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관리 분석 일러스트 빅데이터 관리 분석 일러스트

2020.06.26 현대제철 분량5분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를 향한 현대제철의 빅데이터 활용법

스마트 팩토리부터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까지 현대제철과 빅데이터의 만남을 전합니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있을까요? IBM의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매일 생성하는 데이터의 양은 약 250경 바이트에 이르며 18~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불필요한 예산이나 낭비되고 있었던 자산을 절약하고 정말 투자가 필요한 곳을 확인할 수 있기에, 데이터 분석은 앞으로의 산업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동차, 가전, 건설 등 거의 모든 산업의 기초 소재인 철강을 생산하는 현대제철에서도 빅데이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현대제철은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공정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분석하고 활용하기 위한 인재 교육에도 힘쓰고 있죠. 현대제철이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날씨를 알면 철강제품의 품질이 보인다?

2020 날씨 빅데이터 콘테스트 포스터

현대제철이 철강제품 품질 관리 아이디어 모집을 위해 개최하는 날씨 빅데이터 콘테스트

현대제철이 주목한 빅데이터 중 하나는 ‘날씨’와 관련돼 있습니다. 철강제품의 경우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물건의 표면에 작은 물방울이 서리는 ‘결로’가 발생하면 녹이 슬거나 얼룩이 생겨 품질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현대제철에서는 결로를 막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실시간 측정해 결로 발령 예보를 SMS로 알리는 시스템이 있지만, 예측 모형의 신뢰도가 낮아 담당자가 한 번 더 확인 후 예보를 발령하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불편을 개선하고, 더욱 정밀한 철강제품 품질 관리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자 현대제철은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기상청과 함께 <날씨 빅데이터 콘테스트>를 개최합니다. 이 콘테스트는 올해로 6회째를 맞았는데요. 공모 분야는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 분석’ 두 가지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이중 현대제철은 데이터 분석 부문의 심사를 맡았습니다. 현대제철이 함께하는 2020년의 주제는 ‘공장 내 철강 제품의 결로 발생 예측 모형 개발’입니다.

참가자들은 현대제철이 제공하는 결로 관측 데이터를 활용해, 날씨에 따른 공장 내 결로 발생 예측 모형을 제안하게 됩니다. 현대제철은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도록 4년간 누적된 공장 내외부의 온도와 습도는 물론, 제품 온도 데이터까지 아낌없이 제공합니다. 기상청도 날씨 예보 등의 다양한 공공데이터를 제공해 참가자들이 더욱 신뢰도 높은 결로 예측 모형을 발굴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로 날씨 변화가 공장 내부에 보관 중인 철강제품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예측하게 될 텐데요. 실제 산업과 접목 가능성이 있는 모형은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앞으로 현대제철의 제품 품질관리와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7월, 철강 산업에 특화된 어떤 아이디어가 총 24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게 될지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빅데이터로 철스크랩을 쉽고 정확하게 관리한다?

빅데이터로 철스크랩을 관리하는 연구원

비용 절감과 조업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철스크랩 관리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 제품의 품질 관리는 물론, 예산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현대제철은 철강제품의 중요한 원료 중 하나인 철스크랩 관리에도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철스크랩은 철강 제품의 첫 번째 공정 중 하나인, '전기로 조업'(전극에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고온의 아크열과 철스크랩으로 쇳물을 만드는 과정)의 원료입니다. 또한, 폐차나 폐건축물 등에서 나오는 고철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철스크랩을 관리하고 보관할 때, 등급이 다른 재료들이 일부 섞이는 경우가 불가피했습니다. 작업자가 주문서에 따라 철스크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전기로에 투입하기 때문이죠. 그로 인해 실제 작업에 투입하는 철스크랩의 등급과 양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현대제철이 철스크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 전기로에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췄는데요. 인천공장의 원료창고 내부에 가벽을 세워 철스크랩을 등급별로 나누어 적재하고, 이를 세세하게 전자맵에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어 철스크랩을 운반하는 크레인에 레이저센서를 설치해 크레인의 위치가 전자맵에 실시간 표시되도록 하죠. 원료창고에서 이송, 보관, 투입되는 모든 철스크랩의 등급과 정보가 전자맵에 자동으로 입력돼 데이터로 축적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철스크랩에 대한 정확한 빅데이터가 집계되면 조업 과정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품질에 따라 철스크랩의 소요량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일도 가능해집니다. 단기적으로는 불필요한 철스크랩의 투입량을 줄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향후 제품 품질 예측이 가능해져 조업 과정 전반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인천, 포항 당진에 총 11기의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올해 하반기부터 인천공장을 시작으로 전 사업장의 전기로에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향후 현대제철의 11개 전기로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철스크랩의 품질을 관리하게 될 경우, 총 70억 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작업자의 노하우까지 빅데이터에 담는다?

열연강판 제작 공정

열연강판 제작 공정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빅데이터 기술

제조업에는 작업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세밀한 공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몇십 년이 축적된 작업자의 노하우까지 빅데이터로 담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현대제철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열연강판의 품질을 예측하고 제어하는 시스템도 개선하고 있습니다. ‘열연강판’은 자동차 배관, 건축 구조물 등에 활용되는 강판입니다. 현대제철은 각 산업에 맞는 다양한 규격의 열연강판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돌돌 말린 코일 모양으로 열연강판을 만드는 공정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먼저, 약 1,200도로 붉게 달군 슬래브에 두 번의 압연공정을 거처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길이 약 10m, 두께 약 25cm의 슬래브가 최종적으로 최대 길이 1km, 두께는 1.2mm까지 얇아지죠. 얇아진 슬래브가 코일 모양으로 감길 때, 선행 슬래브와 후행 슬래브가 충돌하는 일이 간혹 발생하는데요. 이 충돌을 피하고자 현대제철은 작업의 흐름을 관리하는 ‘MPC(제강흐름관리, Mill Pacing Control)’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일일이 수동으로 입력해야 하는 방식이다 보니 작업자 개인의 노하우나 감각에 기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MPC 프로그램에 그간의 작업 공정 빅데이터를 적용하자, 많은 일이 바뀌었습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열연강판의 제작 시간과 최종 품질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죠. 코일의 폭 예측 적중률은 무려 98% 이상 높아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머신러닝을 통한 자가 학습 기능까지 도입되었는데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이 작업에서의 편의와 생산능력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데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죠. 실제로 현대제철의 제2열연공장에서만 연간 15만 톤의 생산량 증대 효과가 있었습니다.

빅데이터를 위한 전문가를 직접 양성한다?

스마트 팩토리 관련 수업을 듣는 현대제철의 직원들

스마트 팩토리를 전담할 인재 양성을 위해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현대제철

앞선 사례를 통해 보았듯, 현대제철은 작업 과정에서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이해가 없다면,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현장에서 직접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구성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고 있는데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흐름에 떠밀려가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제대로 알고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지난해 8월부터 당진제철소에 스마트 팩토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팩토리 아카데미’는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할 전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기초 교육과정인데요. 1기 진행 결과, 총 47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습니다. 수료생 중 일부는 현재 외부 전문업체와의 밀착형 맞춤 교육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데요. 공정을 스마트하게 개선하기 위한 3건의 시범 과제를 직접 수행하며 빅데이터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는 인천공장과 포항공장으로 아카데미를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는데요. 1월부터 5월까지 인공신경망, 최적화, 네트워크, 컴퓨터 등 4개 강좌를 운영했습니다. 공장별로 자체 교육을 마친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문가 수준의 고급 인력 양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선발된 인력들은 석사 수준의 Off-job 합숙 교육 및 외부 교육기관의 교수진과 1인 1 협업 과제를 진행하는 On-job 훈련 등의 교육을 받을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현대제철이 왜 빅데이터에 주목하는지, 그리고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모아 놓은 자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제철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로 등 공정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하고, 철스크랩 등 원료의 효율적인 관리와 공정의 오차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가 곧 경쟁력인 셈입니다. 현대제철이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에도 투자하고 있는 만큼, 철강산업 분야 빅데이터 활용의 선도자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