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1 현대자동차그룹
이동 수단의 진화는 단순히 형태나 이동 범위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른 지역의 음식을 맛보고, 먼 거리에 사는 친구를 사귀며, 도시를 벗어나 여가 활동을 즐기는 등 생활 전반의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앞으로의 변화는 과거보다 더욱 빨라지고 파격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며 다양한 형태의 이동 수단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더 먼 거리를 더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동 중에도 여러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가 변화시킬 앞으로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떨지 미리 살펴봤다.
미래 대도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인구가 모여 살 것이다. UN(United Nations, 국제연합)에 따르면 2030년 세계 인구는 85억 명에 이르며, 2050년에는 약 100억 명에 달한다. 이 중 68%가 각 국의 대도시에 모여 산다. 일자리를 비롯해 문화, 의료, 기술 등 각 분야의 최신 및 최고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도시로 여전히 사람들이 몰려 들고, 도시는 이를 수용하기 위해 점점 더 확장된다. 메가시티가 등장하는 이유다.
미래에는 핵심 도시의 주요 지구를 중심으로 초도심, 도심, 부도심으로 기능 및 구역이 나뉘게 된다. 불어나는 인구를 받아 들이면서도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도시 내에서도 인구 통행 및 밀집률이 높은 초도심에서는 차량 밀집화 해소와 대기 환경 보호를 위해 개인 소유 및 내연기관 자동차의 진입이 완전히 통제된다. 도심 또한 내곽에서는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해야 한다. 도시 안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인간 중심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초도심은 차량 이용을 제한하는 대신 새로운 이동 수단을 도입한다. 초고속 지하철을 통해 메가시티 곳곳에서 초도심으로 곧바로 진입할 수 있다. 도심과 부도심에서 초도심으로의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이동이 가능하다. 승객이 초고속 지하철에서 내리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목적지로의 최적 이동 경로가 뜬다.
최적 이동 경로는 실시간으로 교통 흐름을 분석해 실내에서의 이동까지 포함한 입체적인 경로를 안내해준다. 어느 쪽의 몇 번 출구로 나가서 어떤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해야 하는지 말이다. 이에 따라 교통 상황 및 사람들의 이동 현황에 맞춰 매일 출근길이 달라질 수도 있다. 목적지로 이동 하기 위해 사전에 미리 경로를 알아 두거나, 거점 마다 다시 검색해 길을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진다.
물류 이동만을 위한 3차원 지하 도로망도 생긴다. 초도심 내 차량 진입 제한 정책은 개인 뿐만 아니라 각종 업무용 차량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정보화 처리된 각 물류는 자동화 인프라를 통해 배송지의 근거리로 보내지며, 최종 거리 이동은 건물 내 시스템 또는 물류용 소형 모빌리티, 드론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초도심의 지상은 보행자 중심으로 거리가 조성된다. 이동 속도에 따라 보행로가 구분됨에 따라 퍼스널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장애인 및 노약자 등 지금의 교통 약자가 마음 편히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도로 인프라와 실시간으로 연동된 관제 시스템은 이동 보조 수단과 퍼스널 모빌리티의 수요를 제어해 도시의 원활한 교통 흐름을 지원한다.
도심에서는 자율주행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형태는 지금의 버스와 비슷하지만 이동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자율주행 기술로 실내 공간이 더 넓어지고, 형태의 변주가 가능한 덕분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는 사람이 직접 주행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운전석을 비롯한 주행에 필요한 부품이 들어가지 않는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서도 부품 수가 적은 친환경 차로 운영되는 점도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늘어난 실내 공간 덕에 노인,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맞춤형 시트 및 휠체어 공간 마련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들의 탑승 등을 돕는 전문 안내원이 상주한다. 단체 이동이 있을 경우에는 공통의 관심사를 분석해 스포츠 경기,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하며, 별도 공간을 제공하는 사교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버스 차체 외부에는 물류용 소형 모빌리티가 자동 탈착한다. 지하 전용망을 통해 이동한 물류가 지상에서는 자율주행 대중교통을 통해 이동하는 것이다. 도심 내 효율적 물류 이동이 가능하며 에너지 절약 효과도 있다.
미래에는 초도심과 도심 내부에 개인 모빌리티 통행이 제한되면서 공유 모빌리티 사용이 더욱 활발해진다. 단거리 이동을 위한 전기 킥보드부터, 전기 자전거, 전기 스쿠터, 도심 순환 대중교통까지 중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공유 모빌리티가 도심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이용자는 이동 거리와 필요에 맞는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도심 순환 대중교통 이용은 도심과 부도심의 경계에 위치한 모빌리티 환승 거점에서 이뤄진다. 라운지 형태의 환승 거점은 이동만을 위해 거쳐가는 장소가 아니다. 이동을 매개로 승객 개개인의 데이터를 분석해 같은 목적지와 취향을 가진 사람 및 이동 수단을 매칭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모빌리티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사람간 교류를 지원하는 새로운 서비스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모빌리티 환승 거점 외에 도심과 부도심의 경계에 또 다른 시설물도 있다. 부도심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개인 또는 공유 모빌리티 이용자를 위한 편의 시설로, 주차부터 전기차 배터리 충전, 정비 등 모빌리티와 관련된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 모빌리티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통한 데이터 접근 및 결재권을 허용해 놓으면 배터리 충전을 하는 동안 차 안에서 소비할 음료와 음식 등 필요한 물품을 미리 배송해 놓을 수 있다.
부도심에서 이용하는 공유 모빌리티는 탑승자의 이동 목적에 부합하는 내외형 디자인 갖추고,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관광을 위해 방문했다면 맛집 투어, 지역 상품 쇼핑 등 실시간으로 주변의 지형 및 상거래 정보와 연계한 맞춤형 이동 경로를 제공한다. 급하게 병원을 방문해야 하거나, 주변에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당황할 필요 없다. 모빌리티가 도로는 물론 주변의 자율주행 모빌리티나 사회 인프라와 연동해 신속하게 대응한다.
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해야 하는 장거리용 모빌리티는 마치 달리는 호텔처럼 변한다. 도심에 비해 긴 거리를 이동하는 만큼 모빌리티 내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게 마련이다. 편안한 이동을 가능케하는 기술을 통해 탑승자들은 이동 시간 내내 휴식은 물론 독서, 영화 감상 등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즐길 수 있다. 1인실로 마련된 사무 공간에서 개인 작업, 미팅 등 각종 업무를 진행하거나, 한 켠에 마련된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개인 모빌리티는 탑승자의 체형과 상태, 짐의 크기에 따라 시트, 조명 등의 실내 인테리어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덕분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최적화된 탑승 환경을 제공한다. 또, 필요에 따라 목적에 맞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감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성인이 탔을 때는 실제 속도, 방향 등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시트 포지션,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가상 주행 환경을 구축한다. 움직이는 사무실을 원하는 이에게는 업무용 책상을 비롯해 조명 등 능률적인 공간을 제공하며, 데이터 저장을 위한 클라우드도 지원한다. 아이가 함께 탑승했을 경우에는 달리는 학습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각종 동작 감지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통해 탑승자가 바라보는 시설물이나 주변 환경을 모빌리티 내 디스플레이에 보다 선명하고 자세하게 띄울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아이에게 생생한 현장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을 때도 해당 지역에 대한 정보를 보다 수월하고, 직관적으로 얻을 수 있다.
달리는 모빌리티 내에서 쇼핑도 즐길 수 있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이 적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품을 살펴볼 수 있고, 판매 담당자와 연결해 관련 정보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상품 결제를 하면 드론을 통해 달리는 모빌리티로 물건을 받을 수도 있다. 더불어 사물인터넷의 확장으로 모빌리티 내에서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집 안의 다양한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도 있다.
미래 개인 모빌리티의 특장점은 소유주의 삶에 맞춤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동 거리는 물론, 주로 이용하는 목적에 맞게 실내를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빌리티의 주사용 목적이 비즈니스를 위한 장거리 이동이라면 시트를 비롯해 안락함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때에 따라 미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꾸밀 수 있다.
대도시 외의 리빙시티는 개인 모빌리티를 공유할 수 있는 P2P(peer to peer) 형태의 공유 모빌리티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리빙시티 거주자는 물론, 관광 등의 목적을 가진 방문객도 자유롭게 도시를 오갈 수 있다. 대도시로의 이동은 도시 고속 망을 통한 초고속 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이 또한 자율주행 덕에 오랜 시간 이동에도 불구하고, 모빌리티 내에서 잠을 청하거나, 영화 시청을 하는 등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동 수단의 발전은 생활 속 편의를 넘어 생활 방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더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로 이동의 자유로움을 선사할 미래 모빌리티는 우리의 삶을 더욱 다채롭게 꾸며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모빌리티가 가져다 줄 미래의 일상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