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1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인 ‘인사이드 이브이(INSIDE EVs)’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20만 9,831대로, 2018년보다 약 10% 늘었습니다. 친환경성에 더해 높은 성능까지 갖추게 된 전기차가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 것입니다. 미래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블룸버그 NEF(New Energy Finance)가 발표한 보고서는 2025년에 1,000만대, 2030년에 2,800만대, 2040년에 5,600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는 데에는 활발한 연구개발로 전기차의 사용성이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효율, 고성능에 경제성까지 갖춘 차세대 전기차 기술을 살펴봤습니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에너지로만 움직입니다. 따라서 충전기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충전해야 하죠. 처음 전기차가 나왔을 때는 충전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하지만 1시간 내외로 배터리 용량의 약 80%를 충전할 수 있는 50kW급 급속 충전기의 보급이 늘어나며, 전기차 충전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최근에는 50kW급 성능을 뛰어넘은 초고속 충전설비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하이차저(Hi-Charger)’가 대표적입니다. 하이차저는 350kW급 고출력·고효율 충전기술을 탑재한 충전설비로, 800V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20분 이내에 약 80%까지 충전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하이차저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입니다.
유럽에선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전문 업체인 ‘아이오니티(IONITY)’가 350kW급 초고속 충전기 보급을 시작했습니다. 아이오니티는 올해까지 유럽 24개국을 관통하는 주요 고속도로 내에 총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 구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니티(IONITY)에 전략투자를 하고 유럽의 초고속 충전기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초고속 충전설비의 보급과 함께 전기차의 전압 시스템도 다양해질 예정입니다.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대부분은 400V 미만의 전압을 갖추고 있는데, 전압이 낮으면 초고속 충전설비에서 보내는 전기에너지를 받는데 제한이 있습니다. 현재 400V 충전 시스템으로 받을 수 있는 최대 충전 전력은 약 150kW 수준입니다. 하지만 전기차에 800V 충전 시스템을 탑재하면 초고속 충전설비의 성능을 온전히 이용할 수 있습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탑재한 전기차가 초고속 충전설비로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5분 충전만으로 약 100km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의 전압 시스템이 800V로 상승할 경우 전기차의 무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높은 출력의 전기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그만큼 전장 부품을 연결하는 전선도 두껍고 무겁습니다. 동일한 출력을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전압을 높이면 전류를 낮출 수 있고, 전류가 낮아지면 전선의 굵기를 줄일 수 있어 차체 경량화에 도움을 줍니다. 차체가 가벼우면 에너지 효율이 올라 연비(전비)가 좋아지고, 주행 성능도 개선됩니다. 현대차는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800V 충전 시스템을 탑재한 ‘EV 콘셉트 45’를 공개하며 차세대 전기차에 800V 시스템이 탑재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전기차를 모델별로 따로 개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모듈화된 배터리와 구동모터, 이에 최적화된 전용 플랫폼을 이용해 차별성을 강조한 다양한 모델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차체 크기와 무게, 부품 수 등을 획기적으로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대차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EV 콘셉트 45를 공개하며 차세대 전기차가 가져올 새로운 경험인 ‘스타일 셋 프리’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스타일 셋 프리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넓고 간결한 실내공간 덕분에 가능한 서비스로, 소비자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인테리어 디자인과 사양, 상품 콘텐츠 등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미국의 전기차 전문기업인 ‘카누’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카누의 스케이트보드타입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 이하 PBV)의 개발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대차가 올해 개최된 CES에서 선보인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에는 대중교통, 거주 공간, 의료 서비스, 팝업 스토어, 화물 운송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PBV가 등장하는데, 바로 이 PBV가 스케이트보드 타입의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상된 것입니다. 하부에 배터리를 비롯한 각종 부품이 평평하게 깔려있어 실내 공간을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인휠 모터는 이름 그대로 전기차를 움직이는 구동모터가 제동장치 등과 함께 바퀴 안에 직접 장착되는 시스템입니다. 모터가 동력 손실 없이 바퀴를 직접 구동시키기 때문에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 구동모터나 동력 전달 장치 등이 필요 없어 공간 활용성이 높아집니다.
인휠 모터는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차세대 핵심 동력 장치입니다. 현대차는 2015년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 디자인을 공개하며 인휠 모터가 적용된 콘셉트 차량을 공개했습니다. 인휠 모터는 상용화 이후 전기차나 수소전기차처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달리는 친환경차에 두루 적용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