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 현대차그룹의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

2021.12.16 현대자동차그룹 분량6분

모베드(MobED),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으로 서비스와 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독특한 주행 기술로 소형 모빌리티의 이동 한계를 뛰어넘은 모베드(MobED, Mobile Eccentric Droid).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할 수 있는 모베드는 우리 일상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

현대자동차·기아가 공개한 첨단 로보틱스 기술이 집약된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MobED)’는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외관은 직육면체의 납작한 차체에 커다란 바퀴 4개가 달려있는 모습이며, 각 바퀴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엑센트릭 휠(Eccentric Wheel)을 적용해 불규칙적인 노면 위를 안정적으로 주행하고, 장애물도 능숙하게 극복할 수 있다.

모베드 위에 와인잔을 세워둔 모습

안정적인 주행 능력으로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을 표방하는 모베드(MobED)

모베드는 우수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1인승 모빌리티, 화물 운송, 특수 촬영, 방문객 안내 등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안정적인 주행 능력과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겸비한 모베드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걸맞은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모베드가 가진 독특한 주행 능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리고 모베드의 특별한 능력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모베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을 만났다. 모베드 개발에 참여한 로봇플랫폼팀 고훈건 파트장, 유근상 연구원, 박현규 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베드의 개발 과정과 미래 모빌리티로의 활용 가치를 살펴봤다.

Q. 모베드의 독특한 주행 모습에 눈길이 간다. 모베드(MobED)의 개발 콘셉트는 무엇인가?

고훈건 파트장 | 납작한 차체와 큰 바퀴로 이뤄진 외관은 얼핏 단순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베드의 독특한 주행 모습을 보게 된다면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모베드는 겉보기와 다르게 매우 민첩하고 역동적으로 이동하며, 노면 상태와 관계없이 매우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모베드는 도심 환경에 특화된 주행 능력으로 보다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탄생했다. 로보틱스랩은 ‘새로운 개념의 소형 모바일 로봇’을 모베드의 개발 콘셉트로 설정했으며,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쌓아온 독자적인 로봇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당 콘셉트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모베드가 좁은길을 빠져나가는 모습

모베드가 배송 물품을 실어 나르는 모습

모베드는 특정 목적에 맞춰 자유롭게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Q.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모베드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훈건 파트장 | 현재 우리는 수많은 모바일 플랫폼과 마주하고 있으며, 일상 속에서 다양한 모바일 로봇이 제공하는 혜택을 경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로봇청소기를 들 수 있는데, 로봇청소기는 스스로 이동하며 청소를 수행해 우리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로봇청소기도 여전히 단점이 존재한다. 매우 단순한 이동 능력으로 쉽게 장애물에 걸린다는 점이다. 로봇청소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모바일 플랫폼은 매우 간단한 이동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동의 한계를 쉽게 경험하게 된다. 즉, 간단한 이동 능력을 가진 모바일 플랫폼은 한정된 조건에서만 활용이 가능하며, 그에 따라 활용 영역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와인잔을 실은 모베드가 경사면을 안정적으로 올라간다

모베드는 독특한 자세 제어 기술을 적용해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히 바퀴 달린 운송수단의 개념을 넘어, 역동적이며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이동 능력을 갖춘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로봇을 만들고자 구상하였으며, 이러한 아이디어를 모베드를 통해 실현했다.

모베드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설명하고 있다

모베드 개발에 참여한 박현규 연구원, 유근상 연구원, 고훈건 파트장(왼쪽부터)

Q. 개발 초기부터 현재의 모베드까지, 모베드의 개발 과정이 궁금하다

고훈건 파트장 | 모든 제품 및 기술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겠지만, 모베드의 경우 기존 모바일 플랫폼과 다르게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을 적용했기 때문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모베드는 실외 인도나 실내에서도 사용을 목표로 했기에 크기를 제한해야 했고, 제한된 크기 안에 내구성과 신뢰성을 갖춘 구조를 적용하고 목표한 기능들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먼저 기술적인 콘셉트를 설정하는 것부터 어려운 과제였다. 독특한 자세 제어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의 확장성을 갖춘 로봇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로봇을 분석하고 검토하며 현대차그룹만의 독특한 로봇 구조를 고안했다. 이렇게 고안된 구조를 검증하기 위해 테스트 모듈을 제작하고, 검증된 테스트 모듈을 바탕으로 모베드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데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제어 알고리즘 개발 또한 까다로운 여정이었다. 전방향 이동 주행, 자세 제어, 지면 적응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모터와 각종 링크가 수없이 망가질 정도로 시험을 반복하여 제어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현재도 설계를 개선하고 제어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모베드는 사륜조향 기능으로 사선 주행이 가능하다

모베드는 사선 주행으로 복잡한 환경이나 장애물을 능숙하게 극복한다

모베드 위에 다양한 배송 물품을 적재한 모습

모베드는 일상에서 취급하는 배송 물품 등을 보다 안정적으로 실어 나를 수 있다

Q. 모베드에 사람이 탑승하거나 무거운 짐도 실어 나를 수 있나?

유근상 연구원 | 모베드의 크기는 길이 67cm, 넓이 60cm, 높이 33cm로 우리가 일상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짐을 적재할 수 있다. 적재 중량은 40kg으로, 꽤 무거운 짐도 수용할 수 있으며, 각 바퀴에 인-휠 모터(In-Wheel Motor)를 적용해 최고속도는 30km/h에 이른다. 또한 모베드는 2kWh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약 4시간가량 운용이 가능하다. 현재의 모베드는 사람이 탑승할 수 없지만, 플랫폼의 크기를 확장한다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돕거나,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모빌리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모베드가 노면 위 요철을 안정적으로 지나간다

모베드는 편심축의 회전으로 흔들림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Q. 장애물을 안정적으로 극복하는 모베드의 주행 능력이 돋보인다. 모베드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엑센트릭 휠은 어떻게 기능하는가?

유근상 연구원 | 일반적으로 바퀴로 움직이는 모빌리티는 바퀴의 중심에 축을 연결해 기동하는데, 모베드의 경우는 바퀴 가장자리에 축을 연결한 독특한 방식의 ‘엑센트릭 휠(Eccentric Wheel)’을 적용했다. 엑센트릭 휠의 가장 특징적인 기능은 바퀴에 연결된 편심축을 자유롭게 회전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모베드는 편심축의 회전으로 노면 상태에 따라 능동적으로 적응해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목적에 따라서 차체 최저 지상고와 휠베이스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모베드는 엑센트릭 휠을 활용해 도심 환경의 불규칙적인 노면에서 주행이 가능하고, 도보 환경에서 만날 수 있는 연석과 같은 비연속 장애물 또한 극복할 수 있다. 아울러 최저 지상고와 휠베이스를 조절함으로써 주변 상황에 맞춰 차체의 크기를 자유롭게 줄이거나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다양한 센서를 통해 로봇의 자세를 판단하고,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자세 제어 알고리즘으로 작동한다. 아울러 엑센트릭 휠을 활용한 추가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모베드의 인-휠 모터와 편심축

인-휠 모터와 편심축 적용으로 구동, 제동, 조향 등을 모두 담당하는 엑센트릭 휠

모베드가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

Q. 모베드가 도심 환경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

고훈건 파트장 | 먼저 모베드의 주요 활용 영역인 도심 환경을 가정해 보자. 크기순으로 나열해보면 모래, 자갈, 깨진 보도블록, 좁은 인도, 인도 내 사람, 연석, 좁은 출입문, 엘리베이터, 사람들로 붐비는 실내 공간 등 다양한 환경 요소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람에겐 너무나 당연한 환경 요소라도 로봇 입장에선 모두 장애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베드는 차체, 바퀴, 관절의 위치, 패키지 등 모베드의 각종 구성에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설계가 반영돼 있다.

모베드는 불규칙적인 노면 상태에서 충격을 최소화하고 구동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큰 휠을 적용했고, 높낮이가 다른 지형을 만나더라도 각 휠의 높이를 조절해 차체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연석을 마주하면 차체 전체를 끌어올리는 엘리베이션 기능으로 쉽게 오를 수 있으며, 붐비는 인도 환경이나 엘리베이터 등의 실내 공간에서는 휠베이스를 축소해 보행자나 사람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모베드가 사륜조향 기능으로 제자리 돌기를 하고 있다

모베드는 4륜 조향 기능으로 비좁은 공간에서도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유근상 연구원 | 자유로운 조향 기능 역시 모베드의 독특한 주행 특성이다. 모베드는 총 4개의 휠이 각각 조향하는 4륜 조향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선 주행을 하거나 360도 회전도 가능하다. 덕분에 전 방향의 자유로운 주행 특성을 기반으로 주행 중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이동 영역을 최소화하며 피해 갈 수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모베드는 복잡한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층간 이동부터 복잡한 실외 환경까지, 모베드는 평면과 수직축 상에 존재하는 제약을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모베드는 다양한 모션으로 사용자와 반응한다

모베드는 다양한 상호작용 기능으로 사용자와 유연하게 반응하고 소통한다

Q. 모베드에 적용된 기술은 주행 목적 외 다른 기능으로도 활용이 가능한가?

박현규 연구원 | 모베드에 적용된 엑센트릭 휠의 첫 번째 특징은 차체의 안정화다. 덕분에 모베드는 주행 중 적재 물건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두 번째 특징은 바로 유동적인 관절의 움직임이다. 이를 통해 모베드는 차체 움직임으로 다양한 정보를 표현하며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가 없을 때는 주저앉은 모습을 취해 배터리 상태를 알리기도 하며, 특정 명령에는 차체를 위아래로 흔들어 신나는 기분을 표현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사람 대 로봇 상호작용(Human-Robot Interaction)은 모베드만의 차별화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모베드의 상호작용 기능은 사람에게 재미와 친밀감을 줄뿐 아니라, 로봇을 파트너로서 신뢰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고객에게 다양한 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모바일 로봇 기반 서비스의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헬스 트레이너 역할을 하는 모베드

모베드는 우수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배송, 촬영, 안내, 서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Q. 향후 모베드는 다양한 목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확장이 가능한가?

박현규 연구원 | 모베드는 핵심 모듈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양과 크기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는 모듈러 플랫폼(Modular Platform)이자, 동시에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사용성을 확장할 수 있는 유니버셜 플랫폼(Universal Platform)이다. 즉, 모베드는 생산자나 사용자가 모두 특정 목적에 맞춰 자유롭게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모베드는 기존 모빌리티의 역할을 손쉽게 대체할 수 있으며, 다양한 관절 움직임을 바탕으로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 제공 플랫폼으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20층의 사무실까지 케이크를 가져다주는 배송 로봇, 박진감 넘치는 추격신을 촬영하기 위한 스태빌라이저 카메라 마운트 장비, 아이를 안전하고 안락하게 이동시켜 주는 유모차,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동 방법을 안내하는 헬스 트레이너 등 모베드는 우수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모베드 크기를 더욱 늘려 사람 탑승도 가능케 한다면, 이제까지 운전자들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유모차와 헬스 트레이너 용도로 변형된 모베드

“오늘은 육아를 도와드릴까요? 함께 운동을 해볼까요?”

모베드 개발에 참여한 로봇플랫폼팀

Q. 모베드는 대중은 물론 다양한 산업군에서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무엇인가?

고훈건 파트장 |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기존 모빌리티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기능을 통해 사용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다. 나아가 모바일 플랫폼 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하여 직접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할 예정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우리 일상을 바꿔놓은 스마트폰처럼, 모베드는 기존 이동 로봇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일상에서 새로운 경험을 전달할 것이다. 앞으로 모베드와 함께하는 일상을 상상해보자. 만약 모베드가 생일 축하 이벤트 로봇으로 진화한다면, 계단을 능숙하게 오르내리고 엘리베이터를 탑승해 집 앞까지 소중한 생일 케이크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