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의 현대자동차 부스 모습과 사람들 CES 2022의 현대자동차 부스 모습과 사람들

2022.01.13 현대자동차그룹 분량6분

현대자동차그룹, 모빌리티의 한계를 넘어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로보틱스를 통해 인류와 모빌리티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선언이었죠. 로보틱스는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지금의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자동차라는 제품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ICT 기술과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무대에 자동차가 늘어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CES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로, 196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TV, 냉장고, 에어컨, VCR 등 가전용 전자제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명성을 쌓았죠.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며 제품에서 벗어나 기술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양한 영역을 흡수하게 되었고, 자동차 제조사들도 CES에서 각종 첨단 기술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CES 2022의 현대자동차 부스 모습과 사람들

CES 2022의 현대자동차 부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2009년부터 CES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CES에서 현대자동차는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 다운 면모를 선보였습니다. 일반적인 자동차 제조사의 무대에 로봇이 중심에 자리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2021년 6월, 미국의 로봇 전문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인수하면서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청사진을 새롭게 그려 나가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하는 이런 청사진의 중심에는 ‘로보틱스(Robotics)’가 있습니다. 로보틱스는 로봇과 과학기술의 합성어로, 로봇과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소개하는 사람과 취재 중인 기자들

현대차는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며 모빌리티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로보틱스는 자율주행차, 물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를 통합하는 것은 물론, 가상 공간과도 결합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와 모빌리티를 로보틱스 기술이 뒷받침하게 된다면 인류의 이동성은 기존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장을 맞이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CES 2022에서 선보인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와 MoT(Mobility of Things), 그리고 지능형 로봇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을 뜻한다.

메타모빌리티, 현실과 가상 세계를 연결하다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활성화된 미래도시 상상도

미래 모빌리티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역할을 같이 수행할 것입니다

메타모빌리티는 메타버스와 모빌리티의 결합을 의미합니다. 메타버스와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인류의 이동성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죠. 현대차는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사라진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자동차,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과 같은 모빌리티가 스마트 디바이스가 되고,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사용자에게 실제 같은 가상 공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하는 로봇에 모니터로 명령을 내리는 남자의 모습

디지털 트윈 개념을 활용하면 가상 공간의 행동이 그대로 현실에 이어지게 됩니다

미래의 자동차 실내는 가상과 현실을 잇는 공간이 되며 로보틱스는 매개체로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스마트 기기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고, 여기에 로봇을 연결한다면 가상 공간의 행동이 그대로 현실에 이어지게 되죠. 이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이 될 겁니다. 가령,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똑같이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개념을 활용하면 전 세계 어디서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의 조감도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의 조감도

현대차는 2022년 말 첫 디지털 가상공장인 ‘메타팩토리(Meta-Factory)’를 세울 계획입니다. 2022년 말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부지 4만 4,000㎡,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인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구현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글로벌 메타버스 환경 구축 및 실시간 3D 콘텐츠 개발·운영 플랫폼 회사인 유니티(Unity)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개요

현대차는 유니티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메타팩토리의 구축에 나섰습니다

메타팩토리의 도입은 실제 공장 운영의 고도화로도 이어집니다. 현실 공장을 가상 공간에 실시간으로 구현함에 따라 공장 내 문제 발생 시 빠른 원인 파악과 원격 대응이 가능해지죠. 게다가 신차 양산 전부터 메타팩토리 운영을 통해 최적화된 공장 가동률을 계산해 이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메타팩토리 구축 및 운영을 넘어 여러 사업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을 확대 적용할 방안을 모색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동하는 사물, 공간의 개념을 바꾸다

모빌리티와 결합된 디스플레이, 모빌리티와 결합된 짐운송 카트 전시 모습

로보틱스 기술은 MoT 생태계의 구현을 뒷받침할 것입니다


이동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공간의 연결에 그치지 않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실제 공간과 사물이 우리를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현대차가 CES 2022에서 선보인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는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한 것을 뜻합니다. 현대차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lug & Drive Module, 이하 PnD 모듈)과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Drive & Lift Module, 이하 DnL 모듈) 등을 공개했습니다.

PnD 모듈은 인휠(in-wheel) 모터와 스티어링, 서스펜션, 브레이크 시스템 및 환경인지 센서를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모빌리티입니다. 어떤 사물에든 부착해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PnD 모듈은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를 활용하여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크기와 개수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작은 테이블에서부터 커다란 컨테이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에 이동성을 제공할 수 있으며, 360° 회전도 가능합니다.

PnD 모듈을 적용한 모빌리티의 모습

현대차 PnD 모듈의 실제 적용 모습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가 경사면을 오르는 모습

DnL 모듈을 이용한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DnL 모듈은 각 휠에 장착된 모터가 몸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활용한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Mobile Eccentric Droid)’는 요철, 계단, 경사로 등에서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휠베이스와 조향각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도심 속 다양한 장애물을 안정적으로 통과할 수 있죠. 게다가 모베드는 스케이트보드와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되어 다양한 장치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PnD 모듈을 적용한 모빌리티에 탑승해 시연 중인 사람과 이를 취재하는 사람들

사물의 이동은 공간의 개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주변의 모든 사물을 움직일 수 있는 시대가 되면 공간의 개념도 바뀔 것입니다. 공간을 찾아가는 시대에서 공간이 찾아오는 시대가 되는 것이죠. 예컨대, 팝업 스토어가 PnD 모듈을 장착하면 고객을 찾아 이동하는 것도 가능해질 겁니다. 한편, DnL 모듈을 활용한 모베드의 경우 계단과 경사로에서도 안정감 있게 이동하므로 크기를 사람이 탈 수 있을 정도로 키우면 노인과 장애인의 이동성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차세대 기술, e-코너 모듈

벽면을 가득 채운 디스플레이와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현대모비스는 전시 공간을 메타버스 공간과 연결했습니다

현대모비스 또한 CES 2022에서 메타버스와 미래 모빌리티의 조합을 선보였습니다. 전시장에 입장한 관람객이 키오스크에서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원하는 모습의 캐릭터를 생성하고, 현대모비스의 메타버스 공간인 ‘M.Vision Town’을 누빌 수 있게 한 것이죠. 관람객은 메타버스 속 캐릭터를 통해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엠비전 POP(M.Vision POP)’과 ‘엠비전 2GO(M.Vision 2GO)’를 편리하게 관람했습니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 POP의 측면

현대모비스 엠비전 POP의 모습

엠비전 POP은 전기차 기반의 초소형 모빌리티입니다.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 스마트폰과의 연계를 강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스마트폰을 자동차에 연결하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화면을 그대로 차량 전면 디스플레이에 연동하고, 사용자 인식이나 음성 인식 기능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해서 차량의 무선 조향도 가능합니다.

엠비전 2GO는 도심형 근거리 배송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입니다. 상업용 배달 차량이라는 특성에 맞춰 수납공간에 초점을 맞춘 구성입니다. 옆과 뒤 유리에 그래픽을 띄워 외부와의 소통이 가능하며, 배송업무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스티어링 휠을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주고받으며 운전을 교대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 2GO를 설명하는 사람과 이를 취재하는 사람들

엠비전 2GO를 시연하는 모습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 POP의 바퀴가 90도 꺾인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현대모비스의 e-코너 모듈은 차세대 모빌리티에 널리 사용될 수 있을 만큼 활용도가 높습니다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두 콘셉트카의 핵심은 e-코너 모듈로, 차량의 각 바퀴 안에 구동, 제동, 조향, 서스펜션 시스템을 통합한 차세대 기술입니다. 차량 네 바퀴가 각각 180° 회전이 가능한 덕분에 마치 게가 움직이듯 좌우로 이동하는 크랩 주행이나 360°도 회전도 가능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복잡한 도심에서의 주행과 평행 주차가 수월해집니다. e-코너 모듈은 메타버스 속에서는 물론 현실 세계에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전시장 안에 실물 엠비전 POP와 엠비전 2GO를 전시·운영하며 e-코너 모듈의 작동 시나리오를 선보였습니다.

지능형 로봇, 인간의 한계 극복을 돕다

인간이 갈 수 없는 곳도 로봇은 갈 수 있습니다. 지각 능력을 갖추고 인간 및 외부환경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은 직접적인 조작도 필요 없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Spot)’이나 ‘아틀라스(Atlas)’가 대표적이죠. 가령 서비스 로봇인 스팟은 인간을 대신해 고온, 혹한 등 극한의 환경이나 자연재해 지역, 방사능 오염 지역 등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위험한 곳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은 인간이 갈 수 없는 곳을 갈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모스턴 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헤드 부분에 로봇팔 형태의 부품을 부착했다

로봇은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위험한 곳에서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움직임에 가장 가까운 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Atlas)와 빠른 물류 처리를 위한 물류형 로봇 ‘스트레치(Stretch)’도 인간 대신 어려운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로봇이 더 많은 분야와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주 공간이나 외행성 등 탐사가 필요하지만 인간이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에서 로봇은 아주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겁니다.

공중에 고정된 자동차를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사람이 조립하고 있는 모습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이미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한계 극복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이미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2019년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인 ‘벡스(VEX, Vest Exoskeleton)’가 대표적입니다. 벡스는 조끼형 웨어러블 로봇으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상향 작업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여주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벡스는 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으며, 무게 역시 2.5kg에 불과해 장시간 사용에 부담이 없습니다. 최대 5.5kgf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이는 성인이 3kg의 공구를 들었을 때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웨어러블 로봇은 근로자의 상해 발생률을 낮추는 한편 이동 약자의 편의도 개선합니다. 그리고 기술이 진화한 미래에는 로봇이 수집하는 다양한 감각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전달되어, 로봇을 통해 감각을 느끼는 일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현대차 웨어러블 로봇 벡스의 모습

현대차의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

현대차그룹 모스턴 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과 이를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이 촬영하는 모습

로보틱스는 우리의 일상은 물론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현대차는 이와 같이 로보틱스 기술이 가져올 경험이 우리의 일상은 물론 일하는 방식, 심지어는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래 사회에서의 로보틱스가 맡는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로보틱스는 더는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대차그룹이 선보일 인간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하루빨리 현실로 다가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