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9 현대모비스
2019년 12월, 갑작스러운 코로나19의 창궐로 세상은 온통 패닉에 빠졌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영위하던 활동들이 하루아침에 바이러스 감염 경로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쇼핑, 외식, 여행은 물론 회의, 영업, 개발 등 산업과 경제가 모두 멈춰버린 가운데 특히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채용 시장입니다.
채용 설명회, 면접, 인턴십, 신입사원 OJT 등 구인/구직에 필요한 프로세스 대부분은 다수의 인원을 한 공간에 모아 진행합니다. 효율이 높고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그렇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사람을 뽑아야 하는 기업,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구직자는 난감해졌습니다. 초반에는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시행착오 끝에 기업들이 찾은 돌파구는 ‘비대면’입니다. IT 기술을 적극 활용해 대면을 최소화하면서도 적절한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각각 구축하고 있죠. 온라인 채용 설명회, 랜선 리크루팅 등을 통해 채용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채용 전형도 온라인 인/적성 검사, AI 역량 평가, 화상 면접 등으로 전환됐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비대면 채용 전형을 택한 기업은 49%였고, 올해 비대면 채용 전형을 도입할 계획인 기업 역시 53.6%에 달했습니다. 특히 구직자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비대면 채용 전형이 보편화되고 있죠. 구직자 524명 중 47.5%가 온라인 인/적성 검사를 치른 적이 있고 AI 역량 검사를 받은 비율도 32.1%인 점을 보면 앞으로 비대면 채용 전형은 점점 더 확장될 전망입니다. 다행히 구직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습니다. 지난 5월 한 조사 기관에서 구직자 1,486명에게 기업의 비대면 채용 전형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56.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효율성이 높다,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응시에 대한 부담이 적다’ 등이 이유로 거론됐습니다.
요즘 채용 시장에는 ‘메타버스(Metaverse)’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란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를 똑같이 옮겨 놓은 3차원 가상 세계를 말합니다.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인데요. 아바타를 활용해 실제 현실에서처럼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2003년 린든 랩(Linden Lab)이 출시한 게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가 인기를 끌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후 5G의 상용화로 대중화되기 시작했죠. 5G는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이 강점이기에 메타버스 확산에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러다 팬데믹이 시작되고, 비대면 라이프 스타일이 자리를 잡자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게더타운(Gather.town), 제페토(ZEPETO) 등이 있습니다.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추세에 발맞추려는 의도도 있지만, 새로운 경험에 흥미를 느끼는 MZ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목적이 더 큽니다. 그래서 현재 다수의 기업이 채용 설명회, 면접, 신입사원 OJT 등 인적자원관리(HR) 서비스 전반에 걸쳐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죠.
메타버스에서 신입사원 OJT를 실시하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대강당, 강의실, 휴게실, 식당 등 현실 세계의 연수원과 비슷한 공간을 메타버스 환경에 구축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죠. 수백 명의 신입사원은 가상 연수원에서 본인의 아바타로 동기들과 대화를 하고 미니 게임, 릴레이 미션 등을 즐기며 동료애와 애사심을 키웁니다.
현대모비스도 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상반기 신입사원 입문 교육 일정에 ‘메타버스 체험’과 ‘비대면 랜선 여행’을 추가해 신입사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중인 신입사원들의 상호 친밀감과 유대감을 높이고 첫 사회생활의 활력을 북돋아주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입니다.
‘메타버스 체험’은 제페토에서 진행됐습니다. 신입사원들은 직접 메타버스를 체험해보면서 메타버스의 구조와 개념을 이해하고, 현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메타버스가 우리 일과 삶에 끼칠 변화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격과 취향이 반영된 아바타를 만들어 간접적으로 ‘나’를 PR하는 기회로 삼는가 하면 단체 스냅샷 미션을 완수하면서 동기들과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비대면 랜선 여행’은 유튜브 라이브로 해외 현지에 있는 전문 가이드와 연결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입니다. 신입사원들은 바르셀로나, 프라하, 이스탄불 등 유럽 유명 여행지 중 한곳을 선택해 2시간가량 랜선 여행을 즐겼는데요. 생생한 영상, 수준 높은 해설, 풍부한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져 재미를 더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이드와 실시간 채팅을 하며 현지 음식, 문화 등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 실제로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집합 연수와 하계 제주도 수련대회 등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MZ 세대’ 등 달라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교육 방식과 콘텐츠를 유연하게 바꿔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실시한 ‘메타버스 체험’과 ‘비대면 랜선 여행’도 그 일환인데요. 현대모비스는 앞으로도 메타버스 콘텐츠를 활용해 사업장, 연구소, 주행 시험장 등 회사 주요 시설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등 MZ 세대의 눈높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할 예정입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 문화 조성을 위해 지난해 용인 기술연구소 안에 디지털 스튜디오 ‘THE STUDIO M.’을 오픈했습니다. 가수 초청 랜선 콘서트, 증강현실(AR) 론칭 쇼, 실시간 제품 프로모션 등을 개최하며 비대면 시대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하고 있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자들이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대위기 가운데 위태롭게 서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첨단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바짝 얼어붙었던 채용 시장이 기술의 힘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듯이 우리의 삶도 섬세한 기술력으로 곧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젊은 인재들의 명랑한 새 출발 속에서 다가올 희망찬 미래를 엿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