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3 현대자동차그룹
최근 제네시스가 유럽 전략 모델인 ‘G70 슈팅 브레이크’의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면 일반 모델인 G70와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요. 이렇게 트렁크가 승객이 탑승하는 적재공간과 연결된 ‘투 박스(Two box)’ 형태의 차들을 구별하기 어렵지 않으신가요? 해치백, 슈팅 브레이크, 스테이션 왜건, 아반트, 에스테이트, 투어링 등 부르는 단어들 또한 다양해 더욱 헷갈리곤 하는데요. 무엇을 기준으로 ‘투 박스’ 형태의 차량을 구분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자동차 뉴스를 접할 때 ‘원 박스(One box)’, ‘쓰리 박스(Three box) 세단’ 등 박스로 자동차 형태를 구분하는 것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박스란 일반적으로 자동차 구조를 외형으로 나눌 때 사용하는 단어인데요. 엔진이 들어가는 공간(엔진룸), 승객이 탑승하는 공간(캐빈), 짐을 싣는 적재 공간(트렁크)을 각각의 박스로 묶어 나누는 것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는 각 구역이 명확히 구분된 쓰리 박스(Three box) 형태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중형 세단이 대부분 이러한 형태죠. 투 박스(Two box) 구조는 엔진룸, 그리고 캐빈과 트렁크를 하나의 박스로 묶은 구성의 자동차를 말합니다. 자동차가 존재하기 전 마차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해치백과 왜건, 그리고 SUV 모두 이 구조에 속하는 투 박스 형태 차량입니다. 하지만 높은 전고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SUV와 달리 비슷한 생김새인 왜건과 해치백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건과 해치백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D필러 유무입니다. C필러가 마지막인 해치백은 생김새가 왜건과 비슷하지만 보다 짧은 형태입니다. 일반적으로 도어 개수가 짝수인 세단과 달리, 해치백은 트렁크 도어도 하나의 도어로 취급하기 때문에 3도어, 5도어와 같은 홀수 단위의 도어로 구성됩니다. C필러에서 뚝 떨어지는 듯한 형태로 비교적 전장이 긴 왜건보다 적재공간이 좁고 별도의 창문 없이 객실과 합쳐져 있기 때문에 승객용 시트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죠. 이에 반해 왜건은 5도어, 투 박스(Two box) 형태인 해치백과 동일한 구조지만, 트렁크 룸이 좀 더 특화된 차량입니다. D필러가 존재하는 만큼 전장이 해치백보다 길기 때문에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세단에 준하는 편안한 승차감이 대표적인 장점이죠.
SUV가 자동차 시장의 주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세단과 SUV로 자동차 시장이 양분화되고 있지만, 유럽에서 왜건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이는 왜건만의 실용성 때문입니다. 기본 세단과 다르지 않은 편안한 승차감과 더불어 SUV 만큼 넓은 적재 공간, 그리고 낮은 전고로 훨씬 쉽게 물건을 싣고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이죠. 높은 실용성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왜건이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큰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이는 유럽인들과 다른 한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단편적인 예로 한국은 직접 물건을 나르기보단 빠르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일찍이 여행과 레저 문화가 발달했고, 택배나 배달 서비스 대신 운전자가 직접 짐을 싣는 문화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따라서 세단의 부드러운 승차감은 유지하되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차량인 왜건이 꾸준히 사랑받는 것입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성능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왜건 모델들을 유럽 시장에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왜건과 외형적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슈팅 브레이크라고 따로 명명되는 차들이 있습니다. “슈팅 브레이크(Shooting Brake)”란 19세기 말 유럽의 마차 문화에서 유래된 표현입니다. 사냥을 뜻하는 슈팅(Shooting), 짐칸이 여유로운 마차를 의미하는 브레이크(Brake)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인데요. 슈팅 브레이크는 사냥을 떠나기 위해 사람과 사냥개, 그리고 사냥 장비들을 실어 날랐던 모든 운송수단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아반트, 에스테이트, 투어링과 같이 왜건을 다르게 부르는 또 하나의 명칭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슈팅 브레이크는 일반적인 스테이션 왜건과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낮은 루프라인과 패스트백 형태를 차용함으로써 날렵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요. 2017년에 공개된 기아 프로씨드 콘셉트가 슈팅 브레이크의 이상적인 이미지를 잘 보여주고 있죠. 일반 왜건 대비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슈팅 브레이크를 쿠페와 왜건의 교차점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따라서 자동차의 운동성능을 강조하고 디자인이 럭셔리한 고가 왜건에 슈팅 브레이크라는 이름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는 제네시스 브랜드 정체성이 반영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갖추고 유럽 시장의 선호도를 반영한 전략 차종입니다. 세단 모델과 같이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디자인 철학이 적용되어 유려하고 날렵한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세단 모델과 달리 적재 공간을 확장해 트렁크 공간은 약 40% 넓어졌고 4:2: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2열 시트를 활용해 다양한 크기의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실용성이 강조된 모델답게 후면부 트렁크는 물건을 싣고 내리기 편하도록 트렁크 접합부(힌지)를 전방으로 이동시켜 개방 면적을 극대화한 것도 특징입니다.
제네시스는 G70 슈팅 브레이크를 2.0 가솔린 터보 엔진과 2.2 디젤 엔진 2종으로 운영하며 올여름 독일, 영국, 스위스를 시작으로 유럽 각 지역에서 판매 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우아한 디자인과 실용성까지 겸비한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가 앞으로 현지에서 선보일 활약이 기대됩니다.