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28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2019년 *UAM(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한 이래, 2020년 CES에서 UAM 프로토타입인 ‘S-A1’ 및 사업 비전을 공개했으며, 최근 미국 내 독립 법인 슈퍼널(Supernal)을 설립했다. 이러한 행보 속에 현대차그룹은 2028~2030년 양산 및 사업화를 목표로 여러 개발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은 개발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기술 개발 내용 중에 *AAM(Advanced Air Mobility) 기체 개발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AAM 착륙장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UAM : 복잡한 도심 속에서 이용 가능한 비행형 이동수단
* AAM : UAM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복잡한 도심을 비롯해 지역 거점 간 항공 이동까지 포함하는 이동수단
Q. AAM 착륙장치는 어떤 역할을 하며, 왜 중요한가?
김종형 책임연구원 | AAM 착륙장치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비행기 착륙장치의 역할과 동일하게 이착륙 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AAM 동체와 착륙장치 간 충격 흡수를 적절히 나눠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AAM 착륙장치가 일반 비행기와 다른 점은 수직 이착륙을 비롯해 짧은 이착륙 거리로 인해 일반 비행기와 비교했을 때 훨씬 많은 무게가 가중된다는 점이다.
송민규 책임연구원 | 일반적으로 착륙장치는 비행상황에 따라 다양한 하중에 노출되며, 그중에서도 착륙상황에서 가장 큰 하중을 받는다. 착륙장치는 총 비행에서 약 6%의 상황에서만 이용되는 서브 시스템이지만, 이때 발생하는 사고 비율은 약 62%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착륙장치는 효율 측면에서 최소한의 중량으로 설계함과 동시에 구조적인 강성을 확보해야 하는 전형적인 *Trade-Off 부품이다.
* Trade-Off : 두 개의 목표 가운데 하나를 달성하고자 할 때, 다른 목표의 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양자 간의 관계
Q. AAM 착륙장치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개발 요소는 무엇이며, 일반 항공기 개발 과정과의 주요 차별점은 무엇인가?
김종형 책임연구원 | AAM을 비롯한 항공기의 모든 부품개발은 초기 콘셉트 수립 단계에서부터 *감항인증을 고려해 개발한다. 전통적인 항공기 설계에서는 목표 *하중배수를 먼저 선정하고 실제 부품이 제작/개발이 완료되면 추후 낙하시험을 통해 검증했다. 이러한 기존 설계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설계 실패 사례가 발생했을 때 개선사항을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를 개선해 콘셉트 단계부터 다양한 동역학 해석을 적용해 타입 별 착륙장치의 콘셉트 별 대응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 감항인증 : 항공기의 구조, 강도, 성능에 대해 항공기가 비행하기에 적합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고 있는지를 검증하고, 해당 항공기가 기술 기준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법적 인증 절차
* 하중배수 : 항공기 날개에 가중되는 실제 하중의 크기를 기본하중(비행기 중량)으로 나눈 수치
Q. 자동차 회사에서 AAM을 개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인가?
최재영 책임연구원 | 자동차 회사가 기존 항공업 및 스타트업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항공업체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시장 진입이 가능하지만, 매우 빠르게 커지는 AAM 시장 규모에 대응할 정도의 대량생산 경험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보유한 대량생산기술과 파워트레인 기술 등을 보유해 보다 유동적으로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Q. AAM 착륙장치와 자동차의 서스펜션(Suspension, 자동차의 무게를 받치고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가?
송민규 책임연구원 | 주요 부품의 구성 면에서 AAM 착륙장치와 자동차 서스펜션은 유사한 구조라 볼 수 있다. 두 부품 모두 완충장치와 타이어로 구성돼 있으며, 본체에 전달되는 하중을 상쇄하기 위해 스프링을 적용하고 있다.
김종형 책임연구원 | 이러한 공통점 외 두 부품은 요구되는 성능과 내구성 면에서 차이가 있다. 자동차 서스펜션은 핸들링 성능과 내구 수명에 초점을 두는 반면, AAM 착륙장치는 결함 발생 시 탑승자의 생명에 직결되는 중대사고로 이어지므로 충격 하중 및 안전성 면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Q. 앞서 언급한 착륙장치의 구조안정성과 건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나?
최재영 책임연구원 | 정부가 요구하는 착륙장치의 구조 안정성과 *건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구조해석 및 시험이 필요하다. 특히, 구조해석은 착륙장치의 구조적 안정성과 건정성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건정성 : 위험성을 미리 검토해 최적 설계하기 위한 목적
송민규 책임연구원 | 최적의 재료를 선정하는 것도 착륙장치 설계 및 해석에서 중요한 요소다. 착륙장치 구성품의 제작성과 무게를 고려해 최적 재료를 선정하고 각 재료의 허용치를 확보한다. 최근 복합재 100*PLY 이상의 착륙장치를 자체 개발했는데, 해석 테스트 후 낙하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 PLY : 벨트 컨베이어, 비행체, 자동차 타이어 등의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소재를 여러 겹 겹쳐 성형할 때 소요되는 소재의 개수
김종형 책임 연구원 | 최적화된 착륙장치 설계 과정에는 여러 극복 과제가 있다. ① 구성 부품 별 서브 시스템의 동해석 모델 구성과 초기 부품 특성 값 정의, ② 사용조건에 적합한 LF(Load Factor) 선정 및 중량 절감 최적화, ③ 시스템 사양 변경(중량, 패키지 등) 시 설계 변경 및 성능 예측 등이다. 뿐만 아니라, AAM 착륙장치는 현재 콘셉트를 수립하는 단계로 다양한 콘셉트에 적용 가능한 착륙장치의 모델과 콘셉트를 실시간으로 검증해 가능성 여부를 제시해야 한다.
Q. 앞서 말한 주요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보다 상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김종형 책임 연구원 | 초기에는 이러한 설계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착륙장치 형상 별로 템플릿 모델을 구성해 데이터베이스로 저장 관리함으로써, 설계 조건이 변경될 경우 해당 부품의 템플릿만을 별도로 편리하게 수정할 수 있다.
송민규 책임연구원 | 뿐만 아니라, 설계 자동화 프로세스를 통해 콘셉트 단계에서 착륙장치 개발 시 목표하는 중량 및 성능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설계 환경을 구축해 부품개발 시 감항인증 시험을 줄임으로써 개발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기존 차량 개발 및 평가 시스템을 연계해 우수한 착륙장치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Q. 착륙장치를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큰 허들은 무엇인가? 또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최재영 책임연구원 | AAM에 착륙장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경량화와 소음 저감이 선행되어야 한다. AAM은 대형 항공기에 비해 운행거리가 짧지만 최적화를 통한 경량화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양산에 적용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중량 최적화나 다양한 복합재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송민규 책임연구원 | 항공기 기체 표면 주위에 흐르는 공기와 와류에 의해 발생하는 소음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착륙장치의 소음 저감 방법은 착륙장치 주위에 유선형 모양의 *페어링(Fairing)을 적용해, 공기와 착륙장치 간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여 최대 10dB 정도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여러 조건 상 완벽하게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추가적인 최적화 설계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 페어링(Fairing) : 공력 소음이나 공기저항 저감을 위해 차체 간의 단차 및 틈새를 없애고 평탄하게 하기 위한 기술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뿐만 아니라 라스트마일 모빌리티에서 AAM까지 연구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AAM을 통한 새로운 이동 수단의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기체 및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AAM 착륙장치 연구개발은 미래 항공 모빌리티 시대를 앞당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혁신적인 모빌리티를 누리는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