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30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친환경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상용 수소 모빌리티 ‘수소청소트럭’을 소개하는 ‘디어 마이 히어로(Dear My Hero: 나의 영웅에게)’ 영상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기술 캠페인 ‘빅 아이디어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 영상은 경남 창원시 소속의 환경미화원들이 수소청소트럭과 함께하면서 근무 환경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는지 소개하고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수소청소트럭은 올해 초부터 실제로 창원시에서 실증 운행 중인 청소 트럭으로, 수소전기 트럭의 성능과 완성도를 검증하는 목적으로 현장에 투입됐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전기 트럭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청소 트럭으로 개조한 이유는 명확하다. 장시간의 과부하 운행 시에도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을 검증하기에 적합하며, 배기가스, 먼지, 소음, 열기, 진동 저감 등 친환경 수소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장점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디어 마이 히어로 영상에는 환경미화원들이 수소청소트럭과 함께 작업하면서 이전의 내연기관 청소 트럭을 타고 작업했을 때보다 한결 쾌적해진 모습이 등장한다. 즉, 수소 기술이 가장 필요한 곳에 활용됐을 때 어떤 효과를 일으키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미래 신기술의 사회적 활용 가치를 조명하는 빅 아이디어 캠페인의 취지에도 맞아 떨어진다.
디어 마이 히어로 영상이 소개하는 수소청소트럭의 긍정적인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선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이들은 쓰레기를 수거하던 중 날카로운 물체에 다치기도 하고, 늦은 밤과 새벽 어둠 속에서 일하는 까닭에 시야 확보가 어려워 위험한 상황을 종종 마주한다. 환경부가 2015~2017년 동안 근무한 환경미화원을 조사한 결과, 1,822명(사망 18명)에 달하는 인원이 근무 중 안전사고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열악한 근무 환경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는 청소 트럭이다. 6,000cc 이상의 대형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청소 트럭은 수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행해야 하는 작업 여건상 많은 양의 배기가스와 먼지, 그리고 뜨거운 열기를 배출한다. 실제로 청소 트럭 뒤에서 작업하는 많은 환경미화원들은 광산 노동자보다 더 많은 양의 분진에 노출되고 있으며(고용노동부 2020 환경미화원 및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건강진단 시범 연구 기준), 쓰레기 수거 작업 중 트럭 뒤편의 온도는 5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을 계속 돌리고 쓰레기를 압축하는 동안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작업 중 환경미화원끼리 대화가 어렵다는 것도 위험한 요소다. 이뿐 아니라 소음은 민원의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손과 몸에 묻는 오물도 문제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환경미화원의 박테리아 노출 농도는 일반 대기의 44.4배에 달하고,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작업을 마친 환경미화원의 얼굴에서 약 29만 개의 미생물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환경미화원들은 갈증과 허기를 느껴도 제때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디어 마이 히어로 영상에는 수소청소트럭의 존재로 인해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환경이 안전하고 깨끗하게 바뀌는 모습이 등장한다. 연료전지 시스템 안에서 수소와 대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물(배출수)을 만드는 과정으로 전기에너지를 얻는 수소청소트럭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오히려 맑은 물과 공기만 배출하는 덕분이다.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 열이 생성되긴 하지만, 연료전지 시스템은 열을 회수하는 냉각수로 둘러싸인 구조이기 때문에 열이 외부로 방출되지 않는다. 엔진과 배기가스의 열기로 인해 구슬땀을 흘려야 했던 환경미화원들에게는 희소식인 것이다.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땅에서 열기를 타고 올라오는 분진도 발생하지 않는다.
수소청소트럭은 운행할 때나 정차 상황에서 쓰레기를 수거할 때도 전기 모터가 돌아가는 기계음만 들릴 뿐, 소음과 진동마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트럭 뒤에서 작업 중인 사람과 차 안에 탑승한 사람끼리의 대화가 수월해진 것은 물론, 새벽 작업 때 시민들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생긴다. 현대차그룹 연구소 내부 분석 결과, 수소청소트럭의 전체적인 소음은 기존보다 약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이 환경미화원들을 위해 마련한 또 다른 기능은 수소청소트럭의 배출수를 활용해 손과 얼굴을 씻을 수 있는 간이 세면대다. 현대차그룹 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소전기차의 배출수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환경 오염 물질도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사람이 마셔도 이상이 없을 정도로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청소트럭에는 2개의 수조가 장착됐다. 1차 수조에는 배출수를 저장하고, 2차 수조에는 1차 수조에서 끌어온 배출수에 더해 별도의 물을 보충할 수 있어서 간이 세면대로 공급하기에 충분한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수소청소트럭이 1시간 주행 시 생성하는 배출수는 평균 22.5ℓ. 이 물을 모아뒀다가 작업 중 더러워진 손과 얼굴을 씻는 것만으로도 환경미화원들의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것이다.
디어 마이 히어로 영상에 등장한 환경미화원들은 수소청소트럭을 경험한 뒤의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수소청소트럭은 체감상 소음이 절반은 줄어든 느낌이에요. 예전처럼 고함치거나 손짓발짓 하는 일 없이 일하면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서 안전하죠.”
“트럭 뒤에서 쓰레기를 실을 때 배기가스와 올라오는 분진 때문에 목도 아프고 눈이 따가울 정도였거든요. 열기도 심했죠. 수소청소트럭은 그런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여러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일하지만, 일하다 보면 자주 찢어져 오물이 스며든 적이 많았어요. 피부병을 앓은 적도 있으니까요. 틈틈이 손만 잘 씻어도 위생적으로 큰 도움이 되죠.”
디어 마이 히어로 영상에 등장하는 수소청소트럭은 친환경 수소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는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인간 중심의 진보’라는 가치가 깃들어 있다. 미래를 향한 신기술은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개발돼야 한다는 목적 의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2월 말까지 수소청소트럭의 실증 운행을 마친다. 2021년 한 해 동안 실증 운행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는 수소전기트럭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