV6 예비 고객들이 전기차 구매 시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은 크게 5가지였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1, 2순위는 한 번 충전 시 달릴 수 있는 거리를 생각해 연료(전력 사용) 효율(전비)와 주행 가능 거리를 꼽았다. 다음은 충전 속도로, 일상에서의 반복된 주행과 장거리 주행 시 충전이 필요한 경우 소요되는 시간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보인다. 이어 네 번째는 외관 디자인과 스타일로, 전기차 보유자로서 차별화된 디자인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충전 관련 비용을 뽑아 유지 비용도 꼼꼼하게 챙겼다.
그렇다면 EV6를 선택한 고객들은 어떤 이들이며, 그들이 선호하는 사양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8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출고된 9,524대의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EV6 고객 연령대는 40대(33%), 50대(27%), 30대(18%), 60대 이상(17%), 20대(5%) 순이다. 타 차종에 비해 각 연령대 구매 비율이 고르게 분포된 편이며, 이를 통해 EV6가 전기차의 주요 소비층인 30~40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별은 남성의 비율이 78%로 여성(22%)보다 높았으며, 남녀 비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30~40대 거주 비율이 높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53%)에서 구매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경상·부산·대구·울산 지역과 충청·대전 지역이 각각 22%와 11%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의 주 고객층인 30~40대 거주 비율이 높은 곳과 더불어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역 순으로 구매가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GS 칼텍스와의 협업 등을 통해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는만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별 구매 비율은 향후 보다 고르게 분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고객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2륜 구동과 4륜 구동의 선택 비율은 각각 60.8%와 39.2%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4륜 구동의 경우 성능과 안정성을 중시한 고객들의 선택으로 보인다. 트림의 경우 전체 구매 고객의 무려 93.1%가 항속 거리가 더 긴 롱레인지를 선택했다. 이는 전기차가 장거리 주행 비중이 더 높고, 이용 빈도 또한 더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스탠다드는 5.6%였으며, 출시 예정인 고성능 버전 GT를 기다리겠다는 고객(1.3%)도 있었다.
외장 색상은 전기차의 친환경적인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스노우 화이트 펄(48.1%)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뒤를 이어 인터스텔라 그레이(16%), 글래시어(13.2%), 오로라 블랙펄(9.8%), 문스케이프 매트 그레이(KLM, 5.1%) 색상 순으로 인기가 좋았다. 이 가운데 KLM 색상은 유상 선택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오로라 블랙펄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았다. EV6 고객들이 차별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내장 색상은 스노우 화이트 펄과 확실하게 대비되는 블랙(51.5%)의 선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블랙은 오염 관리가 편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밝은 외장 색상과 조합할 경우 실내 공간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두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색상은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브라운(25.9%)이었으며, 롱레인지 트림의 GT 라인 전용 조합으로 시트 가장자리에 한 톤 밝은 색상의 스웨이드가 적용되는 블랙&화이트(12.5%)가 뒤를 이었다.
개인 또는 가족 구성원의 성향,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별도로 추가 가능한 선택 품목 비율을 살펴봤다. 패키지 품목의 경우 편의성과 안전성에 중점을 둔 첨단 사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기아 디지털키,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 러기지 파워아웃렛 등이 포함된 컨비니언스의 경우 선택율이 무려 99.8%를 차지했다. 또한 동승석 파워시트, 앞좌석 릴렉션 컴포트시트,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등 승차 편의성과 편안함을 한번에 챙길 수 있는 컴포트를 선택한 비율도 88.4%에 달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있는 드라이브 와이즈와 콘솔 터치 스위치가 적용되는 프리미엄도 각각 86%, 62.5%로 높은 편이었고,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하이테크도 절반에 가까운(48.9%) 선택을 받았다.
개별 선택 품목의 비중을 살펴보면 EV6 고객들이 디자인 차별성과 실내에서의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20인치 휠(30.9%)과 고품질 사운드를 제공하는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20.6%)의 선택 비중이 높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빌트인 캠(21.2%)과 선루프(22.4%) 등 안전성과 쾌적성을 높여주는 편의 및 안전 사양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
지난 8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EV6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전 세계에서 약 2만 4,000대가 판매됐다. 디자인 차별성을 비롯해 공간 활용성, 편의성, 주행 성능, 여유로운 항속 거리 등 탄탄한 상품성을 갖춘 것이 주효했다. 이는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적극 반영하는 기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아는 2022년 하반기에 EV6의 고성능 버전인 GT 모델을 출시해 보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원하는 이들의 요구에도 화답할 계획이다. 기아의 다양한 전동화 모델로 인해 전기차 대중화의 흐름이 한층 빨라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