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60 프론트 하이앵글 GV60 프론트 하이앵글

2021.11.10 제네시스 분량10분

상상을 현실로 이끄는 디자인 과정, 제네시스 GV60의 디지털 디자이너들을 만나다

GV60의 디자인 탄생 과정에는 내·외장 디자인팀과 설계팀 사이를 오가며 창의적인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한 디지털 디자인팀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GV60의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현대디지털디자인팀을 만났다.

GV60 내·외장 스타일링 디자이너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정이 있다. 내·외장 스타일링 디자이너가 상상력을 발휘해 작업한 2D 스케치 디자인을 바탕으로 실제 양산 모델까지 설계할 수 있도록 3D 디지털 모델로 만드는 디지털 디자인이 바로 그것이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디지털 디자이너는 기본적으로 디자인 역량이 우수해야 하고, 설계 요구 조건과 까다로운 법규를 충족할 수 있는 기술적인 정보도 숙지해야 한다. 원활한 의사소통 및 협업 능력은 물론이다.

디지털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자동차 디자인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 디자인은 크게 보면 2D 스케치 디자인→디자인 콘셉트 도출→선행 3D 디지털 모델링(CAS)→영상(VR 모델) 및 실물 품평(3D 프린터 모델)→최종 디자인 확정→양산 위한 설계용 디지털 데이터 제작(CAD)→클레이 모델 제작→최종 양산 디자인 확정으로 이어진다.

물론 단계마다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로 양산할 수 있는 설계 조건을 맞추기 위해 수없이 많은 검증과 수정 과정이 뒤따른다. 즉, 자동차 1대의 디자인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설계 엔지니어, 평가팀 등 수많은 관련 부서의 협업이 모여서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GV60의 미래적이고 역동적인 디자인은 어떻게 완성됐을까? 현대디지털디자인팀 연구원들과 함께 디지털 디자인의 개념과 GV60의 디지털 디자인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외장 디자인 담당 책임연구원들

(왼쪽부터) 외장 디자인 담당 제네시스외장디자인팀 정명진 책임연구원, 현대디지털디자인팀 김차영 연구원, 최보섭 책임연구원은 GV60의 외장 디자인 및 디지털 데이터 작업을 함께했다

Q. GV60의 초기 디자인 아이디어부터 최종 양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각자 맡았던 역할이 궁금하다.

김차영 연구원 | 외장 디자인 개발 초기부터 디자인 아이디어를 3D 디지털 모델로 구현하고 품평 데이터 작업을 진행했다. 모델링, 렌더링 등의 데이터를 CAS(Computer Aided Styling) 데이터라고 한다. 즉, 2D 스케치를 3D 데이터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최보섭 책임연구원 | 실제 디자인 품평 모델의 콘셉트와 외장 디자인이 그대로 양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CAD(Computer Aided Design) 디지털 데이터를 제작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는 CAS 단계에서 만든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양산을 염두에 두고 설계 조건, 금형 조건 등 실제로 차를 만들기 위한 조건이 모두 반영된 디지털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이다.

현대디지털디자인팀과 제네시스내장디자인팀

현대디지털디자인팀 박수양 책임연구원(왼쪽)과 황대수 책임연구원(오른쪽)은 제네시스내장디자인팀 김필윤 책임연구원(가운데)과 손발을 맞추며 GV60의 혁신적인 내장 디자인을 완성했다

박수양 책임연구원 | 내장 디자인의 선행 디지털 데이터 작업을 담당했다. 전용 전기차로서 GV60가 품은 플랫 플로어(평평한 바닥)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크리스탈 스피어와 같은 새로운 구조의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내장 디자이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디어 승인 이후 양산 과정에서 황대수 책임연구원과 협업하며 디자인의 감성 품질과 양산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모델과 실제 모델을 검증하는 과정을 가졌다.

황대수 책임연구원 | 디자인 품평을 거친 내장 디자인의 양산화 작업을 담당했다. 앞서 최보섭 책임연구원이 말했듯 이 과정에서는 설계 조건에 맞춰 꼼꼼히 살피고, 차 안에서 실제로 사용자가 손으로 느끼는 감각, 조작감, 내장 부품간의 매칭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데이터를 만든다.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Alias(모델링), VRAD(Virtual Reality Aided Design, 2D 데이터 검증), HMD(Head Mounted Display, 3D 데이터 검증)와 같은 3가지 프로그램을 이용해 세밀히 검증하는 것은 물론, 3D 프린터로 일부분 또는 전체 부위를 제작해 실물을 검증하며 추가로 개선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를 패키지, 설계, 평가 등 관련 팀과 공유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팀끼리 협업을 통해 추가 작업을 거쳐 최종 양산 데이터를 만든다.

제네시스 외장 디지털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다른 부문과 개선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Q. 디지털 디자인을 활용했을 때 신차 디자인 개발 및 품평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김차영 연구원 | 3D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시점에 입사해 과거와 비교하긴 어렵지만, 확실히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 디자인 개선 사항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확인, 결정하는 과정은 디자인 품평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 전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최보섭 책임연구원 | VR을 통한 가상현실에서의 디지털 점검, 3D 프린터로 제작한 모델을 확인하는 실물 점검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각 설계 부문에 디지털 데이터를 바로 공유해 검토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디자인 품평의 경우에도 해외 스튜디오처럼 멀리 떨어진 곳의 개발자들과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품평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매우 높아졌다. 즉, 빠르고 정확한 업무 진행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제네시스 인테리어 디지털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은 초기 디자인 개발 단계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활용된다

박수양 책임연구원 | 과거의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는 스케치 디자인을 바탕으로 클레이 모델을 개발한 이후 디지털 작업을 통해 양산하는 과정이었다. 현재는 클레이 과정이 간소화되고 초기부터 디지털 모델로 품평하는 등 활용도가 늘어났다. 디지털 모델의 장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적다는 것이다. 가령 디지털 디자인을 작업하면서 컬러와 텍스처(질감), 환경과 빛의 방향에 따른 그림자까지 적용해 실시간으로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오류가 적고 같은 시간 대비 더 많은 디자인 변경 작업을 할 수 있다.

황대수 책임연구원 | 2D 데이터는 특정 부위의 단면만 확인할 수 있어서 면적이 넓은 부위는 문제가 없지만 디테일하게 작업할 때는 2D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2D 이미지를 3D 데이터로 구현함으로써 2D 이미지에서 놓치고 있던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을 수 있고, 중간에 패키지나 디자인이 개선될 경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실제 모델을 확인하는 것처럼 각 부품의 위치, 비율, 조합에 따른 전체적인 완성도를 사실적으로 미리 검증할 수 있다는 점도 후속 공정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디자인 품평의 경우 한 차종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현해 여러 모델을 동시에 비교하면서 살펴볼 수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프런트 범퍼를 설명하는 김차영 연구원

프런트 범퍼의 세밀한 면 처리 작업을 설명하는 김차영 연구원

Q. GV60의 디지털 데이터를 작업하면서 스타일링 디자이너 및 설계 엔지니어와 상충하거나 긴밀히 협의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차영 연구원 |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성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데다 외장 담당 디자이너의 3D 데이터 이해도가 높아서 큰 도움이 됐다. 많이 어려웠던 부분은 프런트 범퍼와 A필러 가니시 부분이었다. 프런트 범퍼의 경우 전기차의 특성상 오버행이 극도로 짧아서 볼륨감 있는 GV60의 디자인 특징을 표현하기가 매우 어려웠고, 설계 조건 중 하나인 코너 게이지(Corner Gauge) 조건도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디자인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고 설계 조건까지 만족하는 범퍼 면의 굴곡을 살리기 위해 실제로 마지막까지 수정 작업을 가장 많이 했던 부분이다.

A필러 가니시 트림은 지붕과 크롬 가니시, A필러가 한 곳에서 만나는 부분이어서 각기 다른 설계 조건과 디자인을 반영하는 게 특히 어려운 부분이었다. 최보섭 책임연구원이 많이 신경 쓰고 고생한 결과 초기 작업 콘셉트와 동일하게 나올 수 있었다.

인터뷰 중인 최보섭 책임연구원

최보섭 책임연구원은 다양한 소재로 이뤄진 GV60의 A필러 가니시 디자인을 양산까지 이끈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최보섭 책임연구원 | 프런트 범퍼 바깥쪽 흡기 그릴 부분의 디자인 형상을 설계 부문과 연계해 작업할 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기억이 있다. 범퍼의 경우 충족해야 하는 법규도 많고, 테두리 주변의 디자인은 특히 어렵다. 면이 휘어진 곡률의 변화가 심할수록 설계 디지털 데이터 작업의 난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수정할 때마다 담당 디자이너 및 설계 엔지니어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고, 수많은 데이터를 만들어서 검증한 결과 모두가 원하는 모습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GV60 A필러 가니시 디자인 과정

GV60의 A필러 가니시는 다양한 소재로 이뤄진 만큼 양산을 위한 설계 공법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A필러 가니시도 특히 어려웠던 부분이다. 블랙 하이그로시와 크롬 가니시를 함께 쓰는 초기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 양산 직전까지 거듭 수정을 거쳤다. 이 부분은 여러 소재로 이뤄져 있는데 소재마다 가공할 수 있는 성질과 두께가 다른 데다 열 변형, 충돌 등 설계 조건도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데이터를 반복해서 만들고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지금처럼 완성도 있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었다.

인터뷰 중인 황대수 책임연구원

황대수 책임연구원은 양산을 위한 내장 디지털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5가지 부분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황대수 책임연구원 | 사실 양산 데이터 작업 중에는 어느 부분이든 개선할 때 디자이너와 설계 담당자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개선된 부분은 크게 5가지다. 우선 차체의 전반적인 측면(사이드 아우터)과 리어 도어의 파팅 라인을 앞쪽으로 75mm 이동하면서 내장 도어 트림의 비율과 제대로 어우러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디자인 콘셉트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균형을 다시 조절하는 작업이 필요해 디자이너 및 설계 담당자와 협업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2번째는 내장 디자인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B필러 송풍구를 연결하기 위해 애썼던 부분이다. 처음에는 문을 닫았을 때 크래시 패드에서 시작해 앞문 팔걸이를 거쳐 B필러 송풍구를 통해 뒷좌석 승객에게 바람을 전달하는 공조시스템을 구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송풍구의 위치와 송풍 방향이 승객에게 충분한 바람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닥뜨렸고, 결국 B필러 디자인 개선이 불가피했다. 이 역시 디자이너 및 공조 설계 담당자와 수없이 개선한 부분이다.

3번째는 크래시 패드 하단의 수납공간을 개선한 경우다. 초기에는 작은 물건을 쉽게 넣고 뺄 수 있도록 파워 아웃렛만 달고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그러던 중 고객들의 전자 제품 사용이 늘어나면서 C타입 USB 슬롯을 추가하자는 요청과 더불어 물병 수납 시 운전 중 페달 쪽으로 굴러갈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에 수납공간을 후방으로 70mm 이동하고 물병이 넘어지지 않도록 80mm 높였다.

GV60 B필러 송풍구

B필러 송풍구는 내장 디자인과 어우러지면서 실제 기능성을 고려해 완성됐다

4번째는 스티어링 휠이다. 에어백 전개 문제로 인해 혼 커버의 크기를 키워야 했고, 리모트 컨트롤 스위치의 크기를 줄이면서 스티어링 휠 디자인의 전반적인 균형감을 맞춰야 했다. 작고 한정된 공간에 멋진 디자인을 구현하려고 하다 보니 설계 부문과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었다.

GV60 스티어링 휠 디자인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수차례에 걸쳐 개선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GV60 내장 프로팅 콘솔

GV60의 특징적인 내장 디자인 요소 중 하나인 플로팅 콘솔. 공중에 떠 있는 형태의 디자인을 위해 많은 개선 작업이 이뤄진 부분이다

마지막은 센터콘솔이다. GV60의 센터콘솔은 아래쪽 수납공간이 앞뒤로 뚫려 있고, 평평한 윗부분은 팔을 올려두기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실내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는 크리스탈 스피어가 있는 곳이다. 초기 콘셉트는 상단부가 고정되지 않고 앞뒤로 슬라이딩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설계 조건상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초기 디자인을 유지하되 상단부 암레스트의 높이를 10mm 낮추고 아래쪽 지지대를 15mm 낮추는 식으로 개선했다. 암레스트 데이터는 그대로 사용했으나 나머지는 전체적으로 다시 작업해야 하기에 시간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디자이너와 설계 담당자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진 덕분에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의 센터콘솔을 완성할 수 있었다.

GV60 프론트 하이앵글

GV60는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기준에 적합한 품질의 차체 표면을 갖췄다. 이를 위해 디지털 디자이너들이 많은 노력을 투자했다

Q. GV60의 매끈한 차체가 인상적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에 걸맞은 품질의 차체 표면을 완성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

김차영 연구원 |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차체의 볼륨을 디지털 데이터로 작업하면서 느낀 것은 다른 차종과 비교했을 때 표면에 대한 제네시스 디자인팀의 요구와 디렉팅이 훨씬 섬세하고 구체적이었다는 점이다. 디자인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실제 모델과 디지털 모델 둘 다 중요했기 때문에 클레이 모델을 수시로 작업하고, 이를 측정해 데이터로 옮기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측정한 데이터를 디지털 데이터로 다시 작업하는 과정에서 특징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안 되기 때문에 0.1mm의 오차도 없는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살피고 또 살폈다.

최보섭 책임연구원 | 깨끗하고 매끈한 조약돌 같은 GV60의 특징이 도어, 후드, 펜더 등에 고스란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표면 데이터의 볼륨감이 너무 과장되거나 밋밋하지 않게끔 미세하게 조절하며 작업했다.

GV60 크리스탈 스피어

크리스탈 스피어는 GV60의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진행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Q. GV60의 실내에는 크리스탈 스피어나 떠 있는 듯한 센터콘솔 등 혁신적인 특징들이 다양하다. 이 같은 디자인 요소를 개발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없는가?

박수양 책임연구원 | 크리스탈 스피어는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빠르게 확정된 아이디어다. 디자인팀에서 크리스탈 스피어의 아이디어가 나온 당일에 디지털 워킹 스터디 모델을 만들고, 다음날 3D 프린터로 출력해서 보고할 만큼 빠르게 진행했다. 1차 선행 품평 단계에서 크리스탈 스피어가 실제로 구동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목업 모델을 만든 덕분에 반응이 더욱 좋았고 빠르게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이후 설계 부서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크리스탈 스피어를 GV60에 처음 적용할 수 있었다. 만약 2차 품평 때 이 아이디어가 나왔다면 GV60 이후 모델에 적용됐을 것이다. 이는 디지털 디자인 작업의 강점이 극대화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황대수 책임연구원 | 센터콘솔을 비롯한 다양한 수납공간은 손으로 물건을 넣어야 하기에 불편하지 않고 손으로 느끼는 이질감이 없어야 한다. 이질감이 없어지려면 부품들이 조립되는 파팅 라인이 아주 깨끗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데이터, 3D 프린터, 클레이 모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하며 조립 완성도를 높였다.

GV60 전측면뷰

디지털 데이터와 실물 데이터를 활용해 수차례의 디자인 개선 작업이 이뤄진 결과 GV60의 역동적이고 우아한 모습이 탄생했다

Q. 디지털 데이터를 제작하면서 3D 프린터 부분 모델, 레진 1:1 풀바디 등을 활용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부분도 있는가? 그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도 있는지 궁금하다.

김차영 연구원 | 1:1 스케일의 모델로 확인하는 것은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화면에서는 멋지고 좋아 보이더라도 실제 크기로 만들어보면 분명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1:1로 만들어서 실내, 실외 등 다양한 장소에서 디자인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보섭 책임연구원 | 가장 고생했고 많은 시간을 들였던 건, 앞서 언급한 A필러 가니시 부분이다. 상단의 크롬이 사각지대에 자리해 있어 어느 각도에서 보는지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여러 가지 샘플을 가공하고 설계 담당자와 함께 실제 위치에서 확인하며 데이터를 수정했다. 비록 수정 과정이 많긴 했지만, 결국 디자인 원안 그대로 양산할 수 있어서 아주 보람찬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박수양 책임연구원

박수양 책임연구원이 도어 트림 상단부와 매끄럽게 이어지는 A필러, 크래시 패드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박수양 책임연구원 | GV60의 실내는 도어, 크래시 패드, A필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독특한 콘셉트로 이뤄져 있다. 도어 윗부분이 크래시 패드 일부를 뒤덮으면서 풍부한 볼륨감을 가진 외장 펜더처럼 구성돼 있고, 도어에서 시작된 라인이 크래시 패드 위로 이어지며 앞좌석을 감싸는 랩 어라운드 구성을 이룬다. 덕분에 도어를 닫았을 때 크래시 패드의 일부가 사라지며 이음새를 최소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조성한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콘셉트였기 때문에 3D 프린터로 도어 트림과 2가지 재질의 A필러를 출력하고 실제 양산품처럼 가죽감싸기를 시도하는 등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시도를 한 끝에 지금의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황대수 책임연구원 | 3D 프린터 부분 모델을 활용해 무빙 파트(도어 및 센터콘솔과 같이 움직이는 부위)의 조합, 작동하는 모습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디지털 데이터로 확인한 결과 앞좌석 도어 트림과 크래시 패드의 매칭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고급스러움과 감성 품질을 높이기 위해 3D 프린터 모델을 이용해 시트에 앉은 자세에서 데이터를 확인하고, 사용자의 시선으로 제품을 바라보며 데이터를 보정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도어트림 상단부

도어 트림 상단부가 크래시 패드 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랩 어라운드 형상을 완성한다

GV60 내·외장 스타일링 디자이너

4명의 디지털 디자이너들은 GV60의 고객들이 정교한 마감과 역동적인 볼륨감을 만끽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Q. 마지막으로 GV60의 디지털 디자이너로서 고객들이 어떤 마음으로 차를 경험하길 바라는지 한마디 부탁드린다.

김차영 연구원 | GV60 프로젝트의 일원으로서 ‘차를 빚어낸다’라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많은 디자이너와 설계 및 관련 부서의 사람들이 온갖 정성을 들여 만든 GV60를 경험하면서 자동차를 넘어선 예술적인 조형물을 감상한다고 생각해주기 바란다.

최보섭 책임연구원 |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를 담당한 디지털 디자이너로서 뿌듯하고 설레는 감정을 숨기기가 힘들다. 겉으로 보이는 멋진 모습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한 디지털 작업을 수행했기에 어느 자동차보다 뛰어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세밀한 부분까지 높은 완성도로 마감된 GV60를 경험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즐겁게 소유하길 바란다.

박수양 책임연구원 | 내장 디지털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내·외장 디자인의 조화를 생각했다. 고객들이 외관에서 느낄 수 있는 풍부한 볼륨감을 실내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가죽과 리얼 알루미늄의 질감을 최대한 이용해 볼륨감을 극대화했다. 도어 트림과 크래시 패드의 새로운 조합과 섬세하게 마감한 송풍구 테두리, 부드럽게 처리한 필러 트림 등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독특하면서도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고급 소재와 간결한 마감, 플랫 플로어를 통해 여백의 미를 느끼는 것과 동시에 크리스탈 스피어와 같은 첨단 디지털 장비를 통해 클래식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만족감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황대수 책임 | 운전하면서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은 바로 실내다. 실내의 모든 부분을 손끝으로 만지며 느껴보고 GV60가 선사하는 편안한 곡률에 대한 감성을 경험하길 바란다.



사진. 최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