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렬로 놓여진 나무블럭 중 하나를 돌리는 사람의 손 일렬로 놓여진 나무블럭 중 하나를 돌리는 사람의 손

2022.01.07 현대모비스 분량5분

융합의 시대, 아이디어에서 길을 찾다

세계적인 기업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환입니다. 지식 공유와 토론이 가능한 환경은 모두의 발전을 이끌며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창의성의 기반이 됩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엠필즈를 소개합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융합의 시대를 맞아 기존의 틀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더해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장을 발굴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아이디어의 가치 역시 아주 중요해졌죠. 그래서 아이디어를 찾는 방법도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업은 아이디어를 컨설팅 업체 등 기업 외부에서 찾았지만, 지금은 기업 내부에서 임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업무 분야와 기업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많기 때문입니다.

바퀴가 정면을 향해 90도로 꺾이는 모습으로 전시되어 있는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컨셉트카 엠비전 POP의 모습

작은 아이디어도 커다란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진은 현대모비스의 e-코너 모듈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서는 소통의 장소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정리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어야 하죠. 2020년 9월, 현대모비스가 임직원 아이디어 포털인 ‘M.FIELDs(이하 엠필즈)’를 개설한 이유입니다. 엠필즈의 이름은 ‘드라이빙 사이언스를 이끌어갈 혁신 아이디어를 위한 모비스 포럼(MOBIS Forum of Innovative Experiences to Lead Driving Scienc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미래 자동차 분야의 신기술, 신사업 아이디어 구현을 위한 기술 정보공유, 아이디어 제안, 주제별 토론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회의실에서 대화 중인 현대모비스 직원 남녀 두명

엠필즈는 현대모비스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포털입니다.

현재 엠필즈는 현대모비스 임직원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분야뿐 아니라 기획, 영업, 생산, 물류 등 모든 부서의 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제품 개발 및 양산 노하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기능은 크게 아이디어 제안 게시판인 아이디어 필드, 최신 기술과 자동차 산업 동향 등 정보를 제공하는 지식 필드, 토론 공간인 커뮤니케이션 필드 등 3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이처럼 엠필즈의 장점은 집단 지성에 있습니다. 일례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임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도 다른 임직원들과 함께 다듬어 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제시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검증법도 바꿨습니다. 이전에는 제안자가 관련 업무를 도맡았지만, 지금은 각 분야 담당자가 제안자와 함께 검증에 나섭니다. 또한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우수 아이디어 제안자를 위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워크숍 참여, 스타트업 및 해외 대학 등의 견학과 참관 등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를 가르키는 현대모비스 직원과 옆에서 함께 바라보는 동료

아이디어의 완성도는 노하우를 나누면서 점점 더 높아집니다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4족 보행 로봇의 모습

자동차 관련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로봇 등 신사업 아이디어도 자유롭게 나눕니다

엠필즈에서 다루는 아이디어의 폭은 아주 넓습니다. 자동차를 넘어 로봇, 생체 인식 기술, AI, UAM(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등 신사업 아이디어도 자유롭게 나누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빠르게 개발에 착수합니다. 간단한 기능 개선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구현 가능한 아이디어는 실제 적용을 목표로 하며, 구현에 검증이 필요한 아이디어는 내부 PoC(Proof of Concept, 신제품이나 신기술의 시장 출하 전 검증)를 진행합니다.

미래의 모빌리티인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가 도심을 날고 있는 미래도시 상상도

미래의 이동을 책임질 UAM(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현대모비스는 엠필즈 개설에서 더 나아가 아이디어 공유의 축제 ‘엠필즈 페스타’를 2020년부터 열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올라온 아이디어 중 최우수 아이디어 2개를 선발하고, 개발 중인 우수 아이디어를 시연하는 행사입니다. 첫해에는 650여 건의 아이디어 중 우수 아이디어 8건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G센서를 이용한 차량 자세 추정 방법’과 ‘UV LED를 이용한 차량 내부 살균 장치’ 등 2건이 최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됐습니다.

거대한 벽면형 디스플레이 앞에서 발표를 진행 중인 현대모비스 직원

엠필즈 페스타 2020에서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모습

UV LED를 이용한 살균장치는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술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단파장(260~280㎚) 자외선 살균 LED를 이용한 칫솔살균기나 젖병소독기입니다. 해외에서는 로봇을 이용해 환자가 없는 빈 입원실이나 수술실 등을 고출력 자외선 살균 LED로 소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파장 살균 LED에 장시간 직접 노출되면 사람의 눈과 피부에 유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 대신 로봇을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전동칫솔과 자외선 칫솔 살균기의 모습

UV LED를 이용한 살균장치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차량 탑승 전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으로 차량 내부를 살균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222nm 파장의 원자외선 살균 LED도 같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연구진의 2020년 발표에 따르면 원자외선 살균 LED를 이용하면 인체의 손상 없이 효율적인 살균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자동차 실내에 적용되는 앰비언트 라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가능해집니다.

기아 K8의 스피커 뒤로 은은한 주황빛이 세어나오고 있다

기아 K8의 스피커를 감싼 앰비언트 라이트

앰비언트 라이트에 원자외선 살균 LED를 적용한다면 공기청정기가 실내 공기 오염도를 색상 변화로 표현하듯, 실내 색상 변화로 차량 내부 공기 오염도를 승객에게 알릴 수 있게 됩니다. 차에 타기 전에 바깥에서 색깔을 보고 실내 공기 오염도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지죠. 또한 시트 밑이나 도어트림 수납공간, 센터콘솔, 글로브박스 등 여러 위치에 원자외선 살균 LED를 장착한다면 더욱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곳곳에 설치된 LED 라이트에서 보라빛이 세어나오고 있는 아이오닉 콘셉트카의 실내 모습

아이오닉 콘셉트카 세븐의 UVC 살균 모드

해당 기술은 2021 LA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콘셉트카 ‘세븐’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세븐은 승객이 내리면 UVC 살균 모드를 가동합니다. 컨트롤 스틱, 앞좌석 수납공간, 스피커 등에서 나오는 UVC 자외선 LED 라이트가 내부 공간을 깨끗하게 관리합니다. 또한 라운지 벤치 시트와 유니버셜 아일랜드에도 UVC 살균 수납 공간이 장착되어 빈틈없이 차량 내부 위생을 관리합니다

지난 12월에 열린 ‘엠필즈 페스타 2021’는 한층 규모가 커졌습니다. 한국은 물론 북미, 유럽, 인도, 중국 연구소 등 전 세계 임직원들이 참여해 무려 8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접수됐으며, 이 중 예심을 거친 프로젝트 4건의 연구개발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이는 아이디어 제안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독립 프로젝트로 개발에 돌입하게 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더욱 깊습니다.

엠필즈 페스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현대모비스 직원 두 명과 그 사이에서 박수치는 시상자

엠필즈 페스타 2021에서는 2건의 최우수 아이디어가 선정됐습니다

측면에서 본 아이오닉 5의 실내 모습

아이오닉 5의 실내는 거주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2021년의 최우수 아이디어로는 ‘파라볼릭 모션 글로브 박스’와 ‘후방 카메라 활용 램프 고장 진단’이 선정됐습니다. 이 중 파라볼릭 모션 글로브 박스는 전기차 시대의 수납공간 활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이 적용된 미래 전기차는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며 수납공간의 중요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은 글로브 박스에 주목했습니다. 내연기관차는 글로브 박스 뒤에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블로워를 달지만, 전기차는 엔진룸에 블로워를 달기 때문에 남는 공간을 활용해 더 큰 글로브 박스를 달 수 있습니다.

여객기 좌석 상단의 수납공간

여객기의 오버헤드 콘솔

하지만 큰 글로브 박스를 다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한정된 실내 공간에서 글로브 박스를 쉽게 꺼내고 닫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글로브 박스는 커버를 여는 리드 방식 또는 책상 서랍처럼 수납함을 당기는 드로워 방식을 사용합니다. 리드 타입의 단점은 수납함이 고정되어 있어 물건을 꺼내기 다소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드로워 타입은 직선으로 수납함을 꺼내는 방식이기에 무릎에 닿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납함이 커진다면 이를 꺼낼 새로운 방법도 필요합니다.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은 여객기의 오버헤드 콘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여객기의 오버헤드 콘솔은 물건을 쉽게 실을 수 있도록 수납함이 전방으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낮아지는 4절 링크 구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자동차 글로브 박스에 적용하면 수납함을 키워도 쉽게 여닫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는 여객기에 비해 좁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보완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이오닉 7 콘셉트의 정측면 모습

자동차 디자인에서 LED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을 자동차와 연결하는 아이디어는 물론, 신기술을 이용한 아이디어도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4 Face LED 광학 모듈’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신규 4 Face LED 소자를 활용해 차량 램프 LED의 빛을 360°로 조사하는 차세대 램프 광학기술로, 아이디어 제안 1년 만에 세계 최초로 제품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해당 기술은 향후 프리미엄급 전기차에 적용될 전망입니다.

아이오닉 7 콘셉트의 도어 2개가 활짝 열려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은 이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융합의 시대를 맞아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영역이라 생각했던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결합하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중심이 되고, 자율주행차가 보급되는 시대에는 이동의 패러다임 또한 바뀔 것이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집해야 합니다. 현대모비스가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가능성을 검토하며, 끊임없이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현대모비스의 엠필즈가 바꿀 우리의 일상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